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스릉흔드ㅠㅠㅠㅠ
Dear, My Bloody
written by.Thaems
찬열은 고개를 들어 위치를 확인했다. 제 옆에서 배낭을 매고 길을 헤매던 루한은 이제 탈진 상태였다. 강원도 산간 패키지를 신청했을때는 이렇게 험난한 여정이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루한은 찬열이 손에서 들고있던 지도를 빼앗아 가며 게슴츠레 한 눈으로 지도를 구석 구석 살폈다.
"여기 이 길 맞아? 샛길 없는것같은데."
"지도 발행일이 올해 1월인데 왜 이 길이 없냐고. 미치고 팔짝 뛰겠네."
"그러니까 내가 뭐랬어! 가이드 데리고 오자니까 진짜 너 때문에 내가 미친다."
"미안해, 일단 여기 좀 앉았다가 다시 가자."
찬열은 루한을 제법 평평한 돌 위에 앉혔다. 루한은 예쁘게 셋팅되어 있던 앞머리를 헝클이며 한숨을 쉬었다. 호텔로 돌아가기도 어중간하고, 여기서 숙소 찾기도 어중간하고. 휴대폰을 뒤적거리던 찬열은 신경질적으로 홀드버튼을 눌렀다. 여기까지 전파가 안 닫나봐. 시계역할도 못하네. 찬열은 버석 마른 루한의 입술을 바라보며 주머니를 뒤적였다. 입술보호제를 꺼내서 루한의 검지 손가락에 조금 짜주자 루한은 고맙다며 입술에 보호제를 발랐다. 그리고는 번들거리는 입가를 닦아내며 루한은 벌떡 일어났다.
"일단 잘곳부터 찾자. 나 밖에서 못자."
"어? 어 그래."
찬열은 루한에게 이끌려 산길을 올라갔다. 이런 산길을 계속 올라가봤자 있는건 낡은 휴게소 하나 있으나 마나겠지. 찬열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루한의 뒤를 따랐다. 루한은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더 위로 올라갔고 잠시 뒤쳐진 찬열은 양 무릎에 손을 얹고 몸을 굽혀 숨을 몰아쉬었다. 뭐 저리 걸음이 빨라. 헥헥 거리며 강아지처럼 숨을 쉬던 찬열은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히 체구가 작은 소년이었다. 그런데 소년이라고 하기에도 뭐한것이 어깨는 성인 남자 못지않게 넓은것 같았고, 또 키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이목구비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한것은 알 수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너무 새하얀 모습이었다. 찬열이 놀라 루한을 부르려 뒤를 돌았을때 형체는 사라졌다. 루한은 벌써 저 앞까지 더 가고 있었고 루한이 뒤를 돌았을때는 찬열이 아마도 헛것을 본게 아닌가 하고 판단을 내렸을 때였다.
"루한아 위로 가니까 뭐가 보여?"
"여기 테마파큰거 같은데? 성 있어 찬열아."
루한의 말에 찬열은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루한이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정말 성이었다. 독일의 리히텐슈타인 성 처럼 아직도 귀족들이나 황족들이 살것같은, 그런 성이었다. 회칠이 되어있는 외관은 고딕 양식으로 쌓아올린 4개의 커다란 기둥으로부터 사람의 기를 빨려들게 만드는듯했다. 웅장하고, 경건한 모습이 마치 바티칸을 보는 느낌이었다. 찬열은 알 수 없는 소름에 왼손으로 오른팔을 쓸어내렸지만 루한은 무언가에 홀린듯 그 성 쪽으로 다가갔다. 뒤에서 찬열이 부르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듯 루한은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성의 정문에 다다랐을때 루한은 설치류 문양의 문고리를 손에 쥐고 제 키의 4배는 되는듯한 문을 두드렸다. 찬열을 기겁을 하고 루한을 말렸지만 루한은 듣지 않았다. 다리아프단 말이야, 테마파크던 아니던 일단 여기서 잘 곳 있냐고 물어봐야지. 루한의 생떼에 찬열은 루한을 더 이상 저지할수는 없었으나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루한이 다섯번째로 문을 두드렸을때 성문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워낙 육중한 문이라 한 쪽이 열리는데에만 3~4분이 족히 걸리는듯 했다. 루한은 퀭한 눈을 비비며 성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진짜 테마파큰가봐, 조각상들도 있어.
"야, 일단 여긴 낯선 곳이니까 좀 조심히 다녀.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지 마."
".....박쥐다, 강원도에서 박쥐를 보니까, 느낌이 다르네."
"내 말듣고 있는거...어?"
