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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셔 전체글ll조회 1816l 3

 

 

 


마족들

w.눈부셔

 

 

 

경수는 종인을 제치고 단숨에 4층으로 올라갔다. 인간들이 있어서 축지법을 쓰진 못했지만 그래도 경수는 엄청난 속도로 반 앞에 도착했다. 뒷문 바로 앞 자리에서 턱을 괴고 눈웃음을 치며 여자 급우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것은 분명 박찬열이 맞았다! 경수는 제 눈을 마구마구 비볐다. 그래도 찬열은 그대로였다!

 

 

"마...맙소사.....!!! 지..지구가 멸망할 거야!!!!"

 

 

그대로 털썩 주저 앉아 뭉크의 '절규' 속의 남자와 같은 포즈를 한 경수는 교실이 떠나가라 외쳤다. 지구가 멸망할 거야!!!

 

 

"어머, 경수 왜 저래?"
"수능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나봐. 저번주에 팔반에서 어떤애 정신병원 실려갔다잖아."
"어떡해! 그럼 경수도?"
"어쩌지? 선생님 불러올까?"

 

 

경수야 왜 그래?! 찬열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여자애들이 우르르 경수에게 오더니 정신을 차리라고 어깨를 쥐고 이리저리 흔든다.

 

 

"애..애들아.. 그만 흔들어줄래..?"

 


드디어 정신이 든건지 경수는 머리를 부르르 털고는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허... 지구를 뜰때가 온건가. 준비를 해야겠어... 지금까지 알바해서 번 돈이랑, 소녀시대 앨범이랑, 노트북이랑, 또....경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쯔음,  찬열은 경수 뒤로 느긋하게 들어오는 종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왔어? 경수 끌고 이리와봐! 나한테 좋은 생각이 났다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뭐가 그리 신나는지 방글방글 웃는 찬열을 보던 종인은 교실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경수를 일으켜 세웠다. 종인은 경수의 이런 엉뚱함이 재밌었다.

 

 

"뭔데?"

 

 

찬열의 앞자리에 나란히 앉은 종인과 경수는 기분이 좋아보이는 찬열을 바라보았다. 종인은 종인대로 그의 포커페이스인 무심한 얼굴로 턱을 괴고 가만히 찬열을 바라보았으며, 경수는 경수대로 찬열이 또 어떤 엄청난 발언을 할지 초조함이 가득 담긴 얼굴로 찬열을 바라보고 있었다. 찬열은 그런 둘을 번갈아가며 잠시 뜸을 들이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방금 여자 애들한테 들었는데 여기 앞 사거리에 맥도날드가 생겼데! 끝나고 가자!"

 

 

.... 종인과 경수의 표정은 정말 안 좋아보였다. 박찬열 이 또라이 싸이코 새끼...

 

 

"그게.. 좋은 생각이니?"
"응! 햄버거 먹고 싶다. 아, 벌써부터 햄버거 향기가 솔솔 풍기는것 같아."

 

 

일찍 온 박찬열도 박찬열이 맞았다. 지구가 멸망할 일 없다는걸 깨닫고 조금 안심한 경수는 썩은 표정으로 일어서서 제 자리로 향했다. 그리곤 여태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비타민 워터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하루에도 몇번씩 저를 줬다 놨다 하는 박찬열에 속이 탄다. 찬열아 네 불의 능력은 사람 속도 태운다는걸 알고 있니? 이 갈아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아?!

 

 

"도경수 가는거지? 김종인 너도?"
"안가!"
"안가."
"간다고? 알았어~."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리는 찬열에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걸 아는 종인은 찬열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종이를 발견했다. 가정통신문인 것 같은데 뒷면에 뭘 끄적였는지 잉크가 훤히 비춰져 있었다.

 

 

"이게 뭐야?"
"아! 이거?"

 

 

짠- 하고 보여준 그 글씨는 또박또박 정성스레 '★☆해피바이러스 찬열 ^ㅁ^의 반려♡ 찾기 프로젝트☆★!!' 라고 쓰여져 있었다. 올... 기특한데? 아, 그 밑의 동그라미 일번 옆에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다는게 함정이군.

