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케이윌&마마무 - 썸남썸녀 (Feat. 휘성)
Honey라고 부르긴 우리 아직은 뭔가 덜 익은 게 많은 사이
Honey라고 부르긴 우리 아마도 결국 시간문제인 걸
oh 사귀자 그 얘기 대기 달콤한 말 눈빛 터치 그런 게 재미 like
백일 날짜 세기? 왠지 유치해 not 요즘 style 화사하게 smile
"뿅! 선물이야, 징어야~"
# 네 번째. Honey라고 부르기엔 덜 익은 게 많은 사이
☆★☆★☆★☆★
굳이 꾸밀 필요가 있나? 싶어 렌즈도 컬러렌즈 대신 투명렌즈를 끼고,
대신에 쌍꺼풀액을 집어들어 딱 평소만큼, 보이지 않을만큼만 적당히 부담스럽지 않게 쌍꺼풀을 만들었다.
썬크림만 대충 펴 바르고 입술엔 비교적 티가 덜 나는 오렌지색 틴트를 발랐다.
나는 사실 체리 색이 더 잘 어울리는 편이긴 한데, 오렌지가 너무 좋아서 지금 겨우겨우 오렌지를 내 색조 화장에 낑겨맞추고 있다.
고데기도 미리 켜 놓고 옷장을 열었다.
이렇게 옷이 많은데 왜 입을 옷은 하나도 없는 걸까?
언젠간 입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처박아둔 셔츠와 티셔츠, 그리고 치마, 각종 패턴의 스타킹과 레깅스가 눈에 띈다.
그래봤자 나는 눈에 띄는 패션을 즐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도 못 입고 있었지만.
얼굴에도 화장을 안 했는데ㅡ입술에 무언갈 바르는 것은 아픈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이므로 화장으로 치지 않는 걸로 한다.ㅡ
옷만 지나치게 화려하게 입으면 또 이상할 것 같아 정말 정직하게 빨간 니트를 꾸역꾸역 입고 블랙진을 입었다.
살이 쪘나, 왜 이렇게 허벅지에서 바지가 막히지?
오늘도 역시나 자전거를 끌고 나가서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단추를 힘겹게 잠갔다.
앞머리를 말기도 힘들고 그럴 힘도 남지 않아 댕강 잘라버린 앞머리가 좀 어색했다.
그래도 앞머리를 대충 곡선으로 펴 주기만 하면 되니까, 훨씬 편한 건 사실이었다.
한 번씩 세 파트로 말아준 뒤에 카톡을 보냈다.
'나 준비 끝냈어 1 오후 6:18'
그리고는 앞머리를 한 손에 쭉 몰아서 한 번에 앞머리를 폈다.
균등하게 앞머리를 피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였다.
'진짜? 그럼 그 앞에 횡단보도에서 만나자 오후 6:19'
적당히 따뜻해진 날씨를 고려해 간단하게 패딩 조끼를 위에 걸쳤다.
정말 무난한 옷. 틴트를 한 쪽 주머니에 쑤셔넣고 핸드폰과 지갑을 챙겨든 채 방을 나섰다.
"엄마. 나 밥 먹고 올게."
"누구랑."
"박찬열."
"그 새 친해졌니?"
엄마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떴다.
우리 엄마는 나보다 더 소녀감성이라, 사소한 것에도 기뻐하고 설레어 한다.
나는 귀여운 우리 엄마를 돌아보며 이렇게 당당하게 외쳤다.
"응. 내가 꼬시는 중이야. 내가 여름방학 전까지 엄마한테 사위라고 소개시켜줄게."
"어이구, 오징어. 여자는 지조가 있어야 돼."
"엄마두 좋으면서. 엄마 맨날 입에 달고 사는 말이 그거잖아. 김수현 같은 사위 있었으면, 우리 징어가 언제쯤 남친을 사귈까."
"그르치. 누가 안 그러겠어? 엄마 눈엔 찬열이가 수현이보다 더 잘생겼어."
"에잉,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엄마 나 갔다올게!"
"그래. 차 조심하고 사람 조심하고 찬열이 잘 꼬시고 와라."
우리 엄마는 이렇게 오픈 마인드다.
