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들어주신 ;_;님 아이스크림님 사랑합니다ㅠㅠㅠㅠ
Dear, My Bloody
찬열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옆에서 루한은 아직까지도 세상모르는채 잠이 들어있었고 방의 축음기에서는 슈만의 소나타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찬열은 루한을 흔들어깨웠지만 루한은 미동도 없었다. 새근새근 잘도 자는 루한을 놔두고 찬열은 욕실을 찾아 일어났다. 찬열이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 똑똑-하고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어제의 그 잘생긴 남자가 물을 트레이에 담아 들어왔다.
"일어나셨네요. 피곤하셨나봐요."
"아, 네. 감사합니다."
찬열은 남자가 건네는 물을 들이켰다. 차가운 물에 정신이 번쩍드는것같아 잠시 울리는 골을 손으로 몇번 두드렸다. 남자는 콘솔 위에 트레이를 올려두고 찬열에게 욕실을 안내해주었다. 찬열은 정신을 차리고 남자에게 말했다.
"소개가 많이 늦었어요. 제 이름은 박찬열이에요. 어제 너무 피곤해서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네요."
"아닙니다, 괜찮아요. 저는 오세훈이에요. 편하게 쉬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세훈은 찬열이 욕실 문을 닫고 들어가자 계단을 내려가려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계단을 올라와 아직까지 루한이 잠을 자고있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침햇살에 눈주변이 움찔움찔하는것이 보였다. 하얀 시트에 파묻혀 꿋꿋하게 잠을 청하는 루한은 상당히 귀여웠다. 저기요. 세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고있는 루한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루한은 반응이 없었다. 아무래도 잠에 단단히 빠진게 분명했다. 세훈은 긴 검지 손가락으로 루한의 눈주변과 콧대, 그리고 입술을 쭉 쓸어내렸다. 차가운 세훈의 손가락에 루한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손을 쳐내고는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고른 숨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일어날 생각이 없는듯 해 세훈은 내심 아쉬웠다. 얘기해보고싶은데. 침대 머리맡에 앉아 루한의 머리를 쓸어올려주던 세훈은 때아닌 불청객에 의해 아랫층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세훈아, 그 남자 일어났지? 지금 어딨어?"
"누구말이야."
"키 큰 남자애 있었잖아. 일어났어?"
"지금 씻으러 들어갔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쓸데없는 소리하면 혼나 변백현."
세훈의 경고에 백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내가 데려왔는데. 백현은 다시 준면의 무릎을 베게 삼아 누웠다. 백현은 지난 밤동안 계속 지난 세 달동안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잘못하다가 비무장지대에 들어갈뻔 한걸 세훈이 쳐놓은 보호막덕분에 살았다며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세훈은 그 말을 듣고 불같이 화를 냈지만 백현은 듣지 않았다. 살았으면 된거잖아, 왜 그렇게 예민해? 태평한 백현의 말에 준면은 잠시 웃었다. 아마 세훈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도 혼나지 않는건 백현밖에 없을거라 생각하며 백현의 조금 길어진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댔다.
"나왔다. 세훈아 나왔나봐, 물소리 끊겼어!"
백현은 찬열이 들어가있던 욕실에서 나던 물소리가 끊겼음을 감지하고 누워있던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계단을 올라가려했다. 하지만 준면은 이미 계단 중간에 서서 백현의 진로를 방해했다. 김준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준면아 응? 준면에게 백현은 애교를 부리며 길을 비켜줄것을 요구했지만 준면은 사람 좋게 웃으며 거절했다. 백현의 입이 댓나발같이 나와 나 화났어요 하고 투정을 부렸지만 준면은 백현을 어깨에 들쳐메고 계단을 내려왔다. 백현은 준면의 어깨위에서 마구 발장구를 쳤다. 준면의 머리가 백현의 다리에 맞아 옆으로 쏠렸지만 여전히 준면은 웃고있었다.
"준면아 이거 놔!! 나 내려줘!!"
"형이라고 해야지 백현아."
"준면이형, 형아, 제발 나 얼굴보러 올라갈래!!"
"쓰읍! 내려올때까지 기다려. 소파에 얌전히 앉아있으면 나중에 선물줄게."
