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13.
보호소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젊은 여성과, 여성의 손을 잡고있는..눈물이 마를새도 없이 뚝뚝 흘리고있는 아가였다.
"비..빈아. 홍빈아"
"엉아...으엉.어엉. 어..엉아"
얼른 달려가 무릎을 꿇고 아기를 안았다. 아까 탔던 롤러코스터보다도 더 심장이 철렁했던 순간. 찾으면서 혹시나 나쁜일을 당한건 아닌지.
우리아가, 어디 앉아서 울고있는건 아닌지 놀란마음에 눈물이 비집고 나오려는데 그러면 아기가 눈에 보이지 않을까봐 꾹 참고서 그 커다란 놀이동산을 몇바퀴나 돌았던지..
결국 다시 돌아온 아기를 안았을때의 그 감정은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할 그런것이었다.
"아. 아이 아버지 되시는거세요?"
"아.아뇨. 잠깐 맡아서 키우고 있는겁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아기 목걸이나 팔찌같은곳에 연락처를 새기기도 하는데 아이가 그런게 전혀 없어서요. 그래서 혹시나,혹시나 나쁜쪽으로 생각했었는데 아니라서 다행아네요.
아이가 많이 놀란것 같아요. 잘 달래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온 여성은 소풍을 나왔던 유치원의 한 선생님이었다. 어느순간 아이가 무리에 끼어있었는데 노란색 패딩이 원복과 비슷해보여 점심을 먹을 때 쯤 알아차렸다고 설명했다. 아이도 자신이 초래한것이지만 갑자기 낯설어진 환경에 많이 놀란 것 같으니 잘 달래주라고 전하고는 얼른 보호소를 나섰다.
아기와 보호소를 나와 걸으면서 한숨을 쉬며 품에 안겨있는 아기를 내려다보자 아기는 그 큰눈에 아직까지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는 날 올려다봤다.
"후우. 아가. 놀랐잖아요. 가만히 앉아있으라그랬는데.. 왜그랬어"
"우어어엉. 자모태써여"
"아냐아냐. 형이 미안해. 미안해 아가. 아가만 놔두고 형이 혼자가서 미안해. 이제 혼자 절대 안놔둘게. 아가 뚝.뚝. 미안해.."
"힉. 히끅. 흐업.엉. 힉"
"뚝,뚝. 괜찮아 괜찮아. 아가 이제 집에가자. 집가서 따뜻하게 있자. 밖에 너무 추웠지?'
"우..웅. 힉"
눈물을 닦아주고 아기를 토닥이며 짧은시간이었지만 삶에서 가장 긴 순간이라고 느꼈던 놀이동산 여행은 결국 회전목마 한번과 청룡열차 한번으로 끝이났다.
많이 지쳤던건지 아기는 한동안 들썩거리다 점점 잦아들더니 차에 타기전에 벌써 잠이들었고. 아기를 태우고 집에가는길에 악세서리가게를 들렀다.
잠이 든 아기가 깨지않게 조심조심 안아올려 가게안으로 들어갔고, 직원은 잠들어있는 아기를 배려해 최대한 소리를 줄여 우리를 맞아줬다.
"여. 니가 여기 왠일이냐? 오랜만이다?"
"오랜만이 아니라 너 가게내고 두번째지 임마."
"그래. 워낙에 악세사리 걸치는거 싫어하는 놈이니. 근데 왠일이냐? 애긴 또 뭐고?"
"아는 누나 아가. 아가 목걸이 좀 보여줘라. 그. 요샌 목걸이에 연락처랑 그런거 다 새겨서 해준다며? 그걸로"
"아. 펜던트 목걸이? 여기 펜던트 고르고 애기 이름이랑 연락처 적고. 아. 엄마 이름도 적으면 되겠다."
"가만있어봐. 음..어, 이거랑 이거"
"두개나? 펜던트 두개는 못 거는데?'
"나중에 엄마 왔을때 바꿔야지. 지금은 내 번호로 하나 새겨줘. 아가 이름은 이홍빈. 전화번호는 알꺼고. 엄마꺼만 적고갈게. 이거 언제까지 되냐?'
"빨라도 한 이틀은 걸릴껄? 지금 주문 밀렸어"
"야. 그거 새기는거 뭐 그렇게 어렵다고. 오늘 저녁에 찾으러 온다. 알았지?"
"어오. 하여튼 박효신 고집하고는.. 알았어 애기 목걸이 줄은.. 평균보다 조금 더 작게 만들면 되겠다.애기 목이 되게 얇네."
"부탁한다. 이따 저녁에 다시올게"
아까 유치원 선생님의 말을 듣고보니 꼭 필요한것만 같아 얼른 친구네 가게로 달려갔던 것이다.
아기한테 주는 내 작은 선물. 나중에 아기가 돌아갈때가 되면 줄 펜던트도 고르고 나머지 하나는 내 이름과 연락처를 새겨달라 부탁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와 조금 더 달리니 집에 도착했다.
"아가, 아가. 빈아 집 다 왔어요. 일어나자"
"우웅."
"아가 일어나서 우리 목욕하자 목욕. 응?"
"웅?"
차 안에서 일아날 생각을 않던 아기는 내 말 한마디에 퉁퉁부어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억지로 크게 떠보이며 반문했다.
"아가 좋아하는 어푸어푸 하러갈까요?"
"웅웅"
"그래. 그럼 일어나야지?"
물을 상당히 좋아하는 아기는 곧바로 일어나려 다리에 힘을 주고는 내 손을 잡고 차 밖으로 폴짝 뛰어내려와 손을잡고 집으로 올라갔다.
집으로 도착해 커튼도 걷고 아기가 혹시 추울까봐 나가기 전 보일러를 돌려놓고 나간 덕분에 집안은 훈훈했고 아기는 얼른 목욕할 준비를 하며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어제꼈다.
"아. 아가 조금만 있다가. 아직 물도 안받았는데?"
"웅?"
목티를 벗으려는지 티를 위로 잡아당기다 얼굴에 티셔츠가 걸려 눈이 가려져 내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아기는 꼭 날 쳐다본것처럼 고개를 위로 들고 전혀 다른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퍽 귀여워서 다시 목티를 내려주면 앞을 보고있던 아기는 자신의 앞쪽에 내가 없단걸 인지하고 곧바로 빙글 돌아 날 쳐다봤다.
아기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아직 물도 받지 않았다고. 물 받고나서 어푸어푸를 하자며 아기를 데리고 일단 거실로 들어갔다.
"아가 잠시만 뽀로로 보고있어요. 금방올게"
"웅? 우우웅. 비니도 가치가여. 비니 홍자두지 마세여"
아까의 그 트라우마가 떠올랐는지 아기는 내 바지자락을 붙잡으며 고개를 젓고 또다시 울 듯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봤다.
"그래.. 그럼 같이가자"
"웅!"
아기는 내 손을잡고 같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Fin-
안녕하세요 연홍차입니다^^ㅎㅎㅎㅎ 저번편에 댓글보고 정말 감동받았어요ㅠㅠㅠㅠ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봐요ㅠㅠ 사랑스러운 독자님을 다 놔두고 글을 쓰지 않았다니ㅠㅠㅠ 죄송하고 너무너무 고맙습니다ㅠㅠ 신알신과 댓글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암호닉은ㅎㅎ 저는 언제나 열려있는 사람이니 마음껏 신청해주시면.. 코ㅎ맙습니다ㅠ
ㅎㅎ 사랑합니다!!!
암호닉-몽쉘통통. 달돌이 님 사랑합니다^^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