 


"여기, 왜 아무것도 안써있는건데?"
"생각이 안나서..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생각해봤지만 떠오르지 않아."

 


찬열은... 마왕이 맞을까?

 

 

 


-

 

 

 


"김 선생님!"

 


커피 자판기 앞에 서있던 종대에게 다가온 것은 다름 아닌 음악 선생인 기범이었다.

 


"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오늘 점심 먹고 바로 출장을 가는데 선생님이 제 5교시 수업을 맡아주실수 있나 해서요."

 


기범은 싱긋 웃어보이며 종대에게 무조건 오케이라고 말하라는 무엇의 압박을 보낸다. 같은 선생 동료이기 이전에 꽤나 친한 친구인 기범은 종대의 기피대상 1호였다. 김기범이란 인간은 가끔 치가 떨릴 정도로 치밀하게 조금씩 조금씩 상대방의 약점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했다. 마족인 자신보다 더한 그 무서움이란..

 


"맡아주실수 있. 죠.?"

 


끝말에 악센트를 넣어 묻는 기범에 재빨리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이죠!"
"역시 김선생님은 내 절친한 친구라니까!"

 


하하하 웃으며 종대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치고 멀어지는 인간 김기범에 종대는 멍하니 커피가 든 종이컵을 바라보았다. 커피 안마셔도 되겠다. 잠이 확 깨네..


2교시가 끝나고 교사용 화장실로 향하던 종대는 주머니에서 윙하고 울리는 핸드폰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종대야너크리스라고알아?'

 


준면이었다. 크리스? 익숙한 이름인데. 그냥 흔한 영어 이름이라 익숙한 건가?

 


'크리스탈은알아.'
'(반함)'
'근데 왜?'

 


종대는 제가 보낸 메세지 옆의 1이 지워지고도 몇 초 이내로 답장이 없자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크리스가 누구더라.. 화장실로 향하는 종대의 기억은 몇백년전 까마득한 유년기의 시절로 돌아간다.

 


.
.
.

 


마족들, 그리고 마법적으로 연결 되어있는 모든 종족의 어린이들이라면 마법 초등학교는 그들이 100살이 되었을 때 의무적으로 꼭, 다녀야 하는 곳이었다. 그 마법학교가 어디에 있는 거냐면... 혹시 영국의 호그와트라고 들어보셨나? 그래! 인간 마법사들이 다니는 학교인 호그와트! 그럼 거기서 비행기 타고 13시간만에 한국에 도착하면 나오는 곳이 바로 이름은 수만 초등학교이다. 아시아를 통틀어서 딱 하나 밖에 없는 마법 초등학교. 종대와 준면이 졸업한 초등학교가 바로 그곳이었다.

 


3학년 종대는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옆 침대를 보니 빨간머리의 룸메이트가 곤히 자고 있었다. 룸메이트 크리스는 드래곤이었다. 빨간 머리 앤이라는 동화를 읽은적 있던 종대와 그의 절친한 친구 준면은 크리스를 놀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수업 시간에 조는 크리스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거나, 크리스 앞에서 과자를 약올리고 먹는 것과 같은 굉장히 유치한 짓들을 해댔다. 하지만 크리스도 만만치 않게 그들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했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아무튼 잠에서 깬 종대는 제 책상 위에 있던 먹으로 크리스의 코와 볼에 고양이처럼 낙서를 했다. 그리곤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태연하게 크리스를 흔들어 깨웠다.

 


"구리수~ 일어나~ 밥 먹으러 가자!"
"으음...밥?"

 


재빠르게 눈을 뜬 크리스는 초스피드로 일어나 종대를 바라보았다.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그래, 우리 야옹이 배 많이 고프구나? 가자!!"