선물로 백현을 어르고 달랜 준면은 세훈에게 칭찬을 받았다. 잘했어, 그거 좀 얌전하게 만들어 놓고싶었는데. 세훈은 아침식사를 준비하며 넌지시 백현에게 충고했다. 조심해, 실수 한번하면 쟤 여기서 살아서 못나가. 세훈의 말을 들은 백현이 움찔했다. 하지만 세훈은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백현이 형 말 잘 들어야지? 백현은 준면의 품속으로 파고 들었다. 세훈이 무서워. 준면은 백현을 한 번 꼭 안아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주방으로 걸어간 준면은 나지막하게 세훈을 다그쳤다.
"넌 왜 애 겁을 주고 그러냐."
"안그러면 말을 안듣잖아."
"그냥 좋아서 그런거잖아, 너 예민해 요즘."
"...그러게. 목말라서 그런가."
세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저를 테이블에 놓고는 백현에게 두 팔을 벌렸다. 이리와 백현아. 형이 미안해. 백현은 자신에게 가까이 오는 세훈의 품에 매달리듯 안겼다. 세훈은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백현을 고쳐안았다. 형이 좀 예민했나봐. 미안해. 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훈이 예민해진 이유를 백현은 알고있었다. 3개월 동안 밖으로 나다닌 자신때문에 혹시라도 이 주변을 벗어날까봐 노심초사하며 막을 쳐놓았기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을 사용해야 했을것이다. 자신이 밖에서 성에 들어오지 않았을때, 세훈은 반대로 성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사냥을 하지도, 갈증을 채울만한 무언가를 마시지도 못했기때문에 백현은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철없는체하며 돌아다니긴 했지만 백현은 백현 나름대로 세훈을 걱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3개월 동안 밖에 있는다면 세훈이 자신을 찾으러 밖으로 나올줄알았다. 벌써 몇 년째 세훈은 성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때문에 백현은 세훈을 성 밖으로 데리고나오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계획은 세훈의 고집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 세훈은 백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하얀 손가락으로 백현의 뺨을 쓰다듬었다. 앉아있어, 금방 내려오겠다. 세훈은 백현을 내려다놓고 다시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소파에 앉은 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찬열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
"아, 저기."
준면은 계단에서 내려오는 찬열을 보며 활짝 웃었다. 찬열은 뻘쭘하게 혼자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고 백현은 눈을 반짝였다. 제가 이리로 흘러들어오게 만든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인간을 봐서, 너무 반가운 마음도 있었지만 찬열은 무언가가 있었다. 백현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찬열은 아직 덜마른 머리칼이 제 얼굴에 닿이는것을 느끼며 입을 뗐다.
"어제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지셨네요."
"아, 네. 어젯밤에 둘 다 들어오더라구요."
"네, 안녕하세요.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길을 잃어서 잠시 신세를 졌어요."
"아, 김준면입니다. 이쪽은 변백현이구요. 이것도 인연인데 반갑네요."
찬열이 내려오면 바로 매달리며 찬열을 귀찮게 할 줄 알았던 백현은 준면의 뒤로 숨어서 찬열의 몸 하나하나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키가 굉장히 크고, 얼굴이 작았다. 연한 갈색머리는 하얀 얼굴과 대비되었고 입술은 연한 분홍색이었다. 코가 적당히 높았고, 눈도 적당히 컸다. 웃을때 시원스레 드러나는 입매가 매력적이었다. 백현이 쭈뼛거리며 준면의 뒤에서 나오자 찬열은 잠시 미간을 좁혔다. 그 하얀 소년.
"저기, 혹시 어제 저 본적 있으세요?"
찬열의 물음에 백현은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세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벌써부터 사고친건 아니겠지. 하지만 백현은 고개를 저었고 찬열은 푸스스 웃었다. 그런 백현이 귀여워보였다. 하지만 찬열은 확신했다. 어제 그 소년이 확실하다. 자신을 어제 보지못했던건지, 봤으면서도 거짓말을 하고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제의 그 소년이 확실했다. 찬열은 백현에 대해 의문을 품으며 다시한번 생각했다. 얼굴이 정말 하얗구나.
"죄송한데, 제 친구는 아직도 못일어난것같아요."
"아프신거예요?"
"그런것같아요. 열도 좀 나는것같고, 일어나질 못하네요."
"아, 죽을 끓여드려야하나."
