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덫 A
" 안녕. "
눈을 마주친 뒤,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책상 위에 가방을 내려놓은 후 앉아 옅은 붉은빛이 사라지고 갈색으로 채워진 눈동자로 날 쳐다보며
언제 그랬냐는 듯 제 뒷머리를 살짝 건드리며 수줍게 인사하는 그였다.
" 어...그래.. "
날 감싸고 도는 두려움에 제대로 얼굴을 바라보지 못한 채 인사를 건넸다.
내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난 그저 알 수 없는 어두운 그림자가 이끌어 홀리듯 간 거 뿐인데.
더 놀라운건,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
* * *
" 수업 끝, 점심 맛있게 먹어라. "
네- 선생님도요!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별들이 쏟아지듯 서로가 조금이라도 빨리 먹겠다며 교실 문에 옹기종기 모여 나가고 있었다.
난 이렇다 할 친구도 없었고, 게다가 밥 먹을 친구 하나 없어서 항상 점심시간만 되면 책상 위에 엎드려 자거나, 멍을 때리곤 했다.
" 저기... 밥 안 먹어? "
" 어? 응... "
한참을 교실을 벗어나 급식실로 향하는 아이들을 바라보자,
그는 수업이 지루했던 탓인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12시 17분을 향해 가고 있는 시계를 보더니 나에게 물어온다.
" 배고플텐데, 밥 먹자. "
" 아...괜찮은데, "
아까와는 다르게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며 의자에서 일어나 같이 가자는 그였다.
망설이며 어쩔 줄 몰라하는 날 손을 잡곤 일으켜 내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얼른 가자며 교실 밖으로 재촉했다.
그의 손에서, 내 어깨에서 무언가가 느껴진다.
꿈 속에서 흘렸던 그 뜨거운 눈물의 온도가 내 어깨를 감싸왔다.
" 넌 이름이 뭐야? "
" .......김칠봉. "
" 아, 그렇구나... "
김칠봉이라..... 고개를 한 쪽으로 치우쳐 골똘히 생각한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갑작스레 든 나의 생각은
설마 날 알기나 하겠어.
" 음....되게 예쁜 이름인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아. "
" .....그래? 어디서? "
"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엄청 어두웠어. 그리고 그 곳에서 들렸던 거 같아. "
어두운 곳, 설마 내가 꿈 속에서 헤맸던 그 장소인가.
그리고, 난 이름을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있는건지 의문이 들었다.
* * *
김칠봉이라.... 내가 그 이름을 어디서 들었더라.
아, 얼굴이 먼저 기억이 난다.
반반으로 잘 갈라진 가르마에 긴 머리,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그에 비해 눈은 상당히 슬퍼보였다.
김칠봉을 봤던 건 그 아이의 꿈 속 이었던 거 같은데,
여태껏 제 발로 들어온 인간들과는 뭔가 달랐다.
제발 살려달라며 구질구질하게 빌거나, 그냥 차라리 날 죽여달라며 애원하는 그들과는 전혀.
그래서 난 그 아이가 다른 인간들과는 다른지,
감히 김칠봉을 시험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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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아이돌의 노래를 듣다가 삘 받아서 그냥 끄적여 본 글인데,
반응이 예상 외로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다음 편 데려왔어요...ㅎㅎ
이게 단편이 될지 장편이 될지....작가도 모르쇠....
전 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이라 하하...!
너무 무거운 분위기라 걱정되긴 하네요....
전 제 주 장르가 찌통이기 때문에 많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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