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EMart 로고송
w.녹차하임
01. 가는 날이 장날.
안녕? 나 어제 이사 오느라 온몸이 다 쑤셔...
그래도 내가 어제 기가 막힌 마트 갔다 온 썰을 쓰려고 이렇게 왔어.
진짜 피곤에 찌든 상태에서 장보려고 갔는데 거기서 신세계를 맞이함.
나 이제 매일매일 장 보러 갈 것 같아서 큰일이야...
일단 내가 이사 온 동네는 부자동네로 손꼽히는 동네야.
나 부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놉... 난 그냥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그런 사람임.
진짜 쓸 거 안쓰고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사고 싶은 거 꾹 참아내고서 모인 돈으로 겨우겨우 옥탑방 하나 구했어;;
그런데 이사를 하면서 그동안 하던 아르바이트도 다 그만두게 되어서 나 완전 가난뱅이 됨...
이제 일자리 구해야 하는데 쉽게 구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게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낮에 이사를 마치고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집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장을 보긴 봐야 하는데 난 지리를 모르니까 무작정 택시타고 가장 가까운 마트로 가주세요 했어.
근데 나 진심 얼굴 분화구 다 터질뻔... ^^
택시 타고 약 2분 후에 멈추더니 아저씨가 내리라잖아...
승차거부인가 싶어서 막 화내는데 돈까지 내라는 거!!!
나 완전 열 받아서 있는 데로 신경질 내면서 돈 거의 던지듯이 건네주고 내렸는데.......
마트가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곳에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한테 미안해져서 성난 듯 거칠게 떠나는 택시를 보고 고개를 숙였지...ㅋㅋ
내려서 마트를 딱 마주했는데 건물이 높지는 않더라?
그냥 어디서나 보듯이 평범한 크기로 보였어.
사실 겉이 좀 화려하다 싶은 느낌이 있었는데 난 당당해지기로 했지.
나도 이제 이동네 사람이다 이거야~ ㅋㅋㅋ
근데도 뭔가 위화감이 들긴 했음...
아마도 다른 마트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
이상하지? 다른 곳의 마트들은 주말이면 사람들로 항상 바글바글하잖아!!
근데 여기는 주말.. 아, 나 이사한 날이 토요일이었음.
여기는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어쩌다 한번 빠져나오고 들어가고 그런 거야.
나도 마트 알바 좀 해봐서 아는데 여긴 진짜 이상했음...
그래도 난 당당하게 걸어서 문을 통과했지.
근데 웬걸? 밖에보다 안이 더 사람이 없었어...... ㅋㅋㅋ
망했나 싶을 정도로 말이지..
일단은 왔으니 장은 보고 가자 생각하고 카트 하나 빼들고 입구로 걸어갔어.
그런데... 오... 마이 갓.
입구에서 꾸벅 인사하는 직원의 얼굴을 보고 그대로 할 말을 잃음.
뒤태만 봤을 때는 길쭉한 게 서있어서 훤칠하다고는 생각했었는데 앞에서 보니까 이건 무슨 연예인이야!!!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어깨는 딱 벌어졌고 얼굴은 약간 무서워 보이긴 하는데 쌍꺼풀도 짙어가지고 이목구비가 완전히 조각이었음.
피부가 까무잡잡하긴 했는데 그게 또 눈길이 가는 요소이더라...
까매서 섹시하다는 느낌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는 처음 받아봄...
진짜 입구 통과할 때까지 눈을 못 떼고 그 사람 쳐다보는데 그 사람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보면서 씩 웃는데!!!!!!!
마치 개선장군이 된 듯한 기분에 절로 어깨가 펴짐 ㅋㅋㅋㅋㅋ
와... 대박이다 대박.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마트 안으로 들어선 나는 본격적으로 장을 보기 위해 카트 손잡이를 움켜진 손을 불끈 쥐었어.
이런 마트는 제일 밑에 층부터 싹 쓸어줘야 한다는 말씀~^^
그래서 나는 일단 층별 안내도를 찾아서 두리번 거렸지.
입구 앞에서 들어가다 말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니까 아까 그 잘생긴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했나 봐.
내 시야에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들어왔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순간 머리를 엄청 굴렸지.
그리고 결국 그가 다가와 나를 부를 때까지 고개만 열심히 두리번거렸어... ㅋㅋㅋ
드디어 그 사람이 내 어깨를 툭툭 치고서 입을 열었음.
"도와드릴까요?"
나이스.. 얼굴처럼 목소리도 그야말로 나이스였음...
부드러운 목소리에 입이 절로 벌어져서 침이 줄줄 흐를 뻔했어 ㅋㅋ
그런데 내심 나 여기 처음 왔어요... 라고 티 내고 싶지 않은 거야.
그래서 내 특기인 도도한 척하기 스킬을 시전했지.
"아니요. 괜찮아요."
내 단호한 대답에 그 사람 얼굴이 조금 당황했는지 굳어지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꾸벅하더니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더라.
너무 딱 잘랐나... 생각했지만 그 얼굴까지 귀여워 보여서 진짜 핸드폰 들고 달려갈 뻔 ㅋㅋㅋ
그래도 그 사람의 호의에 직원 서비스는 괜찮다고 생각함.
