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Dwarf
Q. 당신은 신이 존재한다고 믿습니까?A. ___, __________.
누군가 칼로 쳐 놓은 듯 매서운 바람이 볼을 베고 단숨에 저 멀리 날아갔다. 나는 빨갛게 언 볼을 연신 검은 목도리로 감쌌다. 그러자 긴 머리카락이 목도리 위로 쏟아졌다. 자꾸 목도리에 습기가 서렸다. 잠시 고개를 목도리에서 빼 내자 하얀 김이 얼굴 주변에 날렸다. 나는 입 안으로 스미는 찬 공기를 필사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다시 목도리로 얼굴의 절반을 가렸다.
새학년의 시작, 봄의 이름을 달았지만 봄이라기보단 겨울에 가까운 날씨였다. 겨울이 피어나는 꽃들에게 시샘을 한다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일까. 나는 아직도 이파리가 피어나지 않은 앙상한 나무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오히려 한겨울보다 이 꽃샘추위가 더 추운 것 같기도 하다. 3월은 봄이란 계절과 직결되고, 봄이 되면 따뜻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인데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이런 꽃샘추위도 깊게 생각해본다면 일종의 희망고문 같은 게 아닐까? 으 추워. 손을 말아쥐어 두꺼운 코트 안으로 손가락을 숨기자 얼었던 손가락이 따끔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날 선 바람을 굳이 맞으며 학식당 앞에 서 있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추운 날 학식당 앞에서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 웃고 있었다. 그 중 실질적으로 내가 친한 애는 정수정과 류한결 둘 뿐이다. 사실 내게 평생에 있어 친구라고 부를 사람은 이 둘 밖에 없었다.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또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셋이서 늘 붙어다녔기 때문이었다. 셋 다 전공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임테이블을 최대한 짜 맞춘 공강 때마다 같이 모여서 뭘 먹을 지 고민했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나머지, 곧 우리와 친해지려 하는 아이들도 꽤 다수가 몰려 있었다. 우리에게는 항상 '친해지고자 하는 아이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들이 내 돈을 보고 몰려드는지, 아니면 수정이의 화려한 외모에 끌려서 오는 지 나는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정작 우리는 그렇게 말이 많다거나 뛰어나게 재밌는 아이들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정수정은 낯을 가려서 안 친한 아이들이 있으면 입을 꾹 다물고 눈만 치켜떴고, 류한결은 애초에 말이 별로 없었다. 나는 그저 웃고만 있었다.누군가 내게 뭔가를 물어봐도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난 잘 알지 못했다.
내게 인간관계는 사실 너무나 어려웠고, 아이들은 나를 대개 겉으로는 무시하면서도 안으로는 날 높은 벽처럼 아득하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그 애들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는 나를 까 내렸고, 막상 혼자서 생각할 때에는 함부로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찧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돈만 많고 말은 없는데 꽤나 착한 애'정도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다. 사실상 나는 평소 돈을 많이 갖고 다니지도 않았고, 무려 스타벅스 파트타임을 뛰며 생활비를 벌었다. 그럼에도 그런 소문이 돈 것은 MT 때 아무생각 없이 들고 간 가방이 하필 샤넬 브랜드였고, 11학번 새내기 주제에 MT에 샤넬 캐리어를 끌고 왔다는 것이 캠퍼스 구석구석 퍼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사실 그 가방이 샤넬인지 뭔지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나와 상반되게도, 내 선학번의 선배들은 내 이름을 댔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아, 그 기악과 11학번 돈 많은 애?'. 남들에게 각인된 내 모습이란 고작 그런 것이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나는 H예대 음악원 여학생들 무리의 핵심이었다.
나는 갑작스레 느껴지는 한기에 어깨를 한 번 부르르 털고, 어깨를 조금 움츠렸다. 허리까지 치렁치렁 내려오는 긴 머리도 얼굴 옆으로 좀 당겨왔다. 생각보다 날이 더 추웠다.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 문득 본 일기예보에서 체감온도가 영하 12도라고 하긴 했던 것 같다. 괜히 코트를 입고 왔나, 그냥 따뜻하게 오리털 패딩이나 입을걸. 이제사 그런 후회가 들었다. 이윽고 나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창 '터무니없는 레슨 비용'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에 올라 있었다. 왠지 금전적인 주제만 나오면 모두가 날 압박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 강도있는 압박을 회피하기 위해 부러 시선을 멀리로 돌렸다.
