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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8. 차학연 외전 2 


당신은 내가 처음 본 희망이었습니다.


...착각이었을까, 당신의 뷰파인더속에 내가 담겨있나란 생각은..

당신의 사진기는 나를 향해있었고, 연속되는 셔터소리도 일정했다.  역시 나를 찍는게 아니었던지 내가 당신의 사진기 밖으로 빠져나와도 당신의 셔터소리는 일정했다.

그래도 당신이 찍은 사진들이 궁금해 열중해있는 당신의 어깨를 건드렸다.

사진기에서 눈을 뗀 당신과 눈을 마주쳤다. 동그랗게 눈을뜨고 나를 쳐다보는 당신은 뭐랄까.. 굉장히 순수해 보였다. 

지금껏 서울에서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의 눈은 당신과 달랐다. 그 눈에 끌렸었던건가, 원래도 넉살좋단 소리를 많이 들어왔지만 서울에 와서는 그렇게 말 붙일 사람이 없어 심심하기도 했었다. 잘 됬다 싶어 당신의 사진기를 빌려, 사진을 살펴봤다.

당신의 프레임은 따뜻했다. 순하고.. 당신이란 사람을 오늘 처음 봤지만 당신의 성격은 프레임 안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한참 당신이 담은 사진들을 보다 나는 나를 발견했다.

방금전의 나, 아까 내가 착각한게 아니었던건지 당신의 뷰파인더안엔 내가 있었다.


"아, 나 이거 진짜 못생겼다. 오오~ 이건 괜찮네"

"...다 괜찮은데"


워낙 목소리가 작아 내가 귀기울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다 괜찮은데.. 당신이 나에게 던진 말은 단순한 인사치레 였을까?


"뻥이죠? 이렇게 못나왔는데"

"진짜 잘 나왔어"


나를 보며 말하는 당신. 거짓말은 아닌가...


"아,암튼. 사진 되게 잘 찍으시네요. 사진작가예요?"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을 보며 나는, 내가 모델이 되야만 하는 또 한가지 이유를 찾은 듯 했다.


"전 차학연이예요. 모델할꺼라서 서울 올라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든거 있죠? 그래도, 언젠가 나도 뷰파인더 속에 담겨졌던 사진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날이 오겠죠?"


당신이..나를 뷰파인더에 담아준 첫번째 작가였다. 일어서며 나중에 꼭 당신을 찾아갈테니 그때 사진을 달라하였다.

나를 바라봐 준 당신의 눈빛, 당신이 담아준 프레임안의 나. 

당신은, 서울에 올라와서 내가 본 첫번째 희망이었다. 가방을 맨 체 공원을 빠져나오는데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차학연씨 되시죠? 저희 감독님이 차학연씨를 한번 더 보고싶어하시는데요,"


당신을 찾을 발걸음이 한 발 떼어진 듯 싶다.

전화가 왔던 오디션장에서 표정을 다시 보고싶다던 감독님. 당신덕에 표정이 많이 풀린 나는 단번에 감독님의 흐뭇한 표정을 끌어냈고, 나는 1년안에 회사에 들어가게됬다.


-엄마! 나 회사들어갔어!

-이제 모델 된거냐?

-아..아니, 여기서 좀 연습 더 하다가.

-...그면 나한테 전화하지 말어. 모델되면 전화해. 알긋냐?

-알았어 알았어, 나중에 전화할게 사랑해.

-...밥이나 잘 처먹고 다녀.


엄마와의 전화를 마치고 연습실로 달려갔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당신을 만날 수 있을것이다.


힘겨웠던 두 달간의 연습기간을 마치고 나는 잡지 표지모델로 데뷔를 했다. 

대중들은 신선한 마스크를 한 명 찾았다며 점점 나를 검색하는 횟수가 많아졌고, 사진작가들의 콜도 늘어갔다.

여전히 나는 당신을 찾고 있었지만 나는 당신의 이름이나 전화번호조차 몰랐다. 심지어 몇살인지 까지도... 그러다보니, 나에게 오는 촬영중에 당신이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고 촬영스케줄을 한번도 거절한적이 없었다. 내가 허무하게 보낸 사람중에 당신이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당신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촬영을 하고 작가들을 만났다.