 


크리스의 머리를 큭큭 거리며 쓰다듬은 종대는 저보다 키가 작은 쪼꼬마 크리스의 어깨에 팔걸이를 하고선 방을 나섰다. 크리스는 항상 이런 팔걸이에 불만이 많았지만 지금은 밥을 먹어야겠다는 집념 때문에 신경 조차 쓰고 있지 않았다. 지나가는 크리스를 보고 아이들이 꺄르륵 웃어대도 영문을 모르는 크리스는 오직 밥 생각에 헤실헤실 웃으며 급식실로 향할 뿐이었다.

 


"민석아 루한아 준면아~"
"종대랑 크리스냐.....? 헐, 풉크핳학 구리슼ㅋㅋ"
"얘들아 인사해, 내 야옹이야!"

 


먼저 와 있던 민석, 루한, 준면은 종대가 크리스의 얼굴에 낙서한 것을 보고는 빵터져서 웃어대기 시작했다. 평소에 가만히 있어도 화난듯한 얼굴에 새를 닮은 것 같아 화난 새라는 별명이 있던 크리스였다. 그런데 그런 쎈케의 크리스가 고양이라니 웃길만두~하지.

 

 

"왜 다들 웃어? 야옹이라니. 왠 야옹이. "
"큽푸학킥크 아니야ㅋㅋㅋㅋ"

 

 

뭐지?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뜬 크리스는 금새 제 앞으로온 음식에 정신이 팔려 저를 보고 웃는 아이들을 무시해버렸다. 그렇게 크리스는 하루종일 영문도 모른채 이름 대신 야옹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물론 저녁때 처음 세수를 하면서 제 얼굴을 확인한 크리스가 종대를 불에 태울려고 했지만.

 

.
.
.
.

 


종대는 화장실에서 큰 볼일을 보며 즐거운 유년기의 아름다운 추억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크리스! 제가 아는 크리스는 그때의 야옹이 밖에 없었다!

 

 

 

 


-

 

 

 


'나 크리스 알아'
'수만초 동창 빨강머리ㅋㅋ'

 

 


....헐ㅋ.... 그 크리스? 이 잘생긴 애가? 이 키가 멀대같이 큰 남자가? 준면은 제 옆자리에서 여유롭게 일을 하고 있는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지난 토요일 준면이 저를 모르는척하자 삐졌는지 인사 외에는 아무런 말도 섞고 있지 않는 크리스였다. 제가 드래곤을 그닥 안 좋아하는 이유이지만, 초딩 시절 절친한 친구로 지냈던 크리스를 내가 못알아보다니..! 난 나쁜 마족이었어... 아 마족은 원래 나쁜게 정상인가. 아무튼 준면은 크리스가 급 반가워져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야, 용대가리!!! 반갑다!! 이자슥!!!!"

 

 

준면은 크리스의 뒷통수를 빡 소리나게 치더니 어깨도 두어번 치곤 크리스의 손을 잡아다가 꼭 잡고 위 아래로 흔들어댔다. 일 하는 소리만 들리던 적막하던 사무실에서 반가움에 겨운 준면의 목소리와 새 직원에 대한 꺼리낌 없는 행동은 사무실 직원의 모든 시선을 받았으니. 사무실에 정적이 흘렀다.

 

 

"준면씨...?"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던 지은이 조심스레 준면을 불렀다. 준면은 제가 저지를 행동의 사태를 깨닫곤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크리스의 손을 제자리고 올려 놓곤 조심스레 자리에 다시 앉고 일에 다시 몰두하는척 하기 시작한다.

 


"준면씨. 나 좀 보죠."

 


잠시후, 크리스가 준면의 어깨를 툭툭 쳐왔다. 크리스의 뒤를 따라 휴게실로 향하는 준면은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어색하게 웃어댔다.

 


"뭐 마실래?"

 


자판기 앞에 선 크리스가 제 음료수를 고르며 말했다.

 


"사주는거?"
"아니, 장난하냐? 네 돈."

 


이 새끼 쪼잔한건 여전하네. 준면은 제 주머니에서 짤랑거리는 짤짤이 중 오백원 짜리 한개와 백원 짜리 두개를 집어 크리스를 몸으로 밀치곤 자판기 앞에 섰다.

