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12.
차를 타고 놀이동산에 가는길. 아기는 차안에서 바로 잠이 들었다. 1시간 거리의 놀이동산에 도착해서 아기를 깨워 얼른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놀이동산 안으로 들어갔다.
"우아 우아. 엉아엉아 쩌어기! 말도 있구 칫칫폭폭이도 있다!"
"응. 말도 있고, 칙칙폭폭이도 있네. 우리 아가 뭐부터 타보고 싶어요?"
"말이여 말! 비니 말 탈래여!"
"그래. 가자!"
오랜만에 오는 놀이동산에 나까지 덩달아 신나서는 회전목마로 달려갔다. 아기를 앞에 앉히고 나도 같이 탄 채로 회전목마는 출발했다.
빙글빙글 도는게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아기는 연신 까르르대며 회전목마를 탔다.
그 다음 목표는 어린이용 청룡열차. 아기는 칙칙폭폭 기차흉내를 내면서 달려갔다. 평일에 월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진 않았지만 간간히 소풍을 나온듯한 유치원 원복을 입은 아기또래의 꼬마들이 많이 있었다. 열차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입장하려는데
"부모님 동반입장 하실꺼죠?"
"네,네?"
"아. 부모님 동반입장이 아니면 꼬마손님이 키가 안되서 혼자는 탑승이 불가능한데.. 탑승 안하시겠어요?"
"아..아니. 탑승하죠. 네. 탑승합니다."
"내. 그럼 꼬마손님과 같이 탑승해주세요"
안내원의 부모님 동반입장이란 말에 당황했지만 어쨌든 지금보호자는 나뿐이었으니 그러려니 넘어가고 얼른 아기와 같이 놀이기구에 탑승했다.
안전바가 내려가고 출발한단 안내원의 소리까지 들리고 열차는 털털털 출발했다.
오르막을 오를때까지 아무것도 모르던 아기는 방긋방긋 웃다 열차가 밑으로 쑥 내려가니 적잖이 놀랐던건지 소리를 빽 질렀다.
"으아아아앙"
"아가. 아가 무서워?"
"어엉. 어어엉. 엉마 엉마아아!"
3분이 3년처럼 흘러갔고, 아기는 많이 놀랐던건지 열차에서 내려오는 순간까지 내 품에 안겨 엄마를 불러대며 엉엉 울기만 했다.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토닥거리며 울고있는 아기를 달래자 아기는 울음을 그치려는지 딸꾹질을 했다.
"흐끕. 힉"
"어이구. 아가 많이 놀랐어?'
"흐흑. 힉. 치..칫칫폭포기.. 아..앙타.. 시러"
"그래그래 타지말자. 아. 아가 코코아 마실래?"
"웅?웅!"
벤치 맞은편에 작은 이동카페가 있길래 아기를 벤치에 놔두고 가서 코코아와 커피한잔을 주문했다.
음료가 만들어지는동안 아기를 계속해서 봤다. 아기는 손을 흔들고 나도 손을 흔들어줬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아,네. 얼마죠?'
계산을 마치고 음료 두 컵을 들고 돌아서는데, 눈앞에는 유치원에서 소풍이라도 온건지 노란색 원복에 코트를 입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보였고. 아이들을 바라보느라 숙였던 고개를 약간 들어올리면,벤치위의 아기는.조금 전까지만해도 날 보며 손을 흔들던 아기는. 내 앞에서 사라졌다.
"아..아가?아가야! 홍빈아?"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려봐도 아기의 뒷모습이나 아기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손에 들려있던 음료는 언제 내 손을 떠났는지도 모르겠고. 미친듯이 아기의 이름을 부르면서 돌아다녔다. 분명 음료수를 받기전까진 있었는데, 그 짧은순간에. 아기가 걸어가면 얼마나 걸어간다고. 그걸 못찾고 있는지.. 아. 그냥 아기랑 같이 갈 껄 그랬다.
자책을 해봐도 자신에게 화를내봐도 아기는 뒷모습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저기. 혹시 키 이만하고 노란색패딩입고. 모자 쓴 아가 못 보셨어요? 눈이 되게 크고, 또.. 피부가 되게 하얗고요."
"애기 잃어버렸나보네. 아떡해. 죄송해요. 못봤는데.."
"하아..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기요. 미아보호소에 신고는 하셨어요?"
놀이동산을 몇바퀴 쯤 돌았을까. 이리저리 묻고 다녀도 모르겠다고만하는 사람들이 참 야속했다. 아기이름을 부르며 등을 돌리는 순간
놀이동산의 직원한명이 미아보호소에 신고는 했냐며 나를 불러세웠다. 아기 찾을 정신도 없는데 신고 할 정신이 어딨겠는가.. 고개를 젓자 직원은 자신을 따라오라며 미아보호소로 향했다.
보호소에 도착해 바로 아기이름을 불러도 여전히 아기는 보이지 않았고, 보호소에 있던 직원이 이것저것 물어보는 그 시간조차 아까워 차라리 밖에서 찾아다니는게 더 낫겠단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아버님은 여기 잠깐 앉아계세요. 저희가 방송부터 돌리고 다같이 찾아볼테니"
"아뇨. 저도 밖에 나가서 찾아보겠습니다. 혹시 이쪽으로 오게된다면 이 번호로 연락.."
번호를 적고 있을때쯤. 보호소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젊은 여성과. 여성의 손을 잡고있는.. 눈물이 마를 새도없이 뚝뚝 흘리고 있는 아기였다.
-Fin-
안녕하세요^^;;;하하하.. 죄송합니다ㅠㅠ 사정이 생겨서 이제서야 올리게 되네요.. 변명은 하지않겠습니다. 그저 제 글을 좋아해주시고 읽어주신 분들께 고개숙여 죄송하단 말전해드립니다.. 죄송합니다ㅠㅠ 항상 제 글에 사랑과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댓글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