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
검정치마 - 기다린만큼, 더 inst
까칠한 정치프 C
W.냉포뇨
"야, 냉동실에 아이스크림 뭐냐. 이거 나 먹는다?"
"아 잠깐만. 그건 놔둬. 나 이따 오후에 수술 끝나고 같이 먹어."
"왜. 나 먼저 먹으면 안 돼?"
"어. 너 나 수술 갔다왔는데 먹고있기만 해봐. 매스 들고 찾아간다."
"...무서운 기집애."
진지한 내 표정에 소름돋는다는 듯 가운을 펄럭이던 윤지성은 펜을 꺼내 차트를 작성하다 다시 날 내려다봤다. 왜, 또 뭐.
"야, 설마 너 오후 수술 담낭염 환자? 피곤해보이는데 괜찮겠냐."
"뭐 어쩌겠냐. 너 세미나 간다며."
"와... 네가 웬일로 대타를 곱게 맡았냐. 수술하다가 자는 거 아니지?"
"...확 취소해버려?"
"아니. 사랑한다고. 정신 제대로 차리고 해, 괜히 까이지 말고."
내가 들어가는 수술이 제 대타로 들어간다는 걸 이제야 알았나보다. 하긴, 교수님 세미나 발표 돕느라 쟤도 정신이 없었겠지. 사랑한다는 말에 보란듯이 인상을 잔뜩 찡그려보이다 시계를 봤다. 아직 오후 회진 전까지 시간이 좀 있지만 쉴 수는 없었다. 윤지성 대타로 들어가게 될 수술 영상도 몇 번 더 돌려보고, 책도 몇 권 더 살펴봐야했다. 하필이면 집도의 선생님이 수술에서 손놀림이 빠르기로 유명한 분이었다. 게다가 그 수술에서 뭐 하나 실수했다가 치프한테 까이고 오는 동기들을 한 두번 본 게 아니었으니... 오늘 내가 작은 거 하나라도 잘못했다가는, 교수님과 정치프 두 사람한테 죽어라 까일 수 있다는 거였다.
가운을 대충 의자에 걸어두고 머리를 고쳐 묶었다. 여태 수술방에 들어가서 실수를 한 적은 없지만 오늘은 뭔가 더 긴장이 됐다. 벌써 눈을 뜨고 있던 게 30시간이 넘어가고있었다. ...다음번에 태어나면 의사 안 해 쳐먹을 거다. 시발, 이러다가 진짜 수면부족으로 과로사 할 것 같네.
어젯밤 당직이었기에 한 숨도 자지 못한 것도 있었고, 아무리 어시라지만 실수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평소에는 신경쓰지 않던 것까지 한번 더 체크하고 오후 회진을 돌았다. 회진을 마치고 돌아오니 오늘도 데스크에서 만나자마자 시비를 거는 김동현에게 대충 수술간다는 얘기만 남기고 숙직실로 들어와 가운을 벗어두었다. 수술 집도를 맡으신 교수님이 오시기 전에 미리 수술실과 도구들을 체크할 생각이었다.
곧바로 정세운의 방문 앞으로 향하는데, 정세운이 기다렸다는 듯 방에서 나오고있었다. 아니, 사람 놀래게 왜 갑자기 등장하고 난리야.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정세운은 항상 날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어제는 그 달달구리한 쪽지로 사람 심장 떨어지게 만들더니... 아, 내가 유난히 정세운의 행동 하나하나에 예민한 걸 수도 있다. 살면서 냉동 포뇨한테 한 두번 까인 게 아니니까 뭐. 말 다했지.
놀란 내 표정을 보던 정세운은 미동도 없이 '올라가죠.' 한 마디를 하곤 먼저 앞서 걸어갔다. 저거 봐, 저거. 어제 그 아이스크림은 비꼬는 의도가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달달한 걸 줬으면서 저렇게 냉기를 폴폴 풍길 수가 없다. 하지만 늘 말하듯 난 존나 새우젓이다. 마음 속으로는 정세운한테 오조 오억번 투덜거리지만 앞에서는 그저 입을 꼭 닫은 채 그 뒤를 졸졸 따를 뿐이었다.
***
"성ㅇㅇ, 컷."
"컷."
"정세운, 아테리 제대로 잡아."
아테리 - 동맥
"네."
