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오늘 비온대..막 천둥번개도 치고"
"맞나"
"오늘 너네집에서 자도 돼...?"
"어, 항상 왔었다이가. 새삼스럽게"
오늘도 학교를 마치고 함께 집으로 오는데 비가 올듯 우중충한 하늘에 여주가 하늘을 쳐다봐. 곧 비가 내릴것같은 날씨에 여주가 입을 삐죽였지. 비가 오는 날에 천둥번개까지 동반하면 밤에 잠을 못자는 여주가기에, 항상 그럴때마다 영민의 집에서 자곤 했어. 그래서 장마철이 되면, 거의 서로 동거하듯 붙어살곤 했어.
"오늘 집에서 맛있는거 해줄까? 뭐 먹고싶어?"
"아무거나"
"아무거나 말고, 먹고싶은걸 말하라니깐..."
"김치볶음밥."
"그거말곤?"
"별로 생각 없다"
"알겠어- 그거 말고 밑반찬 또 다먹었지? 마트 들렸다가 가자"
익숙하게 영민을 이끌고 마트로 향하는 여주였어. 자취를 하는거도 하는거지만, 예전부터 요리를 잘했었던 여주였기에 영민의 밑반찬은 엄마가 만들어 주기보다는 거의 다 여주가 만들어주곤 했어. 오늘도 같이 마트에 간 여주와 영민은 카트를 끌고 익숙하게 식품코너를 돌았지.
"영민아 이번엔 뭐해줄까? 너 좋아하는 감자채볶음?"
"니가 한게 맛없는게 어딨노, 아무거나 해라"
"그래도 이왕이면 니가 좋아하는거 해야지."
그렇게 말하며, 밑반찬 재료를 하나하나 사는 여주야. 자주 영민과 와서 그런지, 익숙하게 재료를 골라 담아. 옆에서 영민은 따분하다는듯 나란히 걷고있었고, 여주만 성분을 따져가면서 재료를 담고, 마지막으로 과자 코너에 갔지. 평소 단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영민이라 별 감흥이 없어보였어.
"영민아 나 초콜릿..."
"많이는 안되고 적당히 사라-"
"아싸 알겠어-적당히!"
"적당히 사랬지 누가 그만큼 사랬나. 내려놔"
"힝.."
반갑게 초콜릿을 집어드는 여주가 영민의 눈치를 보자, 사라며 고개를 끄덕였어. 적당히 사라며. 그말에 해맑게 웃던 여주가 초콜릿을 종류별로 와다다 골라담으려다가 영민에게 딱 걸려, 내려놓으라는 영민의 말에 시무룩하게 두개만 남겨두고, 다시 자리에 넣어놨어. 여주가 눈에 띄게 시무룩해하자, 또 충치가 생기면 어쩌냐며 다음에 사주겠다고 말하며 달래고는, 같이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하기 시작했어. 계산은 역시 영민이가 했지. 가벼운건 따로 모아서 여주가 들고, 무거운것만 따로 담아 영민이 들고 함께 집으로 향했어. 집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할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
"영민아 우리 일찍오질 잘했다 그치?"
"그러게 비맞았으면 니 또 짜증냈을꺼다이가"
"누가 보면 내가 맨날 짜증만 내는줄 알겠네..."
"그럼 아니가"
"에이씨..몰라! 너 미워"
여주를 놀리던 영민이, 여주가 삐진듯한 반응을 보이자 피식피식 웃으며 옆으로 가서 섰어. 삐졌나- 그말에 고개를 홱 돌리며 심통난 목소리로 몰라 하고 말하자, 삐졌네 삐졌어. 하고 말하는 영민이야.
"이러니까, 내가 자꾸 장난을 치는거지"
"내가 왜!"
"이래 귀여우니까, 어떻게 장난을 안치노"
직설적인 귀엽다는 말에 여주의 얼굴이 또 붉게 달아올라. 그러면서 작게 투덜대며 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했고, 옆에서 영민도 소매를 올리고, 여주를 도왔어. 여주가 가서 있으라고 말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야채들을 다듬기 시작했어. 그러자, 그럼 야채 손질만 해줘 하고 말 하곤 다른 요리를 시작하는 여주였지.
