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 멤버 권순영 X 신입 메이크업 아티스트 너봉 _ 18
자 - 다음 소속사 퍼포먼스 진행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메이크업 잘 받았어요- "
백스테이지에서 연습생들을 메이크업해주고 케어를 하면서
무대에 올라가는 연습생들이 나에게 많은 인사를 건넸다.
촬영 중간 쉬는 타임 중에 무대 올라가는 계단에 걸터 앉아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내가 있는 백스테이지쪽으로 크게 들려왔다.
" 김칠봉. "
" .....니가 여길 어떻게... "
" 와.. 나한테 얘기도 안 하고 여기 온 거야? "
" 아니 그게 아니라. "
" 됐어, 어차피 다 알고 있었어. "
" 뭐.. ? "
" 내가 실장님한테 들었다. 정말 막내인 너한테 너무한거 아니냐. "
" ..... "
" 여튼,,, 아주 좋아 죽더라? "
" 아니야! 절대 아니거든...! "
"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랬어. "
아니 진짜 아닌데...
내 앞에서 팔짱을 끼고 서서 바라보는 권순영.
체감상 얼굴을 본지 일주일 넘은 거 같은데. 이렇게 보니 피로가 싹 풀렸긴 했지만,
얼굴엔 나 삐졌다. 라고 다 티내는 앞에 서 있는 남자 때문에 어찌 해야 할지를 몰랐다.
" 미안해, 순영아. "
" 됐다, 됐어- 늦었네요. "
" 아....아아. "
" 얼른 촬영이나 준비하세요. "
짧은 만남을 뒤로하곤, 이따가 다시 온다며 내 양볼에 소리나게 입을 맞춘 후 백스테이지를 나갔다.
*
백스테이지에서 그렇게 보고싶었던 너를 만났다.
너무 좋았는데, 내가 너무 쌀쌀맞게 굴었나. 미안했다.
한편으론, 내가 아닌 많은 남자들이 너와 같은 공간에 있고 인사를 한다는게
질투가 나서 그랬나보다.
*
권순영이 가고 연이은 촬영에 지친 나는 잠시 쉬는 시간에 무대 뒤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이렇게 혼자 있는게 외로웠기도 했다.
여기는 나를 제외하곤, 감독님,작가님,FD님뿐이었다.
대체 어째서 그 부족하다던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팀은 어디가고, 나만 여기 있는 건지.
세상 참 억울하다.
" 칠봉씨, 칠봉씨? "
" 아.. 이제 촬영 들어가는데. 왜 안 일어나는거야- "
*
" 와.. 요새 연습생들은 다 잘하네- "
" 그런가.. 근데 너 요새 예능 나가더니 리액션 좋아졌다? "
" 에이, 형- 무슨 소리야. "
" 맞잖아. 너 데뷔 하고 나서 이런 리액션 처음 봤다. "
" 아...음... "
머리를 긁적거리며 부끄러워 하는 김민규를 보니,
나도 내 연습생 시절이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김민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
" 형! 형- "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던 김민규가 놀란 표정으로 달려와 얘기했다.
" 왜, 무슨 일이길래. "
" 무대 뒤 가봐요. "
" .....뭐? "
순간 얼핏 든 생각이 무대 뒤..? 거기면 김칠봉이 있는 곳 이었다.
혹여나 니가 다쳤을까, 무슨 일이 있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면서 달려갔는데,
" 일을 제대로 하는거야? "
" ..... "
" 무슨 정신이야! "
상황은 심각했다.
감독으로 보이는 사람이 김칠봉을 삿대질을 하며 큰 소리를 치고 있었고,
너는... 너는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아낄 뿐 바닥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한참을 나는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고, 어느새 옆에 온 김민규도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볼과 손바닥의 마찰 소리가 스튜디오 전체에 울려 퍼졌다.
짝-
" 야. "
난 이성을 잃고 널 때린 그 사람한테 주먹을 날리려다,
누군가의 힘에 팔이 잡히고 말았다.
" 하지마... 순영아. "
그랬다. 울먹이는 목소리가, 너였다.
" 뭘 그만해, 이거 놔. "
" 그만하자고, 나가자. "
" 안돼, "
" 너 지금 안 나가면, 다신 안 봐. "
힘들게 말을 하던 너는 쥐고 있던 내 팔을 놓았고,
나를 지나쳐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버렸다.
" 당신... 이쯤에서 끝낸 거 다행히 여겨. "
나는 감독의 어깨를 탁 치고 나왔고, 이에 김민규도 따라 나왔다.
" 형....괜찮아요? "
" ....어. "
" ... 진짜 요즘 방송사 갑질 너무 심해요.... "
" .... 민규야, 나 먼저 간다. "
스튜디오를 나오면서 김민규와 얘기를 하는데,
스튜디오 밖 벤치에 앉아있는 김칠봉이 보인다.
*
정말 나는 왜... 이런 인생을 사는걸까.
괜히 이 길을 선택했나 싶고,
요새 너무 힘들다.
그냥 죽고 싶다.
두 눈에선 그냥 눈물이 쉴새없이 나오는데.
이런 나한테 너무나도 화가 난다.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
" 칠봉아. "
니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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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ㅠㅠㅠ
게다가 오늘은 ... 내용이 흐그그그극ㅠㅠㅠㅠ
어제 올린 NEVER 초록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
너무 늦지 않도록 찾아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