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찬종] Company people 04
w. 김민석(1,만두)
백현의 일방적인 통보에 경수가 하아, 한숨을 푹푹 내셨다. 백현이 저에게 전화를 걸기 전부터 이미 회사에 들어와 있던 경수는 백현이 팀장실로 오라는 말을 한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팀장실을 찾았다. 들어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던 경수가 이내 후하후하, 짧은 심호흡을 하고선 팀장실 문을 벌컥 열어 재꼈다.
" ...빨리 왔네요. "
의외로 빠르게 도착한 경수에 살짝 당황하던 백현이 이내 자세를 고쳐잡으며 저의 앞자리를 까딱, 고갯짓으로 가리켰다. 당당하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했거늘, 백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장난 없는 포스에 경수가 또다시 몸을 움츠리며 백현의 앞에 슬며시 앉았다. 테이블을 가운데에 둔 채 저를 뚫어지라 쳐다보는 백현에 경수가 어쩔 줄 몰라하며 시선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그런 경수를 가만히 보던 백현이 팔짱을 풀며 한숨을 셨다. 그니까 도경수 씨, 아까 낙하산이라 한 거는... 하...
" 아오... "
경수의 앞이라 답지 않게 긴장한 백현이 자꾸 나오지 않는 말에 답답한 듯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겼다. 그런 백현을 가만히 쳐다보던 경수가 이내 담담하게, 그러나 축 처진 어투로 말했다. 낙하산인 게 마음에 안 드시면, 그냥 집에 갈게요. 경수의 체념한 듯한 음성에 깜짝 놀란 백현이 저도 모르게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아, 아니, 도경수 씨 낙하산 아니라니까요!? 백현의 흥분한 음성에 경수가 살짝 겁을 먹으며 움찔하자 백현이 애써 평정심을 잡으며 말했다. 도경수 씨 낙하산 아니니까, 자꾸 집에 가네 뭐네 하면 입사 첫날부터 풀야근하게 될 줄 아세요, 일대일로.
" ... "
백현의 무지막지한 협박이 통했던 것인지 반쯤 들려있던 경수의 엉덩이가 살포시 의자에 완벽히 안착했다. 그런 경수를 보며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짓던 백현이 지금이 기회라는 듯 경수에게 말을 꺼내려 들었다. 도경수 씨, 입사 기념으로 우리 커피...
" 팀장님, 다 모였는데 일찍 시작하는 게 나을 거 같은데요. "
경수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커피 데이트를 권하던 백현의 음성은 갑작스레 팀장실 문을 열고 사무적으로 말하는 사원 덕분에 무참히 묻혀버렸다. 그런 사원을 쳐다보던 경수가 티, 팀장님, 저 먼저 일어설게요. 라는 말을 남긴 채 팀장실에서 쫑쫑, 빠져나갔다. 부들부들. 테이블에 안착해있던 백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런 백현을 보며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원에게 백현이 말했다. 너 오늘 야근. 백현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사원이 깜짝 놀라며 언성을 높였다. 네!? 아니 갑자기 왜요!? 백현은 저를 쳐다보며 울먹이는 사원의 표정을 무시한 채 성난 발걸음을 뚜벅뚜벅 세미나실로 옮겼다.
*
" 그러니까... 오리엔테이션을.... "
백현은 의자에 앉아 잔뜩 굳은 몸을 정자세로 유지하고 있는 사원들을 보며 푹푹 한숨을 내셨다. 그런 백현을 보며 하하, 웃던 찬열이 백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제대로 안 할lay새꺄? 낮게 속삭이는 찬열에 백현이 답답한 듯 저의 머리를 이리저리 헝클어뜨렸다. 이내 비장한 눈빛으로 저를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사원들에게 말했다.