2
저녁도 맛있게 먹고 나서, 나란히 설거지를 하고나서 여주가 영화를 볼꺼라며 뽀르르 뛰어가서 영화를 고르자, 뒤에서 영민이 여주를 불렀어.
"김여주- 이리 와 봐라"
"응? 왜, 뭔데?"
"핸드크림 발랐나"
"음..아니, 안발랐지"
"그럴줄 알았다. 이리온나"
설거지를 한다고 혹시라도 여주의 손이 상했을까봐, 영민이 저번에 여주가 두고간 핸드크림을 가져왔어. 여주를 옆에 앉히고 손에 핸드크림을 짜서 발라줬지. 그러면서 자신의 손과 한참 차이나는 작은손에 귀여운지 손을 톡 쳤어.
"손 엄청 작네"
"이보세요, 니가 큰건 아니고?"
"니가 작은거지, 낸 별로 안크다"
한참동안 손을 잡고있다가, 여주가 일단 옷부터 갈아입고 편하게 보겠다며 방으로 쪼르르 들어갔지. 워낙 자주 와서인지, 여주의 옷도 어느정도 영민의 집에 있었어. 편하게 반바지에 반팔티로 갈아입은 여주가 거실에 제습기를 틀고, 쪼르르 영민의 옆자리에 앉았어.
"근데 나 오늘 영화보다가 자면 어떡하지?"
"왜, 피곤하나?"
"조금? 오늘 좀 일찍일어나가지고..."
"니가 웬일로"
둘이 중간에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에 집중하는데 어느새 옆에 있던 여주의 고개가 꾸벅꾸벅 떨어졌어. 피곤하다는 말이 사실이였는지. 그 탓에 영민이 살짝 웃음을 지으며 여주의 머리를 양반다리를 하고있던 자신의 허벅지에 눕히고, 옆에 걸려있던 담요를 덮어줬어. 영화가 끝나면, 방에 재워놓고. 자신은 과제를 해야겠다 하고 생각해서 말이야.
3
잘 자고있는 여주를 방에 재워두고, 자신은 서재에 들어가서 한참동안 과제를 하는데 하늘에서는 천둥번개가 치는지 요란한 소리가 들려와. 여주가 무서워 할텐데.. 그 생각이 들자, 영민은 망설임없이 방금까지 하던걸 정리하고, 노트북을 덮고 방으로 들어와.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 여주가 깨진 않았나 싶어 침대에 가까이 가자, 아니나 다를까. 귀를 막고 움찔대는 여주가 보였어.
"김여주- 왜 이러고 있는데, 무서우면 나 부르지"
"너 과제하는데 방해하는거 싫어하잖아..."
그말을 하면서 영민에게 팔을 뻗는 여주야. 많이 무서웠는지, 눈가는 울었는지 울먹이면서 말이야. 영민이 침대위로 올라가며 자연스레 여주를 껴안자, 그제야 여주가 편한 숨을 내쉬며 영민에게 더 기댔어.
"영민아 미안, 너 과제해야하는데"
"됐나. 잠 안오나. 지금 잠와서 눈 풀려있구만"
"응 사실 나 졸려...나 잘래, 영민아"
"자라, 나 옆에 있을꺼니까. 걱정하지말고"
잠이 들기전 여주는 잠투정을 부렸었어. 일반적인 사람처럼 심하게 짜증을 낸다기 보다는 그냥 웅얼대면서 애교를 부린다는거? 자다가 깨우면 조금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영민의 눈에는 그게 마냥 귀여웠어. 여주의 등을 토닥여주는 영민이 여주를 재우자, 그제야 새근거리며 잠을 자는 여주야. 그에 머리를 정리해주며, 여주 몰래 입술에 뽀뽀를 해준 영민이 여주가 꺠지않게 여주의 뺨을 쓸어내리며 말해.
"잘자라,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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