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1010
" 응. 좀 심각하게 "
" 나 안그래도 땀이 많아서 이렇게 더운 날은 폭포를 쏟을지도 모르는데 "
" 진짜? 나는 더위를 많이 타 "
결국 권순영과 난 영화를 보기전에 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서 버스에서 내렸다. 자신이 잘 아는 집이 있다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그 모습에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씩씩하게 걸으면서 ' 완전 맛있는 집이야! ' 하는 모습이 되게 엄마에게 유치원에서 배웠던 것을 보여주려하는 아이 모습 같아서 그런건가. 기분 좋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점이 생겼다. 버스에서 에어컨으로 말렸던 땀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 땀냄새나면 어떡하지? 아, 미치겠네. 그렇게 속으로 혼자서 온갖 걱정을 할 때, 권순영도 더웠던 것인지 날씨가 되게 덥다고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난 그 말에 격하게 동감한다는 듯이 권순영이 말 끝나기 무섭게 바로 대답했다. 그러자 권순영이 웃으면서 자신이 땀이 많다고 얘기한다. 아, 권순영이 땀이 많구나. 생각해보니 유난히 권순영이 학교에서 자신이 들고온 휴지로 이마를 닦는 모습을 자주 봤던 것 같기도 하다. 아, 나도 더위 잘 타는데. 뭔가 공통점을 찾은 것 같아서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 아 그래? 나 그래서 겨울 좋아하는데 너도 좋아해? "
" 응. 나 겨울 완전 좋아해 "
" 너랑 나랑 되게 잘 맞는다 "
나에게도 겨울이 좋냐는 물음에 바로 웃으며 좋다고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면 여름도 별로 안좋아하지만 겨울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근데 뭐 어째. 권순영이 겨울 좋다는데. 그럼 나도 오늘부터 겨울 좋아하는 걸로 하지 뭐.
***
" 오, 권순영. 되게 오랜만이다? "
" 내가 좀 바빴어 "
" 아, 그러셨어요? "
밥 먹으려고 들어온 곳은 돈가스 집이였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친근하게 ' 형, 나 왔어 ' 하며 인사를 건네는 권순영이다. 누구에게 건네는가 싶어서 쳐다보니 주방에서 굉장히 젊어보이는 남자 한 명이 권순영에게 다가오면서 남자 역시 친근하게 인사를 건냈다. 누구지. 형인가싶어서 얼굴을 살펴보니 잘생기긴했지만 전혀 권순영과 닮은 부분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그럼 누구지. 친형이 아닌건가.
" 옆에는 누구? "
인사가 끝난건지 나와 권순영을 번갈아가면서 나에 대해서 물어본다. 이게 뭐라고 괜히 긴장되기 시작했다. 그냥 친구라 표현하기에는 이때까지 권순영이 했던 행동들은 말이 안 맞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친구라고 소개하면 뭔가 섭섭해질 것 같고 그렇다고 친구 그 이상은 아닌 관계이기 때문에 친구라고 표현하지 않으면 그건 또 이상했다. 그냥 나는 권순영이 나를 뭐라고 표현하든 가만히 있어야겠다.
" 여자친구야? "
여자친구냐고 묻는 남자의 말에 바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내가 손사레를 아니라며 극구 부인을 하고 싶었지만 고맙게도 권순영이 단칼에 아니라고 해명하였다. 맞는 말인데 괜히 섭섭해졌다. 왜 섭섭한거야. 그럼 권순영 여자친구야? 아니잖아. 괜한 곳에 마음 상하지 말자. 권순영이 아니라고 말하니까 남자가 눈을 크게 뜨며 그럼 무슨 사인데? 라고 물어보았다.
" 썸 타는 사이랄까. "
뭐야, 괜한 곳에 마음 괜히 상했네. 엄청 설레네.
***
권순영과 친하게 인사했던 남자는 권순영과 동네 형동생사이였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자주 붙어있어서 친형제만큼 친하다고 했다. 어렸을 때 권순영 모습을 상상하니 또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어릴 때도 되게 귀여웠을 것 같았다. 골목대장 같았을 것 같고. 아, 어릴 때 춤도 좋아했었나. 급 오만가지의 생각이 다 들었던 것 같았다. 그만큼 권순영의 어린시절이 궁금했다.
" 자, 돈가스랑 우동 나왔습니다. 우동은 그냥 서비스. "
" 헐, 우동이 서비스라니.. , 형 요새 장사 잘되나봐? "
순간 귀가 확 빨게졌다. 친구도 아니고 여자친구도 아니고 썸타는 애라니. 뭔가 썸이라는 단어는 묘한 것 같았다. 연애보다는 종을 크게 두드리는 설레임이 아닌 조용하게 종을 여러번 울리는 듯한 설레임이 있어서 더 좋은 것 같기도하다. 뭔가 이 상황을 더 끌고 싶기도한 마음이 없지않아 있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귀거나 썸을 타고 싶다. 이런 목적없이 권순영을 좋아해서 딱히 빨리 권순영이랑 사귀고싶다. 얼른 연애하고 싶다. 이런 마음은 거의 없다. 그냥 권순영을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권순영의 마음은 모르겠지만.
