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박찬열 |
징어 너한테는 오래된 남사친이 있어 항상 같이 붙어 다녀서 불알친구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그런 친구지. 자주 붙어 다녀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 친구가 남자로 안 느껴지더라고 그래서 거의 동성친구처럼 지냈는데 요즘엔 자꾸 눈에 뭐가 쓰였는지 박찬열이 남자로 보이는 거야 진짜 4년 만에 처음으로 남자로 보이게 된 계기가 뭐냐면, 징어 네가 변백현이라는 애를 사귀었거든? 근데 알고 보니까 엄청난 쓰레기였던 거야. 애초에 접근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너징은 그냥 좋다고 넘어간 거지 오세훈한테 듣기론 변백현이 제 친구들이랑 며칠 만에 너징을 따먹나 내기를 했다고 해 근데 너징은 그게 너무 충격이었어 그래서 아마 그날 엄청 울었을 거야
“뭐가 서러워서 그렇게 우는데” “…….” “씨발, 좆 같아서 진짜.” “…….” “너 계속 울면” “…….” “나 진짜 그 새끼 죽일지도 몰라”
너징은 박찬열의 낮은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어 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박찬열 얼굴을 이제야 보는데 딱 봐도 나 지금 엄청 화났어라고 쓰여있어 너징이 고개를 들자마자 박찬열은 울지 말라며 눈물을 닦아줘 괜히 너징은 서러워서 더 울고 박찬열은 아까보다 더 서럽게 우는 너징을 보면서 당황을 해 그러다가 낮게 욕을 하더니 너징을 끌어안아 그러고선 어색하게 네 등을 토닥여줘 너징을 토닥여주는 폼이 가관이야 진짜 처음 해본 것 같아
“울지마 존나 짜증나”
너징은 아마 그날부터였을거야 박찬열이 자꾸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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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너징은 박찬열을 알게 모르게 피했어 등교할 때도 일부러 늦는다면서 혼자 빨리 가고 하교할 때도 주번이라고 거짓말하고 좀 더 늦게 가고 너징은 자꾸 박찬열이랑 같이 있으면 두근두근해서 혼란이 와 박찬열을 좋아하는 건 맞는 거 같은데 변백현이랑 그렇게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감히 박찬열한테 좋다고 말해 그럼 너징은 쉬운 여자가 되는 거잖아.
“야 너 죽을래?” “어…?” “오늘 늦게 온다며 오세훈이 너 벌써 왔다고해서 혹시나해서 와봤더니.” “…….”
너징이 당황해서 우물쭈물 하자 박찬열은 슬슬 너징 쪽으로 오더니 너징 앞자리 친구의 의자를 뒤로 돌리더니 너징을 보면서 말해.
“너 요즘 나 피해?” “…뭐,뭐래” “왜 피해?”
자꾸 고개를 너징 쪽으로 들이미는 박찬열 때문에 얼굴이 익을 거 같아 예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박찬열의 대한 감정이 바뀌니까 괜히 부끄러워 제발 예비 중아 쳐라 쳐라 하고 있는데 타이밍 좋게 예비 종이 쳤어 박찬열은 너 좀 있다 보자 이러면서 나가버려 너징은 빨리 집에 뛰어가야겠다 하고 다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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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징이 박찬열을 피한 지도 벌써 한달 정도 지났어 박찬열은 지치지도 않는지 끈질기게 자꾸 따라붙어. 중간 중간 너징한테 화도 내고 해봤는데 너징이 자꾸 똑같이 구니까 성질이 났나 봐 너징이이기나 자기가 이기나 해보자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고 요즘엔 그러던 중 너징은 박찬열 다음으로 친한 도경수한테 어떻게 하다가 너징의 속 얘기를 해버려 너징이 박찬열을 좋아해도 될까 이런 식으로 고민상담을 했어 도경수 성격은 워낙 침착해서 놀라지도 않고 그냥 들어줘 그러고선 너징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아닌 조언을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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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너징은 대충 카디건을 거치고 집 앞으로 나가 집 앞에 가로등이 하나 있는데 가로등 밑에 키 큰 애가 하나 서 있어 딱 봐도 박찬열이야 너징은 쭈뻣쭈뻣 박찬열한테 다가가 너징이 나온 걸 본 박찬열은 답답하다는 듯이 너징의 손목을 끌고 자기 앞으로 끌어당겨 그러고선 너징의 어깨를 두 손으로 꽉 잡아.
“자꾸 답답하게 굴래?” “내가 뭘” “도경수한테는 말하고 나한테는 왜 말 안했어.” “도경수 그새끼..” “도경수 원망하지마 좋은 놈이야.”
너징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 박찬열은 자기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너징을 끌어안아 너징은 뭐 하는 짓이야라며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박찬열은 좀 가만히 좀 있어라 하고 더 꽉 끌어안아버려.
“야” “뭐” “나 지금 긴장했는데” “뭐야” “나도 너 좋아해” “…?”
너징은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떠 박찬열을 봐 박찬열은 이제 와서 뭐가 부끄러운지 끌어안았던 너징을 놓고선 괜히 너징의 머리카락을 만져 그러고선 계속 말을 이어나가.
“난 1년 전부터 너 좋아했어.” “…뭐?” “물론 친구 이상으로.”
너징이 고개를 숙이면 박찬열이 너 질의 볼을 감싸면서 다시 고개를 들게 해.
“1년 전부터 하고 싶었던 건데.” “뭔데?” “뽀뽀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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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써 본 단편썰인데 괜찮았나용!?!??! 안 괜찮았으면 말구...여.....
그럼 좋은 수요일 보내세용 오늘은 재밌는드라마가 많이하느 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