우리 엄마가 나보다 더 애교가 많은 괴이한 현상이 발현되는 가운데, 엄마는 내가 찬열이를 꼬시는 것에 대해 당차게 파이팅을 외쳐 주셨다.
아무 런닝화나 골라 신고 나갔는데, 저녁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좀 추웠다.
나는 괜히 욕을 입 속에서 한 번 곱씹으며 횡단보도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그런데, 저 멀리에 박찬열이 보이는데 말을 못 걸겠다.
진짜 명불허전 오징어. 당차게 꼬시겠다고 해 놓고선 낯을 가려서 말도 못 붙이는 꼴이라니.
2미터 정도의 간격을 두고 한참을 머뭇대며 팔을 뻗었다 말았다 하던 나는 눈을 꾹 감고 외쳤다.
"박찬열!"
그러자 그 애가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는 환하게 웃는데, 어어… 쟤 누구 닮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일찍 나왔네."
"응. 가자."
"뭐야. 꾸미고 나왔어? 저번보다 예쁜 것 같은데."
그런 말에 난 약하단 말이야! 맘이 몽글몽글해지며 팡 튀어오르려던 찰나에,
삐용삐용. 내 속의 철벽 센서가 박찬열의 저 몽글몽글 녹아들어가는 말투를 감지했다.
"뭔 개소리야. 나 추워. 빨리 가."
이렇게 말하려던 게 아닌데? 나 안 예쁘다고 말하려던 거였는데?!
박찬열을 슬그마니 올려보자, 약간은 머쓱한 표정이다.
진짜, 명불허전 오징어. 철벽수비.
네가 꼬시겠다고 그렇게 큰 소리를 쳐 놓고서 무슨 이게 개쪽이야.
나는 민망함에 얼굴이 확 달아올라 괜히 찬열이의 뒤로 다가가 등 뒤에서 머리를 기대고 밀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 빨리 가자."
그러자 그 애가 잠시 멈칫하는가 싶더니, 낮은 목소리로 와하하 웃는 게 들렸다.
"야, 너 진짜 귀여워. 어떡하지?"
안 그래도 달아오른 얼굴에 저런 말 좀 안 던져줬으면 좋겠는데… 싶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제발 그런 말 좀 그만하구, 어디 가."
"글쎄. 뭐 먹고 싶어?"
"나? 나… 음. 난…"
마침 눈에 띈 것은 바로 평범한 즉석떡볶이 집이었다.
-
"아줌마 안녕하세요!"
워낙 자주 가던 집이라 아줌마는 내 얼굴을 알고 있었다.
그러자 아줌마는 영수증에 코를 박고 계시다가 반짝 얼굴을 들어 내 얼굴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셨다.
"어머, 징어 아니니!? 옆엔 남자친구?"
"아니요! 그냥 친구!"
다른 애들이라면 여기서 멈칫, 하겠지만 나는 그 말을 받아쳤다.
애초에 이 곳의 계단을 오르면서 미리 시나리오를 짜 놨던 바였다.
나는 순발력이라고 해야 하나, 순간적인 지혜가 반짝 잘 떠오르는 편이었다.
그래서 거짓말을 그 누구보다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잘 했고 (자랑은 아니지만 꽤 유용하다), 거기다가 표정관리도 꽤 할 줄 알았다.
그리고는 박찬열의 표정 변화에서 무언갈 캐치해내는 것. 그게 나의 의도였다.
그리고 의도대로 박찬열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얼어붙는 게 보였다.
친구란 경계에 부담스러운 거니?
나는 괜히 그렇게 뿌듯하게 생각하며 제일 좋은 자리에 앉기로 한다.
아줌마는 날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늘 내게는 남들의 1.5배를 퍼 주셨다.
어김없이 산처럼 쌓인 떡볶이가 우리 앞에 대령되자, 찬열이는 눈을 크게 떴다.
"야, 너 진짜 친한가 봐. 엄청 많이 주셔. 이거 2인분 맞지?"
"엉."
나는 익숙하게 버너의 불을 키고 포크를 손에 장착했다.
어느 누구보다 내가 익숙하게 이 떡볶이를 적당히 잘 익혔기 때문에, 늘 이 곳에 오면 떡볶이를 익히는 것은 내 몫이었다.
