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 천만번째 남자 0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6/d/66d7b3f116da54a74fb9164d919dc14b.jpg)
[수열] 천만번째 남자 01. '인피니트 엘, "영화 천만번째 관객에게 비공개 1일 데이트 선사" '
각종 뉴스와 연예뉴스에 가수 인피니트 엘이 첫 영화 흥행을 기원한다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 들려왔다. 인피니트는 최정상 아이돌 그룹으로 이들이 다니는 어느곳은 다 화제거리가 되었다. 매번 연예뉴스를 볼때면 이들이 다닌 행적이나, 앨범소식으로 지겹게도 인피니트를 많이 들어 이젠 귀에 박힐정도다. 성열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티비 전원을 확 꺼버린채 리모콘을 쇼파로 휙 던져버렸다. "이젠 하다 못해서 1일 데이트도 한데냐?"
옆에 있던 성종이 혀를 끌끌 차며 비웃음을 날렸다. 하긴 질리기도 질리지, 티비만 틀면 인피니트 거리니 애내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상한거지,
"그래도 재 나온거 재밌덴다, 너 저 영화봤어?" "보진 못했지, 보러갈래?"
"재밌다고 하니까 가자, 집에 있어봤자 뭐하냐"
성종이 겉옷을 챙겨들고 성열역시 뒤이어 집을 나왔다. 극장은 걸어서 10분거리에 있어 버스대신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이제 여자애들 난리나겠네, 엘이 누구냐, 여자애들의 로망아니냐"
"갠 좋겠다 인기도 많아서, 그런 여자애들 중에 한명이 나좋다고 해줘도 난 감사할따름이다"
"그전에 여자나 잘 만나고다녀, 만나게 해주면 하루만에 다 깨버리고 그러면서 뭘바래"
"야, 남자의 직감이 다 있는거다. 내가 아니다 싶은건 딱 아닌거야"
성종이 듣기싫다며 귀에 손짓을 한후에 성열을 무시한채 한발짝 앞으로 걸었다. 영화관은 금방 도착했고, 성종과는 계속 투닥거리며 극장까지 들어온것 같다. 이 근방 영화관이 당첨될 확률이 높을거라며 유독 이 영화관에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대부분이 다 여자였다. 그놈의 엘이 뭔지, 한심한 기지배들. 성종은 잠시 기다리라며 영화표를 끊으러갔고, 성열은 팝콘을 사와 콜라를 쪽쪽 빨고 있었다. 성종은 표를 끊어왔다며 영화표 한장을 성열에게 건넸고 성열은 팝콘을 문 볼이 빵빵한 모습으로 성종에게 가자고 손짓했다. . . . . "이야 볼만하네, 그래도 엘 개 좀 멋있더라,"
"야 멋있긴 개뿔이 멋있어, 난 그런 역할 별로야"
"이성종, 괜히 니보다 멋있으니까 그러는거아니야? 하튼간 그놈의 질투좀 줄여라, 그래도 남자의 시선에도 그렇게 멋있는데 여자애들은 어쩌겠어"
"여튼 그 천만번째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참 궁금하다, 야 만약에 그게 남자면 엘은 남자랑 데이트해야되? 푸하하"
"그래야되나? 푸하하하하"
"연습언제가? 연습 열심히 해야지 맨날 빈둥빈둥놀고.."
"가야지..그치?"
우연하게 길거리 캐스팅이 된 성열은 지금 현재 한 그룹의 가수로 활동중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돌아다닐수있던건 팀이 뜨지 못했을뿐더러, 지금 현재는 팀내에 분열이 생겨 활동 자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였다. 하루하루 연습을 해도 성열에겐 앞으로의 미래가 깜깜할 뿐이였다. 결국엔 연습은 가나마나 였다. 성열이 어설프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데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고 있던 성종이 헉 하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들어올렸다. "헐..야, 천만번째 그거 정해졌덴다" "어? 진짜? 여자래 남자래?"
"그건 안나와있다, 이번주 일요일날이면..진짜 얼마안남았네"
"어차피 나한테 일어날 일도 아닌데..가자 집에,"
"연습안가?"
"안가도 될거같아.."
씁쓸한 표정과 함께 성열이 성종의 등을 떠밀었다. 어차피 연습 가봤자, 아무도 신경도 안쓰는데..가서 뭘하라고. . . . "잉? 성열아 너 전화왔다" 집에 도착해서 쇼파에 드러누워 리모콘으로 채널을 넘기는데 성종이 핸드폰을 가져와 내밀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누구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성열은 전화를 조심스레 받아왔다.
- "여보세요? 이성열씨 되시나요?"
"네..맞는데"
- "안녕하세요, 울림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기사에서 보셨죠? 인피니트 엘과의 데이트.."
"아..보긴 봤죠, 근데 그건..."
