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시작하는 감사한 표지입니다:)
Ep 12. 미남이시네요 by 찬열
BGM) 미남이시네요: 길미 (feat. 리사)
딸랑딸랑-
"..."
한참 혼이 나간 사람처럼 굴다가 전화 한 통에 발에 불이라도 난 듯 달려나간 종인의 뒤로, 그렇게 정적만이 남았다.
쫓아나가던 모습 그대로 제자리에 멈춘 찬열은 흔들리는 유리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놔..."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난 그냥 변백현 씨 얼굴이나 한 번 볼 수 있을까,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들렀을 뿐인데 이게 대체 뭐냐고!!!!
삐걱삐걱거리는 몸을 돌려 들어간 카운터 안은 정체불명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조금 전 종인의 옆에서 아무 생각없이 놀고 있던 그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되었다.
답이 없게 비싸보이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며 알 수 없는 가지각색의 도구들,
그 와중에 낯익은 녹색 서울우유 마크 하나만이 찬열에게 이 곳이 머나먼 외계행성이 아닌 대한민국 땅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김종인 이 새끼..."
다음에 만나면 널 내 손으로 죽여버리고 말겠다.
반드시.
손이라도 까딱하면, 숨이라도 크게 쉬면 그 비싸보이는 이상한 기구들이 와르륵 무너져버릴 것 같다는 망상에
잔뜩 긴장한 찬열이 종종걸음으로 간신히 계산대 근처까지 이동했다.
생각없이 긴 팔을 휘적대고 다녔다간 대형사고라도 날 것 같아서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제발, 제발, 제발-
이 가게가 망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니까 김종인 그 멍멍이 새끼가 오기 전에 아무도 오지 않았으면...
제발 제발 제...
딸랑-
"...헐..."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던 것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타이밍도 좋게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의 모습에 찬열의 입이 딱 벌어졌다.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어... 어... 어서오십쇼-"
공황상태에 빠져 말을 더듬는 찬열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 눈으로 메뉴를 쭉 훑는 손님과 함께 찬열도 메뉴판을 바라보았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카푸치노...
...아니, 커피가 다 그냥 커피지 뭐가 이렇게 많냐고!!!
"따뜻한 카라멜 마끼아또 한 잔 주세요."
식은땀이 삐질삐질, 입만 웃은 채 눈은 울고 있는 찬열을 아는지 모르는지 앞에 선 여자는 뒤적뒤적,
손에 든 핸드백을 들여다보며 지갑을 찾고 있는 듯 했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또 뭐야...
커피란 말이 하나도 없는데 왜 커피 메뉴에 있는거야.
커피에 카라멜을 왜 넣어...
그냥 설탕 넣으면 되지, 왜 카라멜을 넣어...
커피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는 찬열이 굳은 채로 대답이 없자, 여자가 힐끔 눈을 들어 그런 찬열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서 '이 바쁜 세상, 시간은 금이라는데 왜 그렇게 멍때리고 있니' 하는, 냉혹한 현대사회인의 시크함을 발견한 찬열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 그게요..."
김종인 너 이 새끼, 멍멍이 새끼, 송아지 새끼, 이.. 이.. 개새끼야!!!!!
"...?"
"...그거 말고, 오렌지 주스 안 드실래요?"
"...네?"
"그게, 그 카라멜 뭐시기를 제가 할 줄 몰라서요... 아하하하.."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호쾌하게 웃는 찬열의 모습을 '뭐 이런 미친 놈이...'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이 따가웠다.
이 모욕감은 잘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김종인을 만나면 주리를 틀어버리겠다, 다짐한 찬열이 얼른 진열장 안에 들어있던 오렌지 주스를 꺼내왔다.
도대체 마트에서도 팔고, 편의점에서도 팔고, 동네 구멍가게..에선 안 파나? 하여튼 그런 오렌지 주스를 누가 이런 카페에 와서 사먹는가 싶었는데,
이제보니 자신을 위해 신이 내리신 선물이었다.
"...그럼 그냥 라떼는요?"
"그... 그것도..."
"...아메리카노는?"
"...아메리카가 미국 있는 곳 맞죠?"
"..."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을 분석하자면, 분명 찬열이 제대로 미친 놈이거나 어딘가 덜 떨어진 놈이라고 여기는 것이 틀림없었다.
