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 더 네임 세븐틴! 안녕하세요. 세븐틴입니다! '
어느 때와 다름없이 너를 보러 따라 나온 스케줄, 오늘은 야외 음악방송이었다.
" 지금 몇 시? "
" 10시 10분! "
" 안녕하세요! 10시 10분 퍼포먼스 팀 리더 호시입니다! "
이쯤되면 찾아오는 자기소개 시간엔 넌 항상 팬들의 소리와 함께 소개를 한다.
나머지 멤버들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무대를 시작했다. 네가 무대 하는 모습은 정말....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멋있었다.
***
" 저희 마지막 곡 아주 나이스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 세이 더 네임 세븐틴! 세븐틴이었습니다! '
전주가 시작되고 한참을 즐기다보니 벌써 곡이 끝났다. 무대 앞 쪽에 서 있던 나를 발견한 너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몇 멤버들도 손 인사를 했다.
오늘도 여전히 넌 예뻤고 멋있었다.
***
" 여보세요? "
" 순영아! "
" 어, 칠봉아. "
" 오늘 무대 너무 잘 했고, 수고했어! "
" 너도 우리 스케줄 보러 다니느라 고생한다. "
" 아니야...뭘... 차 안이지? "
" 응, 숙소가고있어. "
" 지금 비 많이 오는데 차 조심해서 가. "
" 너도 조심히 잘 들어가. "
" 응, 도착하면 문자 줘. "
" 어. "
너의 음성을 끝으로 전화는 끊어졌고,
점점 추워지는 날씨 탓에 얼른 집으로 갔다.
***
잘 도착했어? 우린 아직 고속도로야. 상황이 안 좋네.
[권순영] PM 10:00
어...? 난 의아해하며 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통화연결음만 들릴 뿐 네 목소리는 받질 않는다.
혹시나 멤버들에게도 전화해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설마... 아니겠지 하며 무심코 들어간 인터넷엔 호시,세븐틴 나에게 익숙한 단어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고 있었다.
[속보] 13인조 그룹 ' 세븐틴 ' 빗길 교통사고.....사망 1명
[단독] 세븐틴 멤버 '호시' 교통사고로 사망
....네가...죽었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아까 내가 널 본건 뭐지, 환하게 웃기까지 했던 애가? 전혀 믿을 수 없었다.
어이가 없어 울음조차 나오질 않았다.
절대 아니라고, 오보라고 누가 얘기해줬으면... 이건 아니라고...
***
너의 빈소로 찾아갔다.
영정사진을 보니 환하게 웃고 있다.
너의 사진이 이렇게 쓰일 줄 전혀 몰랐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더니...... 갑자기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거짓말이라고 꿈이라고 생각했건만,
현실은 너무나도 참혹했다.
고작 22살....이제 막 꽃 필 나이 였는데, 너.
이젠 사진으로 밖에 너의 청춘을 볼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가슴이 미어졌다.
***
1년 후, 네가 없는 세븐틴은 콘서트를 열었다.
2016년 6월 15일,
너의 생일에.
그 자리에 나도 있었다.
이젠 13명이 아닌 12명이, 무대를 꾸려나갔고 잊혀진 줄 알았던 너의 빈자리는 더 커져갔다.
***
어느덧 시간은 다 되어가고 잠시 정적이 흐른 콘서트장엔 팬들의 앵콜 소리로 메워졌다.
잠시 후 전광판엔 너의 얼굴이 나오고,
밝게 웃고 있었다.
' 우리 캐럿들! 콘서트 잘 즐기고 있죠? 오늘 이런 특별한 날 캐럿들이 잊지 못 할 추억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안무 짤 때도, 연습 할 때도 캐럿들 생각하면서 해요. 웃음꽃 가사에 언제 어디에 있어도 함께하지 못 해도 우린 늘 그렇듯 웃음꽃 피워요. 가 있듯이 항상 매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다 캐럿들 덕분이구요! 저희가 캐럿분들한테 받는게 많은데 그럴수록 더 사랑을 드리고 자랑스러운 세븐틴이 되려고 해요....! 오늘 호시데이! 그리고 저희 콘서트 후회없이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해요. '
작년 네가 생일 영상을 찍었던 것 같다.
