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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32
BGM :: 김지수 - 에라 모르겠다
종대는 무사히 퇴원한 후,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고 방송에 복귀했다.
이전보다 더 많아진 개인 스케쥴, 이제는 EXO의 새 멤버가 아닌. 타오의 자리를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그를 보며 찬열이는 '용 됐다.'고 표현했고, 나는 '때가 왔다.'고 표현했다.
종대가 빛나는 때가 옴과 동시에, 내가 정말로 떠나야 할 때가 왔다.
찬열이와 종대는 따로 송별회를 하기로 하고 고딩들과 준면이. 그리고 비밀로 부른 민석이까지.
싱가폴을 가기 전, 나의 송별회가 준비되었다.
고딩들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감안해 우리는 맛있다고 소문난 치킨, 호프집을 예약해 두었다.
내 송별회이니만큼 내가 내려고 결심했던 것은 맞지만 그간 지켜봐왔던 아이들의 먹성이 사실 조금은 걱정이 된다.
경수야 그리 많이 먹는 편이 아니니 괜찮다고 쳐도, 오세훈이나. 변백현이나. 김루한이나.
이제 곧 데뷔를 한다고 얼굴은 커녕 연락도 안 되는 김종인은 나중에 성공해서 만나기로 했다. 성공해야지 암.
전에 했던 약속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내게 김종인은 비밀이라고 씩 웃고 말았다. 존나, 썰어먹어 진짜.
아마 거기 가서 호텔쪽에서 일하려면.. 이런 옷은 못 입겠지?
옷장 깊숙히에 넣어뒀던 짧은 치마를 꺼내보았다.
워낙 편한 옷을 선호하는 나지만, 뭐 오늘은 이래도 될 것 같은데. 뭐.
하지도 않던 화장을 하고, 입지도 않던 짧은 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 서니 꽤 어색하다.
근데 좀 예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이 나이에 이정도면 어디가서 꿀리지는 않지 않나?
이 말 들으면 또 김루한이 별 지랄지랄을 다 하겠지.
그래도 오늘은, 오늘은 다 용서가 되겠지.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쇼윈도에 있는 마네킹보다 내가 더 예쁜 것 같다. 자꾸 이렇게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자세가 나와서는 안되는데
내가 너무 안 꾸미고 다녀서 그랬나, 정말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던데 그 말이 진짜인가보다.
그래 나도 꾸미면 용이였어. 그것도 푸른 눈의 백룡.
"누나 왔, 어?"
"끊어 말하지 마라."
"누나 화장했어요?"
했다 임마. 나는 부스스한 백현이의 머리를 살짝 눌렀다. 머리 망가진다고 내 손을 쳐내던 백현이는 갑자기 손을 잡아챈다.
매니큐어도 했네? 맞다. 생전 해보지도 않던 네일아트도 해봤다. 물론 작은 봉 하나를 잡고 몇 시간을 낑낑대고 있기는 적성에 맞지 않아
근처 네일아트 샵에 가서 엄마와 나란히 관리를 받았다.
멀쩡하..지만 조금 결함이 있는 살들을 깎아내는 것을 두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백현이는 예쁘다고 호들갑을 떤다. 너는 여자로 태어났어야 해.
자리에 앉지도 못했는데 한참을 호들갑 떠는 백현이를 지켜봐야 했다.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며, 내가 했던 생각을 고대로 하던 백현이는 이제야 눈치챘는지 의자를 꺼내 나를 앉도록 이끈다.
"빨리도 한다."
"누나가 너무 예뻐서~"
"지랄은."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는 뻥튀기 그릇으로 손을 옮겼다.
그나저나 치킨 먹으면 이거 손톱에 바른 이거 지워지나? 뭐 조심하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백현이가 배시시 웃으며 내 입에 작은 뻥튀기 조각을 가져다 댄다.
"내가 먹여줄까요?"
그건 됐고.
변백현, 오세훈, 김루한. 도경수에 김종인까지 왔는데.
김종인은 소속사에 허락맡느라 진땀을 다 뺐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영향력이 큰 사람이었나. 그렇지는 않았을텐데?
그나저나 김준면은 뭘 하고 있는거야. 진짜. 바쁜척이 심하다 했더니 약속시간에 지각까지 하고, 못 써먹겠다.
"늦어서 미안해요. 조별과제 모임이 급하게 잡혀서.."