사실 찬열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스스로도 어딘가 몰래카메라가 숨어있는 게 아닌지 주변을 뒤졌을 것 같다.
치욕스럽고 부끄럽고 울고 싶은 마음에 오렌지 주스를 든 손이 덜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도망칠 구멍이 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웠다.
"...그거라도 주세요."
그런 찬열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여자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찬열은 알 수 없었다.
이래뵈도 유리 같은 심장의 소유자인데 쌍욕이라도 듣는 게 아닌가, 부들부들 떨고 있던 찬열의 마음이 전해지기라도 한 것인지
무서운 표정의 여자는 그렇게 아무데서나 다 팔 게 생긴 오렌지 주스를 사들고 카페를 나갔다.
어쩌면 자신을 어디가 약간 모자란 애라고 생각한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제 손으로 처음 벌어본 치욕스러운 돈 2천원을 손에 꼭 쥐고 찬열은 결심했다.
"안되겠어... 여기 사장님을 소환해야겠다."
지난 번에 핸드폰에 저장해두었던 준면의 번호를 뒤적뒤적 찾으며 찬열은 다시 한 번 종인에 대한 저주로 이를 갈았다.
찬열의 전화에 곤란한 듯, 정말 종인이가 그렇게 뛰쳐나갔냐던 준면이 카페에 도착했을 때 찬열의 손에는 오렌지 주스를 판 돈 4천 오백원이 들려있었다.두 번째에 왔던 중년 여성이, 이번에는 조금 뻔뻔해진 찬열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잘못 꺼냈던 오백원을 팁으로 주고간 참이었다.
"찬열씨한테 신세를 너무 많이 져서 어쩌지?"
미안하다며 카운터로 들어서는 준면은 혼자가 아니었다.
준면 못지 않게 하얀 얼굴에 새까만 생머리가 잘 어울리는 아담한 체구의 여자가 준면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어색하게 고개를 꾸벅 하는 찬열에게 생긋 마주 웃어주는 이 사람이, 준면의 여자친구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지은아, 미안. 거기 좀 있어-"
서둘러 직원 휴게실로 들어간 준면이 앞치마를 두르며 카운터로 나올 때까지, 지은은 조용히 카페 안에 놓여진 화분들을 하나하나 둘러보고 있었다.
하얗고 단정한 원피스 차림에 민트색 핸드백과 자그마한 플랫슈즈까지, 누가 봐도 예쁘고 청순한 사람이었다.
준면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오후의 강가를 걷고 있던 백현의 작은 뒷모습이 떠올라 찬열의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이게 다 오빠가 키운거야?"
"내가 키운 것도 있고, 백현이가 키운 것도 있고."
지은이 손 끝으로 조심스럽게 화분을 만지며 묻자, 그 모습을 돌아본 준면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덕분에 찬열도 새삼스레 가게 안을 둘러보게 되었다.
이것저것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분들이 잔뜩 놓여있는데, 백현과 공원에 함께 심었던 꽃과 똑같이 생긴 것도 있었다.
"향기가 너무 좋다. 이거 백현씨가 키운거지?"
"왜?"
"오빠가 키웠다고 보기엔 너무 귀엽게 생겼잖아."
베시시 웃는 지은의 모습에 바쁘게 카운터 안을 돌아다니던 준면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묘해진다.
뭐랄까 그냥 참...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변백현 씨는 지금 뭐할까?
...더 보고 싶어지네.
"여기..."
찬열이 여태까지 손에 쥐고 있던 눈물의 4천 5백원을 준면에게 건네주었다.
뭘 팔았냐는 말에 앞뒤 다 자르고 오렌지 주스 두 개를 팔았다니까,
여태 가게 문을 연 이후로 그 주스가 팔린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능력도 좋다며 웃는다.
더 말하기도 부끄러운 찬열이 그저 하하하 웃기만 하자 준면이 '그건 찬열씨가 판 거니까 찬열씨가 넣어둬요'하고 거듭 받기를 거부했다.
결국 제 손으로 번 치욕스런 4천 5백원을 주머니에 넣고, 찬열은 그렇게 잠깐 사이 폭싹 늙어버린 기분으로 카페를 나설 수 있었다.
이것저것 더 챙겨주려는 준면을 한사코 말리며 그냥 다음에 언제 김종인을 반나절만 빌리기로 약속받았다.
