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보강은 나쁜거예요.
물론, 뺀 수업일자를 다시 채워주는 건 당연한 것이고,
충실히 받아야함이 옳지만
그래도 나빠요.
좋은데 나빠.
+ 곧 암호닉 정리 후 새 암호닉을 받을 예정입니다.
대형견과 토끼 따로 정리 후 암호닉도 또 따로 받겠습니다.
그 외 암호닉 관련 공지는 모두 공지글에 올릴테니 후에 참고 바랍니다.
얼기설기 늘어진 싸구려 전구들로 밝힌 천막의 아래가 여러 빛으로 반짝거렸으면 좋겠다.
붐비는 사람들 틈으로 바람이 사이사이 비집고 들어와 윤기의 머리칼을 스쳐지나가는
그런 밤이 내려왔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나란히 걸어가면서 부채를 나누어주는 사람들에게 캐릭터가 크게 박힌 둥근 부채를 받기도 하고,
알코올이 약한 맥주를 병째로 사 음료수처럼 길을 걸으면서 마시기도 하고,
봉다리에 담긴 푸른색의 물에 놀라다가 칵테일이라며 빨대를 꽂아 마시는 남준이를 따라 마시고 맛있다며 웃기도 했으면.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주점으로 이끄려고 지르는 호객소리,
어디선가 공연이 시작되었는지 시끄럽게 울리는 음악소리,
잔이 부딪치고 웅성웅성 각자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진 사람들의 목소리,
그리고 가끔 자신의 손목을 잡아 이끌어주면서 자신의 과주점에 대해 설명하는 남준이의 목소리.
멍해질정도로 크게 뭉쳐 흐르는 소리들 속에서 겨우 윤기는 정신을 차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알코올이 약하다더니, 벌써 취기가 올라온건가.
눈가를 손으로 부비다가 내렸을 때 괜찮나며 바라보는 남준이의 얼굴이 윤기의 시야에 가득했으면.
윤기 너는 그대로 웃었으면 좋겠다.
괜찮다며 고개를 저으면서 환하게 웃어버렸으면.
뭔가 즐거운 꿈을 꾸는 기분이라는 말은 잠시 삼키고 얼른 가자며 남준이의 볼을 슬쩍 밀어냈으면 좋겠다.
손에 쥔 빈 병을 버리고 남준이와 같이 크게 학교를 둘러본 다음 바로 남준이의 과주점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여기는 왜 다 술만 팔아?
대학 축제는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거든요.
…?
술 마실거지만 또 소맥으로 말지마요.
왜. 술은 소맥이지.
안주시킬테니까 안주 많이 먹어요. 우리 과 요리 잘하는 애들 많아.
예전에 윤기가 술에 취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느꼈던 남준이가 고개를 저으며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과동기들한테 맞인사를 해주고
자리를 잡아 앉았으면 좋겠다.
플라스틱 의자 두어개와 작은 테이블의 급조한 자리.
이상한 말들로 채워진 말장난이 대부분인 메뉴판.
바로 지척에서 맡아지는 음식냄새, 술냄새.
고개를 갸웃거리던 윤기가 남준이가 메뉴판을 가리키면서 뭘 먹고 싶냐고 하자 한참을 읽다가 겨우 계란말이 하나를 골랐으면.
심각한 얼굴로 메뉴판에서 하나를 고른 윤기가
남준이가 마저 메뉴를 결정하고 주문을 끝내자 이리 오라는 듯 손짓을 했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의아한 얼굴로 다가가 귀를 가져다대면 작게 속삭였으면 좋겠다.
여기 너무 비싸.
인상을 찡그린 채로 왜 이렇게 비싼건지 모르겠다는 듯 중얼거리는 윤기의 말에 남준이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하나, 싶다가 그저 웃으며 윤기의 손등을 꾹 잡아눌렀다가 하얀 손등을 토닥였으면.
윤기는 같은 모양의 팔찌가 스치는 모양새에 입술을 꾹 닫고 손끝을 그러쥐었으면 좋겠다.
시킨 음식과 술이 나오면 윤기가 고개를 돌리다가 소주와 맥주가 아닌 막걸리가 올라오자 고개를 갸웃거렸으면 좋겠다.
이거 뭐야?
막걸리요. 마셔본 적 없어요?
아… 나는 소맥만 추구…
… 하, 진짜 형 도대체 술을 어떻게 배운거예요.
남준이가 못말리겠다는 듯 마른 세수를 하면서 웃다가 이것도 맛있다면서 윤기가 앞접시로 생각하고 있던 사발에 막걸리를 부었으면 좋겠다.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놀라는 윤기의 표정에 남준이가 키득거리면서 자신의 사발에도 따라달라고 윤기에게 하얀 막걸리통을 내밀었으면 좋겠다.
