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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정신에도 못할 말이 있단걸 21년 인생 처음 깨달았다.
'작가님!저 술사주세요!'
'알았어'
처음엔 그렇게 답이 느리더니 오늘은 어째 칼답이었는지.. 빠져나갔던 정신은 폰 위에서 놀고있던 손가락이 문자 전송버튼을 누르자 돌아왔다.
'저 지금 스튜디오 옆에 있어요. 그옆에 포장마차에서 뵈요^^'
아무리 집에서 스튜디오거리가 10분 안팎이었다지만, 왜 그런말을 던졌는지.. 머리를 쥐어뜯고만 있을때 다시한번 알람이 울렸다.
'30분 안에 갈게'
다행히 스튜디오에서 약간 먼 곳에 있었는지 30분 시간이 주어졌다. 살았다. 얼른 준비하고 나가야지.
준비를 다하고 혹시나 늦었을까 뛰었더니 5분만에 스튜디오로 도착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포장마차에 들어섰는데. 아직 작가님은 오지 않은건지 오후세시의 포장마차는 밤의 그것과는 달리 조용하고 한적했다.
테이블을 잡고 작가님을 기다리는동안 할 말을 정리해보는데 도저히 맨정신ㅇ네 할 수가 없단 판단이 내려졌다.
결국 술의 힘을 빌리기로하고 오기전에 몇 잔만 마시자란 생각으로 소주병을 땄다.
...생각해보니 나는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적이 없었다. 필름이 끊길때까지 마셔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몰랐다. 내가 술에취하면 어떤 사람이 되는지..
한잔이 두잔되고 두잔이 세잔되다보니 어느새 술은 반병 정도가 남았다.
왜 작가님 안와...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내 옆에 누군가 앉아있었다. 모르는사람이 왜 내옆에 있을까.. 유심히 쳐다본 시야에 잡힌 사람은 작가님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아주머니께 잔하나를 더 달라하고 나는 소주한잔을 더 들이켰다. 머리가 아픈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인가..
당신이 뭐라고 한 말이 들렸지만 당신의 얼굴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머릿속은 진공상태가 된 듯 귀가 멍멍해졌다. 내 입도 움직였던거 같은데.. 난 무슨말을 했던거지..?
언제부터 잠이 든건지도 몰랐다.
또 똑같은 꿈이었다. 지난번부터 계속된 얼굴없는 그의 꿈. 오늘은 얼굴이 조금이라도 보일까? 제발.. 보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덜 답답하지 않을까..
누군지 몰라도 얼굴이라도 보이니까. 최소한 답답하진 않을것이다.
공원, 사진, 나와 그리고. 얼굴이 없었던 당신.. 당신? 당신이 왜.. 여기에..
그럼 내가 궁금해 했던 사람이.. 내 꿈에 매일 나타났던 사람이..당신이었어요?
..왜?
-Fin-
아이구ㅠㅠ 분량조절에 실패했네요ㅠㅠ 죄송합니다ㅠㅠㅠㅠ 차학연 외전은 이걸로 마지막입니다! 다음화부턴 다시 정택운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읽어주시고 댓글과 페럿님. 택에넨님 전부 너무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