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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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상 위로 잘 보이게 놔둔 달력을 보며
손에 들고있는 교복 넥타이를 익숙하게 목에 매었다.
내가 그렇게 행복한 웃음을 보이며 바라보는 달력엔
눈에 확 띄는 색깔인 빨간색 형광펜으로
정재현과 나의 연애를 시작 한 날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렇게 하루하루 정말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으니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날은 어느새 2주 전의 일이 되었다.
"동생~ 얼른 나와서 먹어~"
부엌의 식탁에 앉아 이미 토스트를 들고 있는 오빠가
나를 재촉하며 다시 토스트를 크게 한입 베어먹었다.
나는 밖에서 들려오는 오빠의 말에 그제서야 허기짐을 느끼고
의자에 가지런히 놓여져있는 가방과 폰을 갖고 나와
주린 배를 부여잡으며 오빠 앞자리에 앉아 얼른 토스트를 들었다.
"오빠, 오늘 토스트 맛있어 보인다?"
"동생 먹고 힘내라고 오빠가 특별히 신경써서 만들었어."
입에 한가득 토스트를 담고 있는 오빠가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토스트가 올려져 있는 그릇을 내쪽으로 쓱, 밀었다.
하지만 나는 토스트를 크게 한입 베어물자마자
곧바로 다시 그릇에 내려놓아야만 했다.
"아아, 어떡해"
방금전까지 배고픔에 쩔어있었던 내가
크게 베어문 토스트 사이에서 잼이 흘러내려
내 교복 치마에 보기좋게 안착했고
나는 울먹이며 재빨리 화장실로 직행해
최대한 흔적을 지우려고 애써야만 했다.
열심히 물로 치마를 문지른 결과,
일단 급한 불은 껐고
어쩔 수 없이 오늘 학교를 다녀온 다음에
다시 빨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아까 일을 투덜대며
화장실 불을 끄고 부엌으로 다시 들어가자마자
내 눈에 바로 보인 것은,
식탁 위에 놓았던 내 폰이 어느새 오빠 손으로 들어가있었고
그 폰 화면을 뚫어지게 보고있는 오빠의 모습이었다.
순간 내 폰 배경화면이 생각난 나는 얼음이 되어
그런 오빠를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고
오빠도 폰에 머물러있던 시선을 조용히 나에게로 옮겼다.
"그게 오빠..."
어떻게 굴려서 말해야 오빠에게 그나마 덜 반감을 살까
아침부터 재빠르게 열심히 뇌를 가동시켰고
말없던 오빠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나에게 물어왔다.
"남자친구야?"
"어, 근데..."
재빨리 맞다고 대답하고 다시 변명을 하려 입을 열려던 차,
오빠가 바로 내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해왔다.
"일단 데리고 와."
"...?"
"같이 밥 먹게."
"오빠, 우리 사귄 지 아직 2주도 안됐어."
"그래, 그니까 일단 데리고와."
설마, 하며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올랐던 그 제안만큼은
내가 정말 피하려고 애썼지만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인 오빠는
그런 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는
다시 토스트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
*
저녁상을 준비하는 내가 의도치않게 만들어내는
달그락 거리는 소음을 모두 제외하고
오빠와 정재현이 앉아있는 식탁 주위의 공간만
아주 조용하고 고요하기 짝이 없었다.
오빠는 이젠 대놓고 팔짱을 낀 채
나름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재현을 스캔하기 바빴고
정재현은 그런 상황에서 충분히 당황할 법도 한데
오히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 아이 또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덕분에 잘못 저지른 것 마냥 나만 괜히 오빠의 눈치를 보며
수저와 젓가락, 그리고 반찬 등 부엌에서 식탁으로 바쁘게 옮기자
정재현은 그런 나를 발견하고 도와주려는 듯
얼른 일어서려 식탁에 손을 짚었다.
"앉아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정재현에게 나를 도와줄 필요 없다고
처음 입을 연 단호한 오빠의 말에 정재현은 그제서야 약간 당황한 듯,
"아... 네."
라며 엉거주춤 앉았던 자신의 의자에 다시 앉았고
여전히 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며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하지만 혼자만 태평한 오빠는
계속 나를 불안해하는 정재현만 응시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름이..."
"정재현입니다."
재빠르게 오빠와 눈을 마주치고 미소 지으며 대답하는 정재현에
오빠는 아아, 하고는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서야 저녁상을 다 차린 내가 당연하게 정재현의 옆자리에 앉자
오빠는 맘에 안 든다는 것을 대놓고 표현하며 도끼눈을 한 채 나를 쳐다보았다.
"왜 거기 앉아? 이리와, 오빠 옆에 앉아."
내가 분명 정재현이 오기 전부터
쓸데없는 행동하지말라 그렇게 입이 닳을 정도로 일렀거늘
기어코 저렇게 동생을 창피하게 만드는 오빠의 행동에
나는 최대한 오빠를 흥분시키지 않으려
곧이 곧대로 다시 오빠 옆자리에 앉았다.
오빠는 이제야 맘에 든다는 듯 팔짱을 풀어
정재현에게 웃으며 일단 숟가락을 들으라고 해놓고선
정재현이 밥도 제대로 못먹게 하려고 작정한 듯
아예 본격적으로 정재현의 호구조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이는 우리 여주보다 한 살 어리다 그랬고,"
"네, 17살입니다."
"어디 살아요?"
"여기 바로 옆 동네 삽니다. 걸어가도 될 만큼 가까워요."
"학교에선 공부를 어느 정도.."