알밤 막걸리.
당당하게 써진 제품명에 윤기의 고개가 계속 갸웃거렸으면.
여차저차 윤기가 어색하게 사발을 공손하게 두 손으로 받쳐마시고,
남준이는 그 모습이 귀여워 딱히 어떤 말을 하지 않은 채로 몇 번이고 하얀 술이 오갔으면 좋겠다.
익숙치 않은 맛에 인상을 가득 찡그렸던 윤기가 점차 막걸리 맛에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남준이보다 더 빠르게 막걸리를 들이켰으면 좋겠다.
그 사이사이 남준이의 동기들을 소개 받기도 하고,
소개 받았으니 한 잔 드리겠다는 걸 막지 못해서 남준이 몰래 술을 몇 잔 더 들이키기도 했으면 좋겠다.
어? 윤기 형?
남준이가 잠시 동기들에게 끌려가 부엌 역할을 하는 곳으로 간 사이 누군가가 혼자 멀뚱히 앉아 술을 깨고 있던 윤기에게 말을 걸었으면 좋겠다.
윤기가 의아함을 가득 안은 채 고개를 돌려 본 것이
손에 초록색 병 하나를 들고 웃고 있는 지민이였으면 좋겠다.
형! 저 기억해요? 저, 남준이 형이랑 같이 알바하는.
아, 어. 기억해. 박지민.
네. 형 놀러온거예요? 아, 아. 남준이 형이 데려왔겠다. 그쵸?
어. 너는. 너도?
네. 저도 여기 다니거든요. 남준이형 학교 후배죠. 과는 다르지만. 형도 한 잔 하실래요?
남준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을 안 지민이가 자연스럽게 다른 테이블에서 의자 하나를 끌어와 윤기의 맞은 편에 앉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윤기의 사발에 투명한 액체를 잔뜩 부었으면.
크, 상남자들이다 진짜. 사발로 들이키고 있었어요? 그렇지. 그렇지. 남자는 사발이지.
… 야, 너 취했냐?
네? 아니요? 저 완전 멀쩡한데요?
이미 윤기 못지 않게 볼이 발그레하게 물든 지민이가 눈을 휘어접어 웃으면서 빈 사발 하나에도 술을 그득 따라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윤기에게 건배를 하고는 시원하게 사발채로 술을 들이켰으면.
윤기도 얼결에 같이 사발로 술을 들이켰으면 좋겠다.
으, 맛없어.
역시 그냥 소주는 맛이 없다며 고개를 젓는 윤기를 보고 입맛이 아직 애기냐면서 껄껄웃은 지민이가 벌떡 일어나
또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또 초록생 병을 들고 나타났으면 좋겠다.
형. 형. 마셔요. 나랑 마셔요. 예?
아, 너. 혼자 온거야?
저 분명 친구들이랑 마시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니까 형이 제 눈 앞에 있드라구요.
윤기의 입장에서는 혼자 술병을 손에 쥔 채로 돌아다니던 지민이가 자신을 발견한 것이었는데,
싸한 기분을 물리기도 전에 윤기의 빈 사발에 다시 술이 차올랐으면 좋겠다.
쨔안. 이번에는 제가 맥주도 가져왔지요! 형. 저 이거 기가막히게 말아요. 알아요?
지민이가 유일하게 가져왔던 맥주까지 따 윤기의 사발에 붓는 순간 멍하게 풀어졌던 윤기의 눈에 이채가 돌았으면 좋겠다.
힐끗, 남준이가 간 쪽을 바라봤다가
지민이가 사발을 든 채 건배라고 외치자 저도 모르게 건배라고 외치며 사발에 입을 대었으면 좋겠다.
아, 모르겠다. 우선 마시지 뭐.
결국 잠시 뒤에 남준이가 겨우 동기들 손에서 빠져나와 윤기에게 다시 돌아왔을 때 본 것은
볼이 잔뜩 붉어진 채로 사발 채로 술을 들이키고 지민이와
그 앞에서 한 손에는 사발을, 다른 한 손에는 아까 받았던 캐릭터 부채를 팔락이고 있는 윤기였으면.
어, 낭주니다, 낭주니!
… 저 술꾼 토끼.
낭주니는 또 누구야. 입꼬리를 가득 끌어올려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윤기를 보고 남준이가 그대로 한숨으로 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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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이야기. 지민이는 잠시 뒤에 나타난 지민이 친구가 또 술마시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랑 합석하고 술강요 한다고 혼나고 끌려나갔다.
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암호닉] 확인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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