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천둥번개가 쳤지만, 영민이 옆에 있어줘서 그런가 여주는 새근새근 잘 자기만 했어. 그러다가 그 다음날, 아침이 되어 여주가 먼저 깼어. 아직 졸린 기색이 가득했지만, 코앞에 보이는 영민에 기분 좋은듯 배시시 웃었지. 옆에 시계를 확인하자 아직 9시밖에 되지 않은 시간에 안심하고 다시 영민을 쳐다보자가 볼을 콕 찌르자, 인상을 찌푸린 영민이 조금 뒤척이면서 말해.
"깼나"
"응, 영민이 넌? 아직 졸려?"
"어.."
바닥을 뚫고 내려갈듯 잠긴 낮은 목소리로 아직 잠에서 덜깬것같은 목소리로 여주를 끌어당겨 안더니, 다시 숨소리가 들려왔어. 여주가 그런 영민이 귀엽다는듯 머리를 정리해 주다가, 품에서 살짝 빠져나왔어. 아침준비라도 대강 해야지 싶어서. 어제 반찬은 대충 만들었으니까, 국만 끓이면 되겠다 싶어 영민이 깨지않게 조심해서 요리를 시작하는 여주야. 아침은 콩나물국으로 하기로 하고, 한참을 바쁘게 다니며 요리를 하는데, 이내 여주의 허리에 팔이 감겨왔어.
"일어났어?"
"어..아침부터 뭐하는데"
"뭐하긴, 아침안먹을꺼야? 그러지 말고 수저랑 좀 놔줘"
"어 알았다"
그말을 하면서도, 여주를 놓을 생각이 없는듯 허리를 끌어안고 있다가, 이내 티셔츠가 조금 늘어난 탓에 어깨가 보이자, 그 쪽으로 입술을 묻는 영민이야. 그에 여주가 간지럽다며 몸을 움츠리자, 이내 살짝 깨물어 자국을 남기는 영민이였지. 익속한듯 여주가 한숨을 쉬며, 비키라고 팔꿈치로 영민의 배를 살짝 치자, 그제서야 밀려나는 영민이야.
"진짜, 나 옷 못입는다고 이러면..."
"어깨보이는옷 안입으면 된다이가. 뭘 입을라고 그러는데"
"아니 암튼...지금 여름인데, 어깨 보이는옷 입을수도 있지"
"내 눈에 흙이들어가도 그건 안된다"
"치.."
평소처럼 투탁이며 싸우던 둘이였어. 아침 식사를 하고나서, 이제 슬슬 학교에 가야할 시간이 다가오자, 여주는 씻고 나와서, 간단하게 화장을 하고있는데, 옆에서 영민이 그걸 빤히 바라봤어.
"왜 쳐다봐? 내가 너무 예뻐?"
"이쁘긴 누가, 웬 모르는 사람이 와있나- 싶어서 본거다"
"아 진짜 말을 해도! 임영민 너 미워!"
"내가 틀린말 했나"
또 장난을 치는듯 짖궂게 말하자, 여주는 입을 삐죽이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안하다가 토라진듯 옷장에서 옷을 챙겨들고 총총총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어. 한눈에 봐도 여주가 삐져보이자, 영민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지. 옷을 갈아입은 여주가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려하자, 영민도 가방을 챙겨들고 여주를 따라 나서.
"같이안갈꺼가"
"몰라, 나 너랑 안갈꺼야"
"난 니랑 갈껀데, 니 그리고 얼굴 똑같이 예쁘다. 그니까 속상해하지 말고"
"아 누가 가준대? 저리가! 나 너 싫어"
어린아이처럼 삐져버린 여주에 영민이 여주의 옆에서 살살 여주를 달랬어. 그러자 삐죽 튀어나왔던 입술도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며 귀여워 하던 영민이, 마지막 한마디를 던졌어.
"여기, 뽀뽀해주면 초코라떼 사줄께"
"야 무슨 내가 개도 아니고, 니가 그거 준다면 내가 하라는대로 할줄 알아?"
"안할꺼가"
"...안한다는 말은 안했는데?"
결국 영민은 여주에게서 뽀뽀를 받아냈고, 또 예전처럼 화해했다는 이야기-
2
평소같았으면 영민을 기다렸을 여주였지만 오늘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향했어. 어째 불안불안하다 했는데 생리가 터져버렸기 때문이야. 생리통이 첫날에만 심하긴 했지만, 어쨌든 아팠던 터라. 바로 집으로 향했지. 바로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운 여주였어. 핫팩을 데워 허리에 대 놓고, 잘려고 하는데 영민에게 먼저 연락한다는걸 깜빡해버렸어. 다급하게 여주가 영민에게 전화를 걸었지
"여보세요? 영민이야?"
"니 어딘데 지금. 만나기로 한 시간이 언젠데"
"미안 영민아..나 지금 집이야..나 급한일 있어서, 먼저 왔어"
"가면 간다고, 말을 해야할거 아니가. 니 안오길래 난 또 길 못찾은줄 알고 학교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아나"
"으응..미안, 미안해 영민아..."
"됐다. 끊어라"
많이 화난것같은 목소리에 여주가 한숨을 내쉬어. 학교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도 벌써 30분이나 지났고, 그 사이 연락한통 없다가 집이라고 말하면 얼마나 황당했을까. 자신이 잘못했다고 여주가 생각하며, 다시 찌릿거리는 허리에 몸을 웅크려 누워. 평소 약을 잘 안먹는 여주였기에, 그냥 한숨 자고나면 괜찮아질것 같았지. 한참을 자고있다가, 깼을때는 밝았던 하늘이 어둑어둑해진 이후였어.
"일어났나"
"...? 임영민..?"
"어 나다. 왜 오면 안되나"
"아니 그런건 아니고..."
여주가 몸을 일으키고 땀에 붙어버린 머리카락을 정리하는데, 영민이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와. 그탓에 제일 놀란건 여주였지. 왜 여기있냐며 묻는 여주에 조금은 퉁명스럽게 오면 안되냐고 물은 영민이 검정색 비닐봉지를 침대위에 내려놓았어. 그 안에는 생리통 약과 초콜릿, 간식거리들이 들어있었지. 여주가 생리통때문에 아픈걸 알았나봐. 처음에 화가 났던 영민도 여주가 왜 아픈지 알고는 이해를 했어. 말하기 민망했을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그래서 여주가 자는 사이에 약국에서 약을 사오고, 마트를 털어 여주가 좋아하는 초콜릿과 바나나 우유를 사왔지.
"응..? 이거 뭐야?"
"약, 닌 내가 항상 약먹으라고 그렇게 말해도 안듣더라-초콜릿이나 바나나 우유는 약 먹고 먹어라"
"어...? 나 아픈거 어떻게 알았어..?"
"니랑 내랑 사귄게, 벌써 3년인데 그거 하나 모를것같았나"
"헐 영민아...."
여주가 감동한 얼굴로 영민을 올려다봤고, 이내 물을 가져오는 영민에 여주가 결국 약을 꿀꺽 삼켰어. 약을 먹은걸 확인하자 영민은 부엌에서 조금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이내 쟁반에 죽을 가져왔어.
"설마 만든거야..?"
"사왔다. 니가 좋아하는 새우죽 사왔으니까 안들어가도 먹어라"
"응! 고마워 영민아"
"고맙기는, 당연한건데. 그리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 좀 하고. 걱정되게 혼자 앓지말고. 알겠나"
사진을 ㅠㅠㅠ아직 못넣고 있어요 힝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