- "천만번째 주인공으로 당첨되셨네요, 축하드려요, 이번주 일요일날.."
"저기..음..저 말고 다른 사람은 안되나요?..전 어차피 남자고..딱히 엘한테 관심있는것도 아니고"
- "이미 명단넘어가서 다른분에게 양도도 안되시고, 이성열씨 본인만 되세요, 당일날 신분증 꼭 챙겨오세요, 장소는 문자로 보내드리죠"
"...저..기..그냥.."
- "엘씨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고 하셨는데, 되도록이면 검색해서 어느정도껏은 알아오시구요, 추후에 뵙죠"
"저기!!!"
엘의 소속사에서 온 전화는 매정하게 뚝 끊겨버렸다. 계속 전화기에 대고 윽박을 지르다 끊긴 상황에 잠시 멍해졌다. 그래..지금 나한테 엘에대해서 알아오라고? 왜..? 성열은 한순간 멍하다가 쇼파에 머리를 박으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그럼 당첨이 됐다는거야 뭐야!!!!참 그놈도 운도없다, 남자랑 데이트라니..
"누구 전화야?" "내가 그 천만번째 데이트의 주인공이라는데?"
"에이..구라까지마..."
"진짜야, 울림엔터테인먼트라고 했어, 나도 지금 안믿기는데 성종아 볼 한번만 잡아당겨봐"
"아파도 모른다?"
"그냥 잡아당겨줘!!!!"
성종이 사정없이 볼을 쭈욱 잡아 늘리자 성열은 아프다며 아아 소리를 지르며 성종의 팔뚝을 손으로 확 쳤다.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데이트에 왠 관심도 없는 남자라니, 내가 엘이였으면 이 공약을 상당히 후회했을듯 싶다. 볼을 손으로 비비는데 문자음이 울렸다. 데이트 장소를 알려주는 문자였다. 티내지 말고 조용히 와달라는 말이 유독 눈에 박혀왔다. 그치, 티내면 그놈이 곤란해질거지,
"와 진짜 이성열 너야!!!?헐 대박!!!이거 우리 과 애들한테 알려줘야겠다"
"너 지금 마지막 문구못봤냐? 티내지말고 조용히 와달라잖아.."
"그럼 알려주면 안되는거야?"
"당연한거아니냐?"
"이성열..엘 싸인받아와!!!이게 왠일이래니..진짜 그놈은 뭔죄길래 너같은애랑.."
"야 내가 뭐가 어때서!!!!"
"그래도 말아먹은 그룹에 한멤버보다 탑 그룹에 있는 인피니트 엘이 훨 낫지.."
"너 자꾸 말아먹었다 말아먹었다 할래?"
"그럼 너 왜 도대체 연습 안나가는건데..말을 좀 해봐라"
"싫어..그냥 여기가 편해, 거기가면 숨막힌다고 몇번을 말해.."
성열이 말하기를 꺼려하자 성종은 어느정도 눈치를 채곤 다른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언제부턴가 하루종일 연습에 매진하던 녀석이 바뀌었다. 그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지만, 따지듯이 묻기도 싫다. 때되면 언젠간 알려줄것을 알기에,
"데이트가서 뭐할꺼야? 할얘기같은거 생각해놔야지"
"할얘기? 그러게..생각해봐야지"
. . .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더라, 그렇게 영화 흥행 안될까봐 두려웠냐?" 기사를 보곤 성규가 박수를 치며 명수에게 탄성을 내질렀다.
"이제 천만번째 데이트 상대되겠다고 내 팬들 영화 티켓 끊고 난리가 나겠지" "넌 무슨 이유로 항상 자신감이 넘쳐 흐르냐?"
"딱봐도 눈에 보이지 않아? 인피니트 엘과의 데이트라"
"확 그냥 어디서 사내새끼 한명 걸려라!"
성규가 낄낄 웃으며 도망가듯이 대기실을 나가고, 명수는 확 열이 받아 쓰고있던 선글라스를 확 벗어던지며 성규의 이름을 고래고래 질렀다. 김성규가 올리가 없지, 다시 흥분을 가라앉히며 제 사진과 함께 걸려있는 기사를 확인했다. 옆에 있던 거울을 한번 집어들고 얼굴을 이곳저곳 살폈다. "실물보다 사진이 못나왔네,"
명수에게 하나 고치기 힘든 병이 하나있다면 자뻑병이라고 할까, 왕자병? 자신감이 너무 넘쳐 흐르다못해 새는 병? 이 셋중에 하나일거다. 뭐 결국엔 그 3개의 의미가 전부 같지만, 명수의 이 나쁜병은 데뷔전부터 있어서 딱히 초심을 잃었다고 하기에도 뭐하다, 하지만 이 병은 절대 명수에서 엘로 변할때에는 금쪽같이 사라진다는게 문제다. 한마디로 이중성이 가득한 녀석이라는 것이다. 명수의 행동은 가끔씩멤버들을 가끔씩 혼동에 몰아넣기도 했다. 진짜 김명수를 아는 사람들은 김명수를 또라이라고 부른다. 지 세상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바보 천지 또라이새끼. 명수는 테이블에 다리를 올리곤 이어폰을 귀에 꽂아 음악에 심취했다. 마침 들어오던 동우는 혀를 끌끌 차며 명수를 썩은 밥 보듯이 인상을 구기며 보았다.