하지만, 점점 가면 갈수록 당신을 찾기란 쉽지 않았고, 공원에서의 만남마저 내 망각속으로 집어넣고 있는듯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대중들은 점점 더 나를 선호하고 있었고, 해외에서도 콜이 들어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내 처음의 목표는 기억 저편으로 넘어갔다.

힘들단 생각이 전혀 안드는건 아니였다. 하지만 내려놓고 싶지 않았다. 단순히 누군갈 찾아야된단 생각만 머릿속에 박혀있을 뿐, 나는 밤낮없이 스케줄을 소화했다.


"학연아, 콜 하나가 들어왔는데"

"오, 뭔데요?"

"아니, 표지 촬영인데 너 스케줄이 좀 많이 빡빡해서, 그래서 이건 안한다고 말을 할까하는데..."

"왜 안해요? 나 찾아주는 사람한테 그러는거 아니예요. 그거 취소하지 마요"

"아니, 스케줄이 전혀 안되는데.."

"한 3일쯤 안자고도 버텼는데 뭐, 괜찮아요. 나 진짜 하고싶어요. 재밌단 말이야"

"후, 고집하고는, 알았다 최대한 맞춰볼게"

"형 땡큐"


매니저형과의 말을 마치고 의자에 기대듯 누웠다. 정말 내 몸이 피곤하긴 했던건지 의자에 머리를 대자마자 바로 잠이들었다.


꿈을 꿨다. 공원에서 꽃을 바라보는 나. 그리고 뷰파인더로 나를 보는 사람. 내가 그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건들이면 그는 나를 봤다. 

분명 나를 봤는데..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얼굴만 검은 물감으로 덮어 버린듯, 그의 얼굴만 보이지 않았다.

말을 걸려던 순간,  매니저형이 다 왔다며 나를 깨웠다.


그는... 누구였을까?


이동하면서 스케줄을 조정하다보니 거리상으로나 시간상으로나 아까말했던 촬영이 제일 짧고 가까운걸 본 매니저형이 이곳으로 먼저 들어왔다고 했다.

나는 웃으며 스튜디오 문을 열고 크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신인모델 차학연입니다!"


모든스텝들이 나를 쳐다보며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앉아있는 사람과 나는 눈이 마주쳤다.




꿈 속의 그는... 누구였을까?



촬영은 순조로웠다. 촬영이 끝나고 나는 서둘러 다음 스케줄로 이동해야했다. 하지만 메인작가라는 사람이 나를 붙잡았고, 나는 난감해 하면서 왜냐고 말하자 그는 수줍어하며 번호를 달라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이름과 번호를 주고받았다. 거, 사람 참 순박하게. 그냥 번호달라하면 되지. 왜 그렇게 수줍게 말했데? 한편으론 재미도 있었다. 

촬영장에서 만난 작가님들은 다들 하나같이 대차고 당당했다. 저렇게 수줍어하는 작가님은 짧은 모델경력에 처음 뵌 듯해 더욱 관심이 갔다.

저런 타입은 죽어도 먼저 문자나 카톡을 보내는 일이 없을 게 뻔하다. 먼저 카톡을 보냈는데... 보내기가 무섭게 1이 사라진 걸 봤다. 카톡이 와야 될 타이밍에 오지 않자 심심했던 나는 계속 그에게 카톡을 보냈다. 결국 다음 스케줄장소에 도착하고 차에 내려 지하계단을 내려 갈 때 드디어 알람이 울렸다.


'그래'


...생각보다 그는 귀여웠다.



똑같은 꿈을 꾸는 횟수가 늘어났다. 공원에서 사진을 찍는 누군가와 사진을 찍히는 나. 다른점이 있다면 점점 얼굴의 검은 물감이 희미해진다는것...? 

하지만 아직까지 윤곽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나는 답답했다. 

누구지? 누굴까? 내가 만났던 사람? 만난사람이  한두명도 아니고..

그럼. 특별한 사람? ..만난 사람 한명한명 다 특별한데?  아. 진짜 뭐지..?

꿈속의 그에대한 궁금증과 정비례하게 귀여웠던 사진작가에 대한 생각도 늘어났다. 어디선가 본 기억은 없는데 친근했다. 단어 하나만 던져주면 아! 하고 생각 날 듯한..


