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 나를 잊지말아요 (Inst.)
수고했어, 그리고 고마웠어.
다음 날이었던 음악중심부터 인기가요까지 멤버들의 컴백 무대는 성공적으로 마쳤어.
햇승사자가 돌아온 덕택에 너빚쟁은 예전처럼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어.
다른 멤버들이나 다른 스태프들에게 들킬 위험 없이 안전하게 방송국에 갔다가 돌아올 수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빅스 차에 탄다던가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부딪혀서 들킬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사라졌어.
너빚쟁은 한번 고생을 하고 나니까 그런 점들이 너무 좋아서 언제나 햇승사자에게는 웃는 얼굴로 대했어.
이렇게 위험해지는 상황이 줄어드니까 너빚쟁을 볼 수 있는 세 멤버들이 너빚쟁을 챙겨줄 기회가 줄었어.
홍빈이는 말로는 이제 귀찮게 안해서 좋다고 했지만 너빚쟁은 그렇게 말해주는 것도 고맙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표정에서는 너빚쟁을 걱정하는 걸 볼 수 있었거든.
그래도 그동안 신경써준게 너무 고마워서 항상 나중에 꼭 갚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너빚쟁이야.
전 진짜로 나중에 돌아가면 지금 고마운 거 하나도 안 잊어버리고 다 갚을거에요.
결국 넌 잊어버리게 될 걸?
들뜨고 고마운 마음에 햇승사자에게 미래로 돌아가면 지금의 고마운 마음을 빅스 멤버들에게 다 갚겠다고 말했어.
너빚쟁은 당연히 햇승사자가 어떻게 갚을거냐고 물어볼 줄 알았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었어.
지금까지의 일들을,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게 될거래.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햇승사자에게 물었는데 햇승사자는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어깨를 으쓱해보였어.
그래도 이거는 꼭 알아야겠다 싶어서 계속 햇승사자를 졸랐어. 안 알려주면 막 들키고 다녀서 또 징계받게 할거에요.
너가 이렇게 하늘에 소원을 빌어서 과거로 돌아가있는 건 당연히 순리를 위해 네 기억 속에서 지워야지. 어차피 아무도 안 믿어줄걸?
선물이라면서요!
애들 만나는 게 선물인지 힌트인지는 안 알려준 것 같은데.
햇승사자의 이야기를 들은 너빚쟁은 한동안 멍해졌어. 지금 이 순간들을 내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럼 범인을 찾는 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럼 나는 이제 뭘 해야하는 걸까.
그 얼마 남지 않은 미래에서, 나는.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그러는 사이에 5월이 지나고 6월이 왔어. 날씨가 점점 따뜻해질수록 너빚쟁은 시간이 많이 흘러가고 있다는 걸 실감해.
한번은 대기실에서 입고 있는 빨간 의상이 너무 낯익은거야. 그래서 방송국을 확인해보니까 아리랑TV.
그래서 너빚쟁은 지나가는 말로 택운이에게 말했어. 오늘 의상 꼼꼼하게 입던지 말던지.
대기실에 앉아서 TV로 무대를 보는데 역시나 단추가 풀린거야. 당황해서 단추를 잠구어보려는 택운이의 모습은
그대로 방송을 탔고 너빚쟁과 햇승사자는 그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했어. 당황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야.
결국 말해줘도 풀리네.
운명이니까. 저렇게 될 것도 운명이었으니까 그렇지.
지난번부터 자꾸 운명, 운명하는 햇승사자의 말이 마음에 걸려서 너빚쟁은 햇승사자를 잡고 물었어. 왜 자꾸 운명, 운명해요?
우린 지금 흘러간 과거를 다시 보고 있는 것 뿐이야.
햇승사자의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아 너빚쟁은 햇승사자를 바라봤어.
햇승사자는 예전처럼 모르겠다는 아이같은 미소만 짓고 어깨를 으쓱했어.
그러는 사이에 무대를 마친 멤버들이 대기실로 돌아왔어.
너빚쟁과 햇승사자 사이에 흐르는 묘한 분위기를 눈치 챈 재환이는
멋쩍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
햇승사자는 그저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너빚쟁과 함께 자리를 옮겼어.
그 뒤로 큰 변화는 없었어. 너빚쟁은 그저 빅스 멤버들을 따라 구경을 가거나
아니면 숙소에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냈어.
그래도 혼자 있을 때는 오히려 외로워서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지만
지금은 옆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앉아있다는 사실이 위안을 받았어.
비록 그 존재가 검은색 명부를 뒤적거리면서 지금 누구를 데리러 가야하는지 확인하고 있는 저승사자일지라도.
뭐 봐요?
응. 뭐 봐.
햇승사자는 절대 본인이 하는 일에 관해서 너빚쟁에게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명부를 보고 있을 때면 오히려 더 심심해지고는 해.
그래서 실제로는 한자로 가득해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괜히 햇승사자 뒤에 얼쩡거리고 있었어.
다 보인다~. 뭐 하는지 다 보인다~.
너빚쟁이 자꾸 뒤에서 힐끗 대는게 거슬렸는지 햇승사자는 한 손으로 너빚쟁의 팔을 잡고
자기 앞으로 끌여당겼어. 명부는 못 보게 자기 얼굴 코 앞으로 갖다 대고.
치사하다. 너빚쟁은 고개를 빼곰히 빼면서 괜히 보려고 얼굴을 명부로 들이밀었어.
그렇게 장난을 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스케쥴을 마친 멤버들이 하나 둘 들어왔어.
가장 먼저 들어온 학연이와 원식이가 화장실과 방으로 들어가고 이어서 들어온 홍빈이가
본인들은 명부를 지키고 엿보려는 장난을 하고 있지만 남들이 보기엔 충분히 오해하기 딱 좋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너빚쟁과 햇승사자를 보고 얼굴을 찡그려. 뒤에 들어온 재환이도. 택운이도.
[박효신]이 아니에요...! [VIXX] 맞아요....! (오열)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제나 사랑하고 고마워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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