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16.
집으로 돌아와 양치와 세수를 하고는 얼른 잠이들었다.
다음날, 역시나 아기의 모닝콜로 20분 일찍 일어났고, 이제는 꽤나 익숙하게 아기를 씻겼다.
아침은 간단하게 집에있는 재료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자 아기는 어제 먹은 햄버거를 생각했는지 샌드위치라는 이름대신 햄버거를 말했다.
"행버거 행버거"
"아가. 그거는 햄버거 아닌데?"
"웅? 행버거 망능데?"
"이거는 샌드위치라는거예요."
"생드위치?"
단어 하나를 더 배운 아기는 오늘도 그 큰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새로배운 단어를 점검하듯 입 밖으로 계속해서 뱉어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대충 샤워도 시킨 뒤 옷을 꺼내입혔다. 아직 공원 갈려면 멀었으니까...
간단하게 내복위에 청바지랑, 빨간 맨투맨? 이거 괜찮네. 목티 안 입었으니까 나중에 목도리 하고.. 이렇게만 일단 입고 있지 뭐.
"아가 이제 형차례. 형 씻고 나올테니까 앞에 있어?'
"웅"
어제 이후로 더욱더 눈만뜨면 날 찾는 아기 덕분에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아기는 쫄래쫄래 날 따라다녔고, 화장실 문을 빼꼼 열어놓고 들어가면 아기는 화장실 앞에 털썩 주저앉아있었다. 샤워를 하고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을때, 또 말소리가 들리길래 이번엔 누구 전화이려나.. 생각했다.
"아가, 누구야?"
"...마? 엉마?엉마!"
"음?"
엉마? 엄마? 누님? 진짜 누님인가? 얼른 나와서 전화기를 귀에대고 울 듯한 얼굴을 하고있는 아기와 눈이 마주쳤다. 진짜 누님이 맞는지 아기는 계속해서 통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엉마, 엉마 엉제와? 비니 엉마 너어어무 보구시퍼여"
"빈아. 엄마도 우리 빈이 너무 보고싶다. 빈이 삼촌집에서 잘 지내고 있지?"
"우웅.. 엉아랑 비니랑 잘 이써여, 엉제와?"
"엄마..음. 삼촌 집에서 빈이가 딱 세밤만 더 자면 갈게. 말 잘 듣고 있어야되?"
"세 방?"
"응. 세 밤. 삼촌 말 잘 듣고 있어?"
"웅. 엉마. 빤니와여. 보구시퍼여"
숫자도 제대로 세지 못하면서 엄마말을 그대로 따라하다 결국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기를 안아들었다.
수화기에 귀를 바싹 댄 덕분에 통화내용을 어느정도 듣고 있었고, 우는 아기를 달래며 전화를 건네 받았다.
"누나 저 효신이예요. 그럼 금요일쯤에 도착하겠네요?'
"응. 아마 그럴 것 같아. 저녁쯤? 빈이 많이 울어? 좀 잘 달래주라. 부탁할게"
"네. 걱정마세요. 그럼 금요일에 뵈요"
"그래 고마워. 금요일에 빈이 데리러 갈게"
전화를 끊고 수화기에 우는 목소리가 들어갈까 꾹 참고있었던건지 눈물만 뚝뚝 흘리던 아기는 전화기를 내려놓자 봇물터지듯 울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으어어엉. 흐엉 엉마, 엉마아"
"어유 우리 아가. 엄마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엄마 걱정할까봐 크게 안운거예요? 우리 아가 너무 착하네."
"흐...흐응.. 흐잉.. 잉 엉마.."
"엄마 조금만 있으면 온데. 아가 뚝. 이쁜얼굴 울면 못생겨진다? 우리 찰칵찰칵 하러가야지?"
"흐응.. 힝.. 웅. 아라쪄"
눈물을 닦아내고 날 보며 억지로 미소짓는 아기가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엄마 얘기를 한번도 하지 않길래 괜찮은가보다..했었는데 역시 아기는 엄마가 최우선인게 맞는말인 것 같았다.
화장실로 아기를 데려가 얼굴을 닦아주고 코코아 한잔을 타서 거실로 나왔다.
소파에 앉아 무릎에 아기를 앉히고 컵을 갖다대주니 아기는 딸꾹질을 하면서도 홀짝홀짝 잘 마셨다.
"아 맞다. 코코아도 다 떨어져가는데. 공원 들렀다가 마트도 들려야겠네"
"엉아 나 행버거 먹고 시퍼"
"음.. 밖에서 파는건 많이먹음 안 좋은데. 형이 만들어줄까?"
"웅! 망드러 주셰여!"
"그래."
코코아를 마시다말고 고개를 홱 돌려 햄버거를 또 먹자는 아기의 말에 그냥 만들어주기로 했다.
이때만큼은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기는 웃으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우리아가 귀엽다."
"아잉"
아까 울었던 아기가 맞는건지 금세 기분이 풀려서는 코를 톡 치자 아기는 스위치라도 작동 된 듯 내 품에 쏙 안겨왔다.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면서 놀고있다 이제 슬슬 나갈 시간이 된 것같아 아기를 안고 옷방으로 들어갔다.
외투를 걸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끌고 도착한 곳은 어린이 대공원이었다.
가장 따뜻한 시간인 오후 두시. 나른한 햇살을 한껏 받으며 아기와 나는 서둘러 공원안으로 들어갔다.
-Fin-
사...사진 찍는 씬을 넣으려고 했지만 가기전에 아기가 너무 씹덕이 터지는바람에...거참.. 죄송합니다ㅠㅠ그..그래도 우이 콩이 찰칵찰칵하러 가기전에도 씹덕이 그냥 막막 터지지 않나요?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ㅠㅠ 다음편은 내일을 기대해 주시고 저는 이만.. 오늘안에 올 수도..있을까요?ㅋㅋㅋㅋ 여지를 남기고 떠나렵니닿ㅎㅎ
몽쉘통통님. 달돌님. 요니별우니별님. 정모카님 다 사랑하고 감사하고 무릎꿇고 절하고 싶네요ㅠㅠㅠ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