대요괴 텐구의 색시
17
17-1.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민윤기. 그 요괴는 한 손으로는 날 쫓아왔던 남자의 멱살을,
다른 한 손으로는 마치 칼처럼 접은 부채를 그 남자의 목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온통 검을 옷을 입은 그 남자는 텐구의 손에 허덕였다.
"너.. 뭐야...?"
"뭘 것 같은데?"
그 남자를 쏘아 보는 텐구에게서 살기가 느껴졌다.
이대로 두었다간... 저 남자는 죽는다.
나는 텐구에게로 달려가
부채를 든 그의 손에 매달렸다.
"안돼! 안돼요! 하지 마요!"
"..."
"살인은 안돼!"
"..뭐 하는 거야. 안 비켜?"
"죽이면 안돼요!"
"..그럼 이 새끼를 그냥 보내라고? 쟤는 널...!!"
"..됬다. 됬어. 눈 감아. 못 볼꼴 보고 싶지 않으면."
"텐구씨!!"
"저 새끼.. 멀쩡하게는 안 보내."
그는 안 된다며 소리를 지르는 내 눈을 손으로 감싸며 나를 안았다.
그리고는...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비명 소리가 들렸다.
17-2.
그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자를 어딘가에 데려다 놓고는 나를 집에 데려다 놨다.
긴장이 풀린 나는 소파에 쓰러지듯 앉았고,
방금 벌어진 일을 정리하며 쿵쾅거리는 심장을, 떨리는 손을 잠재우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텐구는 그런 날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조심하라고 했지."
"네가 네 힘을 자각한 순간. 넌 더 위험해진다고."
"..."
"요괴에게든.. 인간에게든.."
지금.. 나 혼나는 건가?
그의 목소리는 땅 속에서 울리는 듯 어둡고 낮았으며 물기에 젖어 있었다.
화를 참는 것 같은 느낌.
그가 화난 이유가 나라면..
나는 좀 억울했다.
내가 원해서 그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데..
그리고 방금까지 나는 납치든 살인이든 강간이든 뭐든...
어떤 범죄의 피해자가 될 뻔 했다.
위로를 해도 떨리는 손이 진정이 될까 말까한 사람한테
다짜고짜 목소리 깔고 화를 내다니..
방금 일어날 뻔한 상황보다
그 상황의 원인이 나라는 듯한 그의 태도가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그 원망은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 눈물로 떨어졌다.
뚝. 뚝.
눈에서 떨어진 물들이 방울방울 내 교복 치마를 적신다.
"..."
"..."
그의 손이 내 어깨에 올려졌다.
"울지마"
"..."
"나는 네가 울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천천히 움직이는 그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아까와는 다르게 누그러진 말투와 조심스러운 손길에
감정이 복받쳐
후두둑
눈물이 폭풍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웠다고요."
"알아."
"미안해."
내가 바란 것은
그가 낯선 그 남자를 응징하는 것보다
두려움에 떨던 나를 달래주는 것이었음을
그는 한참동안이나
우는 나를 말 없이 달래 주었다.
*암호닉 하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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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우울해서 저도 우울해지는 것 같네여ㅎㅎ
곧 밝아지겠죠???
윤기 쎈케였다고 하시는데.. 우리 윤기.. 대요괴입니다. 완전 쎄고 쎄고 쎈케이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