'제가 샌드백으로 좀 쓰려구요' 하고 씩 웃는 모습에 농담인 줄 알았는지 준면이 시원하게 웃으며 허락을 해주었다.
며칠 새 어느 정도 선선해진 거리를 걷다가 뭐라도 좀 마실까, 하는 마음에 들어간 편의점에서도 아까의 그 오렌지 주스를 팔고 있었다.
발견한 순간 갑자기 갈증이 싹 가신 찬열은 결국 편의점을 빈 손으로 나왔다.
김종인 때문에 앞으로 평생 오렌지 주스는 마시지 못할 것 같아 절로 이가 갈렸다.
그렇게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주워담으며 허탈한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던 찬열의 눈을 잡아끈 것은,
제라늄을 심었던 공원 벤치에 오도카니 앉아있는 낯익은 옆모습이었다.
잘못 본 게 아닌가- 우뚝 선 찬열이 눈을 꿈뻑꿈뻑, 몇 번을 감았다 떴다.
혹시나 우연히라도 만날까, 꿈에서라도 보일까 며칠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사람, 백현이었다.
아직까지 여름매미가 울고 있는 그늘 아래 벤치에, 등을 기대고 앉은 백현의 다리가 달랑달랑 흔들리고 있었다.
낯익은 백현의 하얀 운동화만 그늘을 빼꼼 벗어나 빛나고 있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무언가 듣고 있는 듯 벤치 위에 놓은 손이 까딱까딱,
다리와 함께 박자를 맞추며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그림의 한 장면 같이 평화로웠다.
그 모습에 분노로 가득했던 찬열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이내 다른 느낌의 두근거림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멍하니 서있던 찬열이 문뜩 정신을 차리고선 얼른 구김이 간 셔츠를 탈탈 털고 접힌 바짓단을 정리하고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며 제 모습을 다듬었다.
비록 이런 자신의 모습을 백현이 보지 못하고 할지라도, 그 앞에서 흐트러지고 싶지 않다.
몇 번이고 목을 가다듬고 백현의 곁으로 다가간 찬열이 놀래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한참을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백현을 불렀다.
"...저기.."
가만히 어깨를 살짝 짚은 손에 인기척을 느낀 백현이 귀를 쫑긋 세우며 이어폰을 뺀다.
그 모습에 한 번 더 크흠, 목을 가다듬은 찬열이 옆자리에 쓱 앉으며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어리둥절하던 백현의 하얀 얼굴 가득 이내 해사한 미소가 번졌다.
이럴 때마다 왜 준면이 백현을 자꾸만 멍멍이라 부르는지 알 것 같다.
"찬열이다!"
...이 순간만큼 자신의 이름이 감동적일 때가 또 없다면, 부모님에게 죄송한 일일까.
백현의 입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만들어지는 제 이름은 늘 찬열을 벅찰만큼 행복하게 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백현의 모습에 어느새 아까의 너덜너덜해진 심장은 말끔하게 치유된 채 두근두근 힘차게 뛰고 있었다.
"여기서 뭐해요?"
며칠 동안 기다렸는데... 어디서 뭐하다가 이제서야 나타나요?
묻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었지만, 입 안에서만 맴돌다 다시 가슴 속에 묻어두었다.
"나, 준면이네 호두빵이 갑자기 엄청 먹고 싶더라구.
그래서 가는 길에 우리 제라늄도 볼 겸 왔다가 잠깐 쉬고 있었어."
서럽게 울던 그 날의 모습이 아직 잊혀지지 않는데, 이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조금쯤 마음을 잘 다독인 거라고 믿어도 되는 걸까.
그 와중에도 백현의 입에서 나온 '우리' 제라늄이라는 말에 심장이 간질간질해져서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흐뭇해지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근데...
...어딜 간다구요?
"...카페 가는 길이에요?"
"응! 아침 일찍 가면 더 맛있긴 할텐데, 음... 아침엔 좀 바빴거든.
다 팔리진 않았겠지? 종인이는 빵은 못 만드는데-"
...헐.
순간 뇌리를 스치는 준면과 지은의 모습에 찬열의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거길 간다고? 지금?
김종인 그 새끼가 튀는 바람에 대신 가게 보고 있는 그 두 사람한테 간다고?
...이건 다 김종인 그 새끼 때문이야!!!