 


"홍초♡"

 


캔 홍초를 칙소리와 함께 딴 준면은 크리스를 바라...올려다 보았다. 목이.. 아프네...

 


"앉아서 얘기할까?"

 


그런 그를 비웃으며 휴게실의 쇼파에 앉은 크리스는 제 옆에 앉는 준면을 바라보았다.

 


"이제야 생각났냐?"
"음.. 몇백년의 세월을 바쁘게 살아오다보니, 하하하.."

 


크리스는 썩소 짓고는 가운데 손가락을 날렸다. 니가 무슨?

 


"너 물의 마족 1위더라? 그거 듣고 물의 마족 다 죽고 너만 남은줄 알았네. 김종대도. 루한이랑 김민석은 이해가 되는데. 너넨 진짜... 겁나 식겁."
"...너 지금 싸우자는거?"
"애처럼 싸우고 그럼 안되지."

 


우쭈쭈~, 아직 애네. 애! 하고 준면의 머리를 마구마구마구마구마구마구마ㅏㅁㄱ.. 쓰다듬는 크리스다. 너 아까 나 반갑다고 내 어때 때렸을때 존나 아팠다 새끼야.

 


"이게 지금... 한번 해보자는 거...?"

 


준면은 제 헝크러진 머리에 분노하며 크리스를 노려봤다. 노려보면 어쩔ㅋ. 홍초를 벌컥 입에문 준면은 크리스를 향해 푸우웁하고 분사해버렸다. 크리스의 하얀 와이셔츠에는 빨간색 홍초가 빨간 자욱들을 남겼으니. 크리스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어머, 어쩌지. 미안."

 

 

씨익 웃은 준면은 웃음기 도는 얼굴로 크리스의 와이셔츠를 빨아주겠다며 가까이 와서는 막무가내로 단추를 풀으려했다. 그에 굳어있던 크리스가 준면의 손을 잡더니 씨이익 웃는게 아닌가.

 

 

"준면이.."
"오빠 유혹해?"

 


.....씨발...? 준면은 그 상태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크리스느 쇼파 위로 비스듬이 누워있듯 기대 있고 그 위로 제가 올라타려고 하는 포즈란..

 


"지영씨 점심 때 뭐 먹ㄴ.....어멋!!!"
"서현씨 왜 그래? 어...어머나!!"

 


그렇게 크리스는 피식 웃고 있는 상태로, 준면은 굳어져버린 상태 그대로 몇초간 흘렀을 즈음 휴게실로 들어오던 지영과 서현이 둘의 야리꾸리한 포즈를 보고야 말았다. 준면과 크리스는 둘다 당황해선 벌떡 일어났다. 아무래도 두 여자는 단단히 오해를 한 눈치였다. 아..둘이 그런 사이였나는 눈치에 백현과 크리스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얼른 변명을....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저흰 그것도 모르고! 정말 방해해서 죄송해요!!!"
"아니!! 지영씨, 서현씨!!!"

 


이미 변명하는 것은 늦었다고 말하는지, 휴게실 문이 쾅하고 닫혔다.

 

 

 

 

 

 

 


눈부셔

댓글달아주신분들

정말감사합니다!

언제나힘이되어요~하트

봐주시는분들도항상감사해요!

좋은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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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글은항상재밋는것같아옄ㅋㅋㅋㅋ애들다귀여워요 담편기대할께요
12년 전
독자2
비둘기입니다 어머 크리스x준면인가요 ㅋㅋㅋㅋㅋㅋ아 개그넘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들하나하나가 다 웃김 ㅜㅠㅜㅠㅠㅠㅠㅠㅠ어떻게후ㅜㅜㅜㅜ담편기대할게요ㅜㅜㅜ 어서돌아오이소
12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아휴 재미져 늦은반응죄송해요
12년 전
독자4
ㅋㅋㅋㅋㄱㅋㄱㄱㄱ크리수홐ㅋㅋㅋㅋ둘이 너무 귀엽네욬ㅋㄱㅋㄱㅋㄱㄱ
11년 전
독자5
...??마지막에백현과크리스...????이거오탄가요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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