그리고 나는 문득 우연찮게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어떤 사람을 발견했다. 나로부터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 평소라면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은 무언가 감이 달랐다. 그 사람의 눈빛이 남들과는 달랐기 때문이었다. 내가 언제부터 이런 운명론자였지? 웃음이 나왔지만 순간 그런 느낌이 스쳤다. 저 시선을 놓치면 안 되겠구나. 내가 그 사람을 알아채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은 간절한 시선이었다. 나는 반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그 쪽으로 완전히 박아넣었다.
그 사람은 키가 컸고, 옷은 온통 검은색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피부색이 좀 어두웠다. 또한 이목구비가 화려했고 얼굴 윤곽이 칼로 뭉텅 잘라놓은 듯 거칠었지만 신기할 정도로 조화로웠다. 전체적인 짜임새가 남자답고 쌍꺼풀도 짙었다. 꼭 외국인처럼 짙은 눈매에, 바보 같지 않을 정도로만 도톰한 입술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나는 약간 경이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대체적인 나의 느낌을 반영하자면 '어딘가 익숙했는데 또 처음 보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러고보니 얇은 검정색 재킷만을 걸쳤다. 안 추운 건가? 부슬부슬한 갈색 머리가 이마로 쏟아져있었다.
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보려 미간을 찌푸렸다. 남자는 내가 분명 자기를 보고 있단 사실을 알아챘을 텐데도 움직이지 않았다.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데 내가 못 알아본 걸까? 아니면 여기 여자애들 중에 아는 애가 있는 걸까? 나는 하다못해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른 의도를 찾으려는 내 계획과는 달리, 계속해서 그 사람은 오롯이 내게만 시선을 보냈다. 그는 내게 무언가 강렬한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여유롭지만 집중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의 주파수와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가 그렇게 강렬한 신호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의도를 전혀 파악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친구들의 어깨를 너머로 나를 곧게 쳐다보는 그 남자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몇 분 동안 내가 멍하니 한 곳만 쳐다보자, 아이들은 다들 내 시선을 따라 그 남자 쪽을 쳐다보았다. 저기를 왜 보고 있어?- 아, 그냥 잠깐 멍해져서.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조금 웃었다. 그리고 곧바로 고개를 들었지만, 남자는 사라져 있었다. 나는 문득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꼭 신기루 같이 무의식 중에 나타나고 사라진 꿈 속의 어떤 장면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딘가 익숙하고, 그럼에도 거리감이 있고, 조금 더 깊이 파고들고자 하면 왠지 마음 깊숙한 곳이 저릿하게 욱신거렸다. 내가 그 사람을 쳐다보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날 계속 보고 있었겠지? 이 모든게 착각일 수도 있지만, 왜인지 그 남자의 의사 표출 방향은 오롯이 나에게 향하는 것만 같았다. 나를 바라보고 그렇게 묘한 웃음을 지은 것 같았다. 그에 대한 강렬한 이끌림을 내 속에서 느꼈다.
어찌 됐든, 다시 리셋.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아이들에게 집중했다. 잠시 놓쳤던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보자, 슬슬 밥을 먹자는 분위기로 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화에 집중하며 나는 점점 그 남자에 대해 잊어가고 있었다.