결국 결론은 김종인 멍멍이 새끼로 끝난 찬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그 기척에 깜짝 놀란 백현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백현이 또 우는 모습은 절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느니 차라리 자신이 대신 카페에 가서 오렌지 주스 100개 팔기 미션이라도 하고 말겠다.
"내..내가 더 맛있는 거 파는 곳 아는데!!"
"...어?"
어떻게 하면 티나지 않게 이 사람을 다른 곳으로 데려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카페니 호두빵이니 하는 것들을 이 사람 머리 속에서 날려버릴 수 있을까.
일단 급한대로 내뱉어 놓고 머리를 데굴데굴 굴리던 찬열이 갑자기 떠오른 어느 곳에 눈을 번쩍 떴다.
"...거기 가면 맛있는 거 진짜 많은데, 같이 갈래요?!"
.
.
.
왁자지껄한 고함과 말소리, 바쁘게 어깨를 스치고 가는 사람들, 가까운 곳에서 요란하게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 때문에
잔뜩 얼어붙은 백현이 마주잡은 손을 꼭 쥐는 것이 느껴진다.
긴장한 얼굴을 내려다본 찬열도 괜히 여기로 데려왔나 하는 생각에 덩달아 표정이 굳어졌다.
느닷없는 제안에도 별 불만없이 따라와준 백현과 지하철을 타고 달려 도착한 곳은 종로의 광장시장.
입구부터 어딘가 옛기운이 느껴지는, 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로 가득찬 서울 시내 한가운데 꿋꿋히 자리잡은 재래시장이었다.
어디든 백현을 카페가 아닌 다른 곳으로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다가 왜 이 곳이 떠올랐을까.
예전에 몇 번 와봤던 곳인데,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그만큼 정도 많고 사람 냄새가 좋은 곳이라
나중에 누군가 좋은 사람이 생기면 꼭 같이 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그게 이 사람이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
정신없는 이 곳에서 백현을 챙길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 생각하니 눈이 절로 부릅떠졌다.
'괜찮으니까 가요-'하고 손을 끌자 다른 손으로 흰 지팡이를 꼭 부여잡은 백현도 다부지게 입을 꼭 다물고 걸음을 옮겼다.
용기를 내겠다는 듯 야무지게 다문 그 입매가 귀엽기 그지없었다.
자신을 의지하며 꼭 잡은 손 때문에 찬열의 기분이 둥둥 떠다니는 것마냥 좋아졌다.
이렇게 긴장한 백현의 모습을 보고 그 와중에 웃음이 나는 스스로가 나쁜 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낯선 곳, 시끄러운 소음에 긴장해 몇 번을 흠칫흠칫 놀라던 백현도,
주변을 둘러보랴 혹여나 어딘가 부딪힐까 백현을 챙기랴 정신없던 찬열도 시간이 지나자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늘 조용한 곳 외에는 잘 다녀본 적이 없던 백현이라 겁이 나긴 해도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찬열이 말해주는 것, 소개해주는 것들만 조심스럽게 만져보더니 어느새 호기심 가득한 얼굴에 스물스물 미소가 피어올랐다.
낯선 소리가 들리면 멈칫 서서는 찬열의 손을 잡아끌기도 하고,
이전과 다른 냄새가 나는 곳 앞에서는 우뚝 멈춰서서 여긴 뭐하는 곳이냐며 조잘조잘 말을 걸기도 했다.
다양한 가게들이 몰려있는 곳이다보니, 몇 발짝 걷다보면 새로운 냄새가 났다.
옷감이나 색색의 옷들을 파는 가게 앞에서 백현은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했고,
말린 건어물이며 해산물을 파는 곳 앞에서는 바다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렇게 다다른 곳이 광장시장의 꽃-
온갖 음식들이 군침돌게 놓여있는 먹자골목이었다.
"찬열아, 여긴 뭐하는 데야? 여기서부터 맛있는 냄새난다-"
"여기- 빈대떡 파는 가게예요. 여기 빈대떡 엄청 유명한데... 먹을래요?"
"응, 먹자먹자!"
한 곳에 몰려있는 여러 가게들을 매의 눈을 뜨고 스캔한 찬열이 제 눈에 가장 맛있어보이는 곳으로 백현을 안내했다.