찬열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루한에게서 시선을 떼고 성 내부로 눈을 돌렸을때, 그곳에는 젊은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하얗고, 국적을 알 수 없는 생김새에 키가 컸다. 물론 찬열만큼은 아니지만 남자는 키가 매우 컸다.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기분이 나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자는 유창한 한국어로 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까지 들어오시기가 쉽지가 않으셨을텐데."
".........."
"잘 찾아오셨군요, 길 잃으면 찾기 힘들거든요."
"아, 네."
마치 올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투로 말을 거는 남자에게서는 서늘한 느낌이 뿜어져 나왔다. 눈밑이 약간 거뭇하고 코가 굉장히 높았다. 그리고 확실히 알겠던건, 남자는 엄청나게 잘생겼었다. 마치 미남배우의 대명사였던 비요른 안데르센과 흡사한 생김새에 찬열은 잠시 멍하니 그 얼굴을 바라봤다. 지나치게 잘생긴 얼굴이 그런 찬열의 표정을 보더니 매력적으로 짧게 웃었다. 루한은 남자의 얼굴을 보고 있지 않았다. 호기심많은 초등학생처럼 이리저리 둘러보던 루한은 입을 뗐다.
"혼자, 사세요?"
".....아뇨."
".........."
"동생도 있고, 형도 있어요. 지금은 둘 다 어딨는지 모르지만 아마 더 어둑해지기 전에는 들어오겠죠."
남자는 유쾌하게 대화를 마무리 지으며 찬열과 루한을 방으로 안내했다. 가끔가다가 길 잃은 분들이 찾아오시긴 해요. 아주 가끔. 가끔에 악센트를 주며 말하는 남자는 어딘가모르게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찬열은 남자의 안내를 받으며 루한을 질질 끌고 방으로 올라갔다. 넓은 침대와 소파, 그리고 축음기가 놓여져있는 방은 아주 깔끔했다. 누군가가 쓰고 있는 방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런 전파도 안 통하는 산 속에 축음기가 있다는게 신기했지만 찬열은 애써 신경을 쓰지않고 넘겼다. 지금은 일단 지친 몸을 달래줄 침대만이 필요했을뿐, 다른것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너무 당연한듯 자신들을 대접하는 잘생긴 미남자도, 몇 년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 방도, 그리고 약 먹은 병아리처럼 곯아떨어진 루한도.
***
남자는 방문을 닫고 짧게 웃었다. 재밌는 아이들이 제 발로 걸어들어왔다. 혹시 백현이 장난을 친게 아닌가 싶었지만 상관없었다. 특히 금발머리 남자는 지극히도 제 취향이었다. 목에다가 송곳니를 박아넣고 한번만 피를 마셔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며 남자는 뒤를 돌았다. 근 30년만의 손님이었다. 부족함이 없이 대접해야겠지. 지도에도 없는 이곳까지 찾아오는 근성을 보아하니 여간 보통내기들이 아니었다.
"세훈아."
"...김준면."
뒤를 돌자 준면이 예의 미소를 지으며 저를 보고 있었다. 세훈은 낮게 으르렁댔지만 준면은 상관쓰지 않았다. 얼굴이 많이 푸석해졌구나,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준면이 눈을 곱게 접어 저를 향해 웃자 세훈은 졌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계단을 내려갔다. 준면은 이미 일 층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꾸 이러저리 왔다갔다 하지마. 벌써 세달째 백현이가 안들어오고 있단 말이야, 세훈의 말에 준면은 깜짝 놀라는 시늉을 했다.
"백현이가? 맙소사, 너희 혹시 싸웠니?"
"맙소사라니. 고전문학 번역하냐. 놀라는 척 좀 하지마. 변백현보다 더 재밌는게 나타났단 말이야."
"손님인가, 아니면 먹잇감?"
"둘 다야. 한 명은 한국인이고, 한 명은 아마도 중국인이야. 내 취향이었어."
키 되게 크더라. 난 중국인쪽이 좋았어. 담담한 세훈의 말에 준면은 눈물을 훔치는 척 소매로 눈을 닦았다. 오랜만에 우리 세훈이가 취향의 남자를 만났구나. 기특한것. 세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파에 걸터앉았다. 오랜만에 와서 자꾸 징그럽게 달라붙지말고 저리가. 지금 피곤하단 말이야. 세훈은 기지개를 쭉폈다. 새하얀 피부에 짙은 갈색이었던 눈동자가 붉게 달아오르자 세훈은 마른세수를 했다. 뭐 마시고싶다. 목말라. 세훈의 말에 준면은 주방 냉장고에서 혈액팩을 꺼내 유리잔에 따랐다. 그리고 세훈에게 잔을 건냈지만 세훈은 받지 않았다.
"왜? 네가 좋아하는 RH+O야, 일부러 신선한걸로 챙겨와서 넣어둔건데."
