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온유] 시나브로02 "...." "안녕!" ㅇㅇ은 이른아침부터 진기네 집 앞에서 진기를 기다렸어. 어젯밤에 좀더 뻔뻔해지기로 결심을 한 모양이야. 여전히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는 진기지만 ㅇㅇ은 생글생글 웃음지어. 한숨을 내쉰 진기가 학교로 걸음을 옮겨. 바로 옆으로 ㅇㅇ이도 달라붙어. "나 이제 너랑 같이 학교가도 돼?" "안돼" "왜? 주변에 우리 둘밖에 안사는데 같이가면 좋잖아,응?" "싫다고" 말을 건네느라 조금 가깝게 붙은 ㅇㅇ을 인상을 쓰고 쳐다본 진기가 단호하게 내뱉어. 조금 상처받은 ㅇㅇ이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대화를 걸어. "그래 알겠어.. 그럼 오늘만 같이가자!" "...." "같은반 진짜 되고싶었는데, 소원성취했다" 대화라고 해봤자 진기는 묵묵부답에 ㅇㅇ 혼자 떠드는 거였지만, 같이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설레이는 ㅇㅇ이야. 삼십분이 왜이렇게 짧게 느껴진건지, 벌써 교실이야. 그래도 ㅇㅇ은 같은반인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하루종일 같이있는거잖아? "뭐야, 학교 같이왔어?" "집 가깝다고 했잖아-" "오..적극적으로 나가시겠다?" "그래야 뭔가 진전이.." 이제 다 컸다며 등짝을 시원하게 후려치는 태연이야. 아프다면서도 ㅇㅇ이의 얼굴엔 홍조가 떠나질 않아. 그러다가도 등교하자마자 귀찮다는듯 금방 책상에 엎드려버린 진기의 뒷모습을 보고 시무룩해져. * 진기는 운동도 참 잘해. 오늘 체육이 들어서 체육복도 재빨리 갈아입은 ㅇㅇ이 통통 튀어. 태연이 가만히좀 있으라며 퍽하고 때려. 입이 댓발 나온 ㅇㅇ이 태연을 기다렸다 같이 강당으로 향해. "야! 짝피구할거니까 오는순서대로 남자여자 줄서" 태연 바로뒤에 선 ㅇㅇ은 옆을 돌아보다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어. 짝꿍이 진기가 된거야! ㅇㅇ은 평소엔 정말 싫었던 체육쌤이 갑자기 남신으로 보였어. "아..안녕" "...." 진기는 인사를 여전히 무시하곤 잡으라는듯 살짝 뒤를 돌아. ㅇㅇ은 진기의 트레이닝복 끝자락만 살포시 잡아. 힐끗 본 진기가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해. 진기는 승부욕이 강해서 무슨 종목이든 1등하려고 엄청 열심히 해. 진기가 잘 막아준 덕분에 공을 한번도 안맞은 ㅇㅇ인데, 몇명 남지 않자 강도가 점점 세지기 시작해. 진기가 옷 끝자락만 꼭 잡고 도망다니는 ㅇㅇ이 답답했던건지 두손으로 진기를 잡게해. 전혀 사심이 없던 진기의 행동이겠지만 ㅇㅇ은 미친듯이 두근거렸어. 결국 끝날때까지 공을 하나도 맞지않은 진기와 ㅇㅇ이 일등을 했어. 진기는 이겼다는 생각에 기뻤겠지만 ㅇㅇ은 아직도 진기의 손으로 잡혔던 팔목의 느낌에 멍해. "야, 이진기 무슨 호위무사인줄 알았다" "..태연아.." "좀 멋있었어." "좀이아니라..엄청...세상에서제일로멋있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ㅇㅇ을 태연이 질질 끌어 교실로 데려갔다는 후문.. "ㅇㅇ아 저거 뭐냐?" 종례가 끝나고. 창밖을 보던 태연이 ㅇㅇ을 불러. 태연이 바라보던 곳에는 일학년 여자애와 그앞에 서있는 진기의 모습. 집에 일이있다며 조금 더 빨리 교실을 나선 진기가 일학년짜리와 얘기를 하고 있다니. 순간 짜증이 난 ㅇㅇ이 벌떡 일어나 태연에게 먼저 간다며 손을 흔들어. 진기에게 가까이 걸어갈수록 둘의 대화소리가 들려. 진기 목소리는 안들리는게, 이여자애도 혼자 떠드는건가봐. ㅇㅇ은 진기에게 다가가서 무작정 말해. "이진기! 가자,집" "..넌 뭐야" "오늘 집 같이가기로 했잖아- 집도 가까운데" "..." 내가 진기의 옆으로 서서 일학년 여자애를 조금 흘기며 바라보자 둘을 번갈아보던 진기가 내말에 동의하는듯 일학년 여자애에게서 등을 돌려. 뭔가 어제보다 더 짜증난 표정이야. 버스를 타고 내릴때까지 아무말도 나누지 않았어. 뭐, 자리부터가 멀었으니까. 같은 정류장에서 내린 둘이, 여전히 정적을 유지하다 ㅇㅇ이 먼저 말을 걸어. "아까 그래도.. 그 여자애 앞에서 욕은 안하더라" "..." "싫은티도 안내고.. 그래도 걔보단 내가 나은건가" 오늘도 역시 묵묵부답인 진기. 어제와 다른점이 있다면 조금 표정이 변했다는거. 옆에서 조잘대는 ㅇㅇ이 때문인지, 아까 치근덕대던 일학년 때문인지 조금 짜증난 표정이야. "다왔다. 조심히 가" 원체 데려다줄 생각도 없었다는듯 인사를 무시하곤 그냥 휙 지나치는 진기에 힘빠진 한숨을 쉬는 ㅇㅇ이야. 뭘바라냐-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들리는 진기의 목소리에 휙 뒤를 돌아. "야" "어??" "그나마 니가 낫다" "..." 할말만 끝내곤 뒤돌아 가버리는 진기를 한참동안 멍하게 바라보던 ㅇㅇ의 볼이 금세 붉게 물들었어. -------- 여주 오늘 잠 못자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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