" 응? "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돈가스를 너무 힘 없게 자르고 있었던 탓인지 권순영이 잘라줄까라는 말을 걸어온다. 아니야. 순영아. 이건 내가 절대 칼질을 못하는 게 아니라 딴 생각에 빠져있어서 그래. 괜찮다고 거부할려고 말하려는 동시에 내 앞에 앉아 있던 권순영이 내 옆자리에 착석해서 잘라주기 시작한다. 아니, 그렇게 갑자기 내 옆에 딱 붙어 앉으면 좀 내가 심각하게 부끄러워지는데. 보통 소설이나 영화보면 남자가 제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것을 잘라서 여자에게 주거나, 아님 그냥 여자의 접시를 자신의 쪽으로 가지고 와서 잘라주는데 매번 권순영은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한다. 학교에서든, 편의점에서든. 영화나 소설 속과 같은 클리셰를 해도 설렐텐데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니 내가 더 설레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먹다가 체할지도 모르겠다.
***
다행히 먹다가 체하는 일은 없었다. 맛이 너무 맛있어서 권순영을 망각한채 열심히 먹던 기억밖에 나질 않는다. 아, 아닌가.. 잠깐잠깐 오물오물 우동을 귀엽게 먹던 권순영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하고... , 아 어쨌든 나세봉 바보야, 권순영 앞에서 돈가스와 우동에만 집중하다니. 나 너무 돼지처럼 먹었던 것 같았는데. 영화를 보러가는 길에도 계속 추하게 먹던 내 모습밖에 생각나질 않는다. 아, 나세봉 진짜 왜 그렇게 먹었냐.
" 돈가스 짱 맛있었지? "
" 어? 응. 완전 "
" 그런 것 같더라. 완전 허겁지겁 먹던데 "
" 아..! 아니 그건..! "
" 귀여웠어 "
하, 또 심쿵. 그 모습이 귀여웠다니. 거짓말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정말 해맑게 웃는 권순영 모습에 내가 정말 귀여웠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 권순영 취향이 먹보인건가. 혼자서 권순영의 취향을 짐작하고 있을 때 쯤 언제 영화관에 다 왔던건지 팝콘냄새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아, 이럼 안돼는데 팝콘이 너무나도 먹고싶다... 권순영이랑 만난다고 은근 긴장을 많이하고 밥도 안 먹어서 그런가 내 배는 계속 먹을 걸 원했다. 나 진짜 돼지되겠다.
" 이거 볼래? '20, 어른이 되면' 이라는 영환데 "
" 그래. 요새 이거 재밌다더라. 친구들 다 봤는데 나만 못봤어. "
" 그래. 그럼 이거 보자. 11시 35분 영화니까 10분만 기다리면 볼 수 있겠다. "
볼 영화를 정하자 권순영이 잠시만 기다리라고하더니 매표소로 갔다. 응? 나 아직 돈 안줬는데..? 그럼 또 권순영 혼자 계산하는건가. 아까 돈가스집에서도 미리 계산한 권순영인데 영화표까지 혼자 계산하는 권순영이다. 순간 미안한 감정이 확 들었다. 아, 나한테 쓰려고 번 알바비가 아닐텐데. 같이 계산하자고 말하고 싶지만 이미 계산을 끝낸건지 나에게로 오고 있었다.
" 우리는 2관이야 "
" 그래? 근데 너 왜 또 혼자 계산했어.. "
" 어? "
" 미안해지게... "
" 푸흡 "
계산을 끝내고 돌아온 권순영한테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자 권순영이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왜 웃는거야. 난 진지한데.
" 괜찮아, 다음에 니가 쏘면되지. 언제 만날래? 다음주에 또 만날래? "
혹시 권순영… , 여자 많이 만난 본 거 아니야?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게 다음 약속을 잡지. 저렇게 나와준다면 나야 땡큐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ㅠㅠㅠㅠ 혹시 기다리신분이 있으신가요... 엉엉 ㅠㅠㅠㅠㅠ |
여러분 보고싶었습니다 ㅠㅠ 엉엉 ㅠㅠㅠ 너무 오랜만에 써서 감을 잃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계속 쓰다보니 다시 감이 돌아오겠죠..? ㅠㅠㅠ 이제 연재 열심히하도록 하겠습니다!
고3이신 독자분들은 수능 잘 보셨능가요?! 수능 특집편을 써 드리고 싶었지만 제 머리가 딸리는 바람에 올려드리지 못했네요..ㅎ ㄸㄹㄹ..☆★ 아무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홉푸님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저는 홈푸가 아니라 홉푸로 알고 있었는데 제 손가락이 홈으로 쳐버렸네요.....써글 손가락...ㄸㄹㄹ... ㅠㅠㅠㅠㅠ 지난화에 수정했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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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보고싶었어요!♡ |
♡ 일공공사 체리 샘봄 레인보우샤벳 비망 자까님♡♡ 순영워더 집으로돌아오는길에 햄찌 권호시수니 지유 오링 간장밥 2929 ^0^ 녕지 1600 가마 뿌뿌뿌 고망맨 순영아 뿌야 가마 블루레몬 닭키우는순영 바람우 바람순영 초코 계란초밥 수녕요정 부부승관 마이클찬슨 쿱쿱 문현 홉푸 0526 부수녕 수박 권쑤녕 찬찬 밍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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