「 배고프다. 밥 먹을래?」
「 오늘 학식 별로래.」
「 뭐 먹을까. 샌드위치 먹을래?」
자연스레 메뉴도 샌드위치로 몰리는 모양이었다. 나는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잠자코 있었다. 그냥 안 먹으면 되는 거니까. 어차피 나는 밖에서 뭘 먹지도 못했다. 그 대신 나는 가방에 든 지갑을 확인했다. 먹지는 않더라도 일단 시켜놓기는 해야 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 이름 모를 어떤 애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원래 이럴 때는 제일 돈 많은 애가 쏘는 거 아니야?」
「맞아. 제일 돈 많은 애 누구야.」
「얘 돈 많지 않아? 야, 너가 내야겠네.」
원래 그런 건가? 그런 관습이 있다는 건 처음 듣는데. 그냥 나에 대한 소문을 듣고, 내가 정말 돈이 많은지 한 번 떠 보려는 건가?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그냥 가만히 수긍했다. 이럴 땐 그냥 조용히 알겠다고 하고 돈을 내는 게 서로 편한 일이었다. 물론 내가 돈이 많은 게 아니고, 우리 아버지가 돈이 많은 것이었지만. 어쨌든 샌드위치 정도를 사 준다고 많이 어려울 것은 없었다. 한결이가 초조한 듯 눈을 굴렸다. 수정이는 삐딱하게 짝다리를 짚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대답했다.
「…알았어. 가자.」
*
여자애들은 당연하다는 듯 나를 카운터 맨 앞에 세우고, 내가 체크카드를 꺼낼 때 환호성을 질렀다. 나는 일단 애들보고 자리에 앉아있으라고 한 뒤, 약간 어색하게 웃으면서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 애들은 내 핸드폰 메모장에 자기들이 시킬 다섯 여 개의 세트 메뉴를 적어놓은 뒤 홀랑 맨 끝의 테이블에 앉았다. 심지어 아이들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먹겠냐며 가장 비싼 메뉴들만 골랐다. 한결이는 안 먹겠다며 뒤로 물러섰고, 이래저래 수정이는 짜증이 난 듯 자기 메뉴와 한결이의 메뉴를 먼저 자기 체크카드로 긁었다. 오늘 밤에 또 수정이에게 전화가 올 것 같았다. 수정이는 이렇게 매 상황에 순종적인 나를 언제나 답답해했다.
38000원.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일반적인 대학생에게는 약간 버거운 돈이었다. 지금의 나에게도 약간 부담이 되기도 했고. 스타벅스에서 일곱 시간 동안 파트타이머로 일을 하면 버는 돈이었다. 일을 하루 쉬었다고 생각하지 뭐. 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하나하나 세트메뉴를 부른 뒤 느리게 카드를 내밀었다. 이 카드로 결제 도와드릴까요? 아르바이트생이 낭랑하게 물어왔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였다.
그 때, 옆에서 어떤 남자가 카드를 내미는 내 팔을 밀어냈다.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자는 자기 카드를 대신 내밀며 말했다.
「이 카드로 결제해주세요.」
「네. 38000원입니다. 현금영수증 필요하세요?」
「아뇨. 됐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온통 검은 옷. 아까 나를 쳐다보았던 그 사람이 문득 스쳐지났다. 여기까지 날 따라온 건가? 아니면 저기에 여자친구가 있다거나. …그나저나 나를 아는 사람이면 어쩌지? 나는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실례가 되는 줄도 모르고 계속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내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생이 계산이 완료된 카드를 남자에게 돌려주었다. 남자는 카드를 받아 도로 지갑에 꽂았다. 나는 빨리 머리를 굴렸다. 그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 순간 도저히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서, 나는 이 말이 제발 상처가 되지 않기를 빌며 물었다.
「…저 혹시, 실례지만. 저를 아세요?」
「…….」
「저, 왜….」
「나 몰라요?」
「네?」
그 사람은 무표정하게 나를 내려다보았다. 자기를 모르냐니. 그 말은 상대는 나를 안다는 것이었다. 대체 누구지, 나는 정말 모르는데. 나는 차마 내가 엎지른 상황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어리버리하게 버벅댔다. 어떡하지, 일단 이 결례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남자는 순간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무렴 괜찮다는 표정이었다.
「…죄송해요.」
「…모르면 됐어요. 그냥 맘에 들어서 그랬다고 생각해주세요.」
남자가 나가려는 듯 돌아서서 문을 여는가 싶더니, 다시 유연하게 빙그르 돌아 나에게 다가왔다.
