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뽀로로
라인
감사합니당><
04
진기의 귀가 빨개진 다음부터, 둘은 예전보다 나아진 관계가 되고있었어. 아침부터 생글거리며 떠드는 ㅇㅇ의 말에 진기가 가끔, 짧게 대답도 해주고. 가끔 지나가다 마주치는 그때 일학년 여자애때문에 신경쓰이긴 했지만 진기와 친해진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요즘 기분이 붕붕 떠있는 ㅇㅇ이야.
"진기야"
"어"
"여자친구 사겨본적 있어?"
갑작스러운 ㅇㅇ의 물음에 아무말도 없는 진기야. 묵묵히 앞만 보고 걷길래 대답하기 싫은 줄 알고서 ㅇㅇ이도 조용히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을때, 진기가 입을 열어.
"없어"
"어??진짜??"
꽤 놀라는 ㅇㅇ을 힐끔 본 진기가 고개를 끄덕. 조금 민망한지 교복바지에 주머니를 넣고 입고있던 져지의 목부분에 얼굴을 묻어. 그런 진기가 귀여운듯 푸스스 웃던 ㅇㅇ이 장난기가 발동해.
"그럼 첫사랑은 있어?"
"..."
왜자꾸 물어보냐는듯 정색을 하고 ㅇㅇ을 내려다보는 진기지만, 오늘따라 그런 진기가 귀여워보이는 ㅇㅇ이야. 이번에도 없다고 눈을 내리까는 진기에 빵터진 ㅇㅇ이 유쾌하게 웃어. 점점더 표정이 안좋아지던 진기가 결국 인상을 쓰고 ㅇㅇ을 한번 쳐다봐. 꺄르르 웃다 정색한 진기와 눈이 마주치자 입을 꾹 다물어. 그렇게 조금 걷자, ㅇㅇ의 집앞에 도착했어. ㅇㅇ이 인사를 건네면 고개를 끄덕여주기라도 했던 진기인데, 오늘은 화난건지 기분이 상한건지 슥 지나쳐버려. ㅇㅇ도 기가죽어서 집으로 들어와. 미쳤어미쳤어. 속으로 생각을 하며 자책하는 ㅇㅇ이야. 일년동안이나 짝사랑한 남잔데 이렇게 기분을 나쁘게 만들다니. 이대로 사이가 더 멀어지는거 아닌가 싶어, 진기의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하나 한참을 생각하다 잠이들어.
*
"짠!"
"......"
다음날 아침, 진기의 집앞에서 기다렸던 ㅇㅇ이 진기가 나오자마자 눈앞으로 바나나우유를 내밀어. 항아리모양 우유, 다들 알지? 얼굴에 드리밀어진 바나나우유에 뭐야, 하고 인상을 쓰는 진기야. 시무룩해진 ㅇㅇ이 미안해..어제 내가 심했지. 하고 사과를 건네. 한숨을 옅게 쉰 진기가 앞서서 걸어. ㅇㅇ이 뒤쫓아가며 바나나우유를 내밀어. 다시 멈춘 진기가 뭐냐는듯 쳐다봐.
"사과할땐 바나나우유지!"
"......."
대충 받아들곤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진기야. 아직도 화났나 싶어 쪼르르 달려가 진기의 얼굴을 빼꼼 올려다봐. 다행히 아까보다는 나아진 표정이야. 안도한 ㅇㅇ이 진기가 바나나우유를 까려던걸 막고서 빨대를 까서 건네.
"이건 빨대로 마셔야 제맛이지!"
"..제맛은 무슨"
말은 저렇게 하면서도 빨대를 받아들어 잘만 쪽쪽 빨아먹는 진기야. 그런 진기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던 ㅇㅇ이, 앞에 차가오는줄도 모르고 길을 건너려해. 진기가 인상을 팍 쓰며 ㅇㅇ의 팔을 확 낚아채 당겨. 놀란 ㅇㅇ이 진기를 올려다봐. 여전히 빨대는 물고 있으면서 잔뜩 화난 표정으로 ㅇㅇ을 내려다보는 진기야. 그 눈빛이 괜히 설레서, 눈도 제대로 못마주치는 ㅇㅇ이야.
"누명씌우려고 작정했냐? 나때문에 사고났다고"
"..아..니"
"앞좀 보고 걷지? 부담스러워"
ㅇㅇ의 팔을 다시 휙 놓고선 횡단보도를 건너는 진기를 잠시 얼굴을 붉히다 부리나케 따라가는 ㅇㅇ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