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앙-, 아기 울음소리에 피곤한 몸도 잊고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아기를 안아들었어
종대야, 니니야, 엄마 여기있네. 쉬이-, 아빠 깨시겠다.
어쩐지 오늘따라 편하게 잠드나 싶더니. 꼬옥 안아주면서 소곤소곤 달래주는데도 그저 집이 떠나가라 칭얼거리기만 하더라
큰 소리에 옆에서 곤히 잠들어있던 남편도 뒤척거리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조심조심 토닥이면서 거실로 나왔어
누굴 닮아 이리도 예민한지. 잠 잘 때마다 전쟁을 한 번씩 치르는 기분인게, 어휴.
달빛만 들어오는 거실에서 혼자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얼마나 달랬는지. 눈꼬리에는 아직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나한테 편하게 기대더라
벌써 꽤 힘이 생긴 손아귀로 내 목덜미 꼬옥 쥐는데, 내가 눈 마주쳐주니까 뭐가 좋은지 방긋.
언제 또 잠드려나. 볼 두어번 톡톡 치곤 다시 재우려고 왔다, 갔다 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눈은 뜨지도 못하고 터벅터벅 나오는거야
가서 자요.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눈 몇번 손으로 비비곤 갑자기 내 품에서 아기 안아드는데, 놀래서 내가 재우겠다고 하니까 됐다고 하더라
"...너 때문에 엄마 잠도 못자고, 아빠도 못자고"
"...들어가서 자요, 피곤하잖아"
"아들, 뭐가 그렇게 서러웠어"
아빠랑 같이 자자-. 나는 슬쩍 방 쪽으로 밀어주더니 창가로 가서 조심조심 애정 가득한 손길로 종대 눈가 닦아주더니 익숙하게 토닥이더라
처음에는 아기 제대로 안지도 못했는데. 살살 안으면 떨어질것 같고, 꽉 안으면 터질것 같다고 얼마나 호들갑을 떨던지.
종대도 편한지 기대서 새근새근 작게 숨 쉬는데, 그 모습이 예뻐서 멍하게 보고 있으니까 작은 목소리로 금방 들어갈테니까 먼저 자라고 하는거야
억지로, 억지로 방에 들어와서 잠을 청했는데,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푹 잠들었어
일어나서 두 남자 다 잘 자고 있나, 확인해보려 고개를 돌리는데 둘 다 내 시야에 안보이는거야
벌써 깼나. 집 안은 조용한데. 이상하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방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모습에 작게 웃음지었어
쇼파에서 둘 다 세상 평온하게 자고 있는데, 둘 다 서로 꼭 안은게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조용히 가서 남편 살짝 흔들어 깨우니까 슬며시 눈 뜨더니 종대 한 번 보고, 나 한 번 보고. 멀뚱멀뚱 보다 잠긴 목소리로 왜 여기있어,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몰라. 하고 웃으니까 종대 머리 한번 쓰다듬더니 안 깨게 조심히 일어나서 안아들고 비몽사몽. 머리는 까치집에 눈은 퉁퉁 부어서는 비틀비틀 방으로 들어가더라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면서 아침 준비하고 있는데 한동안 조용하더니 얼마 못가서 종대 안아들고 내 근처로 오는거야
"우으,.."
"..뽀뽀"
오자마자 둘 다 나한테 어리광 부리는데, 누가 앤지.
종대는 안아달라고 팔 뻗으면서 옹알옹알거리고 남편은 깨자마자 뽀뽀해달라고 징징거리고.
종대만 니니야, 잘 잤어요? 하고 살짝 안아드니까 옆에서 입 삐죽거리는데, 못 살아. 진짜.
못 이기는 척, 가볍게 입 맞춰주니까 금새 좋다고 바보같이 웃는데, 갑자기 내 품에서 종대 안아들고 여기있으면 아야해. 하면서 방으로 다시 들어가더라
금방 아침상차리고 방 문 여는데, 종대 눕혀놓고 만지작 만지작. 둘 다 침대 위에서 꼬물대고 있었어
"우리 아들 쑥쑥 잘 크네"
"우,..으으-"
"아빠, 해 봐. 아빠."
