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쩌는 카페 사장님 좋아하기
학교가 끝난 후, 오른쪽 손에 카페 유니폼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고는 어제 갔던 카페에 들어갔다. 와, 오늘도 사람이 많구나. 근데.. 어제도 느꼈지만 뭔가 이상한데... 뭐 내가 신경 쓸 건 아니니까. 그렇게 주문대로 다가가자, 헐 웬 요정이....
"주문하시겠어요?"
".........."
"저, 손님?"
".... 아아, 네. 저기 혹시 여기 사장님.... 좀 만날 수 있을까요?"
너무나도 잘생긴 외모에 그만 넋을 놓고 쳐다보니 그런 내가 이상 했는지 다시 한번 나를 부르는 남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사장님을 만날 수 있냐고 물었다. 엄청 어려 보였는데 어제 그 강아지 상 남자가 말하길 사장님이라 했으니까. 벌써 사장이라니, 게다가 이렇게 큰 카페 사장이라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존나 멋있어! 하는 행동뿐 아니라 능력까지 있는 남자라니...
고등학생이 자신의 카페 사장을 찾는 게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웃 거린다. 그에 혹시라도 못 만나게 할까 싶어 급하게 말을 이어갔다.
"제가 어제 사장님한테 신세를 져서요. 꼭 전해드려야 하는데.."
"아, 그럼 제가 전해드릴..."
"아뇨! 제가! 제가.. 전해드려야 해요. 할 말도 있고....."
내가 쇼핑백을 들어 보이고 꼭 전해드려 하는데.. 라며 말을 흐리자, 남자는 그런 나를 보고 자신이 전해드린다며 내 쇼핑백을 가져가려 하기에 놀란 나는, 그만 쇼핑백을 꽉 하고 안아버렸다.
하하... 어색한 내 웃음에 남자는 알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 하고는 어제 내가 들어갔던 직원 휴게실로 들어갔다. 아마 저곳에 있는 거겠지. 벌써부터 심장이 쿵쾅 쿵쾅 거리는 것만 같았다. 미쳤어 김여주.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떨려오는 심장을 부여잡고 그렇게 한 3분 정도 그러고 있었을까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어제 봤던 그 침대에서 잠이라도 잤는지 부스스 해진 머리를 정리하며 나오는 사장님이 보였다. 그런 자신의 꼴이 퍽 민망한지 어색하게 웃어 보이는데 그것마저 너무 귀여운 거다. 아, 저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하지.
"어.... 일단 들어올래요?"
사장님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고 내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사장님의 모습에 심쿵. 수줍게 웃으며 휴게실로 들어와 서 있는 내 모습을 본 사장님이 어색하게 웃으며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요."
사장님의 목소리에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의자에 앉자, 딱 보이는 사장님의 얼굴에 입가에 금세 웃음이 돋았다. 미친, 잘생긴 것 봐. 사장님은 뻘쭘한 분위기 때문인지 말을 못 하고 우물쭈물 거리는데 그때 문이 쾅, 하고 열렸다.
"야 유기현 저녁... 엥...?"
야. 문 살살 열라고 그랬지. 그리고 카페에서는 사장님이라고 부르라니까;"
"네네~ 사장님~ 근데 누구..."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어제 본 강아지 상 남자였다. 그 남자는 자신의 사장에게 무언가 말하려다 나랑 눈이 마주치고는 눈을 크게 떴다. 내가 궁금한 듯 보이는 남자에 사장님은 내 손님. 근데 왜. 라고 말했다. 그 와중에 내 손님이라는 단어에 설레는 나는 그냥 진짜 미친 게 틀림없는 게 분명하다.
"아니, 오늘 손님도 없는데 저녁 일찍 먹자고."
"그래, 그럼. "
"그럼 지금 배달 시킨다?"
"어. 아, 민혁아. 온 김에 뭐 마실 거 좀 갖다 줘라."
나가려는 남자를 붙잡으며 마실 거 좀 갖다 달라 하고는 나를 쳐다봤다. 그에 흠칫, 하며 놀라자 그런 나를 보고는 작게 웃음 짓던 사장님이,
"뭐 마실래요? 커피 좋아해요?"
