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무너지는 대정, 탈출의 서막
" 최대한으로 다 연락해 본 거 맞아요? 어떻게 내가 아직도 못나가요. 말이 돼요??"
"죄송합니다. 다들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미쳤어 당신? 일 똑바로 안해?"
"그리고..저도 그만 두려 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양변!!"
대정의 전담변호사였던 양변호사는 그렇게 구두로 사표를 내고 나갔고, 민윤기는 방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막장으로 치닫는 상황에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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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회장이 병보석으로 풀려나게 해달라고 하네. 어떤 수작일까"
"그냥 몸이 진짜 안좋은 거 아니야?"
"설마..바깥에서 그렇게 멀쩡했던 몸이 구치소 가자마자 안좋아질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분명 꼼수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정국이는 민회장의 병보석 허가 신청서를 두고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보통 이렇게 보석을 받고 풀려나서 딴 짓을 꾸미는 사람이 많았던지 정국이는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수많은 범죄와 각종 커넥션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주식회사 대정의 민건화 회장이 병보석으로 풀려났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심장질환으로 고통받던 민회장은 갑작스런 악화증세를 보여 현재 중환자실로 이송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뉴스 보도를 보니 회장님의 상태가 정말로 심상치 않아 보였지만, 전정국은 저거 다 쇼라면서 개의치 않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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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버지 면회 한 번만 다녀오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정국과의 2차 취조시간에 윤기가 정국에게 부탁을 했다.
"무슨 수작을 꾸미시려는지 대충 윤곽이 보입니다. 절대 제가 허락할 리가 없다는 거. 알고 계시는거죠?"
"아버지께 심장 질환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이러다가 돌아가시면, 당신이 책임질 겁니까?"
"법정에서 만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두 분 같이 재판 받으실테니까요."
"지금 중환자실에 있다잖아요!!!"
"그거 다 쇼인거, 제가 모를 줄 압니까? 제가 지금 검사 생활 한 두 해 해요?"
전정국은 이게 다 쇼고, 민윤기 부자가 밖에서 도모할 어떠한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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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정의 민건화 회장의 급작스런 사망소식입니다.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입니다. 민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검찰은 대정의 수사가
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정국은 아차싶었다. 많은 정치인들이 민 회장과 엮여 있을거란 걸 알면서도 죽일거라는 생각은 못한 채 그냥 무방비로 풀어줬다. 민회장은 절대 자연적으로 죽은게 아닌
누군가의 의도적인 계획에 죽은 것이 분명했다.
문득, 민윤기를 볼 낯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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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죽었어. 회장님이..."
"나도 미처 여기까진 생각 못했어.."
나는 정국이를 쳐다봤고, 정국이도 생각이 많아 보였다.
오늘은 민윤기의 마지막 취조라면서, 잘해줘야겠다고 하고 정국이는 출근했다.
민윤기는 못된 사람이었지만, 아버지를 끔찍이 생각하는 효자였는데 곁에서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보내서 마음 아파할 것을 생각하니 한편으로 조금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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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정말 돌아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이제 와서 그런 사과가 다 무슨 소용입니까."
"..장례는 대정 비서실에서 전담하고 있다고 합니다. 발인 날에는 잠시 나갔다 올 수 있도록 선처해드리겠습니다."
"하나 더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첫번째 재판 이후, 탄소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만나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탄소를 왜 봐야 하는 겁니까"
"할 말이 있어 그럽니다. 한 번만, 딱 5분만이라도 보게 해주십시오."
정국은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자기가 임종도 보지 못하게 해버렸기 때문에 일단은 탄소에게 물어본다고 하고 대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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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응?"
"음...."
정국이가 너무 뜸을 들이길래 어떤 이야기를 하려나 궁금해졌다.
"민윤기가.. 재판 끝나고 한 번만 만나게 해달래."
"...."
"원래같았으면 무시하고 지나칠 부탁인데, 내가 민윤기 아버지를 살아계실 때 마지막으로 못보게 했으니까.."
