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그 날까지 멤버들을 손에서 가사를 거꾸로 쓴 종이를 놓고 있지 않았어.
그렇게 열심히 가사를 외우더니 뮤직비디오 촬영을 완벽하게 마치고 왔나봐.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빅스 멤버들의 표정이 너무 좋아보여서 너빚쟁도 기분이 좋아졌어.
그동안은 멤버들과 멀어지려고 노력하느라 스케쥴을 마치고 멤버들이 돌아와도
언제나 구석에 앉아있거나 숙소 안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어서 멤버들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진 너빚쟁은 웃으면서 현관 옆에 서 있었어
비록 다른 세 멤버들이 너빚쟁을 보지 못해도 손을 하나하나 다 흔들어주고
마지막에 들어온 홍빈이 한테는 두 손을 번쩍 들어서 흔들어줬어
그 모습을 본 홍빈이는 귀엽다는 듯이 웃으면서 너빚쟁의 머리를 흐트리듯이 쓰다듬었어.
형, 뭐해요?ㅡwㅡ
눈치없는 상혁이 덕분에 그 손은 금방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7월이 지나고 8월이 다가오니까 날이 너무 더워졌어.
지금쯤이면 여름방학으로 한창 신나게 놀고 있을 때인데
옆에 홍빈이도 있고 다른 빅스 멤버들도 있지만 지루한 건 아무래도 참기 힘들었어.
잠도 못 자고 맛있는 것도 못 먹는데 그래도 재미있는 건 보게 해줘야지!
컴백 직전에 행사도 많아서 빅스 멤버들이 숙소를 비우는 날이 점점 늘어났고
할 일없는 너빚쟁은 햇승사자랑 밖으로 나가서 돌아다니는 것 말고는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려웠어.
그래도 너빚쟁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어
날씨도 언제나 맑고 이제는 언제나 너빚쟁을 믿어주는 홍빈이가 있으니까
별 다른 일 없이 하루하루 지나갔어.
빅스가 대.다.나.다.너로 컴백을 하는 8월 1일이 됐어.
오늘은 뭐가 중요하더라, 아 빨간 땀.
너빚쟁은 학연이의 머리에서 흐르던 빨간 땀이 생각나.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게 더워서 어쩔 수 없이 흐른거라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그냥 재환이랑 홍빈이에게 슬쩍 얘기했어. 멤버들 머리 자주 봐줘.
그리고 결국 학연이의 빨간 땀은 발견한 재환이와 닦아주는 홍빈이로 마무리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
어쩌다 멤버들이 숙소로 돌아오는 날에 너빚쟁과 홍빈이는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어
들키지 않고 이야기는 하는 것도 스릴 넘친다고 둘은 좋아했어.
가끔씩 멤버들이, 예를 들면 학연이라던가, 학연이라던가, 학연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홍빈아 뭐해? 하고 묻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홍빈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있었는데요 하면서 태연한 연기를 했어
학연이가 문을 닫고 돌아가면 너빚쟁은 올?ㅋ 연기 좀 늘었다 하면서 홍빈이를 놀리고 그렇게 또 이야기는 시작됐어
날이 조금 덜 덥다 싶으면 홍빈이와 너빚쟁은 예전에 재환이와 그랬던 것처럼
운동하는 척 밖으로 나가 한강 둔치에서 마음껏 이야기를 나눴어.
비가 한바탕 오고 난 그 날 오후의 한강 둔치에는 물 웅덩이가 드문드문 있었지만
햇살이 드리워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날씨였어.
근데 다시 또 오빠라고 안한다?
오빠는 무슨 오빠야.
그 때는 어? 막 고맙다고 오빠라ㄱ..
너빚쟁이 또 오빠 이야기에 틱틱거리니까 홍빈이는 흥분했는지 목소리가 점점 커졌어
너빚쟁은 당황해서 급한대로 홍빈이의 입을 손으로 막았어. 미쳤나봐!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봐 무서운 것도 있었지만 안그래도 너빚쟁은 그 날의 기억이
좋으면서도 부끄러운 기억으로 자리잡았는데 홍빈이가 그 이야기를 하니까 얼굴이 화끈거렸어.
오빠라고 한번만 더 불러줘, 어? 안 그러면 확.
확, 확 뭐.
확, ..........어?
자기 입에 딱 붙어있는 너빚쟁의 손을 떼어 낸 홍빈이는
큰 눈을 부릅뜨면서 오빠라고 물러달라고 했어.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면서.
너빚쟁이 대들면서 말을 하니까 홍빈이는 뭔가 말할 듯 입을 달싹이다가
놀란 표정을 하면서 너빚쟁을 끌어당겼어.
