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비면 비는대로 재환이와 홍빈이가 번갈아 가면서 찾아와 너빚쟁과 놀아주고
그리고 기다리고, 구경하고. 분장한 모습을 보면서 웃다가 촬영할 때는 진지해지는 모습에 새삼 감탄하고
이렇게 찍은 거 였나. 오랜 시간 고생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찍은게 바로 내가 지겹도록 본 그 삼사분짜리 뮤비였구나
멤버들이 고생한거에 대해 속으로 감탄하고. 지겹게 돌려봤던 그 영상을 떠올리다보니 어느새 촬영이 마무리되었어.
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들과 빅스 멤버들의 목소리가 세트장 안에 울려퍼지고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너빚쟁은 번뜩 정신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났어. 대충 분장을 정리하고 나온 멤버들에게 매니저는
차로 이동하겠다고 이야기했고 너빚쟁도 그 무리를 따라가다가 문득 이 생각이 들었어. 차에 어떻게 타지?
그 생각을 하면서 너빚쟁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다가 홍빈이와 눈이 마주쳤어. 앞서가는 멤버들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니까 홍빈이도 그제서야 아차하는 생각이 들어. 올때는 차가 꽉 차지 않아서
너빚쟁이 들키지 않고 안전하게 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멤버들이 다같이 이동해야 하니까 그럴 수가 없는거야.
상황이 파악된 홍빈이가 다급하게 재환이 어깨를 쳐서 뒤로 불렀어. 얘 차 어떻게 태워요, 형?
앞에 멤버들은 이미 가고 있으니까 너무 쳐져 있을 수는 없어서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세사람은 걷고 있었어.
원래대로 앉는다면 홍빈이랑 원식이 상혁이가 뒷자리에 앉고 학연이가 조수석에 앉을테니까 중간줄에 앉는
재환이랑 택운이가 타이밍만 잘 맞춰 들어가면 너빚쟁도 들키지 않고 벤에 탈 수 있을 것 같은거야.
너빚쟁은 처음에 그냥 알아서 따로 가겠다고 했어. 하지만 세트장이 서울도 아니고 외곽이라
사실 어떻게 가야할지 감이 안와서 막막하기는 했어. 그래서 혼자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홍빈이가 차라리 위험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이렇게 가는게 자기도 마음 편하다고 의견을 냈고
빚쟁이가 안들키게 차에 타고 가는 걸로 결론을 내린 세 사람은 앞에서 조용히 가고 있던 택운이를 불러왔어. 형! 택운이형!
세트장 밖을 나와서 차로 향하고 있던 택운이는 재환이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세 사람을 바라봤어.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재환이가 다가가서 상황을 설명해줬어. 택운이는 탐탁치 않은 표정이었지만
간절해보이는 홍빈이와 너빚쟁을 보고는 고개를 조심히 끄덕였어. 택운이가 고개를 끄덕이니까 한시름 놓은 느낌인
너빚쟁은 홍빈이가 내밀어 준 손에 하이파이브를 짝하고 했어. 택운이가 너빚쟁을 알아봐서 다행인 첫 순간이었어.
차 앞에 선 네 사람의 표정은 뭔가 비장했어. 막내라인부터 차근차근 차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자리에 앉았어.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홍빈이는 너빚쟁의 손을 살짝 잡았다 떼면서 화이팅이라고 조그맣게 말해줬어.
뒷자리가 다 차는 걸 확인한 학연이는 재환이와 택운이에게도 얼른 들어가라고 말한 뒤에 본인은 조수석에 탔어.
가운데 자리에 마음 편히 앉았다가는 뒷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멤버들이 괜히 그 곳을 잡고 이야기라도 할것 같았어
그래서 재환이의 의견대로 너빚쟁은 재환이의 발이 있는 시트 위에 조심히 앉았어. 자세는 불편했지만 들키지 않으려면
그게 최선이었어. 다른 멤버들의 손이 닿지 않는 최고의 위치였거든. 재환이는 나름 배려한다고 다리를 택운이쪽으로
빼서 앉았고 택운이는 너빚쟁의 모습을 조금 언짢은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어폰을 귀에 꽂았어.
아!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조수석 시트가 갑자기 뒤로 젖혀졌어. 앞에 앉아 있던
학연이가 피곤하다면서 시트를 뒤로 넘긴거야. 갑자기 몸이 눌리게 된 너빚쟁은 너도 모르게 비명소리를 냈어.
황급히 손으로 입을 가려보지만 이미 나온 소리는 주울 수가 없었어. 이어폰을 꽂고 있던 원식이와 택운이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반응이 없었지만 홍빈이와 재환이 표정에는 당황스러움이 떠올랐어.
자기 위해서 등을 기대고 있던 상혁이는 눈을 번뜩 떠서 몸을 앞으로 땡겼고
학연이도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바로 고개를 빼서 뒷자석을 확인했어.
방금 무슨 소리 안났어?@,@
하하... 아무 소리도 못들었는데....ㅇ_ㅇ....
아닌데. 무슨 소리 났어요 ㅡwㅡ 여자 소리 같았는데
에녕이 갑자기 뒤로 빼서 제 발 밟혔잖아요 ㅇㄴㅇ!! 제가 낸 거에요, 제가! 자칠이 모르세요??!! 자양동 칠옥타브!!
소리가 점점 커지고 상황을 모르고 있던 원식이랑 택운이도 귀에서 이어폰을 한쪽씩 빼고
이야기를 나누는 네 사람을 쳐다봤어. 재환이는 자기가 한거라고 황급히 말을 둘러대고
택운이는 시트에 눌려 찌그러진 너빚쟁을 보고 피식 웃고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창밖을 바라봤어.
그렇게 멤버들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한 두 명 씩 잠에 들었어. 잠을 자지 않는 너빚쟁은
여전히 불편한 자세로 휙휙 지나가는 창 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어.
숙소에 도착해서는 정신을 가장 먼저 차린 재환이가 얼른 다리를 빼서 너빚쟁이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줬어.
홍빈이와 재환이는 운동 핑계를 대고 너빚쟁과 함께 계단으로 올라왔어. 한 엘리베이터 안에 같이 있다보면
아무래도 밀폐된 공간이라 쉽게 들킬 것 같아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어. 그때마다 너빚쟁은 미안해했지만
다 운동하는 거라면서 홍빈이가 너스레를 떤 이후로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어.
숙소에 들어가니 다들 뮤직비디오가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거실에 널부러져 있었어.
상혁이 이거 뮤직비디오 못 봐.
너빚쟁이 홍빈이에게 조심히 말했어. 왜?
이 뮤비 19세 판정 받아.
과연 왕자님은 누구일까요~?ㅎㄴ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나 사랑하는거 알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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