"곤란했겠다.. 나는 괜찮아! 법정 안에 접견실에서 잠깐 보지 뭐!"
"괜찮겠어..?"
"그럼~ 이젠 민윤기 봐도 아무렇지도 않아!"
말은 이렇게 해서 정국이를 안심시키고 돌려보냈으나 사실 조금 걱정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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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드디어 첫 공판 날이 되었다.
나도 최대한 단정히 차려입고 재판을 보러 갔다. 민윤기와 만나는 건 재판 끝나고니까 정국이가 진술하고 신문하는 멋있는 모습 흐뭇하게 봐야지 싶었다.
"이에 본 검사는 피고인 민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바입니다. 이상입니다."
예상대로 정국이는 민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나는 아직 판결이 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판결은 2주 뒤에 난다고 했으니 이제는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정국이를 보기 전에 우선 민윤기부터 만나야했고, 나는 접견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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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왔는데 받아도 될까요? 전정국 검사님이세요"
"네. 그러세요."
민윤기가 들어오기 전에 정국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어. 탄소야. 민윤기가 포승줄도 풀어달라고 하고 수갑도 풀어달라고 해서 해줬거든? 일단 감시는 있을건데 그래도 뭔 짓하려고 하면 바로 소리질러 즉시 대처하게.]
[걱정하지마. 민윤기 그럴 사람 아니야.]
마침 민윤기가 들어왔다.
[들어왔다. 이제 끊을게]
[그래. 조심해]
전화를 끊고, 교도관들이 민윤기의 포승줄을 풀고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아무것도 없고 달랑 의자 2개만 놓여있는 공간에서 민윤기는 너무 초라한 행색으로 나와 만났다.
"잘 지내셨냐는 상투적인 말, 그런거 안할게요."
"그래. 너 답다."
"왜 만나자고 했어요? 덕분에 정국이가 나 엄청 걱정하고 있어요."
"물어볼 게 있어서."
"뭔데요. 빨리 끝내요. 기다리시는 분들 생각해서."
"너도 알다시피 나 너 대놓고 엄청 좋아했어. 너는, 너는 진짜 한번도 나 좋아한 적 없었어?"
"있었죠. 저 여기로 끌어들이기 전에, 나 사창가로 팔려가려는 거 구해줬을 때 잠깐. 멋있었거든요."
민윤기는 피식 웃었다.
"맞다. 내가 너를 구해줬었구나. 거의 10년전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했네. 고등학교 선후배였던가 우리?"
"그렇죠."
"그 때에 비해 내가 너를 너무 닳게 만들었다. 미안해."
"괜찮습니다. 덕분에 더러운 세상 많이 배웠습니다. 양부모님 뒤에서 자금도 대주시고 덕분에 양부모님은 저 계속 팔아먹고."
"사장님이랑 만났구나."
"예. 잠시나마 제 어머니셨던 사모님도 함께 만났어요."
"그래그래. 내가 돈으로 다 포섭했었다. 그것도 미안하게 생각해."
"저에게 고해성사 하려고 만나자 한거면, 이쯤이면 됐습니다. 이만 가봐도 될까요?"
"이제 다시 널 부를 일 없어. 그러니 마지막으로, 나 한 번만 안아주면 안되겠냐."
민윤기는 무척이나 안쓰러워보였다.
마지막인데 그쯤이야 싶어서 다가갔다. 민윤기도 다가와서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내가 끌려온 날 민윤기가 이제 괜찮아질거라며 처음으로 안아준 그 느낌이 났다.
"이대로..같이 가면 돼. 탄소 너랑, 나랑"
"...?으윽....!!!!!"
내가 이상함을 느낌과 동시에 민윤기가 나의 명치부근을 숨겨둔 칼로 찔렀다. 어디서 그런 칼이 났는지 일식 집에서 본 적이 있던 사시미 칼 같았다.
내가 바로 쓰러졌지만, 민윤기는 확인사살을 하려는 건지 두 번인가 세 번을 더 찔렀다. 나는 교도관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며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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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