이대로 갔다가는 정재현 부모님의 직업까지 물어볼 것 같아
나는 재빨리 정재현의 눈에 보이지 않게 오빠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제서야 오빠는 눈썹을 찡그리며 나를 보고는 왜?, 라고 물었고
정재현은 우리 둘을 보다가 벌써 눈치 챈 듯
살짝 웃으며 오빠의 마지막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했다.
"이번에 스엠 고등학교 수석 입학했습니다."
당연히 오빠는 놀랄 수 밖에 없었고 그래도 대놓고 표현하기엔 민망했는지
정재현의 의외의 대답에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거기까지는 불안불안 했지만
그래도 그때까진 성공적인 저녁식사가 될거라 굳게 믿고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 나를 대놓고 비웃듯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한 폭탄발언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오빠께서 친히.
"근데 여주야. 너 취향 되게 바뀌었네."
"....응?"
이 오빠가 무슨 말을 하려고 운을 저렇게 띄어..?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 다음 질문을 예상하고
그에 대해 빠른 대처 방안을 생각하기도 전에
성질 급한 오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니 전 남친은 막 양아치 같이 생겼었잖아."
"....내 전 남친?"
"공부도 못했던 것 같던데, 오빠가 생각하기엔."
"그랬었나..? 기억이 잘 안나네. 하도 짧게 사귀어서."
마치 우리가 매일 보내는 일상에 대한 질문인 것처럼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흘러보내듯 대답한 나는
아무말 없이 정재현이 앉아 있는 쪽으로 열심히 힐끔거렸다.
하지만 불안해 하는 나를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정재현은 아무 말 없이 여러가지 반찬에 손을 대며
열심히 먹고 있었다.
그러니 내쪽에서 정재현의 표정은 잘 보일리가 없었고
난 모두가 태연하게 저녁을 하고 있는 사이에서
나 혼자 열심히 식은땀을 흘러보내며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는 오빠를 대놓고 말리지 못한 채
나 역시 아무 말 없이 젓가락을 들어
먹히지도 않는 밥을 꾸역꾸역 먹기 시작했다.
*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그래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불렀는데
와서 밥도 잘 먹어주고 내가 고맙네."
"오빠, 나 요 앞까지만 재현이 데려다주고 올게"
내가 살짝 정재현의 팔을 잡으며 오빠에게 말을 하자
오빠는 그런 나를 봤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다음에 또 기회되면 밥 같이 먹어요."
"전 언제든지 좋습니다."
"보니까 내가 걱정할만한 학생이 아닌게 다행이네요.
지금처럼 서로 서로 도움되는 관계 유지 했으면 좋겠어요."
"걱정 하실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재현의 말을 끝으로 오빠와 정재현은 정중하게 악수를 했다.
그 모습을 모두 보고있던 나는 얼른 정재현의 팔을 살짝 끌어 당겨
어서 정재현을 오빠의 늪에서 빠지게 도와주고 싶었고
정재현은 다시 오빠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다음
나와 함께 집을 나섰다.
"괜히 오늘 우리 오빠때문에 너 곤란하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다."
"제가 여동생 있었어도 그랬을 거예요."
오늘따라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행동을 한 오빠덕분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정재현을 당당히 쳐다보지 못하고
미안함으로 가득찬 마음을 숨기기 위해 눈을 굴렸다.
"선배."
진지하게 나를 불러오는 정재현과 나는 순간 눈을 맞췄고
나를 부른 정재현은 입을 다문 채 묘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 정재현의 눈빛 덕분에
어느새 우리가 서있는 주위엔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돌면서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함과 동시에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꼈고
지금은 좀 너무 이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때쯤
나를 조용히 응시하던 정재현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전 남자친구 잘생겼어요?"
내 예상과는 동떨어진,
아주 뜬금없이 정재현이 전 남친 얘기를 또다시 꺼냄으로써
나는 대놓고 당황함을 몸 전체로 표현하며
일단 얼른 부정하자는 생각에 재빨리 손사레치며
최대한 정재현의 눈을 피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야, 진짜 잠깐 사귄거야."
"잘생겼냐구요."
"아니, 완전 못생겼어. 그때 내가 눈이 삔것같아."
"..."
열심히 변명하는 나를 여전히 못 믿는다는 듯
정재현은 자신의 입술을 살짝 물며
말없이 나를 다시 쳐다보는 바람에
나는 한동안 자제하고 있었던 말을 다시 꺼내고 말았다.
"내가 말했지, 내가 봤던 남자들 중에 니가 제일 잘생겼다고."
달래려고 하는 의도든 아니든,
내 100% 진심이 포함된 말이어서 그런지
일단 정재현의 기분을 풀어주기에 성공한 듯
정재현은 다시 보조개를 띠며 내가 좋아하는 미소를 지었다.
"거기에 정재현은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고 또,"
이젠 아예 대놓고 정재현 비행기 태우기를
신나서 이제 막 시작하려는 나를
정재현은 이를 보이게 활짝 웃으며 팔을 벌렸다.
"알았으니까, 안겨요."
그런 정재현을 보자마자
나 또한 활짝 웃으며 망설임 없이
정재현의 품 속으로 안겼고
바로 안긴 나를 두 팔로 꽉 안아오는 정재현과
떨어지지 않으려 그 아이의 옷을 손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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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화가 거듭할수록
많은 분들께서 암호닉을 신청해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세요!
구독료 정산 예정을 보면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분들께서
제 부족한 글을 읽으신다는 것에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제가 어떻게 느끼든 정말 감사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
모두모두 정말 사랑해요...... 진심입니다.
아, 8화와 8.5화가 초록글에 올랐답니다! 모두 짝짝짝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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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암호닉을 늦게 추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절대 빼먹진 않을테니 걱정말고 다음화에서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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