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 Oops! (Inst.)
아 형들. 요즘 너무 형들끼리만 노는 거 아니에요?
방문을 열고 들어온 상혁이가 재환이와 홍빈이 사이에 앉아있는 너빚쟁 쪽에 앉으려고 다가왔어.
너빚쟁이 당황해서 엉거주춤 일어나려고 하니까 홍빈이가 너빚쟁 팔을 잡고 자기 뒤쪽으로 잡아당겼어.
그리고 너빚쟁이 앉아 있던 비어있는 자리를 어색하게 손으로 털면서 여기 앉아, 상혁아. 라고 말했어.
너빚쟁은 놀라서 홍빈이 뒤에 서있다가 반대쪽에 앉으라는 재환이의 눈짓에 조심스럽게 앉았어.
네 사람은 둥그렇게 앉아있지만 상혁이 눈에는 세 사람이 앉아있는 방 안의 모습이야.
형들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
상혁이의 질문에 재환이는 다음 컨셉 뭐가 좋을까 얘기하고 있었다고 대답했어.
그 말을 들은 상혁이는 뱀파이어 같은 신박한 컨셉 좀 내보라고 우쭐댔어. 그 모습이 귀여운 너빚쟁은 소리없이 웃었어.
상혁이와는 눈이 마주치는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소리가 나면 안되니까 이야기가 파할 때까지
너빚쟁은 입을 손으로 막고 최대한 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그 모습을 본 홍빈이랑 재환이는 더 크게 웃고 영문을 모르는 상혁이도 따라 웃고.
시간이 얼마나 더 흘렀을까. 다음 앨범 컨셉이 확정이 되었어.
너빚쟁이 이미 알고 있던 대로 하이드가 앨범 주요 컨셉이 되었고 녹음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뮤직비디오 촬영에 들어갔어.
평소 같았으면 멤버들이 촬영을 간 사이에 너빚쟁은 혼자 숙소에 있거나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갔겠지만
다행히 다른 스케줄을 하고 오는 멤버들이 있어서 자동차 안이 널널해져서 너빚쟁도 조심히 차에 탔어.
재환이와 홍빈이의 배려로 무사히 들키지 않고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도착했어.
지난번에 너빚쟁이 말했던 여러 가지 컨셉들 중 하나인 하이드가 메인 컨셉으로 정해지니까
홍빈이는 아무래도 얻어걸린거 아니냐면서 또 다른거 말해주면 그 때 믿어준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댔지만
그래도 점점 너빚쟁이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것 같았어.
그러면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다른데 있는거네?
홍빈이의 질문에 너빚쟁은 아마 그럴거라고 고개를 끄덕였어. 중간고사는 봤겠지? 으 전공시험 진짜 짜증났는데.
대학교 새내기 시절이 문득 생각이 난 너빚쟁은 홍빈이에게 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이야기를 늘어놨어.
총엠을 갔는데 술 먹고 휴지를 먹는 동기가 있어서 힘들었다, 전공 공부가 생각보다 힘들었다,
동기들이랑 벚꽃놀이도 가고 가서 치맥도 하고 즐거웠는데 이야기를 줄줄이 하는데 홍빈이 표정이 좀 어두워
그래서 어디 안 좋냐고 물어봤더니 홍빈이가 자기도 대학은 다니지만 그렇게 놀러다니고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게
너무 아쉽다고 침울해하는 거야. 너빚쟁은 어차피 다른 사람들 눈에 안보이니까 나중에 같이 가자고 빈말로
홍빈이에게 얘기했더니 그거에 또 신나서 홍빈이는 웃었어.
뮤직비디오 촬영은 계속 진행이 되었어. 낯익은 배경, 낯익은 헤어스타일, 낯익은 옷을 입고 있는
빅스 멤버들을 보면서 너빚쟁은 하나하나 모든게 자세히 눈에 들어왔어. 이 장면 찍을 때는 이랬구나,
이렇게 힘들게 찍은거구나 생각하면서 구경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른 곳도 돌아다녔어.
생각보다 촬영은 오랜 시간이 걸렸어. 어차피 너빚쟁은 영혼 상태나 다름이 없어서 피곤이나 졸음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어서 세트장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촬영하는 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
앉아서 지루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까 괜히 홍빈이가 안절부절 하면서 너빚쟁에게 조용히 다가왔어.
피곤하면 차에 뭐 놓고 온 것 처럼 매니저한테 말해서 차에 데려다 줄테니 가서 자고 있으라고 했어.
너빚쟁은 피곤하지도 않고 홍빈이에게 너무 도움만 받는 것 같아서 계속 거절을 하니까
홍빈이는 진짜 힘들면 자기한테 말해도 된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거야.
그래서 너빚쟁이 자기는 지금 거의 영혼 상태라서 그런거 못 느낀다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옥신각신하고 있는 너빚쟁과 홍빈이 옆으로 단발머리를 한 키 큰 사람이 다가왔어. 맞아. 정택운이야.
너네 지금 여기서 뭐해?
언제나 사랑하는거 알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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