이제 옹알이하는 아기한테 아빠 해보라고 하는데, 그저 옹알옹알거리기만 하는 목소리 가만히 듣고 있다 푸스스 웃더라
내가 곁에 가서 종대 안고 우유먹이니까 몇번이나 봤으면서도 되게 신기한 눈빛으로 보다가 자기야, 나도 할래. 하는데 무슨 자기가 더 아기같아.
내가 단호하게 자기는 가서 밥 먹으세요. 하는데도 옆에서 고집부리길래 어어, 종대 아빠 다 보고 있는데? 하니까 머리 긁적이면서 겨우 일어나더라
나도 밥 먹고, 집 청소도 하는데 그 동안 남편은 종대 안아들고 집안 구석구석 왔다 갔다, 종대가 손 뻗는 곳마다 발걸음 옮겨주고 있었어
한참을 이리저리 다니다, 거실에 눕혀놓고 놀아주는데 아빠 손가락 꼭 쥐고서 흔들흔들거리다가 입으로 갖고가서 앙 물어도 보고.
요즘 손에 잡히는것이라면 뭐든지 좋아라해서, 손가락 갖고도 한참을 갖고 놀더라
청소 다 해두고 빨래 정리하는데 갑자기 자기야! 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놀래서 거실로 나가는데, 엎드려서 바닥 손바닥으로 팡팡 치면서 우으, 아, 하고 옹알이하는 종대랑 흐뭇하게 보고 있는 남편 모습이 보이더라
"왜, 왜. 무슨 일 있어요?"
"...니니 혼자 뒤집었어"
"진짜?"
"...우리 아들 천재 같아"
아이, 또 무슨 천재야.
아니야, 진짜 똑똑하다니까.
이 시기되면 아기들 뒤집기하고 그래요.
늘 혼자 낑낑대면서 시도는 했었는데 늘 내 도움으로 뒤집더니, 드디어 혼자 뒤집어서 팔이고 다리고 쭉쭉 뻗고있는게 귀엽더라
빠른편이긴해서 대견하게 보고 있는데, 옆에서 남편은 작게 천재라고 하는거야
그 말에 대꾸하니까 종대만 보면서 똑똑하다고 하는데, 어휴. 저 팔불출.
이 시기면 뒤집기 하는 아기들 있다는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종대랑 눈 마주치면서 잘 한다, 내 새끼. 오구오구. 하고 있더라
빨래도 잊고 셋이서 거실에서 알콩달콩 하고 있다, 시계 보고서야 정신차리고 남편 욕실로 들이밀었어
"우, 아우-"
"응, 종대 기분 좋아요? 오늘 종대랑 같이 엄마랑 아빠 친구 결혼식 갈 거야"
"으우, 으-"
"니니 기분 좋다, 그치"
종대도 옷 갈아입혀주니까 바깥바람 쐴걸 아는지 다리 쭉쭉 차면서 방긋방긋 웃더라
수정이 결혼식에 셋이서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아무렴 어때, 예쁘게 결혼식하면 그만이지.
나도 기분좋아져서 눈 마주치고 웃어주니까 손 뻗어서 내 볼 만지더니 더 방긋방긋 웃었어
손에 장난감도 쥐어주고 놀아주니까 꼬까옷입고 꼬물꼬물대는데, 예뻐서 뽀뽀해주니까 더 예쁘게 꺄르르 웃더라
그러는동안 남편은 방에서 수트로 갈아입고 나오는데, 종대는 잠시 맡겨두고 얼른 준비했어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옷도 예쁘게 입는데 괜히 기분이 묘하더라. 빨리 해야하는데, 어색함때문에 화장도 몇번이나 고쳤는지몰라
"자기야, 나 괜찮아요?"
"종대야, 엄마 봐봐. 더 예뻐졌다, 그치"
"...종대야, 엄마 예뻐?"
