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온유]시나브로
01
"나 너 좋아해."
ㅇㅇ은 고1때부터 진기를 좋아한다며 전교에 소문이 자자했어. 말도 한마디 못해보고 몰래 선물만 챙겨줬지.
고2가 되서 기쁜마음에 드디어 같은반이 된 진기를 불러내 처음으로 한 말이야. 원래 이런말을 하려던게 아니였는데, ㅇㅇ이는 당황했어.
게다가 진기의 표정은 정말 짜증남도, 놀람도 아닌 무관심.이였거든.
"알아"
"어?"
"안다고"
아, 아무리 이런거에 관심없는 이진기라지만, 얼마나 소문이 많이 퍼졌으면 알고있을까. 급 창피해지는 기분에 ㅇㅇ이가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혀.
당차게 진기를 불러낸거까지는 참 좋았는데 말이야. 민망해진 상황에 ㅇㅇ이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이어가.
"아..그럼 혹시 작년동안 내가 준 선물..다 가지고 있어?"
"아니"
"아..그렇구나..버린..거지?"
"..넌 할짓이 그렇게 없냐?"
한심하다는 듯한 진기의 말투에 놀란 ㅇㅇ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올려다봐. 여전히 진기의 얼굴엔 표정이 없어.
ㅇㅇ이가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답답해진 진기가 조금 짜증난 듯한 표정을 지어. 그런 진기를 보던 ㅇㅇ이 시무룩해져. 1년만에 겨우 처음한 대화가 이렇다니.
"시간아깝게 이런짓 하지마"
"...."
"나 좋아하지도 말고"
ㅇㅇ이한테는 정말 큰 상처가 되는 말을 덤덤히 내뱉고서 미련없이 휙 가버리는 진기야. 이럴거라고 대충은 짐작해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안지나다니는 곳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 ㅇㅇ이야. 하지만 교실로 돌아가면서 씁쓸해지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었지.
짝사랑하면서 제일 힘들었던게, 사실 진기는 ㅇㅇ이랑 집이 정말 가까워. 걸어서 1분이야. 거의 옆집이라고 해도 될 판인데, 진기가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서 항상 뒤에서 뒤따라가듯이 등교했지. 말한번 붙여보지 못한게 바보같아서 한숨도 푹푹 쉬고.
그런데 오늘은 작년의 그 많은 날과 다르잖아? 고백을 해버렸다고. 정작 진기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ㅇㅇ이는 혼자서 밀려오는 창피함과 사투를 벌여야했어. 학교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진기의 뒷모습에 절망한 ㅇㅇ이야. 왜 하필이면 종례시간도 비슷하게 끝난건지 원망하면서.
진기와 ㅇㅇ이의 집 주변에는 같은학교가 둘 밖에 없어. 버스도 둘만 타고. 오늘따라 버스에 사람이 많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한 ㅇㅇ이야. 진기와는 멀찍이 서서 도착할때까지 기다렸지. 사람이 많으면 뭐해, 진기랑 같은 정류장에서 내리는데. 애써 모른척하고 내리는 문 앞에, 진기의 옆에 섰어. 정차하려고 버스가 속도를 줄이자, 멍때리던 ㅇㅇ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어. 진기가 거의 반사적으로 ㅇㅇ의 팔을 탁, 잡아줬어. 휘청거린 사람이 ㅇㅇ이란걸 몰랐던건지, 약간은 놀란 표정을 짓다, 금세 또 너냐, 하는 표정이 돼.
ㅇㅇ의 팔목을 놓고, 얕은 한숨을 쉬는 진기야. ㅇㅇ이는 그렇게 내가 싫나 하는 생각에 괜히 울적해져.
버스에서 내리고, 집에 들어갈때까지 같은 방향이어서, 진기의 뒷모습을 계속 보며 걸어가는 ㅇㅇ이야. 걸으면서도 한참을 생각하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건지 진기의 앞으로 다다다- 달려가. 갑자기 끼어든 ㅇㅇ때문에 멈칫한 진기가 살짝 인상까지 쓰고 쳐다봐.
"또 왜"
"..아까 내가한말 잊어먹어!!"
"..무슨말"
"어?..내,내가 너 좋아한다고 한거!"
전혀 표정변화가 없는 진기에 ㅇㅇ의 표정이 점점 불안함으로 물들어가. 이미 자기가 무슨말을 한지도 까먹은 얼굴이야. 앞을 막아서느라 활짝 펼쳤던 팔도 거두고, 고개도 푹 숙여. 가만히 ㅇㅇ을 내려다보던 진기가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 몇걸음 가다가 멈춰서더니, ㅇㅇ을 불러.
"야."
"어?"
"공부나해. 할거없으면"
던지듯이 툭 내뱉곤 또 미련없이 뒷모습을 보이는 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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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사진....구해야겠어요...
아,아무튼 재..미없..죠,,,,?
네...밤에놀래켜드려서죄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