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ㅎ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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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백현망태기 봄구 코코몽 껌 해바라기 돌핀 한우 마이쪙 바닐라라떼 모카 푸딩 시식코너 니니 스칼렛 |
백현이는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며 자라나는 마음을 짓눌렀어. 모르는 척 웃으며 너징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지만 이 감정이 무엇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어. 경수에 대한 질투. 그리고 열등감이었어. 이렇게나 너는 찬란하고 빛나는 사람인데. 나는. 뭘까. 대체. 너징이 무대를 준비하러 간 와중에도 백현이는 쉽게 그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 나름대로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가까이서 본 너는 왜 이렇게 내게 너무나도 먼 사람인 걸까 징어야.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쯤 교복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짧은 한 숨을 쉬며 백현은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어.
교복 짱짱 잘 어울린다! 나 곧 무대 올라가니까 예쁘게 잘 찍어주는 거 잊지말기~
그리고 아까 전에 백현씨 표정 `^' 이거였어 'ㅁ'하고 웃어요~ 스마일! 〈lv.0 오징어>
아까 미묘하게 굳어져있던 백현이의 표정이 못내 신경쓰였던지 무대를 준비하는 바쁜 와중에도 쪽지를 보내 준 징어야. 자신을 신경써주는 징어의 고운 마음에 백현이는 답장을 보내.
아닌데~ `^'안 이랬는데! 무대 열심히 즐기면서 하면 웃어줄게요. 열심히 해요.
그리고 백현이는 그 날,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도 찬란하게 빛나는 징어를 보면서 생각했어. 형 말대로 징어한테 나는 팬일 뿐이야. 그래도 내가 노력하면 돼. 내가 노력해서 다가가면 돼. 그러니까 괜찮아.라고. 2014년 1월 1일. M사의 마지막 연말무대를 찍으며 백현이는 혼자서 징어에게 작별 인사를 했어. 잘 지내라고. 그런 백현이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걸 전광판으로 지켜보던 징어가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찍고 있는 백현이를 쳐다보았어. 카메라 렌즈가 가리고 있는 백현이의 눈이었지만 그 둘은 중간에 카메라 렌즈는 없는 것 마냥, 서로의 눈을 마주친 듯 웃어보였어. 왠지 모르게 백현이의 눈에서 눈물이 고였어. 안녕. 진짜 안녕, 징어야.
*
2014년 1월 1일. 마지막 연말무대를 끝내고 지치고 힘든 팬들을 위해 야식을 쏘러 삼겹살 집에 들어 온 빛 멤버들이야. 밖에 많이 추웠는지 꽁꽁 싸맨 옷을 하나둘씩 벗고 고기를 구워먹는 팬들을 보며 리더 준희가 고깃집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빌린 마이크에 입을 대고 얘기 해. 2013년 한 해 동안 너무너무 감사했고. 2014년 새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저희가 상도 받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며 연설 아닌 연설을 하기 시작해. 여기서도 팬들의 성향이 나타나는게 감수성이 풍부한 준희의 팬들은 준희의 말을 경청하며 먹던 것도 내려놓고 듣고 있고, 무심한 경아를 닮은 경아의 팬들은 그러려니 또 시작이야 준희할매. 하며 고기를 우적우적 씹어먹어. 준희의 긴 연설이 끝나고 준희덕후(일명 준빠)들은 눈물을 머금고 일동 기립박수를 쳐. 역시 리더는 달라. 그 다음 마이크를 받은 세나가 짧고 굵게 얘기 해. 저희가 돈 벌어서 어디다가 쓰겠습니까. 많이 드세요. 님들이 앨범 산 돈임. 세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고기 추가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졌어.
“에헤이 이 사람들아, 먹을만큼만 시켜. 에헤이. 누가 고기 20인분 시켰어. 이게 대패야?”
손가락으로 저쪽이지! 야! 너! 그래 너 기억한다! 너 종민이 아니냐?! 하며 고기 20인분을 시킨 팬을 집어내서 기어코 기억해내는 세나 덕분에 고깃집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너징은 웃고있지만 보이지않는 한 사람을 찾는다고 두 눈이 쉴 새없이 데굴거려. 백현씨가 없네. 어디갔지. 추워보여서 목도리주려고 했는데.. 징어가 들고있던 네모난 종이상자 안에 들어있는 하얀 목도리를 한 번 슥 쳐다보고는 한숨을 쉬어. 피곤해서 먼저 갔나? 쪽지 답장도 없고..