작년 콘서트 하기 전에.... 아마 그걸 지금 틀어준 것 같다.
영상이 끝나자마자 웃음꽃 전주가 흘러나오고 멤버들이 노래를 시작하면서 팬들 모두 눈물을 흘리고, 나도 그랬다.
그리고 멤버들도 곧이어 목이 메어왔는지 쉽사리 부르지 못하고 뒤돌아서 눈물을 훔쳤다.
언제 어디에 있어도 함께하지 못해도
우린 늘 그렇듯 웃음꽃 피워요
그대 미소에 봄이 돼 줄게요
마지막 가사를 끝으로 콘서트가 끝났다.
그리고 승철오빠가 입을 열었다.
" 오늘 오신 캐럿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저희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마지막 인사 드리기전 캐럿들에게 할 말이 있어요. "
" 오늘 콘서트를 끝으로 세븐틴은....공식해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고민 많이 하고 또 해봤는데, 13명이 아니면 세븐틴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또한 호시의 빈자리를 남겨둔 채 활동하기엔 너무 미안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잠시 쉬다 오는 것. 저희도 그렇게 생각할거고, 해체 한다고 캐럿분들 잊지 않고 사랑 받은거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캐럿들. "
" 그럼 우리 마지막....인사 드리겠습니다. "
' 세이 더 네임 세븐틴! 세븐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무대는 정적이 흘렀고,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무대 앞에 앉아있었던 나는 승철오빠가 부르는 바람에 대기실로 향했다.
"왜....?"
" 이거...현장에서 발견했던건데, 지금에서야 주네. 순영이가...너 주려고 했었던 거 같아. "
" 아.... "
다름 아닌 USB 였다. 대체 왜 이걸 나한테 주려고 했는지..... 난 오빠에게 인사를 하곤 집으로 와 컴퓨터 본체에 꽂아 실행시켰다.
' 너에게 ' 라고 써진 폴더가 보였다.
눌러서 들어가니 한 영상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영상을 눌렀다.
ㅡ
" 어...칠봉아 안녕! 나 순영이... 내가 갑자기 이렇게 나타나서 당황 했을 거 같은데, 별 건 아니고 너한테 고마운게 너무 많아서... 우리 거의 10년 친구인데, 표현도 잘 못 하고 장난만 치는 나라서 힘들었을텐데 항상 이해해주고 장난 받아주기도 해서 미안하기도 했고..
그래도 너라서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었던 거 같다. "
" 중학교 때 부터 나 연습생 생활 들어가고 많이 못 봤었는데, 데뷔하고 나서 내 팬 하면서 스케줄 뛰는 거 보고 놀랐어...그러면서 세븐틴이란 그룹 자체를 좋아해주고....지금까지도 뛰고 있는 널 보면 고맙고도 미안하고....안아주고 싶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사실 너랑 친구하면서 행복했어. 기분이 좋다고나 해야할까? 널 좋아하기도 하니까. 이성으로써. 어쩌면 니 생일선물이겠다.
이거 볼 때면 너 생일이겠네...! 여튼 너 되게 예쁘고 착하고 멋있는 아이니까 기죽지 말고! 언제 어디에 있어도 서로 잊지말고 웃기! 알겠지? 나도 너도 마지막이란 말 하지않기 약속하자. 김칠봉, 사랑한다. 생일 축하해. "
지금은 볼 수 없는 너의 모습에 바보처럼 눈물이 흐른다.
나도 너 좋아해 순영아.
네가 있는 그 곳에선
늘 그렇듯 웃음꽃 피웠으면 좋겠다.
마지막이란 말 하지마 영원히
무슨 일 있어도 우린 늘 그렇듯
웃음꽃 피워요
*
웃음꽃 듣다가 생각나서 써봤어요...ㅠㅠ
세븐틴은 영원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