괜히 기분이 좋아진 나는 다시 안내도를 찾았는데 이번엔 한 번에 발견할 수 있었어.
그 사람이 말 걸어주니까 운까지 따라주었나 봐 ㅋㅋ
신이 나서 안내도 앞으로 달려가서 슥 훑어보니 이 건물은 총 4개의 층으로 되어있었어.
지하 1층과 지상 1,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살펴보니 두 시간 안에 충분히 돌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었지.
나는 우선 2층부터 차례대로 둘러보기로 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카트를 밀어 넣었어.
사실 2층에는 당장 필요한 건 없었지만 나중을 대비해서 익혀놓을 겸 오늘 아예 다 돌아보기로 결심한 거야.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음악을 따라 부르며 2층에 도착해서 일단 가전제품이 있는 쪽으로 갔어.
이건 예전부터 버릇이었던 건데 이상하게 마트에 오면 그쪽부터 가게 되더라??
괜히 앉아서 텔레비전도 보고 냉장고 문도 한번 열어보고 ㅋㅋㅋ
이날도 쫙 걸려있는 벽걸이 TV 앞에 서서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구경하고 있는데 담당자가 걸어와 말을 걸었어.
괜히 민망함에 입을 재빨리 닫고 새침하게 고개를 돌려 그 직원을 바라봤는데.......
엄마야... 나 횡재했어 ㅠㅠㅠㅠ
내가 세상에 태어나 본 가장 잘생긴 두 명을 모두 같은 날 같은 장소인 바로 여기서 보게 되는구나...
진짜 아까 그 사람 못지않게 큰 키에 누가 봐도 잘생겼다고 인정할 외모에 나 그대로 넋이 나감.
내가 TV 보러 온 줄 알았나 봐.
내 옆에 달라붙어서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진짜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그게 내 귀로 들어올 리 없지...
나 진짜 헤벌쭉하면서 그 사람 얼굴만 바라봄.
그랬더니 그 사람이 듣고 있어요? 묻는데 기계적으로 네... 하고 대답했음...
내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안 그래도 웃고 있었는데 진짜 환하게 웃어 보이는데 내 다리가 찢어질 뻔.
그대로 다리 힘 풀려서 다리 찢기 할 뻔했다니까!!!
"어떤 쪽을 선호하세요?"
"너요..."
"네?"
"아!! 아, 아니요! 저... 나중에 올게요!!"
진짜 정신이 나갔었나 봐.
그 사람의 물음에 나도 모르게 대답이 나와버렸어.
당황하는 그 사람 내버려 두고 나 그대로 달려서 가전제품 쪽 달려나옴... ㅠㅠ
진짜 죽을힘을 다해 달려나와서 숨 엄청 찼다...
헉헉거리면서도 지리를 외우겠다는 의지로 내 눈은 물건들에게 고정시켜놓고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아기자기한 장난감들이 내 눈길을 사로잡음.
아기자기한 것부터 남자애들이 좋아할 만한 로봇과 자동차까지 다양하게 널려있었어.
난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 그쪽으로 다가가보았지.
거기엔 다른 마트들과 같이 어린아이들로 가득하더라.
역시 아이들에겐 여기가 천국인가 봐 ㅋㅋㅋ
흐뭇한 미소로 장난감을 고르는 아이들이랑 게임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한테 밀려서 넘어졌어.
내가 놀라서 아이쿠! 하고 소리 냈더니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다 쳐다봄... ㅋㅋ
민망했지만 아이에게 가서 일으켜주려고 했는데
이미 벌써 누가 가서 아이를 일으켜줌.
옷을 보니까 아무래도 여기 직원 같은 느낌이었어.
무릎을 꿇고 아이와 눈을 마주치면서 아이를 달래주는데 아쉽게도 뒷모습이었지.
무슨 말을 해주었는지 금세 아이가 밝아져서 뛰어노는데 내가 다 흐뭇했음.
아까도 생각했는데 여기 직원들은 교육이 참 잘 되어있는 것 같아.
내가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 걸 눈치챘는지 그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날 바라보는거야.
실실 쪼개다가 놀라서 급 정색해버림;;;
그런데도 그 사람은 눈웃음을 살살 치면서 날 바라보고 있는 거야.
아까 두 사람보다는 키도 작고 인물이 눈에 띄게 훤칠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눈웃음은 내 마음을 녹이는데 아무런 문제없었음. ^^
나도 따라 웃어 보이긴 했는데 잔뜩 긴장한 근육이라 제대로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에 대답하듯 그 사람이 풋 웃음을 터뜨렸는데... 어땠는지는 모르니까 그냥 그대로 표정을 유지할 수밖에...
그래도 무표정보다는 낫지 않았을까??ㅋㅋㅋㅋㅋㅋ
그 사람이 살짝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가는데 왜 이렇게 아쉽던지...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으니까 나도 다시 걸음을 옮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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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할말 많은데 일단 여기까지만 쓰도록 할까
이사 후유증이 이제야 오나봐 ..ㅋㅋㅋㅋㅋ
온몸이 쑤셔죽겠어 ㅠㅠㅠㅠㅠㅠㅠ
글 써지는데로 가져올테니까 기다려줘!!
그럼 나는 이만~ 빠이짜이찌엔~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