김준면도 양반은 못 된다. 헐레벌떡 뛰어와 핸드폰 시계를 확인한 김준면이 10분이나 늦었네, 이야기하며 의자를 잡아 뺀다.
당사자인 나는 가만히 있는데 뭣도 아닌 변백현이 나서서 김준면을 나무란다.
얘도 도경수처럼 무한준면교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또 그건 아닌 것도 같구.
"송별회를 왜 이렇게 급하게 해요. 근데."
"너 바쁜척 하는거 꼴보기 싫어서?"
"진짜 바쁘다니까.."
"어련하시겠어."
정말 과제를 하다 왔는지 가방이 빵빵하다. 나도 저맘때 쯤에 혼자서 조별과제 다 하느라고 진땀 뺐는데.
진짜 조별과제를 받는 순간, 집에 우환이 갑자기 끊이지 않는 동기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분노에 끓었는가.
그래그래. 내가 이해하기로 한다.
하루에도 두 마리씩 치킨을 먹어치운다던 김종인은 체중관리 기간에 돌입했다며 가방에서 닭가슴살을 꺼냈다.
마늘 간장? 생소한 메뉴에 도전하려는 우리에게 치킨은 기본이 제일이라며 제가 먹을 것도 아니면서 고나리를 하기도 했고.
그런 김종인에게 툴툴거리면서도 살이 많이 빠져 바짝 들어간 배를 매만지는 김루한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쟤 저렇게 츤츤대는거 고쳐야 여자친구 사귀는데, 에휴. 쯧쯧.
"저기.."
그리고,
"내가 잘못 찾아온거야?"
반가운 얼굴이 하나 찾아왔다.
한때 남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만큼 달큰한 연애를 하게 해 주었던,
김민석이.
루한, 김종인, 경수를 지나쳐 세훈이의 맞은편에 앉기까지.
모두가 서로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숨을 죽이고 그 움직임에 집중했다.
잔뜩 굳은 분위기를 풀어나간 것은 역시나 변백현.
형님 아니시냐며 소주인 것 마냥 물을 따라주는 백현이 덕에 다들 푸흐흐 웃음을 터트린다.
어떻게 왔냐는 내 질문에 민석이는 어깨만 살짝 으쓱했다. 연수원에 있어야 할 애가 왜 여기에?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면서. 그냥 바쁘게 준비하며 살고 있다던 민석이는 맞은편 세훈이와 눈인사를 한다.
생각해보니 둘은 전에도 눈으로 말을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러다가 둘이 정말 눈이 맞으면 어떡하나.
"그러고 보니까 둘이 진짜 오랜만에 보지?"
경수가 제 맞은편에 앉은 나와 옆쪽의 민석이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활짝 웃는다.
잘 됐다면서 박수를 짝짝 치는데 하나도 잘 안됐다 이놈아.
아무래도 정보를 흘릴 사람이 김준면밖에 없다.
찌릿찌릿 눈빛을 보내는데 느껴지지 않는건지, 아니면 애써 모르는 척 하는건지. 준면이는 물만 열심히 들이킨다.
"대학교수요?"
제가 불릴 줄 몰랐는지 켁켁대던 준면이가 묻는다. 응. 대학교수. 나는 도장을 쾅쾅 박는다.
왜냐면, 너는 왜인지 서로 불편해 보이는 사람 모아서 조 짜놓고 조별과제 줄 것 같거든.
그런거 보면 재미있으니까. 나만 아니면 돼.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싫어?"
"이제부터 생각해 보려구요."
뭐라 답을 하려던 참에 치킨이 도착했다.
남고딩들의 식욕이란. 그릇이 테이블에 닿기도 전에 이미 먹을 준비를 마치고 손을 뻗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먹지도 못하고 바라봐야만 하는 락앤락 용기 뚜껑을 열며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불쌍한 것. 나는 인심써서 치킨무가 담겨있는 그릇을 김종인 앞에 둔다.
내가 치킨무 좋아하는데 너 진짜 복받은 줄 알아라.
"누나, 안 가면 안 돼?"
"갑자기 왜 이래 얘가."
변백현이 왼쪽 팔을 꽉 껴안고는 놔주질 않는다.
경수가 누나한테 무슨 짓이냐고 아무리 쳐내도 껌딱지처럼 붙어 떨어지질 않아.