팬들과의 새해 첫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온 멤버들은 씻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졌어. 자기 전 습관처럼 빛이되어줘에 들린 너징은 팬페이지를 보고는 깜짝 놀라 누웠던 몸을 일으키고 두 눈을 다시 한 번 비빈채로 확인 해. 징어의 팬페이지 빛이되어줘는 원래 없던 곳이었던 것 마냥 텅 빈 채로 대문 한 장과 공지 한 면만을 남겨놓고 모든 것이 없어져버렸어. 항상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이 가득했던 게시판도. 다른 팬페이지보다 아이컨택짤이 많다고 팬들이 좋아했던. 백현이만의 따뜻한 느낌이 담긴 사진게시판도. 팬들이 징어에게 보내는 편지가 가득했던 게시판도. 모두 다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어. 그저 남은 것이라고는 몇 시간 전, 2014년의 첫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릴 때, 문득 백현이 생각나서 쳐다본 그 곳에는 언제나 처럼 백현이 서있었어. 그 자리가 제 자리인 것 마냥. 그런 백현이를 보자마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환하게 웃었었던. 마치 백현과 너징. 단 둘만이 있었던 것 처럼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던 그 사진이 대문으로 걸려있었어. 애써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려 별 일 아니겠지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며 너징은 대문 밑에 작게 씌여있는 공지를 읽었어.
<2014년. 빛보다 찬란한 징어의 21살의 축하합니다.
그리고 2014년 1월 1일부로 빛이되어줘는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때까지 빛이되어줘를 들려주시고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때까지 퍼진 사진과 영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겠습니다.
징어를 사랑하고 아끼시는 분들이 계신 곳이라면 어디든 퍼가셔도 좋습니다. 징어와 함께한 근 3년. 너무나도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징어야. 나의 빛이 되어줘서 고마워.>
불길한 느낌은 왜 이렇게 항상 틀리지 않는 걸까. 백현이 떠나버렸어. 이미 징어의 얼굴에서는 울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었어. 징어는 그제서야 깨달았어. 백현이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아무리 제가 보고싶어도 볼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너징은 그 흔한 전화번호도 모른다는 사실을. 한 달여간 백현이를 알면서 백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은 단 두 가지 밖에 없었어. 내 팬페이지 ‘빛이되어줘’의 홈마스터라는 것, 그리고 이름이 변백현이라는 것. 나이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백현이는 너징이 좋아하는 것만으로 조공을 보내주고. 생일을 챙겨주고. 나를 보러와주는데. 너징은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백현이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었어. 팬인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거 였어.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너무 바보같이 저번처럼 놓쳐버리고 말았어.
항상 내 시야에 닿는 곳에 있어서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줄로만 알았어. 이렇게 쉽게 끊어질 수 있다고 생각치도 못 했는데. 아무런 말도 없이 혼자서 이별을 준비한 백현이에게 미안한 마음 반. 야속한 마음 반이 드는 너징이야. 다시는 볼 수 없겠지. 후회의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너징의 창문 밖으로 달이 환하게 비추었어.
울다지쳐 잠든 너징을 코디가 다급하게 깨워. 징어야, 징어야 잠시만 일어나 봐. 다급한 목소리에 퉁퉁 부은 두 눈을 겨우 뜨고 너징이 일어나 잔뜩 잠긴 목소리로 왜 그래요 언니.하고 묻고는, 잠에서 깨기 위해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핸드폰을 열어 빛이되어줘에 들어가 봐. 꿈이 아니었나 봐. 우울해하는 너징을 보던 코디가 너 인터넷 봤어? 하며 물어. 인터넷 왜요? 하고 묻자 한숨을 쉬며 자신의 핸드폰을 몇 번 톡톡 두드리고는 너징 눈 앞에 보여 줘. 너무 가까이 댄 핸드폰에 머리를 뒤로 뺀 너징이 기사를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어.
“엑소 디오. 빛의 징어 핑크빛 열애중..?”
제 입으로 나온 소리가 믿기지 않는 듯 퉁퉁 부은 두 눈을 크게 뜬 너징이 당황하며 코디를 쳐다 봐. 때마침 너징의 폰으로 걸려오는 실장님의 전화에 초록색버튼을 누르고 오른쪽으로 밀어 전화를 받아. 징어야, 너 기사 사실이야? 지금 너랑 경수 파파라치까지 찍히고.. 경수는 뭐 때문인지 연락도 안 돼고. 미치겠다. 새해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이게.
골치 아프다는 듯이 한 숨을 쉬는 실장님의 목소리에 너징은 아니라고 부정했어. 친오빠같은 경수오빠랑 열애설이라니. 이게 무슨. 전화내용을 살짝 듣고있던 코디가 너징의 눈치를 보더니 너징 방문을 닫아주고는 나가.
