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혼자 유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미숙한 영어 실력과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날 멀리했던 학교 친구들이었다.
항상 난 그 무리와 섞이지 못했고 또 그 친구들 또한 날 상대해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나라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나랑은 정반대였던 아이가 한명 있었다.
유학생활 내내 같은 반이었고 심지어 그 아이와 나의 집도 같은 방향이었다.
그의 이름은 Billy. 작은 체형의 큰 눈, 사교성 좋은 웃음과 말투. 또 공부도 굉장히 잘했다.
“Heavy? I'll help you (무겁지? 도와줄게)”
“Oh, all right.(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 도와줄게.”
Billy는 항상 내가 혼자서 낑낑거리고 있으면 와서 도와주곤 했다.
Billy 친구들은 Billy에게 '혼자 둬'라고 야유 아닌 야유를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Billy, 넌.
사람 좋은 웃음으로 ‘I'll be there to help, but this is. (이것만 도와주고 갈게)’ 라고 했고.
“같이 가자.”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발음이 좋았고 현지인 같았다.
그만큼 친구들도 많았고 생각보다 개구쟁이였고.
또 혼자 하교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쪼르르 날 따라와 같이 가자며 말을 걸었었고.
“ㅇㅇㅇ, wants to be friends with you.(ㅇㅇㅇ, 너와 친구하고 싶어.)”
나에게 선뜻 친구하자며 손을 내민 너의 손을 잡았고.
너로 인해 알 수 없던 편견을 가지고 있던 다른 친구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널 계속 좋아했었던 것 같아.
“우리 다음부턴 조용히 떠들자.”
“응, 안 들키게.”
Billy와 난 그날 이후로 쌍둥이처럼 딱 붙어 다녔다.
다른 성별의 아이들이 어쩜 저렇게 잘 붙어 다닐 수 있느냐는 소리도 주위에서 가끔씩 들었지만..
Billy는 날 그저 친구로만 대해줘서 난 마음 놓고 Billy을 좋아하면서 함께 다닐 수 있었던 것 같다.
“Billy.”
“ㅇㅇㅇ.”
“Tomorrow's graduation. (내일 졸업식이야.) ”
“…….”
“Not sorry?(서운하지?)”
“응.”
“나도.“
Billy를 짝사랑한 시간도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같이 있는 순간엔 몰랐다 우리가 언젠가는 뿔뿔이 흩어질 거라는 걸, 나와 Billy도 그리고 Billy가 만들어준 주위에 많은 친구들도.
졸업식 전날은 왜인지 모르지만 덤덤했다. Billy도 나도.
언제나처럼 Billy는 날 집에 데려다 주고 난 Billy에게 잘 가라고 손을 흔들고.
당일 아침에도 덤덤했다.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은 나보다 더 들뜨셨는데 난 왜인지 덤덤했다.
그냥… 부정하고 싶었던 걸까.
“Don't Cry. ㅇㅇㅇ”
“…….”
“Please, don't cry”
“ Billy…”
학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덤덤했던 난 Billy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그런 나를 본 Billy는 그저 울지 말라며 날 안아줬고.
난 그의 품에 안겨서 더욱더 눈물을 쏟아냈다.
언뜻 본 Billy의 눈은 촉촉했고, Billy의 콧방울도 살짝 빨개져있었다.
그렇게 난 처음으로 아주 많이 아픈 이별을 했다.
대학교 때문에 다른 주로 이사를 간 후로 Billy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4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내 머릿속에서 한 번도 잊히지가 않았다.
중간에 그를 잊어보려고 남자를 만나기도 했지만 첫사랑이었던지라 쉽사리 잊히지가 않았다.
또, 여름 그 졸업식 시즌만 오면 괜히 마음 한쪽이 쓰리다. 그때는 뭐가 두려워서 마음을 전하지 못했나 싶고.
“이제 슬슬 한국 들어와야지?”
“네, 졸업식 끝나자마자 바로 갈게요.”
고등학교 졸업식 때와 달리 대학교 졸업식은 개운하게 끝냈다.
그 후 몇 년 동안의 유학생활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하며 이제 더 이상 Billy를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회사를 물려주긴 하겠지만 바로는 어렵다. 조금이라도 회사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많이 해라.”
“네, 아버지.”
“오늘부터 스케줄 시작이야. 황비서 잘 따르고. 가장 중요한 일은 협력 회사 이사 분을 만나고 오는 일이다.”
“네.”
“황비서, 잘 부탁하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회사의 전무이사로 위임받았다.
낙하산이라는 소리를 입사하자마자 죽이 되도록 들었지만 그만큼 열심히 하면 되니까.
가장 중요하다는 스케줄을 하러 차에 타고 최대한 실수하지 않게 차에서 준비를 했다.
“여깁니다. 이사님.”
이 사실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남자의 실루엣. 그를 보자마자 바로 고개를 숙이며 악수를 청했다.
그 손을 잡자마자 느껴지는 익숙한 향기에 고개를 들어보면
“Billy…?”
Billy는 내 눈 바로 앞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꿈처럼.
자까의 말 + 부가설명 |
꼭 한번 써보고 싶었던 글이라 기회가 되서 한번 끄적ㄱ여 봅니다... Billy=경수 이해되시죠? 한번도 경수야! 라고 부르지 않아서 혹시 경수인 걸 모르실 까봐... 아직까지도 징어는 빌리의 진짜 이름을 모르는 설정입니다ㅋㅋ..애초에 가르쳐주지 않았던 걸로..^^ 나중에 한국와서 만난거죠 징어와 같은 신분으로! 징어도 경수도 같은 위치입니다. 저렇게 결말을 맺은 건 열린 결말로..^^ 굿바이 섬머라는 노래는 그냥 졸업식 이후로 끝! 인거잖아요 그래서 전 뒤에 에필로그 형식으로 덧붙였어요 더 좋은 엔딩을 내려고 노력했스무니다. 여튼 다음에 또 다른 글로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