긴 나무의자에 백현을 앉힌 후 '이모, 여기 빈대떡 하나 주세요!'하고 주문을 하자 신이 난 백현이 다리를 동동거렸다.
두툼한 반죽을 넣고 지글지글, 빈대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하나 얘기해주고, 물을 떠서 앞에 놓아주고, 젓가락까지 쥐어주는 동안-
금세 바싹하고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빈대떡 한 접시가 완성되어 나왔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스한 김과 함께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그제서야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허기졌던 배가 느껴졌다.
백현의 손을 끌어다주자, '잘 먹겠습니다!' 신이 나서 인사한 백현이 한 입 베어물고는 뜨거운지 하-하- 입김을 분다.
그러면서도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가득 번졌다 .
이모님이 챙겨주신 푹 익은 김치며 양파 장아찌까지 올려주고 있으려니, 이런 게 바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는 거구나- 싶다.
오물오물 열심히 먹는 백현과 찬열 앞에 찬 이슬이 맺힌 사이다 두 병이 놓였다.
'아이고- 두 총각이 뭐 이렇게 다 이쁘게 생겼어? 이거, 서비스니까 마시면서 먹어' 하는 인심 좋은 이모님의 말에 찬열이 '아하하,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꾸벅했다.
옆에서 입안 가득 빈대떡을 우물거리던 백현도 '그믑슴다-'하고 뭉그러진 발음으로 꾸벅 인사를 했다.
그렇게 빈대떡을 먹고 나서는, 매콤한 게 먹고 싶어져서 떡볶이집으로, 그러고나선 또 광장시장의 명물이라는 마약김밥 가게로...
마지막으로 비빔밥을 한 그릇만 사서 나눠먹고 후식으로 식혜까지 마시고 난 다음,
더 이상은 배가 불러서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쯤에야 둘은 시장을 벗어났다.
익숙한 동네로 다시 돌아오는 길, '숨을 못 쉬겠어-'하고 헥헥대면서도 백현은 씩씩하게 걷고 있었다.
그런 백현의 모습에 덩달아 신이 난 찬열은 낯익은 곳에 도착해서 더 이상 손을 잡아줄 필요가 없음에도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백현도 꼭 잡은 손을 마냥 신나게 흔들며 걸었다.
어느새 주변에는 어둑어둑하게 밤이 내리고 있었다.
"아, 배불러-"
혹시나 너무 피곤하진 않았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백현은 내내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조잘조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댔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있는 찬열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까 먹었던 빈대떡은 또 먹으러 꼭 가고 싶다던 백현이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씩 웃으며 물었다.
"근데 찬열아."
"네?"
"너- 정말 예쁘게 생겼어?"
그 말에 띵- 하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아 잠시 할 말을 잃었던 찬열이 급하게 두 손을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아니요?! 제가 어딜 봐서!!!"
그건 그 쪽한테 한 얘기겠죠!!
당황해서 목소리마저 뒤집혔다.
킥킥 웃음을 터뜨린 백현이 우물쭈물 망설이더니 이내 장난기 어린, 그렇지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을 때-
너무 놀라서 딸꾹질마저 나올 뻔 했다.
"그럼 나... 너 얼굴 한 번만 만져봐도 돼?"
아직 장난끼 가득한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어딘가 눈치를 보듯 망설이는 그 모습에 저도 몰래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는 찬열은
그래봤자 백현이 제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당황해있었다.
"...싫어?"
"아.. 아뇨!!!"
싫은 건 아닌데요,
그게- 그게-
"...그럼 만진다?"
와... 이거 진짜 반칙이다.
그 쪽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걸 손으로 보는 것 뿐인데,
근데... 근데 쪽팔리게 나만 너무 떨리잖아요!
백현의 동그란 손끝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찬열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애써 억눌렀다.
이미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화끈거려 당장 찬 물에 세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굴이 어디야, 근데..."
손을 뻗어 더듬더듬, 얼굴이랍시고 찾은 곳이 고작 어깨쯤의 허공에서 바둥거리는 모습에 찬열이 조심스럽게 몸을 숙여 제 얼굴을 가져다 댔다.
떨리고, 민망하고, 쑥스럽고, 부끄럽고- 온갖 어색한 수식어를 다 갖다 붙여도 모자랄만큼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헤매고 있던 백현의 손 끝이 뺨에 닿은 순간에는 그렇게 뛰던 심장마저 멈춰버릴 것 같았다.