“절대로 아니예요 실장님. 오해가 있었나봐요.”
ㅡ확실한 거지? 일단 아니라고 기사낼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말구 경수한테 연락해 봐.
그 말을 끝으로 끊긴 핸드폰을 그대로 손에 쥔 채 쳐다보던 징어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쓸어넘겼어. 왜 힘든 일은 한꺼번에 오는걸까. 백현이라도 옆에 있어준다면. 하다못해 팬페이지에 글 한 줄이라도 적어주면 참 좋을텐데. 너를 믿는다고. 한참 눈을 감고 있던 너징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디오 징어를 눌렀어. 누르자마자 끊임없이 나오는 추측성 기사에 살짝 질린다는 표정을 지은 너징이 맨 위에 떠있는 기사를 클릭하고는 읽어내려 가. 디오와 징어의 최측근이 말하기를 둘은 재작년 연말부터 조심스럽게 연애를 시작했으며 회식을 빙자한 만남으로 사랑을 키웠다? 어디서 이런 말도 안 돼는 기사를 쓴거지? 같이 첨부되어 있는 어제 자신의 신발을 대신 신겨주는 경수의 사진과, 귓속말을 하고 있는 경수와 자신. 그리고 회식에서 경수에게 고기 집게를 건네주며 자신이 웃고 있는 사진. 그 외에 사옥에서 같이 나오는 사진 등이 찍힌 사진을 보는 징어의 두 손이 부르르 떨렸어. 어느순간부터 팬들도 둘이 잘 어울린다며 행복하라는 등의 댓글을 남기며 경수와 너징의 연애는 기정사실화가 되는 듯 했어. 공홈을 들어가서 해명글이라도 남길까.라는 생각이 드는 너징이었지만 지금의 격해진 감정으로는 더 큰 논란만 불러올 것 같아서 핸드폰을 종료시키고는 침대에 쓰러지듯 엎드렸어. 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는 거지. 왜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저렇게 맞다 아니다를 치부해버리는 걸까. 자신이 원해서 달려온 꿈이었지만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날 때 마다 너무나도 지치고 허탈해지는 너징이야. 내가 이러려고 가수가 된 건가?
그렇게 3일이 지났어. 도저히 밖을 나갈 수가 없을 정도로 빛의 숙소 앞에는 많은 팬들과 기자들이 모였어. 멤버들과 너징은 거의 감금되다시피 밖을 나가지 못 하고 숙소 안에서만 머물게 된지도 3일이 되었다는 소리야. 자신의 스캔들 덕분에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너징을 아는지 멤버들은 어후 간만에 쉴 수 있어서 좋다. 연말이라고 너무 빡시게 굴렸어 우리를. 이라며 서툴게나마 너징을 배려하고 챙겨주는 멤버들이 있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너징이야. 그 3일 간 엑소도 빛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관심을 받고있었어. 그리고 경수에게서 연락도 왔고.
ㅡ징어야, 괜찮아?
“저야 뭐 괜찮죠. 오빠는 어때요?”
ㅡ아무리 힘들어도 너보다는 괜찮을 것 같다.
억지로 괜찮다고 하는 너징을 아는지 경수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 오빠가 뭐가 미안해요. 오빠가 미안할 것도 없는데. 너징의 말에 경수가 한숨을 쉬어. 나는 그냥 동생 챙겨주듯이 챙겨준 건데 스캔들이 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 내 생각이 짧았다. 그런 경수의 사과에 눈물이 고이는 것 같았어. 사실 괜찮은 척 하는 것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온 너징에게 저렇게 자상하게 너는 잘 못이 없다고 감싸 줄 사람이 필요했었거든. 결국 눈물이 터진 너징은 핸드폰을 잡고 엉엉 울었어. 나도 미안해요, 내가 다 미안해요. 경수오빠든, 백현씨든. 미안해요.
한 회만에 분위기가 푹 가라앉았네요
미얀 징어랑 백현아>_ㅇ 고구마머겅 답답한 마음 머겅 두번머겅!
어제 8화 다 써놓고 7화 올렸었는데.. 8화 풀고싶어서 근질근질했었다능 스피드전개파파박나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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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수가 징어 좋아하는 거 아니냐며 묻던 분들..! 아니예염. 전혀. 네버. 놉. 경수는 이번 시즌이 아닌 시즌 2에서 질리도록 보실 수 있으실거예요
홈마백현썰에 됴징은 없습니다.(단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