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구독료 받고 그러는거 내스타일 아니야
지금 새해가 중요해요? 테니스가 중요하지.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제 사랑두 마니마니♡
잡담같은거 음슴 그냥 정말 단편! 여러분 선물이에요 새해복+제 사랑+단편 패키지 날래날래 가져가라우!
HAPPY NEW YEAR!♡ HELLO DEAR!♡
BGM :: Morrie - One fine day
화장실에 다녀와서 손에 묻은 물기를 치마에 툭툭 닦아냈다.
추운 날씨에 온수도 나오지 않는 학교 시설을 탓하며 시린 손을 잡고 호호 불어대는 내 앞에 나타난건.
"내가 손시릴때 말하랬지."
찬열이다. 흐흐.
찬열이는 태어났을때부터 내 친구이자. 오빠이자. 아빠였다.
옆집에다가 고등학교 동창인 양쪽의 어머니들은 우리둘이 친해지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유치원, 초등학교를 같이 나온 우리는. 찬열이의 고집에 의해 내가 여중에 가면서 잠깐 헤어져있다가
이렇게 고등학교에 올라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합반이 아닌건 아쉽지만.
그래도 등하교를 찬열이와 함께하는건 너무 즐겁다.
나는 찬열이가 좋다.
"아 미친 졸라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찬열 진심 개또라이 아니야?"
내가 가끔 찬열이가 보고싶어서 찬열이 반 앞으로 찾아가면,
친구들과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즐겁게 떠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표정을 싹 굳혀버린다.
나는 찬열이가 활짝 웃을 때가 제일 좋다.
근데 찬열이는 내가 싫어진건지 내 앞에서는 잘 웃질 않는다.
"왜 왔어?"
"보고싶어서!"
잠깐 멈칫 하더니 큰 손을 내 머리 위로 올리는 찬열이다.
툭 치려나 싶어 눈을 질끈 감고 찬열이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숨을 푹 내쉰 찬열이는 뒤를 홱 돌아 자리로 간다.
내가 여중에 다니는 동안 찬열이는 공학에 다니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마라.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은 다 나쁜 사람들이다.
찬열이의 가르침을 평생동안 잘 새겨들은 나는 몇명의 친구들 말고는 딱히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찬열이는 내게 더더욱 소중하고, 더 잃기 싫은 친구임에 분명했다.
그런 찬열이가 많이 달라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방 침대 모서리에 앉아 내가 전날 아무렇게나 벗어둔 교복을 단정하게 정리해주던 찬열이는
요새는 내 방에 들어오지도 않고 현관에서 마냥 멀뚱멀뚱 서서 기다리고 있는다.
학교가 끝나면 우리반 앞에 서서 ○○○! 가자! 우렁차게 외치던 찬열이는
가방을 메고서 뒷문 밖에서 조용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기다린다.
사소한 변화임에도, 변함없는 평생을 살아온 나는 이런 찬열이가 많이 서운했다.
그래도 내가 장난을 살살 걸어대면, 피식 하고 웃음을 터트리는 찬열이의 모습도 좋다.
우리 아빠이자, 오빠이자, 내 유일한 남자인 친구인 찬열이가 좋다.
지금도.
앞으로도 쭉.
유치원때 새끼손까락을 꼭 걸고서 약속했던. 모든 어린이들이 살아가면서 한번은 한다던.
'찬열아, 나는 너 색시가 되는거고 너는 내 서방님이 되는거야!'
그래. 그 결혼 약속.
○○○이 기억을 할 리가 없다. 걔는 전날 종례시간에 쌤이 가져오라고 한 준비물도 집가서 까먹는 애니까.
내가 자기네 반에 스파이를 심어둬서 매번 준비물을 챙겨주는 걸 얘는 평생 모를 것 같다.
어렸을 때에도 예뻐서 다른 남자애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걸 막아내느라고 죽어났던 나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예뻐지는 ○○○의 모습에 혼자 고생길이 열렸다며 체념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나는 ○○○이 모르게 들러붙는 남자애들을 쳐내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선택한게 얘를 여중에 보내는 거였는데, 여기까진 너무 좋았다.
하필이면 그 여자중학교 바로 옆에 남자 고등학교가 있을게 뭐람.
나는 ○○○이 모르게 걔네 학교 앞을 지키며 혹시 빼앗기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먼저 집에 가서 나를 빼꼼히 올려다보며 밥은 먹었어? 묻는 요 기지배의 입술이 올망졸망 귀엽기도 하다.
아 내가 미쳤지. 내 머리를 퍽퍽 쳐댔다.
이래서 내가 머리가 나빠졌나보다.
그렇지만 아무에게도 이런 내 변명을 말할 수 없었다.
"찬열아. 나는 너가 너무 좋아!"
나도 그래.
"우리 평생 이렇게 같이 살자!"
응응.
"친구로!"
요 기지배를 어쩌면 좋을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얘는 뭘 먹는건지 예뻐져갔다.
○○○한테 부족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나는 10시면 꼬박꼬박 잠에 들어 큰 키를 만들어냈고
호기심에 손대본다던 담배도, 술도 한번도 입에 대지 않았다.