그 순간 너빚쟁과 홍빈이 옆으로 자전거 한대가 빠른 속도로 지나갔고
물웅덩이에서 물이 튀어서 홍빈이에게로 향했어
자전거는 젖은 홍빈이는 보지 못했는지 그저 멀리 가버렸어
어떡해! 으 다 젖었다. 나는 젖어도 괜찮은데, 왜 그랬어.
너빚쟁이 놀라서 홍빈이 옷에 묻은 물을 털어줬어. 어떡해, 다 젖었어
홍빈이가 너빚쟁 대신해서 물을 맞은 격이라 너빚쟁이 발을 동동 구르면서 어쩔 줄 몰라하니까
홍빈이는 너빚쟁이 안 맞고 자기가 맞아서 다행이라면서 괜찮다고 했어.
그리고 너빚쟁 머리를 흐트리면서 숙소로 돌아가자고 말했어. 돌아가서 옷 갈아입으면 돼.
오모오모@,@ 빈아, 왜 이렇게 젖었어!
생각보다 옷이 많이 젖어서 홍빈이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했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너빚쟁을 본 택운이가 너빚쟁을 보고 손가락을 까닥거렸어.
너빚쟁은 방으로 들어가는 택운이를 따라 긴장되는 마음으로 들어갔어.
방 안에는 이미 재환이도 있었어.
안 그래도 그 동안 너빚쟁 혼자만의 생각으로 두 사람과의 관계가 많이 소원해졌는데
두 사람 모두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더 무서운 느낌이었어.
아 무릎 뎅강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거 구나.
너빚쟁이 바닥만 바라보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까
침묵에 가라앉은 분위기가 느껴져서 소름이 느껴질 정도였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부른거지
빚쟁아, 고개 들어봐.
한결 사근사근한 재환이의 목소리가 들려서 너빚쟁은 번뜩 고개를 들었어.
그 동안 말도 안해준 건 밉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말해줘서 고마워. 너가 걱정하는 일은 절대 안 일어날 거야.
우리는 빚쟁이 너가 범인 찾는 것도 도와줄거구,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 절대 안 잊을거야. 너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그 목소리도, 그 목소리의 주인인 재환이도, 그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택운이도.
너무 고마워서 저절로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이었어.
지금 이 순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해 줄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
그것만큼 너빚쟁을 감동시키는 말은 없었어. 그 순간에는.
하루하루 시간은 지나갔어.
그 날이 가까워질수록 하루하루 시간은 빨리 지나갔어.
그리고 그 날이 가까워질수록 빅스 멤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어.
9월을 아육대와 스타페이스오프 녹화로 화끈하게 마무리한 빅스는
10월 1일 재환이가 피쳐링한 음원을 시작으로 옥상달빛과의 콜라보, 그리고 글로벌 쇼케이스까지
쉴 틈이라고는 없을 정도로 바빠졌어.
으아, 여장이라니 ㅇ_ㅇ
아, 택운이형ㅡwㅡ 의도적으로 다친 건 아니죠?
아니야 ㅇㅅㅇ
택운이가 아육대 풋살 경기에서 무리하다가 다치는 건 이미 알고 있었던 상황이라
그저 그 날 아침 조심하라는 말 밖에는 해줄 수가 없어서 너빚쟁은 마음이 쓰였어.
너빚쟁이 멤버들에게 마음을 완전히 연 이후에 햇승사자는 찾아오는 횟수가 점점 줄었지만
대신에 미래의 일을 알고 있다고 해서 바꾸려도 들면 안된다는 경고를 받았어.
너가 지금 바꾼 잠깐의 과거가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르는거야. 건드리지마.
그 어느 때 보다도 무서운 표정의 햇승사자여서 너빚쟁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어.
미래를 알고 있으면 뭔가 빅스 멤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신경쓰이게 만들어서 걱정을 끼치는 것만 같아 마음이 더 쓰였어.
그래서 너빚쟁은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했어.
앞으로 남은 날짜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매 순간순간 홍빈이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했어.
서로에게 아쉬운 마음을 남기지 않는게 최선의 방법이니까.
분주한 여자는 왜 뮤직비디오 촬영장.
선명한 색들로 가득한 세트장 위에 빅스 멤버들과 옥상달빛의 두 멤버가 서서 촬영을 준비하고 있어.
촬영은 시작되고 옥상달빛의 세진씨가 둥글게 구긴 종이를 던졌어.
종이는 보기 좋게 날아가 학연이의 뒷통수에 맞았고
학연이는 바로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는 택운이를 바라봤어. 너야?
택운이는 손을 내저으면서 고개를 흔들었어, 나 아니야.
학연이가 다시 앞을 바라보는데 택운이는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
이거 되게 낯익은데... 하이드 촬영 때도 있었던 일 같은데... 왜지.. 데자뷰인가....
언제나 고마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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