부드러운 손끝이 간지럽게 찬열의 뺨을 지나 앞머리가 덮은 이마 위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는 콧잔등 위로, 당황해서 꼭 감은 눈꺼풀과 꼭 깨문 입술까지
천천히 스쳐갔다.
"진짜네... 우리 찬열이, 완전 꽃미남이구나."
긴장해서 꾹 다문 입술을 쓰다듬으며 해맑게 웃는 해사한 백현의 모습에, 입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더 놀란 찬열이 얼른 얼굴을 뗐다.
의아한 듯 갸웃대다가 다시 웃어버리는 그 잔망스러운 모습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결국은 찬열도 쑥스럽게 같이 웃어버렸다.
시선은 비록 마주하지 못했지만 입술에 남은 부드러운 손길은 인사를 나누고 돌아가는 길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아... 오늘은 왠지 세수하기 싫다.
이런 자신이 제가 봐도 참 어이없다 생각하면서도, 처음으로 백현에게 제 얼굴을 보여준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
.
.
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여느때와 같은 아침이었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며칠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다가 피곤하면 시간도 신경쓰지 않고 잠이 들고...
그렇게 어제도 일찍 잠이 들었는데, 반짝 눈을 뜨니 온 몸이 개운하고 기분도 상쾌했다.
열려진 창문으로 어느새 조금은 서늘해진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간지러운 느낌에 기지개를 켜며 침대를 벗어나는 백현의 표정이 가벼웠다.
생각하면 자꾸만 가슴이 조이듯 아파서, 백현은 준면에게 새로 맡은 일이 바쁘다고 전화 한 통을 한 후 며칠간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다.
아무리 바빠도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꼭 전화를 주고받던 예전과는 분명 무언가 변했다.
준면 역시 그런 백현에게 평소와 같은 다정한 목소리로 알았다고 대답하고나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해결되지 않을 것 같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아있었다.
어쩌면 그 동안, 평화롭고 행복해보이는 일상 속에 묻어둔 불안과 우울함으로 조금 지쳐있었던 것일까.
아무 생각 없이 보낸 시간들은 그렇게 망가졌던 백현의 마음을 보듬고 다독여주었다.
차츰차츰 가슴에서 흐르던 피가 멈추고, 숨조차 쉴 수 없을 것 같던 통증도 아릿해져갔다.
시간은 평생 나을 것 같지 않았던 상처마저 낫게 해주는 힘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우유를 마시다가 문뜩 준면의 가게에서 파는 호두빵이 생각났을 때, 정말 내가 이젠 좀 괜찮아졌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조금씩 괜찮아지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아무렇지 않게 예전처럼 준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둘도 없는 고마운 친구, 그 모습 그대로.
"...이따 종인이 있을 때 가서 먹어야지, 호두빵."
그래도 아직은 완전히 자신이 생긴 건 아니니까, 준면이 없는 시간에 카페에 찾아가기로 했다.
정말로 아무렇지 않아질 때까지, 조금만 더 제 가슴을 쉬게 해주고 싶어서-
백현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애꿎은 우유만 한 잔 더 꺼내마셨다.
어제 읽던 책 한 권을 마저 다 읽고, 거실 가득 울리는 음악에 맞추어 혼자 흥얼흥얼 춤추듯 거실을 거닐어도 보고, 창문 밖에 내놓은 화분에 물도 주고-
그렇게 오전을 여유롭게 보낸 백현이 집을 나섰을 때는 어느새 하루의 반 이상이 훌쩍 넘어간 다음이었다.
예전 같으면 이 시간에는 뜨겁게 달궈진 공기에 조금만 숨을 쉬어도 온 몸이 후끈후끈 더워졌을텐데, 여전히 조금 덥기는 해도 훨씬 선선해졌다.
지나가던 길에 제라늄이 잘 있는지도 볼 겸 간만에 느끼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갈 겸,
그렇게 앉아있던 공원 벤치에서 찬열을 만날 것이라고는 백현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찬열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낯설고 요란했지만 활기차고 정감이 가득한 곳이었다.
처음에는 잔뜩 겁을 먹었지만 그럴 때마다 제 손을 꼭 잡아오는 찬열의 체온에 움츠러드는 어깨를 펴고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를 걷다보니 두려워할 시간조차 아쉬울 정도로 즐거워졌다.