이런 나를 친구들은 쪼다. 병신. 등등 여러가지 말들로 불러댔다.
상관없었다. ○○이만 있으면.
그래도 자연의 법칙인지 내 얼굴에는 하나 둘. 여드름이 자리잡았다.
"찬열이 이마에 뾰루지 났다!"
내 앞으로 깡총. 뛰어와서는 이마에 난 여드름을 가리키는 ○○○.
안그래도 속상한데 그를 강조하니까 내심 서운했다.
활짝 웃은 ○○이는 내게 축하한다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이제 슬슬 남자가 되어가는 것 아니냐며 자랑스럽게 너의 초경을 고백했다.
아, 얠 어쩌면 좋아.
얘는 나한테 부끄러운것도 없는 것 같다.
그 와중에도 분홍빛. 올망졸망한 입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내가 미웠다.
내가 진짜 변태인가. 하루에도 수백번씩 자아성찰을 해야했다.
합반이 아닌 고등학교에 겨우겨우 둘이 함께 올라왔다.
여고를 가지 않을거면. 내 옆에라도 붙어있어다오.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하늘은 내 소원을 이뤄주셨다.
"찬열아!"
근데 이게 이거 나름대로 더 미칠 지경이었다.
중학생때에는 아침,저녁으로만 보면 되었는데 이게 하루종일 같은 학교 안에 있으려니까.
"밥 맛있게 먹어 찬열아!"
"축구 열심히 해!"
한마디에도 볼이 화르륵 달아오르고, 얼굴이 눈앞에 둥둥 떠다녀서 매사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밥을 먹다가도 바보처럼 헤실헤실 웃는 나를 보며 변백현은 변태라며 나를 피했다.
거울을 보다가 웃는 내 모습이 너무 못생긴 것 같길래 ○○이 앞에서는 잘 웃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도 너무 예쁜짓만 골라하는 ○○이 때문에 가끔 무장해제가 될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집에서 이불을 뻥뻥 차며 나자신을 후회하곤 했다.
얘는 진짜 왜 사람 간떨리게 이렇게 이쁘고 난리야 진짜 짜증나게.
진짜 가끔 귀여운짓을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손이 먼저 나갈 때가 있다.
아 뽀뽀하고싶다. 아니, ㅋ..키스.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내 싸대기를 챡챡 내치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소리지르며 후회한다.
이러다가 내가 신선이 되는건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우리 엄마아빠랑 ○○이네 부모님은 2014년의 첫 태양을 두눈으로 감상하신다며 전날부터 부랴부랴 떠났다.
내 고집으로 인해서 여대에 가게 된 ○○이가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 죽을 것 같았다.
고등학교 3학년 내내 남학우들로부터 ○○이를 지켜낸 내게 박수를 보내며, 2013년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우리 이제 성인이잖아!"
"그치."
"그래서 엄마가 사다줬어!"
어머니.
저를 왜 기어코 죽이려 하시나요.
성인인데 놀고 마셔!
시원시원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메모와 함께,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것은 많은 양의 캔맥주와 안주거리들이었다.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얼른 마시자고 재촉하는 ○○이를 보다가 오늘 내 자제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겠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내 깨달음은 정확했다. 얘는 진짜 안예쁜 날이 없어.
이제는 화가 날 지경이다. 차녀라 차녀라~ 꼬이는 발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는 그대로 폭삭 내게 안겨온다.
엄마. 어떡해.. 진짜.. 엄마..
"차녀라 나 졸려.."
"응 자자. ○○이 코 자자."
"같이 자자!"
시발.
에라 모르겠다.
"차녀라 너 지굼 나한테 뽀뽀해써?"
"응. 했다. 어쩔래. 이 요망한 기집애야."
"흐흐.. 또 해줘"
"응?"
"차녀리랑 뽀뽀하니까 기분조앙! 또 해줘!"
현기증이 온몸을 감싸온다.
이 와중에도 ○○이는 너무 예쁘고, 내 이성은 본능과 치열한 싸움중이다.
나는 나를 믿고 ○○이를 맞겨주신 부모님들께 폐를 끼쳐선 안된다.
나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때에도, 내 품에 안겨 꼬물꼬물 움직이는 ○○이때문에 집중력이 흔들흔들 할때쯤.
웅웅거리는 진동소리와 함께 내 핸드폰 액정에 문자메세지 미리보기가 뜬다.
[박서방 믿을게. 이제 성인이잖아^*^ 나는 일찍 결혼하는데 찬성! 애기아빠도 찬성! 우리 모두 다 찬성!
새해 복 많이받고 올해에 좋은 소식 기대해도 되지?]
"차녀라.. 뽀뽀 안해줘?"
아 진짜 예뻐 죽겠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의 손길들에 본능이 이겨갈 때 즈음,
TV 화면에서는 2014년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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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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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 예쁜 입술을 빼앗은 나는
○○이의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겠다.
○○이는 이쁘고.
○○이는 귀엽고.
나는 ○○이가 너무 좋다.
시발 해피뉴이어
○○이 내꺼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