긴장한 것 치고 아직까지는 실수가 없었다. 거의 여섯시간을 넘겨가는 수술도 정석대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집도의 선생님의 빠른 테크닉때문에 급하게 속도를 따라가느라 허둥지둥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정세운은 역시 당황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여유로울까. 느릿하고 침착하게 그저 교수님의 어시를 서고있는 것 같이 보여도 사실은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있었다. 아무리 정세운을 까는 게 내 전문이라도 이럴 땐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수술은 마무리되어가고 있었고, 그제야 조금 긴장이 풀리려던 참이었다.
"...성ㅇㅇ."
"......"
"성ㅇㅇ!"
"네, 네!"
"아테리 네가 잡으라는 소리 안 들려?!"
...아, 이럴 줄 알았다. 어쩐지 잘 되어간다 했어. 긴장이 풀려 잠깐 멍하니 있는 사이 교수님의 오더 하나를 놓쳤다.
정세운은 이미 제가 잡고있던 수술기구를 내게 넘기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그제야 뒤늦게 손을 뻗었다. 조심성 없이 급하게 움직인 탓이었을까, 내 뒤에 위치해있던 쇠로 된 작은 도구들이 떨어지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쇠끼리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귀에 박히기 무섭게 모두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날카로운 눈을 한 채 나를 노려보는 교수님, 그 옆에 선 정세운, 제 옆에서 어시를 서던 간호사까지.
죄송하다고 말을 해야하는데 입조차 떨어지지 않았다. 수술방에서 실수를 해본 게 처음이었다. 자꾸만 떨리는 손에 애써 힘을 줬다. 몇 초간의 정적이 더 흘렀고, 그 정적을 깬 건 교수님이었다. '수술 끝나고 내 방으로 와.' 라는 짧은 말 한마디와 함께 다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그 뒤로는 어떻게 수술을 마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저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지탱하며 침착하려고 애썼다. 그런 내 모습을 눈치챈 건지 가끔 정세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그것조차도 긴장과 공포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하던대로 하자, 하던대로. 지금부터는 여태까지 수도 없이 해왔던 과정이야.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남은 몇 십분 동안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마지막 봉합을 하고 컷까지 마무리 한 후에야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원래같으면 처음 해보는 수술인데도 불구하고 잘 했다는 칭찬을 받아 마땅했겠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나도, 수술 중에 정신이 다른 데 가있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내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있었기에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교수님은 수술이 끝나자마자 오피룸을 나가셨다. 겨우겨우 버티고있던 긴장이 풀려 고개를 푹 떨구었다.
나를 안쓰럽게 지켜보던 간호사들은 요즘 의료소송때문에 교수님께서 예민해 그러시는 거라고 날 위로했지만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나를 토닥이며 달래는 목소리들 사이를 뚫고 들려온 낮은 음성으로 인해, 간호사들의 토닥임 또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교수님께 갔다가 내 방으로 와요."
정세운은 그 한 마디를 내뱉고는 마스크를 벗어 쓰레기통에 던지고 그대로 수술실을 빠져나갔다. 저절로 고개가 푹 숙여졌다. 아, 제대로 걸렸구나.
벌써부터 머릿속이 어질해졌다.
***
까칠한 정치프
W.냉포뇨
***
"레지 2년차씩이나 단 게, 아직도 수술방에서 정신을 팔아?"
"......"
"너같은 애들 때문에 소송이 들어오는 거야, 알아?"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가지고 나가."
가지고 나가라는 말과 함께 교수님은 내게 차트를 던졌다. 내 옆을 아슬하게 지나 바닥으로 보기좋게 추락한 차트를 집어들었다. 그리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한 번 더 꾸벅 고개를 숙이고 교수님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멍하니 정세운의 방으로 걷는데 볼에 무언가 흐르는 느낌이 든다. 차트를 들지 않은 손을 올려보니 아까 차트가 날아올 때 긁힌 건지 뭔지, 붉게 피가 묻어나온다. 아, 진짜 짜증나게. 교수님한테 까였다고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괜히 인상을 쓰며 대충 가운으로 상처를 벅벅 닦았다. 내가 잘못한 거라 짜증을 날 상대도 없는 게 화가 났다.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 이런 일이 하나도 안 일어났을 거 아니야. 긴 수술시간동안 잘 버텨놓고, 마지막 30분을 남기고 그 따위 실수를 하냐. 입에 담지 못할 별별 욕들로 한참동안이나 스스로를 까다보니 어느새 발걸음은 정세운의 방 앞에 다달아있었다.
언제나처럼 문을 열고 들어간 정세운의 방 안에는 여느때보다 훨씬 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정세운은 수술복 대신 다시 흰 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제 책상에 기대어 서서 날 가만히 내려다보고있다. ...차라리 복도로 불러서 날 까던 때가 나았지. 그 냉기 가득한 시선을 한 몸에 받고있으니 딱 죽을 노릇이다.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날 보던 정세운의 첫마디는 깊은 한숨과 함께였다.