정말 오랜만에 꾸민거라 방에서 나와서 남편한테 묻는데, 남편은 그저 웃더니 종대보고 엄마 더 예뻐졌네. 하는데 종대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더라
어색해서 그런가. 순간 당황해서 종대 근처로 가는데, 한참을 멀뚱멀뚱 내 얼굴 보더니 손 뻗으면서 안기려고 하는거야
조금 낯설어서 그랬나. 종대가 잘 웃고, 되게 밝은편인데 유난히 낯을 가려서.
한 번은 맨날 집에서 아기만 봐야하는 답답함에 아기 데리고 홍빈이한테 갔는데, 홍빈이가 살짝 안으려고 하니까 얼마나 빽빽 울었는지.
홍빈이도 당황하고. 낯선사람을 잘 보여준적 없었던터라 잘 몰랐던 나도 당황하고. 오히려 달래느라 혼만 쏙 뺐었어
집에 와서 남편한테 얘기해주니까 오히려 우리 아들은 아빠만 좋아하네. 하고 좋아하긴 했다만.
차 타고 결혼식장으로 향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많이 들었어
낯선 사람 많은 곳에서 잘 있을 수 있으려나.
그렇다고 친정이나 시댁에 맡길 상황은 둘 다 안되서, 데리고 가야하긴 하지만. 종대는 내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유리창 손으로 꾹꾹 만지면서 좋아라, 하더라
"기지배, 결혼 축하한다"
"...야, 나 배 나온거 티 나?"
"...하나도 티 안나, 하나도"
"..진짜? 야, 빈말하지말고. 나 심각하다고"
저 기지배는, 결혼하면서도. 심지어 애까지 뱃속에 있으면서도 철이 안드는 것 같아, 진짜.
다행히 도착할 때 쯤엔 종대가 잠 들어서, 수정이랑 인사하면서도 아무탈없이 내 품에서 새근새근 눈 꼭감고 잠만 자더라
오랜만에 보는 수정이는 이런말 해주기 싫지만 되게 예뻤어. 안 그래도 예쁜데, 결혼한다고 드레스며, 머리며, 화장이며. 더 이상 꾸밀 것도 없게 꾸며놓으니까 예쁘더라
나 보자마자 인사말은 커녕 자기 배 나왔냐는 소리부터하는데, 내가 볼 땐 전혀.
무신경한 내 말에 예민한지 인상쓰면서 한 번 더 묻는데, 손사례치면서 빈말 아니야, 야. 하고 말하니까 진짜지, 어? 진짜지. 하고 몇번을 더 확인했어
그러다말고 갑자기 내 품에 종대로 눈길 옮기더니 니니, 많이 컸네. 하고 웃으면서 나 옆에 앉혀두고 종대 손 만지작거리는데, 내가 하지말라고 하니까 왜. 하고 서운해하더라
"...니니 깨면 안 돼. 낯을 많이 가려서 깨면 무작정 울 것 같은ㄷ,"
"깼는데?"
"어?"
"..우- 으,"
서운해하는 수정이 모습에 급하게 설명하는데, 갑자기 눈 동그래져서 깼는데? 하는거야
놀래서 내 품으로 시선 옮기니까 옹알옹알거리면서 나랑 눈 마주치는데, 절대 다시 잠 안 들 초롱초롱한 눈빛이더라
나 보면서 손 쥐었다 폈다, 몇번하더니 고개돌려서 수정이 멍하게 보다 수정이가 니니야, 이모 알아? 하고 안으려는 자세만 취해도 울먹울먹거리는거야
고개 홱 돌려서 내 품에 꼬옥 안기는데 수정이가 니니야, 종대야, 이모 나쁜사람 아니야. 하는데도 절대 안 돌아보더라
어휴, 우리 아들. 어쩌면 좋아. 괜히 수정이한테 미안해져서 종대 토닥이면서도 미안하다고 하는데 괜찮다면서 그냥 웃었어
신부대기실에서 나와서도 낯선사람만 가득있으니까 계속 품에서 칭얼거리다 식 시작할 때 쯤에는 지쳤는지 잠들더라
"...우리 아들 도도하네"
"...자기 닮았어"
"그런가? 니니도 엄마만 좋아해?"