"명수야"
"..."
"야!"
음악에 심취한 명수를 거칠게 흔들곤 동우가 명수의 옆에 고스란히 앉았다. 무슨일이냐며 인상을 찡긋하는 녀석에 동우는 잠시 멍해졌다. 아무리 잘생기지 않았다고 부정하고 싶어도 녀석은 잘생기고도 남을 비주얼이였다. 고개를 도리도리저으며 정신을 차린후에야 동우는 입을 열었다.
"기사봤어, 진짜 김명수 대단하다, 갓 영화 한편 찍은 아이돌주제에 참 패기넘쳐?" "그런말 할꺼면 나가, 아까 성규형한테 들을소리 다들었으니까"
"천만번째 주인공이 누굴까, 진짜 궁금하다. 그래도 곧 천만번째 나온다던데, 기대되"
"당연히 여자겠지? 난 청순한 긴머리 웨이브의 여자였으면 좋겠다. 풉...풉큭..."
"남자면 어떻게 할래? 그남자 진짜 운도 없지, 천하의 왕자병과 데이트를 하다니..낄낄"
"야! 너도 말이지 성규형처럼 불길한 소리하지마! 아 그런말할꺼면 나가!"
명수가 동우에게 목베게를 집어던지니, 동우는 손으로 피하며 욕을 내뱉은후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아니 쌍으로 불길하게 만들기로 작정했나, 지금 내 로망을 다 깨고있다니 나쁜놈들..툭 떨어져 있는 목베게를 보고 불길한 마음에 주워 의자위에 올려놓았다. 분명히 천만번째 데이트 상대는 청순한 긴생머리 웨이브 여성이라고 확신한다. 명수는 또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 . .
일요일이 되기전 토요일 밤에 성열은 밤새 엘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노트를 꺼내 하나하나 적어내려갔다.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블랙, 유독 집착이 좀 심하다 등등 하나하나 적어내려가다 다음날이 밝았다. 노트 하나를 다 채운것을 가방에 주섬주섬 넣었다. 이게 빠돌이도 아니고 뭐래, 밤을 샌터라 눈에 다크서클을 하나 달고 성열은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 준비를 시작했다.
"성열아 알지? 엘한테 내가 진짜 팬이라고 전해줘!" "언제는 역할이 맘에안든다며? 가식좀 그만부려..니 이름안다고 개가 뭐해주냐?"
"여튼 얼른 갔다오고 전화해! 데리러갈게"
"어이구..언제부터 데리러왔다고..됐어, 갔다올게"
신발을 한번 툭툭 바닥에 치곤 성열은 성종의 부담스런 마중인사를 등뒤로 한채 문자에 나온 강남의 한 골목인근으로 향했다. 이제서야 심장이 조금씩 쿵쿵뛰어온다. 현재 제일 잘나가는 탑 가수 멤버와의 데이트라니, 솔직히 남자대 남자라 전혀 끌리진 않지만, 그 잘난얼굴을 하루종일 본다는 생각에 입에선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골목인근에 도착하자 커다란 벤 하나가 떡하니 서있었다. 주변을 살피다가 벤 앞에 뚱하게 서있었다. 문도 안열어주고 이건 무슨 센스야, 잘못찾아온건가? 성열은 문자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곧 창문이 스르르 열리더니, 표정이 잔뜩 구겨진 엘의 얼굴이 뚜렷이 보였다.
"저기, 저리로좀 가주겠어? 너가 내 남팬인건 알겠는데 이렇게 지키고 있으면 곤란하지"
"네?"
"내가 너같은 남자애들 몇번봤다? 이제 형 얼굴봤으니까 됐지? 어여가"
"아니 저는..데이트..."
"뭐? 데이트? 미안한데 형아는 남자랑 데이트안해..지금 형 바쁘니까 나중.."
"저는 남팬이아니고..그 천만번째 데이트 상대..인데요..여기로 오라고 하셔서.."
명수의 얼굴이 순간 경직되었다. 그 구겨진 표정은 티가나게 성열에게 비쳐졌다. 거짓말치지말라며 인정을 하지 않으려는 녀석에게 문자를 보여주었다. 이것이 엘과 나의 첫 대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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