"한심하네요."
"......"
"못 하겠으면 못 하겠다고 말이라도 해요. 괜히 여러 사람 피곤하게 만들지 말고."
"...죄송합,"
"그 놈의 죄송하다는 소리 언제쯤 안 들으려나 모르겠네."
"......"
말문이 막혔다. 아마 정세운도 화가 많이 났을 거다. 분명 내게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었고, 내가 할 수 있다고 대답했었기 때문에 나한테 믿고 맏긴 건데. 그만큼 화가 나는 게 당연하지. 더군다나 정세운도 나 때문에 분명 교수님한테 까일 거다, 분명히.
누군가를 혼내려는 목적으로 정세운이 이렇게나 많은 말을 한 번에 하는 건 처음이었다. 또, 그렇기에 낯설게 느껴지는 그 모습에 내 고개가 숙여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처음 들어가는 수술에서 민폐 끼치지 않겠다고 열 몇 시간을 잠 못자고 공부하고, 영상 보면서 시뮬레이션 하고... 나름의 노력을 했던 게 한 번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어버렸기에 더 속이 상했다. 내 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정세운과 교수님의 말에 내가 변명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서운함과 속상함을 티낼 자격이 없다.
하지만... 내가 백 번 잘못한 게 맞는 거 나도 알지만.
정세운의 날카로운 말은 언제나 내게 비수가 되어 심장을 찔렀다.
"죄송하면 병원을 나가요. 아님 수술방에 발도 들이지 말든지."
"......"
"알아서 벌당서요. 이제 성 선생한테 이거해라 저거해라 말하는 것도 지치니까."
"...네."
"뭐해요, 안 나가고."
"...죄송합니다."
정세운의 방을 빠져나와 그대로 주저앉을 뻔 했다. 턱밑까지 울음이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아, 존나 쪽팔려 진짜. 입술을 꾹 물고 울음을 참은 채 숙직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여기서 울면 너무 추할 것 같아서. 교수님의 칼같은 말과 행동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내 자신이, 정세운 몇 마디 말에 무너지는 게 자존심 상해서.
***
한참을 컴퓨터 화면에만 시선을 고정해둔 세운이 결국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꼿꼿하게 유지하던 자세는 풀어져 그대로 의자에 털썩 기대어 앉았다. 자꾸만 ㅇㅇ의 얼굴이 떠올라 미칠 노릇이었다. 길었던 수술 때문인지 시간은 벌써 열 한시 반을 지나고있었다.
사실 그녀를 혼내는 그 시간 동안 세운은 제가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다. 정말 ㅇㅇ가 수술실에서 한 실수가 못 미더워서? 아니. 사실 그건 레지던트들이 한참 힘들어할 때 종종 있는 실수이다. 교수들도 보통은 한 두 마디 훈계로 끝내는 정도의 가벼운 실수. 그게 아니면 치프인 제가 미숙한 ㅇㅇ를 수술방에 들였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혼나서? 역시 아니다. 수술에 들어갔던 교수는 오히려 ㅇㅇ에게 말을 너무 심하게 한 것 같다며, 대신 좀 잘 챙겨주라는 말을 전했으니. 그렇다면 뭘까. 제 앞에 놓인 환자 차트에 시선을 고정한 채 세운은 한참동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역시 답은 알아내지 못했고, 또 다시 한숨만 깊게 내쉴 뿐이었다.
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볼에 붉은 생채기를 매단 채 기가 잔뜩 죽어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ㅇㅇ의 얼굴이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
"아, 아파. 좀 살살해."
"조용히 해. 살살은 무슨. 그러니까 왜 대타로 들어가서 까이고 와?"
"왜긴 왜야... 내가 딴 생각해서 그렇지 뭐."
"누가 잠도 안 자고 수술 들어가래? 내가 30분이라도 눈 붙이고 들어가랬지."
윤지성 거의 우리 엄마인 줄. 벌써 열 두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당직 시간이 시작 되기 30분 전이었다. 아무도 없는 숙직실에서 아주 펑펑 울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윤지성을 만날 게 뭐람. 눈치고자 김동현과는 다르게 윤지성은 아주 하나를 보면 열을 눈치채는 무서운 자식이었다. 뭐, 그 덕에 내가 이 따위로 상처 하나씩 달고올 때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 아니. 여튼. 제일 빨리 와서 치료를 해주곤 했다.