"내가 할게. 뜨겁잖아."
이건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였다.
나는 한 번도 저런 다정한ㅡ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ㅡ 대사를 들어본 적이 없었고, 적잖게 당황했다.
"어…?"
"내가 한다구. 뜨겁잖아."
"어…"
멍하니 손을 떨궜는데, 저 웃으면서 떡을 쿡쿡 찌르는 폼이 영 불안하긴 했다.
나는 찬열이의 얼굴 대신 떡볶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갑자기 익숙한 전주가 들려왔다.
엑소케이의 무대.
난 그 순간 떡볶이를 뇌리에서 지우고, 포크를 입에 문 채 티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Listen, 느낄 수 있니. 내 심장이 뛰지를 않아.'
"누구야?"
"어?"
찬열이가 웃으며 내게 티비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마 내 얼굴이 그렇게 얼이 빠졌던 모양이다.
"엑소케이. 이번에 데뷔했어."
"쟤네 좋아해?"
"응. 그리고 저기 우리 오빠 있어."
정말이다. 우리 오빠. 나보다 네 살 많은 오빠.
엑소케이의 메인보컬, 백현.
"진짜? 누군데?"
"지금 나오는 애."
나는 눈은 티비에 고정한 채 포크를 떡볶이 속으로 꽂아 휘저으면서 대답했다.
"멋있다."
"그치. 내가 연습생 때부터 좋아했던 애들이 저기 다 들어갔어. 쟤넨 빠질을 해야 되는 운명이야."
"뭘 해야 하는 운명?"
나는 찬열이의 시선을 흘끗 살피곤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떡볶이 먹어. 좀 있으면 흐물흐물해져."
-
둘 다 악착같이 우겨서 결국 더치페이를 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아직도 난 낯을 가리는 탓에 카페를 가자거나 하는 말도 못 꺼내고 얌전히 집에 끌려가고 있었다.
"오징어."
"응."
"뒤에서 보니까 너 되게 쪼그맣다."
뭐 어쩌란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매섭게 뒤를 돌았다.
그러자 바로 뒤에 찬열이가 날 한참 위에서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얘가 이렇게 컸었나.
"너 키가 몇이야."
"나?"
"어."
"몰라. 180 좀 넘을걸."
"니가 큰 거야. 내가 작은 게 아니구."
"넌 몇인데."
"몰라. 비밀이야."
"160 돼?"
"몰라. 조용히 해."
"그것보다 작아?"
"아오! 좀. 어. 그러니까 조용히 해. 키 얘기 더 하기 싫어."
그러자 그 애는 더 재밌는 걸 발견했단 듯 입을 귀에 걸고 내 옆에 따라붙었다.
"160 안 돼? 그럼 완전 애기네, 애기."
"안 닥쳐?"
"야, 여자애가 말버릇이 그게 뭐야. 괜찮아. 귀여워 나름."
"나름은 또 왜 달라붙어."
"그럼 그냥 말해? 오징어. 귀엽다."
나는 대신 등을 주먹으로 쾅 때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으억, 하는 괴상한 소리를 하면서 너 손 맵다! 하고 소리치는 박찬열을 뒤로 유유히 걸어갔다.
남자는 군대 가서도 큰다는데, 쟨 얼마나 클려나.
어장이라기엔 나한테 너무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은데. 딱히 그런 스킬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저거, 저렇게 말하는 건 정말 날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뭐야?
☆★☆★☆★
뭐긴 뭐야 그린라이트지 ;ㅅ;
//// 암호닉 ////
소문 / 푸우곰 / 비타민 / 망고 / 준짱맨 / 챠밍 / 홈마 / 눈두덩 / 러팝 / 판다 / 지안 / 이리오세훈 / 길라잡이 / 호두
/ 심장 / 비회원앙대여 / 빛 / 여름 / 솜사탕 / 연 / 위아원 / 소금 / 콩알 / 긴가민가 / 헤운 / 젤컹젤컹
혹시 빼먹은 분이 있다면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려여!
[] 괄호 안에 신청하실 아모닉을 넣어주시면 됩니당. ex. [베브] 이렇게여! 안 그러면 빼먹어여...
읽어주셔서 감사해여 사랑합니다 워아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