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乙丙丁
"우리가 집중해야 할 사실은 갑의 날뜀에 피해받는 을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을의 횡포에 죽어가는 병과 정이 있다는 것이다."
豫告
CallmeKat - Flower In The Night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생명의 원천이라는 ‘물’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구역의 사람들의 얼굴은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땅 위로 비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고 있는 장면을 다들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저 물이 땅에 닿는 그 순간부터, 우리의 고통은 배가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자연의 섭리가 두렵기만 하다.
그러다가도 지나가던 ‘을(乙)’의 불호령에 정신이 번쩍 든 듯이 다시 움직인다.
다리의 감각은 없어진 지 꽤 오래되었다.
집에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엄마는 내일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더라도 이곳으로 나와야 했다.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광경이지만 볼 때마다 익숙하지 않은 이 곳. 그리고 오늘은 이곳에서 내가 태어난 지 꼭 19년이 되는 날 이다.
이 곳에서 '생일'은 유일하게 일을 쉴 수 있도록 해주는 단 하루였지만, 엄마의 몫까지 해내야 했던 내게 생일이란 의미가 없었다.
손끝은 다 갈라져 피가 나오고 있다. 이런 손은 나 뿐만 아니라 이 곳에 있는 모두가 그렇다.
아프다는 소리를 할 힘이 있다면 그 힘을 생명을 연장하는 데에 쓰는 것이 제일 현명했기에 우리는 굳이 입을 열지 않는다.
무감각한 몸도 쉬고싶을 때가 있는건지 지속적으로 아우성을 친다.
한숨을 푹 쉬고 철재를 살짝 내려놓자, 감시하던 하나의 을이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내 표정으로 알 수 있었던건지, 낄낄 웃던 '감시자'는 내 이마를 툭툭 치며 조롱 섞인 농담을 뱉는다.
"해 줘? 해 줘?"
알면서도 내가 괴로워하는 것을 즐기는 이 '감시자'가 부럽다.
우리는 평생을 노력해도 받을 수 없는 '갑의 축복'을 가진 당신이. 부럽다.
우리는 ‘갑을병정’ 계층에서 가장 하위 층을 도맡고 있는.
정(丁)의 사람들이다.
이 곳의 명칭은 뭘까.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같은 하위계층이 알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우리에게는 제한된 정보만이 주어졌고, 우리는 을(乙)에게서 상위계층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결정되는,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는 철저한 핏줄 위주의 계층구조.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감시자'에게 끌려갔던 J는 , 아니 이제 그는 J가 아니게 되었지만. 내게 말해주었다.
옛날 옛적에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던 시대가 있었다고.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던 시대가 있었다고.
어느 순간부터 '갑'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세상에는 빠직 빠직.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갑. 우리에게는 평생 만날 수 없는 대상이자 이 세계의 지도자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세계를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이다.
극소수로 이루어진 이 계층의 사람들을 위한 '억제장치'를 만드는 병과 정.
갑에게 병과 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계는 멸망하고 말 것이다.
이를 알기에 두 계층은 주어진 상황에 불만이 생기더라도 내색하지 않는다.
죽기보다는 죽지못해 살아있음을 택한 것이다.
능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집단 두 계층을 나누는 기준은 성별.
남자인 '무능력자'가 속하는 병, 그리고 여자인 '무능력자'가 속하는 정.
그런 병과 정을 갑과 연결시켜주는 '전달자', 혹은 '감시자' 을.
이 세계의 지도자인 갑 사이에서도 가히 최고라고 칭송받는 'CREATOR' 에게서 능력을 할당받고 움직이는 집단이다.
그런 을과 '무능력자'의 차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저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할 뿐.
B는 내게 수십번을 이야기했다.
울타리 밖의 세상에는 파란 하늘,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 화려한 장신구들이 가득하다고.
그렇게 울타리 밖에 대한 욕망을 끊임없이 표현하던 J는,
"살려줘!!! 살려달라고!!!"
억제장치를 위해 주어진 철재를 몰래 주머니에 집어넣다 걸렸던 그 날에
"아, 피 묻었다."
"타오. 그러니까 뒤에 있으랬잖아. 더럽게."
"짜증나. 손 씻어줘. 준면 물. 물 있잖아."
"그냥 내가 태워버려줄까?"
"이런데 쓰라고 있는 능력 아니야."
"찝찝해."
"자꾸 찡찡대면 도경수가 때린다."
그토록 그가 갖고싶어하던 '갑의 축복'을 가진 '감시자'들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한다.
염동력이라고 했던가, 고개를 들어 쳐다볼 수 없어 그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움을 알 수 있었다.
한 구역에 있는 50명 남짓한 사람들,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능력자'임을 나타냈다.
'무능력자'인 우리는.
하나의 상품처럼 여겨졌으며, 각자의 보호자가 죽음을 맞이하면 보호자의 코드를 이어받을 수 있었다.
죽은 J의 코드를 이어받은 지금의 J.
J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 움직임을 살피자, 묵묵히 철재의 빈 틈에 물질을 끼워넣고 있다.
제 아버지의 죽음에도 담담하던 J는 구역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J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있기를 좋아했던, 말 그대로 '별난 녀석'이었다.
대대로 J는 성가시다며 사람들이 불평해도 입도 열지 않고 할 일에 집중한다.
그리고, 오늘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나는
P. 나의 코드를 가지게 된다.
갑 甲 - ???(CREATOR) ??? ??? ??? ???
을 乙 - TAO(시간조절) 준면(물) LUHAN(염동력) 찬열(불), 경수(힘)
병 丙 - J(???), ???
정 丁 - 'P = 나' , 엄마
갑을병정 세계관 설명
세계 이름 ( ) - 아직 공개되지 않음.
여러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구역을 나누는 기준 아직 공개되지 않음.
구역의 지도자 갑. 그리고 갑과 병,정 사이의 '전달자', '감시자' 을.
을의 정확한 기준은 공개되지 않음, 갑에게 '갑의 축복'= 초능력 을 부여받은 능력자.
병 - 남자 무능력자
정 - 여자 무능력자
갑.
세계의 지도자,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능력을 부여받고 태어남.
한두명이 아니기에 능력 싸움이 일어남을 방지하기 위해 신생아 시절부터 억제장치 착용(병,정들이 제작)
유일한 억제장치 미착용자 CREATOR. 모든 세계를 총괄함.
억제장치를 착용하고있는 갑은 CREATOR의 허락 하에 억제장치를 풀 수 있음 (단, 제한된 시간 이내에)
이 외의 본편에서 정보 공개 예정.
갑을병정의 프롤로그입니다.
오라이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 놀라셨나요..?
맨 위의 문구는 아마 서핑하다가 본 것 같은데.. 정확히 저 어구는 아니였고 제가 각색했어요!
사실 새벽에 화장실에서 양치하다 떠오른 소재라 아직 완성도가 그리 높진 않지만.. ㅠㅠ 흐규흐규
이게 뭐야? 싶을 정도로 애매모호한 세계관에 혼란스러우실 독자님들이 아주 잘 보여요..(먼산)
갑을병정은 많은 집중을 필요로 하는 글이기에 '오라이' 두~세편, 갑을병정 한편 이런식으로 연재를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오라이가 먼저 완결이 나려나..? 아니.. 오라이도 꽤나 긴 장편이 될 것 같은걸요..ㅎㅎㅎ..나!레!기!!
여기서는 더이상 암호닉 신청도, 생존신고도 받지 않아여ㅠㅠ!! 가장 최신편에서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