오늘도 빈 처치실에서 작은 소독약과 면봉을 들고 열심히 연고를 발라주던 윤지성에게 따갑다며 엄살을 부리자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면서도 작은 밴드를 붙여준다.
"다음부터는 잠 좀 자고 다녀. 아무리 오프였어도 그렇지 사람이 어떻게 하루 넘게 안 자고 수술을 해. 사람 미안하게 만드네 진짜..."
"미안하면 커피."
"에이씨, 하여튼 커피 깡패야 아주."
"그래서. 안 사줄 거야? 지성아 나 여기 너무 아포... 지쨔 따가워 죽게써..."
"...사줄테니까 제발 그만해."
윤지성은 혀가 반토막쯤 없어진 듯한 내 발음에 질색하는 표정을 짓다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아싸. 얘한테 커피 얻어 먹으면 오늘 벌당 쯤은 버틸 수 있을 거야. 아마 오늘 밤엔 응급실 쪽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몰라, 어차피 내가 잘못해서 벌당 서게 된 거, 열심히라도 해야한다. 교수님, 그리고 정세운... 아니. 냉동 포뇨새끼한테 더 안 까이려면.
근데 솔직히 오늘, 교수님은 그렇다치고 정세운은 진짜 너무했다. 진짜... 어떻게 레지 2년차한테, 어? 그만두라는 소리를 해. 자기도 다 겪었던 과정이면서, 듣는 사람 속상하게... 엉엉.
커피를 사러 내려오면서도 윤지성과 내 입은 정세운 욕으로 쉴 틈이 없었다. 불과 몇 분 전, 내가 윤지성의 토닥임에 세상 온갖 욕을 끌어다모아 정세운에게 하며 펑펑 울어댔기 때문이랄까... 내 기분을 알기에 윤지성도 다른 말 없이 폭풍 공감을 해주고있던 찰나였다. 사실 뭐, 내가 하는 정세운 욕이라고 해봤자 냉동 포뇨 시발! 존나 너무해. 나쁜 새끼. 다 이런 말들이긴 했지만.
근데 시발,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1층에 위치한 커피숍으로 들어가는데 카운터 앞에 떡하니 서있는 정세운이 보인다. 화들짝 놀란 나는 급하게 입술을 꼭 닫고는 윤지성을 보호막삼아 그 뒤에 숨었다. 야, 나는 카페모카! 할 수 있는 한 가장 작은 목소리로 윤지성에게 속삭이고는 카운터에서 가장 먼 쪽 의자에 착석했다. ...제발. 여기 보지 말고 그대로 나가줘, 제발 포뇨야.
그러나 내 간절한 바람은 오늘도 무용지물. 시발. 되는 일이 이렇게도 없다. 멀리서 성큼성큼 이 쪽으로 다가오는 정세운이 보인다.
"...성 선생. 여기서 커피 마실 시간이 있나봐요."
"네?"
"당직 안 가요? 10분 남았는데."
"네... 죄송합니다.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아, 시발 존나 서럽다 진짜. 겨우겨우 닫아두었던 눈물샘이 다시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시발, 나 원래 이렇게 잘 우는 찌질이 아닌데 진짜...
제 할말만 하고 카페를 나가버린 정세운의 얄미운 뒷모습을 보니 괜히 더 서러워졌다. 마음같아서는 저 포뇨의 하얗고 빳빳한 가운자락을 죄다 구겨놓고 싶은 생각이었다. 서러움과 속상함에 자꾸만 눈가를 비집고나오는 눈물을 제 가운소매로 벅벅 닦아냈다. 그래! 올라간다 올라가! 억울함을 뒤로하고는 저 멀리에서 주문을 하고있는 윤지성에게 대충 소리를 질렀다. 야! 나 먼저 올라간다!
내 외침에 윤지성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난 엘리베이터를 향해 뛰었다. 그래, 포뇨새끼가 일하라는데 해야지. 아주 죽어라고 일만 해서 진짜 언젠가 한 번 쓰러져줄거야.
그리고 환자 베드 위에 누워서 꼭 말 할 거다. 정치프, 아니 그 포뇨새끼는 존나 개자식이라고.
***
1. 아늬... 쟈꾸 이르케 초록글 올려주시고 그러면 부끄럽지만 워아이니 합니다. 사랑해요.
2. 정센은 스윗하지만 냉이었습니다. 세니 냉포뇨지요...
3. 암호닉 신청은 곧 따로 신청 글을 올릴 예정이니, 그 글에 신청댓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모든 추천과 댓글은 감사히 받고있습니다.
5.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