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15.
두껍게 옷을입고 집 앞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이라 아기의 손을잡고 번화가의 가게로 갔다. 친구는 우리둘을 유쾌하게 받아주었다.
"애기 이제 깨있네? 아깐 쿨쿨 자더니?"
"아저찌 앙녕하세여"
"네 안녕하세요~"
아기가 배꼽인사를 하자 자신도 따라하며 친구는 호탕하게 웃었다.
"야. 목걸이는?"
"여기있지. 한번 걸어줘봐라"
친구는 케이스를 꺼냈고, 나는 그 케이스를 받아 뚜껑을 열고 목걸이를 빼내 아기의 목에 걸어줬다. 친구가 말한대로 사이즈는 딱 맞았고, 아기는 신기한지 목걸이를 계속 만지작거렸다.
"우아우아"
"아가. 이게 뭔지 알아?'
"우우웅.몰라여"
"여기에 아가 이름이랑, 형 이름이랑 전화번호까지 다 적혀져 있는거야. 아까처럼 아기가 만약에, 정말 만약에 혼자있게 되면. 이 목걸이 다른사람한테 보여주면 되요. 알았지?"
"웅!"
아기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가게를 나왔다. 이대로 집에가긴 아쉬운데. 음...
"아가. 우리 햄버거 먹으러 갈까?"
"행버거?그게 머야?"
"코코아보다.. 맛있는거?"
"웅웅!! 갈래갈래!"
"그래. 가서 저녁먹고 들어가자."
저녁도 때울겸 아기와 나는 손을잡고 번화가의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했다. 주문을하고 햄버거를 받아 자리로가서 앉으면, 아기는 또 의자가 많이 높은지 낑낑거리며 올라오지 못했다. 아기를 번쩍 들어서 옆에다 앉혀놓으면, 아기는 부지런하게 눈을 굴리며 테이블위의 음식들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아가 신기해요?"
"헤에.. 웅! 행버거?"
"아니 그건 콜라."
"콩라?"
컵을 기울여서 빨대를 입에 대주니 아기는 쪽쪽 빨아마시다 입을 떼곤 날 보며 말했다.
"엉아엉아, 이베서 막 토독토독한다!"
"토독토독해?"
"웅웅!"
아기가 마시기엔 약간 자극적이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콜라를 잘 마셨고 햄버거도 껍질을 벗겨서 한입크기로 잘라 입에 넣어주었다.
처음 맛보는 것들에 아기는 신기해하면서 즐거워보였다. 부모들이 안먹어도 배부르단 말이 이런건가...
아기는 제비처럼 주는 햄버거를 잘 받아먹다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가 왜? 배불러? 그만 먹을까?"
"우우웅. 아니아니. 엉아도 아"
자신의 입 앞에서 멈춘 팔을 잡더니 아기는 내 입쪽으로 돌렸다. 맛있게 먹으면서도 내 햄버거엔 손 조차 대지않던 내가 내심 신경쓰였던 것이다.
우리아가. 착하기도 하지.
처음보다 많이 친해진 것 같고 이젠 진짜 내 아가같단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하는것 같았다.
"형은 아가 다 먹고 먹어도 괜찮아. 아가가 빨리 먹으면 형이 더 빨리 먹는데?"
"움.. 징짜여?"
"그럼. 당연하지"
햄버거의 맛을 여기서 그만두기에 아기는 너무 아쉬웠는지 입맛을 다시며 날 바라보다 내 입 앞까지 갔던 햄버거 조각을 얼른 아기의 입에 쏙 넣어줬다.
아기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햄버거의 맛에 두 볼을 감싸쥐며 즐거움을 표현했다.
아아. 사진.. 깜빡 잊고있었네..
"아가아가, 우리 찰칵 한번 할까?"
"웅? 그게 몬데여?"
"잠시만"
사진기는 집에 있고, 급한대로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를 실행했다. 준비가 다 된 스마트폰 렌즈를 앞에두고 아기는 멀뚱멀뚱 날 쳐다봤고 나는 웃으며 렌즈너머로 아기를 바라봤다.
"아가 형 봐봐. 응 그렇게. 아가 김치"
"깅치"
"이렇게, 손도 이렇게 해봐봐"
가만히 앉아서 줄줄새는 발음으로 김치를 외치다 내가 두 손가락만 펴보이자 따라한다고 따라하는게 한손가락만 펴서는 얼굴 옆에 갖다댄다.
"아가 그럼 이렇게 하자. 이렇게.. 됐다. 아가 다시 김치~"
"깅치~"
검지손가락 한개를 볼에 갖다대고 김치를 외치자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에 나도 같이 웃으며 카메라셔터를 눌렀다. 찰칵- 소리가 나고 화면에 바로뜨는 아기의 모습을 보여주자 아기는 자신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우리가 처음으로 남겼던 추억거리였다.
"아가 찰칵찰칵 재밌어요?"
"웅웅! 재미써여!"
"그럼 집에가서도 찰칵찰칵하고, 밖에서도 찰칵찰칵 할까요?"
"네네!"
"그래그래"
"엉아엉아. 비니 또! 또 차칵차칵 해주셰여"
아기가 이렇게 신나할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생각할 껄 그랬다. 사진찍기에 폭 빠져버린 아기를 어르고 달래서 남은 햄버거를 모두 먹고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기손을 꼭 잡고 집으로 가는길. 번화가를 지나쳐 조용해진 길을 아기와 함께 걸어갔다.
"아가 내일은 뭐하고 싶어?'
"차칵차칵!"
"음..그럼 찰칵찰칵 하러갈까?"
"웅! 그거 하러가여!"
"그래. 알겠어. 아 춥다. 얼른 들어가자."
"아. 추따. 얼릉 드러가자!"
아기는 앵무새처럼 내 말을 따라하며 총총총 걸어왔다. 추웠지만 환했던 보름달덕분이었을까. 걸어가던 그 길은 굉장히 포근했다.
-Fin-
안녕하세요!! 연홍차입니닿ㅎㅎㅎㅎ 이틀만이네요..ㅠㅠ 아까도 말했다싶이 오늘은 아가야 두 편이 연속연재 될 예정입니닭!!ㅎㅎㅎ 어제 못 와서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항상 달아주시는 댓글, 정주행 하고계신다는 댓글. 너무 재밌다는 댓글. 콩이 데려가고싶단 댓글 등등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 하나하나 답글 못 달아드려서 죄송합니다ㅠ
오늘도 좋은하루 마무리 잘 하시고 좀있다 아가야 16편에서 만나요!!ㅎㅎㅎㅎ 사랑합니다!!♡
암호닉 몽쉘통통님. 달돌님. 요니별우니별님. 정모카님ㅎㅎㅎㅎ 다들 너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