나는 떼어내는 것을 포기하고 치킨 다리를 집어 백현이의 입에 앙, 물려줬다.
또 치킨은 좋다고 냠냠 받아먹는데 꽤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놔라. 좋은 말 할 때."
근데 치킨은 두 손으로 먹어야 한다.
"넵."
변백현은 포기가 빠르다.
-
'그들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 이야기 하는 루한과 김종인,
형님 형님 하는 변백현과 허허 웃으며 잘 받아쳐주는 준면이.
그리고 삼촌 이야기를 하는 나와 경수.
정신을 차려보니 마주앉은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졌더랬다.
그 두 사람이 내 X-남친과, 내게 '출세 계획서'를 써서 제출하기로 한 오세훈이라는 사실이 좀 그렇다는 거지.
둘은 말도 없이 치킨만 열심히 뜯었다.
물론 민석이는 호의적인 태도로 다가갔지만, 그에 철벽으로 응대한 것은 오세훈 쪽이다.
나야 둘의 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할 사람은 아니니까, 둘을 그대로 지켜보기만 했다.
말마따나 오세훈이나 민석이나 지금은 누구도 나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니.
나는 내꺼야 시팔.
"그나저나 우리 누나 송별회인데 건배도 안해?"
"콜라들고 무슨 건배야. 어른들끼리 생맥 먹으면서 해야지."
"우으으, 서운하게! 콜라가 뭐 어때서!"
"맞아! 콜라가 뭐 어때서!"
"서?"
"요!"
그런 분위기를 뚫고, 도경수의 주도로 말도 안 되는 건배가 시작됐다.
내가 이 나이 먹고 콜라들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사람이 분위기를 타는 동물이라 그런가?
맥주를 들고 건배했던 때보다 더 크게 쨍 소리가 울렸던 것 같기도 하고.
앞에 있는 도경수와 한 번 짠.
왼쪽에 앉은 변백현과 한 번 짠.
콜라도 안 된다는 김종인과 물컵을 들고 한번 짠.
손도 닫지 않는 김루한과 억지로 한번 짠.
김준면과 눈빛으로 한번 짠.
그리고 이제는 서로 마주보고 웃을 수 있는 민석이와 한 번 짠.
민석이는 검은 콜라가 든 컵을 들고 눈썹인사를 했다.
내가 저거 좋다면서 눈썹을 문질문질 만졌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손 하나가 다급하게 다가와 컵을 들고 있던 내 팔목을 잡아끈다.
짠, 입으로 내는 소리와 진짜 유리와 유리가 만나 내는 청아한 소리가 울리고.
"그 쪽 말고 내 쪽 봐요."
안절부절 못하는 오세훈도 보이고.
바로 의기양양해져 주머니에서 여러번 접었다 편 흔적이 역력한 종이를 꺼내는 오세훈도 보인다.
사람 일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찻숟갈
- 박목월
손님이 오시면
찻잔 옆에
따라 나오는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손님이 오시면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내 옆에 앉아 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
나는
대답도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했다.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세훈이 캐릭터를 정리하던 당시에 이거다! 하고 제게 유레카를 외치게 만들었던 시 입니다.
사실 공개할 타이밍을 잡질 못해서.. 다른 테마시에 비해 딱히 테마시를 소개할만한 에피소드가 없었는데
오늘 에피소드에 조금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소개해드려요!
자신을 '찻숟갈'이라고 표현하는 귀여운 마음이
여주가 시키는대로 하지만 나 제 호기심과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귀엽고 발칙한 짓을 하는 그런 캐릭터..라고 해야할까요?
몇번을 봐도 이 시는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T_T 끙끙..
+
이제 싱가폴로 떠나는 여주..근데 스페인 아닌데 자꾸 스페인이 나오..더라구요? 근데 싱가폴 입니다.
싱 가 폴 입니당 ㅠ^ㅠ 나이트 사파리 싱가폴에만 이써여ㅠㅠ
내일 시험보는 개구리들 많을 것 같은데
(이제 나 혼자서 개구리들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내가 밀면 메이저가 된다면서요? 내가 개구리 밀건데?)
개구리들 시험 잘 쳐요~♡ 사랑해!♡ 내가 많이 사랑해요!♡
이번 한 주 행복하고 예쁜 일만 가득한 한 주 되세요! 사랑해요 내사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