자리에 앉아서 남편한테 수정이랑 있었던일 이야기 해주니까 웃으면서 도도하다고 하더라
내가 팔 살짝 치면서 자기 닮았어. 하니까 니니도 엄마만 좋아해? 하고 통통한 볼 톡톡 건드렸다 살짝 안아프게 꼬집는데, 종대는 자는 와중에도 인상쓰면서 입 뻥긋거렸어
그거보고 귀엽다고 한번 더 건드리는데, 미간 세게 찌프리면서 입 두어번 뻥긋거리고 아예 고개 돌려버리더라
남편은 혼자 크게 웃으면서 귀여워 죽으려고 하는데, 내가 사람들 눈치보면서 안아프게 허벅지 치니까 아아, 하고 금새 표정 굳히더라
식 시작되고 나서도 집중못하고 계속 종대 손 만지작거리고, 볼 만지작 거리면서 괴롭히더니.
결국엔 내 품에서 뒤척이다가 으앙-, 울음을 터뜨리면서 깨 버렸어
사람들 눈치보면서 얼른 나가려고 하니까 남편이 한 발 더 빨리 종대 가방챙겨서 안아들고 나가더라
너무 순식간에 나가버리길래 멍하게 앉아있는데, 순간 앗차. 싶은거야
종대 배 고플 시간인데. 그것도 잊고.
나도 식장 밖으로 뒷따라 나가보는데 어딜가도 두 사람 다 안보여
구석구석 찾아다니다, 사람 몇 없는 곳에서 봤는데 자기가 알아서 종대한테 우유 먹이고 있더라
"종대야, 아빠도 종대 우유 잘 주는데. 그치?"
종대는 배 고팠는지 제 손으로 우유병 꼭 쥐고 꿀떡꿀떡 열심히 먹고 있고, 남편은 먹느라 정신없는 아기한테 중얼중얼 말 걸고 있고.
금새 우유 다 먹이고 안아들고 토닥거려주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내가 봐도 뭔가 이상한거야
결국엔 종대가 불편한지 한번 더 크게 울음을 터뜨리는데, 얼른 다가가서 안아들고 달랬어
결혼식 보기는 글렀구나. 수정이한테는 미안한 마음 가지면서도 일단 종대가 우선이니까.
몇번 토닥거리니까 언제 그랬냐는듯이 예쁘게 웃는데, 남편이 옆에서 따라 웃고는 갑자기 김종대, 아빠한테 뽀뽀해봐. 하더라
자기 볼 들이밀어주니까 종대가 볼 손으로 만지더니 조그만 입술 꾹 눌러 붙이는데, 알고 하는건지, 뭔지 모를 행동이 되게 행복하게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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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청하셨는데 오타가 있으셔도 일단 그대로 적어 놓을게요. 확인 꼭꼭 해주셔야 해요!
비회원분들은 댓글 보이는대로 추가 해드릴게요!
오랜만이네요! 라는 말을 하기에도 이젠 민망하네요 |
일주일에 2편은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3월이 되고보니 일주일에 한편씩 쓰는 꼴이네요...ㅠㅠㅠㅠㅠㅠ 다들 잊으실까, ...잊으신 분들도 많으시겠죠? 오늘따라 이 글 쓰면서 제 자신이 힐링힐링....아구...아기 상상만 해도 너무 예뻐요ㅠㅠㅠㅠㅠ 사실 아기라면 절로 엄마미소짓는 저에게 아기 관련된 짤은 많은데 어디 끼워넣어야할지...참...ㅎㅎㅎㅎ 다들 일주일 잘 보내셨나요?! 아..맨날 일요일 이 시간에 오면 막 개콘같은 그런 존재가 되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 영원할줄 알았던 주말이 끝나고 벌써 내일이면 월요일이네요 다들 화이팅!화이팅! 이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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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나 표현 지적은 거침없이 박력넘치게 해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