라며 물었다. 뭔데 다정 한 거냐고. 이러다 진짜 심장 안 뛰는 거 아니야? 사장님의 말 하나하나에 설레고 있는 나를 애써 진정시키고 고개를 작게 저었다.
"저.. 커피를 못 마셔서....."
"아, 그럼 스무디는 괜찮아요?"
"네... 망고로....."
"그래요, 망고. 민혁아 아메리카노랑 망고 스무디 좀 갖다 줘."
망고로... 하며 말을 흐리는 나를 보며 귀엽다는 듯 웃던 사장님. 아니... 그렇게 설레게 웃으시면 제 심장 책임 못 진다고요... 사장님의 부탁에 남자는 귀찮은 건 다 자기만 시킨다며 툴툴대며 방을 나갔다.
방을 나간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앞을 바라보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사장님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어색하게 웃어 보이니 나를 따라 웃던 사장님이 입을 열었다.
"근데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거예요? 나 찾은 거 보면 그냥 카페 온건 아닐 테고."
"아 그게... 저번엔 진짜 감사했어요. 제가 부딪힌 건데 옷까지 빌려주시고... 깨끗이 빨았어요. 여기."
어제 세탁기에 돌리고 섬유 유연제까지 뿌린 유니폼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자 안을 들여다본 사장님이 피식, 하고 웃었다. 그 웃음이 기분 나쁜 웃음이 아니라, 마치 내가 귀엽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웃음이라 또다시 볼이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이거 주려고 여기까지 온 거예요?"
"..... 네. 아, 혹시 찝찝하셔서 그런 거면 엄청 깨끗이 빨아서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어.... 아니에요. 그냥 여기까지 오는 거 귀찮으니까."
나를 생각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장님에 몸이 배배 꼬아졌다. 미친... 말하는 건 또 왜 저렇게 예뻐? 진짜 사람 설레게 이 사람 앞에 있으면 웃음이 멈추질 않나 보다. 사장님은 쇼핑백 안에서 유니폼을 꺼내다 툭, 하고 떨어지는 무언가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 그거....
"제가 먹으려고 사다가 뭐라도 드려야 할 거 같길래...."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는 내 모습에 사장님은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거 같았기에 아무 말 않고 사장님만 쳐다보았다. 내가 작게나마 성의 표시를 한건 다름이 아닌,
우리 학교 매점에서 제일 인기 있는 음료였다. 마음만은 가격도 크고 크기도 큰 걸로 성의 표시인 척 내 마음을 표현하려 했으나, 뭐 얼마나 봤다고... 그러다 부담스러워할까 싶어 그냥 매점에서 사다가 사장님 생각이 문득 나기에 하나 더 산 것뿐이었다. 근데... 이렇게까지 웃을 줄은 몰랐는데... 피크닉 하나에 뭐가 그렇게 웃긴지 휴게실이 떠나가라 웃는 사장님이었다.
"이거 뭐예요?"
"그냥... 너무 감사해서 뭐라도 드려야 할 거 같아서... 너무 작죠....?"
"아, 진짜."
"네?"
"진짜, 너무 귀엽다."
그 후, 한 달 동안 마치 고3이 학원을 다니듯 카페를 다닌 결과, 사장님뿐만 아니라 카페 직원들과도 친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가 끝나자마자 카페에 발을 들어섰다. 오늘도 사람으로 가득 찬 카페.
아, 참. 계속 뭔가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몇 번을 오니 그제야 알겠더라. 이상하리 만큼 여자가 많다는 점이었다. 뭐.... 카페 직원들의 얼굴을 보면 답이 나오긴 하지. 어, 오늘 카운터는 민혁 오빠네?
"안녕하세요, 오빠."
"왔어? 유기현 휴게실에서 쉬고 있을 거야. 들어가 봐."
"네~"
"망고?"
"넹. 고마워요 오빠!"
이제는 내가 오면 당연하게 사장님의 위치를 알려주고 망고? 라며 내가 마시는 음료를 자연스레 알게 될 정도로 많이 찾아왔다고 보면 되겠다. 민혁 오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자연스레 휴게실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 침대에 돌아누워 핸드폰을 하고 있는 사장님.