늘 익숙한 동네에서 생활하는 일이 많았던 백현에게는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옆에서 조근조근, 백현의 눈이 되어 설명해주는 찬열의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만큼 웃고 즐기다가 집 앞까지 바래다 준 찬열이 돌아간 후- 한참이 지나도 포만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마냥 웃어본 것이 얼마만인지,
혼자 들어선 집 안에서도 그 행복한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특히 마지막, 자신의 손 끝에 닿은 찬열의 따끈따끈한 뺨이며 바들바들 떨리던 속눈썹, 꼭 다문 입술 같은 것들이 떠올랐을 때는
저도 모르게 푸핫-하고 웃음이 터졌다.
귀여운 녀석 같으니.
여태까지 한 번도 훨씬 나이가 많은 자신에게 형 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항상 그 쪽, 저기요, 변백현 씨- 같은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는 것을 백현은 알면서도 모른 척 가만히 들어왔었다.
모른 척 '왜 형이라고 안 불러?'라고 물으면 금세 당황해서 말을 더듬을 찬열의 모습을 상상한 백현이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다정하고 친절한 녀석.
꽤나 키가 큰 것이 분명한 녀석과 함께 걷는 것이 편안한 이유는-
녀석이 늘 자신의 보폭에 맞춰 걸음을 늦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낯선 곳에서는 아무래도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워 남들보다 속도가 느려지기 마련이었다.
손을 뻗었을 때 닿지 않을만큼, 준면보다 한참 더 높은 곳에 있는 녀석이지만 한 번도 그런 백현의 손을 급하게 잡아끌거나 서두른 적이 없다.
...어쩌면 그런 다정한 배려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들이 그래왔듯이 자신을 동정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뜩 떠오른 우울한 생각의 조각에 백현의 표정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사람들의 친절을 이렇게 왜곡해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해왔지만,
한 번 상처입은 마음은 더 이상 아프기를 겁내고 자꾸 한 발짝 물러서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가끔은 스스로가 짐처럼, 부담처럼 여겨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마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불편하고, 어딘가 미안해지고,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그런 일이니까.
보이지 않는 것 대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렇게 자신에게 다가왔다가 멀어져간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공기가 익숙하기 때문에, 지금의 찬열이 순수하게 자신을 대한다는 것은 더더욱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 찬열이 백현을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하게 되는 그 순간-
그렇게 서서히 바뀌어가는 기운을 느끼게 된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마음이 아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신자 번호와 문자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백현의 핸드폰이 울린 것은, 가라앉는 마음에 소파 깊이 몸을 파묻은 백현의 주위로 정적이 파고들던 무렵이었다.
낯선 발신자 번호에 고개를 갸웃하던 백현의 얼굴에 점차 헤실헤실 미소가 퍼져갔다.
음성을 한 글자 한 글자 읽어주는 딱딱한 목소리와는 달리, 입 안 가득 달달함이 퍼지는 듯해 웃음이 터졌다.
- 잘 들어갔죠? 힘든 거 아니죠? 다음엔 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이번엔 내가 정했으니까, 다음에 갈 곳은 그 쪽이 정해요.
찬열.
...그래.
언젠가 우리가 서로를 불편해하게 된다면,
그건 그 때가서 또 생각하자.
어쩌면 그건 내가 눈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여느 사람들 사이의 관계처럼 멀어질 때가 되었기 때문일지도 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그 순간까지 행복한 기억만 많이많이 쌓아두는 것, 그 뿐이니까.
그렇게 한참 동안 기분 좋은 웃음을 한가득 짓고 있던 백현이 이내 몸을 일으켰다.
워낙 행동반경이 넓지 않은 터라, 다음에 갈만한 맛있는 곳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좀 씻으면서 지금부터 한 번 생각해볼까-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로 향하며 백현은 생각했다.
...그나저나, 다음에 만나면 저 '그 쪽' 소리 좀 이제 못하게 해야지.