세훈은 그 말과 동시에 유연한 동작으로 냄비를 버너에 올렸다. 그리고 거실에 있던 준면과 백현, 그리고 찬열에게 어서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라고 말했다. 테이블에는 아침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식단이 짜여 있었다. 샐러드와 바게트, 그리고 피쉬 앤 칩스. 완벽한 영국 아침식단에 찬열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세훈의 뛰어난 음식 솜씨에 감탄하며 바게트를 조금 떼어 입안에 넣었다. 세훈은 뭉근한 불로 죽을 끓이고 있었다. 조금 분위기가 풀어지고 준면은 찬열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준면은 사람들 참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찬열은 준면의 질문에 대답하며 옆에서 가만히 주스를 마시고 있는 백현을 힐끔 쳐다봤다. 꾸벅꾸벅 조는것같기도 하고 아픈것같기도 하고. 준면은 조는거라며 찬열에게 신경을 쓰지 말라고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스물아홉이고, 세훈이는 스물다섯, 백현이는 열 여덟살이에요."
"세훈씨는 저랑 동갑이시네요. 제 친구도 스물다섯이에요."
찬열의 말에 준면은 짧게 웃었다. 자신이 말한 나이는 자신들의 나이의 뒤에 0을 두개 뺀 숫자였다. 인간들의 외관상으로 적당한 나이를 골라잡았는데, 그게 뒤에 0을 빼면 된다는걸 알고는 실없이 웃었다. 세훈은 죽을 다끓인듯 트레이에 죽과 수저를 담고있었다. 그리고는 백현에게 눈짓했다. 백현은 준면과 찬열이 대화를 나누고있는 사이 세훈과 함께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세훈이 백현을 데리고 올라가는 이유는 다른게 없었다. 백현은 사람을 치료할수있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아주 유용한 능력이었다. 세훈은 백현에게 루한을 치료하라고 말할 참이었다. 백현은 흔쾌히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방문을 열자 루한이 짧게 기침을 하고있었다. 세훈은 침대 옆 스탠드콘솔 위에 트레이를 올려두고 루한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차가운 세훈의 손이 닿자 루한은 찡그렸던 미간을 풀었다. 세훈은 루한을 조금 일으켰다. 백현은 루한을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루한의 뺨에 손등을 댔다. 손에서는 차가운 냉기가 흘러나와 루한의 열을 식혔다. 루한의 이마에 맺혔던 식은땀이 마르고, 발갛게 상기되었던 얼굴이 다시 하얗게 돌아왔다. 별로 심한 상처도 아니었고 그저 조그마한 감기몸살이었기에 백현은 적당히 손을 뗐다. 세훈은 백현에게 잠시 미소지으며 루한의 입을 벌렸다. 죽을 가까이 대자 굳이 벌리지않아도 루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죽을 받아먹는게 마치 어미새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새같아 세훈은 잠시 웃었다.
"이제 내려가봐도 될것같아 백현아. 잘했어. 고마워."
"예쁘다."
"응?"
"이 남자 예쁘다고. 이름은 뭘까. 누굴 닮았는데."
백현은 속삭이듯 세훈에게 말했고 세훈은 아직도 자신이 루한의 이름을 모른다는것에 잠시 우울해졌다. 이름이 뭘까, 중국인이 맞기는한건가. 세훈이 루한의 얼굴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있는 동안 백현은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누굴까, 처음봤을때도 누굴 닮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혼자만의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백현의 입에서 그런말이 나오자 세훈은 고민했다. 흔한 얼굴이 아닌데 이런 페이스가. 세훈이 다시한번 루한의 뺨을 쓰다듬자 루한의 긴 속눈썹이 떨렸고 옅은 갈색의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
아 1편 되게 길게쓰고싶었는데...힣.....
짧네여...사실 뒤에 더 있는데 이음이 매끄럽지않아서
잘랐어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암호닉받구요 디마블은 반응연재라서 반응해주시면 기뻐서 미친듯이 쓸지도 멀라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표지는 항상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궁금한점은 댓글로!!
내용전개상 차질이 없는 이상 다 대댓글로 답변해드려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금손여신님들 핡 너무 잘쓰신다규ㅠㅠㅠㅠ
나도 스와핑보고시픈데 한번 보면 미친듯이 읽을거같아서 셤치고 읽으려고
두고있어여...ㅋㅋㅋㅋㅋㅋㅋ스와핑의 마성이라고들 하셔서ㅠㅠ
91레이디님 헣...금손여신님...
설템행쇼 템마행쇼 비즈행쇼 릴즈행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