"너 뭐해?"
"어... 하하.. 안녕하세요?"
갑자기 놀래키고 싶은 마음에 발뒤꿈치를 들어 살금 살금, 사장님의 곁으로 다가가는데 내가 놀래키기 전에 갑자기 휙, 하고 돌아눕는 사장님과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이상한 자세로 자기를 바라보는 내가 이상했는지 헛웃음을 짓는 사장님. 그에 굉장히 부끄러워진 나는 어색한 웃음을 내뱉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런 내가 귀엽다는 듯 평소처럼 머리를 헝크린 사장님에 얼굴이 순식간에 화끈해졌다. 이거는 아무리 당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단 말이야...
"어, 꼬맹이 오늘은 나보다 일찍 출근했네?"
"네가 늦은 거야 이 새끼야. 지금 몇 시야."
"에이 형. 나 이제 복학했다니까."
"뭔 상관이야. 일찍 일찍 다녀. 월급 까이고 싶지 않으면."
"넵."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임창균이라고, 이제 막 군대 제대에서 복학한 유일하게 이 카페 아르바이트생. 다른 오빠들은 이곳에서 일한 지 좀 오래되어 정직원이 된지 오래라고. 하는 행동 보면 뺀질 뺀질 해가지고 조금 친해졌다 싶으니 자기 맘대로 호칭을 바꿔버린 오빠다. 물론 그 호칭이 굉장히 마음에 안 들어 인상을 찌푸리며 화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어쨌든 결론은 꼬맹이... 아니, 내 나이에 꼬맹이가 뭐냐고....
사장님과 말을 이어가던 창균 오빠는 자신의 캐비닛을 열어 유니폼을 챙기고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는 일을 하러 가버렸고, 나는 평소처럼 민혁 오빠가 마시라고 갖다 준 망고 스무디를 마시며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 가방에서 문제집을 꺼냈다.
"공부하고 있어."
내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은 사장님도 일하러 간다며 휴게실을 나가 버렸다. 이제 공부 좀 해볼까? 그에 나는 평소와 같이 집중하여 문제집을 풀 수 있었다.
초반에 카페를 들락날락할 때 차라리 공부라도 하라는 사장님의 말에 알겠다고 했고, 그때부터 휴게실은 거의 내 공부방이 되었다. 학교가 끝나면 사장님을 보러 카페에 오고 공부하다 다 같이 저녁 먹고 집에 가는? 그게 어느새 내 패턴이 되어 버렸다.
"여주야 저녁 먹자."
"벌써요?"
"7신데?"
형원 오빠가 휴게실 안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며 말했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싶었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 들어서자 밥은 언제 왔는지 이미 다른 오빠들과 사장님은 밥을 먹고 있었다. 치사하게 먼저 먹냐! 재빠르게 앉은 나는 잘 먹겠습니다! 인사를 끝내고 숟가락을 들었다.
먹는 내내 턱에 구멍이라도 난 듯 먹는 족족 흘리는 나를 본 사장님은 또다시 반할 거 같은 미소를 지으며 휴지를 들어 내 턱에 묻은 국물 자국을 조심스레 닦아 주었다.
"애야, 애. 매일 흘려."
***
솔직히 저 열일하는 거 인정이죠?!! 철쩌카가 이등이길래 빠르게 들고 왔습니당ㅎㅎㅎ 칭찬해주세용ㅎㅎㅎ
기현이가 여주에게 귀엽다 하고 챙겨주고 하는 것은 절대 이성적으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동생같은 마음이라 생각하시면 돼요ㅋㅋㅋㅋ예를 들어 19살인 여주에게 11살 짜리 초등학생이 와서 누나 피크닉 먹어여 하면 너무 귀엽잖아요ㅋㅋㅋㅋㅋㅋ그런 느낌!
그럼 재밌게 봐줘서 너무 감사드리고 저 열일 했으니까 댓글 많이 달아주기~~~~ 그럼 저는 자러 갑니당,,, 잘자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