" 우리 회사는 융통성 그딴 거 없습니다. 알아서 행동 잘 처신하고 다니세요. "
...변백현 미쳤어? 백현의 짧은 한 마디에 찬열이 경악하며 백현에게 조용히 말했다. 찬열은 물론, 백현의 얘기에 경청하던 사원들까지도 지레 겁을 먹고선 수군수군 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사원들을 가만히 쳐다보던 백현이 마이크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 안 낮추십니까! 백현의 포스에 기가 눌린 사원들이 순간 입을 헙 다물며 백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 우리 회사가 첫 회사인 분들은 거의 없을 거 아닙니까. 알 건 다 아는 사람들이 왜 순진무구한 척을 하고 그러십니까, 예? "
" ... "
" 뭐 오티에서 주절주절 설명한다고 듣기라도 합니까? 또, 회사의 장점만 주절주절 나열하면서 괜찮은 회사다~ 라고 말하는 팀장은 그걸 지키기라도 합니까? "
백현의 틀림 하나 없는 정확한 말에 사원들이 고개를 푹, 수그리며 생각했다. 장난 아니구나, 이 회사. 맞는 말만 읊어대며 또박또박 말하는 백현에 찬열이 감탄한 듯 입을 벌리다 이내 시선을 돌려 경수를 바라봤다. 그런데 어쩐지, 경수의 얼굴이 붉어진 게 잔뜩 홍조를 매달고 있었다. 그런 경수를 유심히 지켜보던 찬열이 이내 알겠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었다. 변백현 운 좋네. 저의 옆에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찬열이 혼자 킥킥대자 백현이 찬열을 흘끗, 바라봤다.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사원들에게 말했다. 저 그렇게 딱딱한 사람 아니니까 겁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집에 돌아가서 푹 쉬세요. 그럼, 내일 뵙시다. 말을 마친 백현이 살짝 묵례를 하고선 세미나실에서 빠져나왔다.
" 이야, 변백현 웬일로 한 건 했네? "
저를 추켜세우는 찬열에 백현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의기양양한 백현의 표정에 따라 웃던 찬열이 이내 백현의 어깨에 손을 턱, 걸치고선 말했다. 도경수 이상형이 사무적인 남자인 거 같던데. 찬열의 속삭임에 백현이 번쩍, 하며 게슴츠레 뜨고 있던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의심 섞인 음성, 그러나 조금은 기대에 찬 목소리에 찬열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너 돌직구 날릴 때 표정이 장난 아니더라, 얼굴 빨개져 있는 거 봤냐? 귀엽긴 귀엽단 말야. 찬열의 웃음기 서린 목소리에 백현이 불현듯 정색하며 찬열을 팍, 내쳤다. 탐내지 마, 내 거야 병신아.
" 뭐? 탐내긴 누가 탐내, 나한텐 김종인이 있어. "
" 그러니까 귀엽다는 소리도 하지 말라고. "
백현의 사소한 질투에 찬열이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찬열이 백현을 도와주려는 듯 말을 했다. 점심 먹을까? 김종인이랑 도경수 친하니까, 김종인한테 끌고 나오라 하고. 찬열의 매혹적인 말에 백현이 금세 표정을 풀며 찬열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런 건 대답 안 들어도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거 아냐? 아무도 없을 세미나실을 쳐다보는 백현의 표정이 연신 싱글벙글,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
" 경수야, 좀만 있다가 가. 내가 점심 쏠게. "
멍하니 휴게실에 앉아있는 경수에게 종인이 슬쩍 다가와 말을 건넸다. 넋을 놓고 있던 경수가 갑작스레 등장한 종인에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어, 어? 뭐라고? 딴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저의 말을 못 들은 경수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던 종인이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 점심 쏠 테니까, 가지 말고 좀만 기다리라고. 점심을 쏘겠다는 종인의 말에 경수가 슬몃 웃으며 알겠으니까 얼른 일 봐. 라며 종인을 내보냈다. 이내 다시 혼자남은 경수가 자꾸 떠오르는 아까의 장면에 또다시 얼굴을 붉혔다.
" ...멋있어. "
깜짝. 저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멋있다' 는 말에 경수가 헙,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러나 입을 막는다고 생각이 안 날 리가 있으랴. 경수는 계속해서 떠오르는 아까의 백현의 모습에 몸을 축, 늘어뜨렸다. 아아, 어떡해...
" ...미안해 엄마... "
엄마 아들, 게이인가 봐... 힘없는 경수의 중얼거림이 텅 빈 휴게실에 가득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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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뵐 면목이 없습니다... ㅇ<ㅡ< 털썩..
기다려 주신 분이 있으실진 모르겠네요
항상 봐주시는 독자 여러분, 제 사랑 다 퍼머겅.
이것도 얼른얼른 내용 전개해야 하는데... 으앙.
컴퍼니 피플도 중간중간 갈등 정도는 나올 거라는 건 알고 계시겠죠?
하트 암호닉 하트
종구 떡덕후 파닭 됴색크레파스 주전자 똥 됴란됴란 곰돌이 비타민 김치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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