"역겨운 냄새나. 토할것같아 버려 그거."
"...뭐야 어제 헌혈받은 피야. 엄청 신선한건데 그새 입맛이 변했나?"
"시끄러워 일단 넣어둬 좀. 냄새나잖아, 역겨워."
까칠한 세훈의 태도에 준면은 입술을 삐죽였다. 까칠한새끼. 준면은 개수대에 피를 쏟아붓고는 물을 틀어 깨끗하게 흘려보냈다. 소파에 늘어져서는 숨을 가다듬는 세훈에게는 만사가 다 귀찮았다. 금방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던 루한과 찬열은 산을 빙빙 둘러오는지 기척을 보인 뒤 서너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고 병원일로 바빴던 준면은 갑자기 얼굴을 들이민터라 굉장히 피곤했다. 세훈이 조금 눈을 붙이려 눈을 감은 사이 누군가가 제 배 위에 올라와있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세훈아."
"....너 진짜 혼나."
"여기 키큰 남자애 한명이랑 곱상하게 생긴 남자애 한명 왔어?"
"사람 걱정시킬래?"
"묻는 말에 대답해줘, 키 큰 남자애 여기있는거 맞지?"
백현이었다. 백현은 세훈의 오른쪽 뺨에 살짝 키스한 뒤 배시시 웃었다. 아마도 3개월 동안의 부재를 용서해달라는듯 평소보다 더 애교스러운 모습이었다. 역시 네가 여기로 흘러들어오게 만든거지? 세훈은 백현을 추궁하며 소파에서 일어났고 백현은 세훈의 옆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백현의 목소리를 들은 준면이 주방에서 나와 거실로 모습을 드러냈고 백현은 준면에 목에 팔을 감아 안겼다. 준면이다.
"준면아, 오랜만이야."
"너 세 달동안 가출했었다며, 어디갔다왔어."
"그냥 이 주변 계속 맴돌았어. 나가고 싶었는데 세훈이가 못나가게 만들어놔서."
백현은 짐짓 토라진듯 준면에게 안겨 세훈에 대해 투정을 부렸고 준면은 맞장구를 치며 세훈의 속을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세훈은 마른세수를 하며 입을 열었다.
"시끄럽고, 이제 내 말 잘들어."
"왜 또!!"
"빌어먹을 변백현때문에 지금 인간이 졸타 성에 와 있단말이야."
"...또 나때문이래..."
"입다물어. 암튼 거의 30년만이지? 우린 형제사이잖아. 물론 친형제는 아닌걸로 되어있지만 각자 호칭정리를 해야돼."
".........."
"김준면한테는 형이라고 해야할거야, 백현이 넌 나한테 형이라고 해."
"싫은데, 오세훈한테 왜 내가 형이라고해..."
세훈의 말에 하나하나 딴지를 거는 백현이 짜증났는지 세훈은 준면의 무릎위에서 발장난을 치는 백현의 머리를 세게 한 대 때렸다. 백현은 맞은 부분을 손으로 문지르며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었다. 오세훈 씨발놈. 준면은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달랬다. 예쁜 입에서 욕하면 안되지 백현아. 백현은 입을 다물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오세훈 진짜 싫어. 오세훈 바보. 오세훈 병신. 세훈은 그런 백현을 뒤로하고 다시 소파에 누웠다. 괘종시계가 밤 12시를 알리는 타종을 시작했다. 제법 웅장한 소리가 성 전체에 울려퍼졌지만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은 없었다.
셤기간이라면서 바쁘다면서 공부한다면서 디마블프롤로그 들고온 템즈입니다....
모두 등장인물 소개는 읽으셨는지 모르겠어요ㅠㅠㅠ흡..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조금 이해를 돕자면 찬열이와 루한이는 그냥 친구사이고, 세백준면이들은
성에사는 생물들이에여 그리고 등장인물 소개에 함께적은 이름은 아이들의 뱀파이어식
이름입니당...ㅋㅋㅋㅋㅋㅋ졸타는 성이에요 Family Name!!
그리고 졸타 성은 Castle of Zoltar 박효신 노래에서 따왔어용...ㅋㅋㅋㅋㅋㅋ
8~12편 사이에 완결날것같아요
아 그리고 준멘이 뱀파이어식 이름을 구하고있는데요
1. 가브리엘
2. 미카엘
3. 라파엘
4. 지크프리드
이것들중에서 고민고민하고 있는뎁...다른 좋은 의견있으시면 댓글로 좀 적어주세여...
저 4개중에서 뭐가 제일 괜찮은지도...ㅠㅠㅠㅠㅠㅠ
템즈댓글먹고살아요..헣....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