"형, 정택운 작가님 유명한 분이예요?"

"응? 아니, 그런 건 아닌데 희한하게 그 사람이 사진을 찍으면 모델보다 그사람이 더 뜬다고 소문이 나긴 났더라."

"형, 우리가 저번에 찍은 화보가 그 작가님이랑 처음 만난거 맞죠? 완전 쌩판 남 맞죠?"

"그렇지. 왜?"

"아니, 계속 그 작가님 생각하면 뭐가 떠오를랑 말랑 하는데 기억이 안나, 아. 검색이라도 해볼까?"

"그러던지. 근데 니가 찾는게 뭔지도 모르는 데 검색을 한다고?"

"아 몰라요. 뭐라도 보면 나오겠지. 생각이 안나 생각이."


어린나이에 벌써 치매냐며 놀려대는 매니저형을 쏘아보곤 핸드폰을 켜 검색을 시도했다. 정택운...정택운... 간단한 프로필엔 그의 나이와..직업이 다였다.심지어 생년월일까지 나온게 없다.


"신비주인인가? 하긴, 성격보니까 어디 인터뷰터 못하실꺼 같긴 했지."


죄다 기사내용은 정택운 그는 누구인가? 인기작가 정택운 모델보다 검색순위 높아.. 


"뭐야.. 이게 다야?"


열심히 검색을 하다 결국 핸드폰을 꺼 버렸다.


"컴퓨터도 바보네. 내가 찾고싶은거 안나와..."

"그거 스마트폰인데"


...그래요. 말이 헛나왔네요..

나를 놀렸다며 웃고있는 매니저형은 다왔다며 내리라했다. 오늘 마지막 스케줄.


"이것만 잘 끝내면 3일 휴가줄게"

"오, 진짜요? 알겠습니다!"


이것만 끝나면! 꿈속의 그사람과 작가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



3일 후.


꿈에 나오는 실루엣은 점점 윤곽을 비쳤지만 알아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많이 옅어진걸로 보아 몇번만 더 꾸면 이제 그 사람의 얼굴이 정확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작가님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갔다. 기사를 전부 뒤져봐도, 블로그 같은곳을 돌아다녀봐도, 그에대한 정보는 빵빵 터지질 않았다.

아..그럼 이제 이 방법 밖엔 없는데.. 넉살 좋단 소린 많이 들어봤지만 그렇게 애교가 차고 넘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이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사이가 남녀도 아닌 지간에..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어요?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수 밖에 없다. 

그런 강심장까진 아직 장착하고있지 않은 나로써는 21살 인생 처음으로 한시간 정도를 그에게 문자를 보낼까 말까 한 딜레마가 펼쳐진 걸 보여줬다.

결국 전송버튼을 누른 문자.


'작가님! 저 술사주세요!'


최대한 평소같은 척 하고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단 건 나만이 알고있을 것이다.



-Fin-



댓글 달아주신분, 신알신 해주시는 분, 그리고 페럿님. 택에넨님 모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 차학연 외전은 아마 다음화가 마지막이 될 수 있을것같아요ㅠㅠ

다음다음 화 부터는 다시 택운 시점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ㅎㅎㅎㅎ 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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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택에넨입니다ㅠㅠㅠㅠㅠㅠ오늘도잘읽었어요ㅠㅠㅠㅠ♥♥♥담편도 기대되네요ㅎㅎ
11년 전
천사와악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ㅎ
11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헐.......왜기억을못하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천사와악마
하핳ㅎㅎㅎ 그러게요ㅠㅠㅠㅠㅠ 다음편도 읽으러 놀러와주세요:) ㅎㅎㅎ
11년 전
독자3
다음편궁금해요ㅠㅠ 꼭 써주세용ㅠㅠ
11년 전
천사와악마
감사합니다!!!ㅎㅎㅎㅎ 또 놀러와 주세요~~:)
11년 전
독자4
감상문비쨍이등장!!!학연이도이케이케막찾고있었구나...헣헣ㅎ허헣ㅎㅎ재밌당
11년 전
독자5
기억했으면좋겠네여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학연이도이제생각이나면좋겠어요ㅠㅜ
10년 전
독자7
학연이도 제밫 기억해냈으면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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