+주저리주저리
예전에 하루 시각장애인협회에서 하는 무슨 모임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무슨 모임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거기에서 행사 준비도 하고 식사를 도와드리는 그런 일을 했었거든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런 일을 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한 분의 식사를 도와드리게 됐는데, 퍼뜩 정신을 차리니 제가 마치 어린아이가 밥먹는 것을 도와주는 것처럼 그 분을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도망치고 싶었던-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 편을 쓰다보니 갑자기 그 때 일이 생각나네요-
어쩌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 앞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써 어떻게 그 분들을 대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더 불편하고 몸둘 바를 모르는,
그런 경우가 많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누구도 남에게 일부러 상처주려고 행동하는 사람... 많지 않잖아요-:)
잘 모르는 것도 죄라는데, 그러면서 괜히 제 스스로 대는 핑계일까요^^;;
그 때는 아주 예전이었지만, 과연 지금 제가 다시 그 자리에 가게 된다고 한들 후회없이 잘 해내고 올 수 있을까요-?
...갑자기 왜 이렇게 진지돋나요;;ㅋㅋㅋㅋㅋ
이번 편은 맘 먹고 둘이 좀 신나게 놀게 해주자- 하고 썼습니다;;ㅋㅋ
그 동안 너무 우울했잖아요ㅠㅠㅠ
이런 아련돋는 얘기만 쓰고 싶지 않았는데ㅠㅠㅠㅠ
백현이는 늘 밝고 씩씩하지만, 사실 문뜩문뜩 떠오르는 자괴감이라든가- 미안함이라든가... 뭐 그런 복잡한 감정이 숨어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뜩 들었어요. 사실, 사람들을 대할 때 있어서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늘 자기 모습에 당당하고 자신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그나저나 쓰면서 맨날 찬열이가 '그 쪽, 저기' 이러는 게 거슬렸는데, 드디어 호칭정리를 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오는군요... 으하하하
마음이 뿌듯합니다ㅋㅋㅋ
징어님들을 발칵 뒤집은 엎은 노래방 영상에서 한 번씩 카메라 가리고 지나가는 변백현 군 때문에 바닥을 한참 딩굴다가 정신차렸네요;;ㅋㅋㅋㅋㅋ
어디서 이런 귀여운 생물체가 태어난건가요, 대체..ㅠㅠㅠㅠㅠ 이런 잔망잔망 열매를 먹은 생명체 같으니ㅠㅠㅠㅋㅋㅋㅋㅋ
읽어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 모두 늘 감사드리지만, 또 늘 저에게 비행기 태워주시느라 고생하시는 분들께 뭐라도 해드려야겠다 하고 있던 참에
공지가 떴네요ㅠㅠㅠ
원래부터 있었던 규칙을 잘 모르고 있다보니 큰 실수를 할 뻔 했네요-ㅁ-;;
이 곳을 가장 잘 운영하기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이니만큼, 이것저것 많이 고려하고 계신다고 하시니 언젠가 규정이 바뀔 수 있겠죠-:)
그 때까지 사과는 일단 묵묵히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한 편 한 편 읽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리는 거- 이젠 말씀 안드려도 다 아시겠지만 그래도 또 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과의 시작을 늘 허전하지 않게 장식해주시는 서랍님께서 잘 이겨내시고 돌아오시길...(_ _)
감사합니다!:)
p.s 댓글 달아주신 분들 답 달다가 12화 쓴다는 핑계로 잠시 멈춰뒀었는데!!ㅠㅠㅠ
저녁 먹고 나서 얼른 찾아뵐게요(_ _);;;; 저녁먹을 때 얼른 안 쫓아가면 제 밥이 없어요;;ㅋㅋㅋ
+암호닉 남겨주신 감사한 분들:) 니포 님
더덕 님
도넛츠 님
도로시 님
동동 님
됴덕후 님
됴르르 님
똑순이 님
리카 님
링세 님
메이링 님
모모니 님
방구 님
버거킹 님
봉봉 님
비너스 님
빙수 님
새우 님
서랍 님
수니 님
스티치 님
시안 님
썬크림 님
아켁 님
앵그리버드 님
에이크 님
오탁구 님
이불익이니 님
지나가던 행인 님
찬사 님
캐슈 님
코아 님
키다리아저씨 님
타루 님
티슈 님
피카츄 님
헤헷 님
호독자 님
제가 빼먹은 분, 없으신거죠?!! 그런거죠?!!!ㅠㅠㅠ
태워주시는 비행기 항상 신나게 둥둥 잘 타고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늘 감사드리는 거- 아시죠-?:)
사..사... 좋아합니다S2 이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