「아. 번호 좀 줄 수 있어요?」
이렇게 낯선 이에게 번호를 주는 게 처음이었다. 나는 약간 얼떨떨해져서, 내미는 핸드폰 다이얼에 꾹꾹 내 번호 열한 숫자를 입력하면서도 내내 멍했다. 내가 마음에 든다고? 아니, 우선 나를 어떻게 아는 거지. 대충 번호만 찍어서 돌려주자 그 사람은 무언가 더 입력하다가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나 이름, 이름 안 알려줬는데. 물론 그 말은 목을 타고 올라오지 못하고 뻐끔뻐끔 입 안에서 먹히고 있었다. 남자는 출입문의 손잡이를 잡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나중에 연락할게요.」
「…아, 네.」
나는 얼떨떨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남자는 매장 밖으로 나갔다. 주문하신 라즈베리 샌드위치, 블루베리 베이글, ……해쉬 포테이토 세트 나왔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카운터에서 소리를 질렀다. 나는 천천히 핸드폰 액정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내가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자, 한결이가 트레이를 받고 테이블로 되돌아가며 나를 챙겼다. 나는 멍하니 테이블 끄트머리에 앉았다. 그러자 여자애들은 나에게 시끌벅적하게 말을 걸었다.
「너 지금 쟤한테 번호 따인 거야?」
「어? 나는 잘 모르겠는데….」
「쟤 진짜 너 좋아한단 소문이 맞았네. 난 또 진짜 소문인 줄 알았지.」
어? 나를 좋아했다고? 내가 벙벙한 소리를 해 대자 답답하다는 듯 탈색머리의 여자애가 나한테 딱딱하게 말했다.
「너 진짜 몰랐어? 쟤, 무용과 김종인. 12학번. 작년부터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여자애들 거세게 차고 다녔다며.」
「응. 그런데 그게 피아노과 선배라길래, 다들 너라고 생각했거든. 이 얘기가 어디서 나왔더라. 술자리?」
「그건 잘 모르겠고, 와 진짜 대단하다. 너 얘랑 계속 연락할 거야?」
「김종인 정도면 괜찮지 않아? 집도 괜찮고, 뭐. 얼굴 몸매 실력 하나 빠지는 거 없잖아.」
「괜찮은 정도야? 감사하다고 백 번 절해야지.」
「…뭐, 그런데 얘도 만만치 않지. 돈도 많고, 착하고. 데이트 비용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
중간중간 아이들의 조롱 섞인 말들이 내게 꽂혔다. 나는 윗입술을 이로 깨물었다. 그러자 내 옆에 앉은 한결이가 내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리고 수정이는 테이블 위로 물컵을 세게 내려놓았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언제나 아이들은 특유의 분위기 탓인지 수정이를 무서워했다. 나는 괜히 나 때문에 분위기를 망친 것 같아 미안했고, 그래서 멋쩍게 웃었다. 아이들은 말 없이 샌드위치의 포장을 풀었다. 나는 물만 한 모금 머금었다.
핸드폰에서 짧은 진동이 울렸다.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이었다. 잠금을 해제하고 메시지 창을 키자, 짧은 문자가 와 있었다.
'12학번 무용과 김종인.'
의도가 명확한 단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문자는 좋아한다는 여자한테 보내는 것보다는 담당 교수한테 보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기는 한데.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문자가 하나 더 도착했다.
'내일 3교시 같이 듣는데 옆에 앉아도 돼요?'
나는 꾹꾹 대답을 적어 보냈다.
'네. 내일 봐요.'
문자는 끊겼다. 나는 조용히 핸드폰을 뒤집고 눈을 꾹 감았다.
이게, 지금 내가 기억하는 너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프롤로그의 시점은 과거, 6~7개월 전입니다. 다음 편부터는 현재로 돌아옵니다.
언제나 그랬듯 '빙의글' 이라기보단 '소설'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번에는 특이하게 '류한결'이라는 인물을 집어넣었는데요. 연예인에게서 모티브를 따 오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이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