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와, 나 진짜 여기 가입을 하던지 해야겠다. 너무 자주오는것 같은데? 아무튼 오랜만이야
징어가 회사 그만둬서 심심한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름 잘 지내고 있었어
천천히 나름 오빠랑 결혼이라는 단어에 대해 서로 깊게 생각하고, 준비도 조금씩 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 과정에 뛰어들어보니까 오빠마음이 백번 이해가더라
싸운것도 한 두번이 아니였어. 생각보다 많이 부딪히고, 처음부터 부모님들도 그렇게 서로 탐탁해 하시는편도 아니였고.
오빠랑 나랑 서로 끙끙 애써서 좋은모습만 많이 보여드려서 떼쓰다 싶이 받은 허락에, 가득 차 있던 확신들도 점점 없어지고 있었어
옳은 길일까, 내가 괜히 그런식으로 말했었나.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까. 내가 그렸던 미래들도 흐릿해지고, 어느샌가 설렘보다는 우울함, 걱정이 먼저 앞서고 있더라
"...오빠"
"왜"
"꼭 결혼 해야할까"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
"....왜, 왜 또. 뭐가 문제인데"
나만 힘든게 아니라, 오빠도 점점 지치고 있었어. 서로 의견이 달라서 준비도 순조롭게 안 될 뿐더러, 달라진 내 태도를 충분히 느끼고 있었거든
식장 보러 가서도 아슬아슬. 위태위태하게 서로 고집만 부리다 결국 아무 성과도 없이 돌아오는길.
아무말없이 조수석에서 손톱만 물어뜯다, 손톱 다 상해. 내 손 내려주는 오빠 손길에 그저 입술만 잘근잘근 씹으면서 가방끈만 만지작 거렸어
누가봐도 알 수 있을정도로 불안해하는 내 모습을 본 오빠도 작게 한숨쉬더니 달래주기는, 그냥 앞만보고 운전만 하더라
무거운 공기에 답답해서 살짝 창문을 열고 밖 보면서 작게 숨을 토해내고 시선을 옮기지 않은채로 작게 말했어
진짜, 우리 이거 꼭 해야할까.
나 힘들어, 못해먹겠어.
내 손가락, 오빠 손가락 하나씩만 준비해서 도장만 꾹 찍으면 좋겠다.
여러 의미를 담은채로 꾹꾹 눌러담아서 꼭 결혼해야할까. 라는 말을 뱉으니까 짜증가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더라
묘하게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까 피곤하고, 질린다는 표정으로 말했어
왜, 왜 또. 뭐가 문제인데.
순간 그 말을 듣는데 너무 서운해지더라. 갑자기 차오르는 눈물에 다시 입술만 잘근잘근 씹으면서 아니야, 하고 창 밖만 바라봤어
"...울어?"
"....아니야"
"....울지마"
불어오는 바람에 애써 눈물 말리고 있었는데, 눈치챘는지 울지말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 말에 오히려 눈물이 더 흘러내렸어
예전같지 않은 말투에, 지독하게 형식적이게 달래는 말투가 더 내 마음을 콕콕 찔러서 울컥, 터지게 만들더라
그 때서야 깨달았던것 같아
....우리는 이미 결혼이 문제가 아니였어
"...잘 들어가고, 내일 봐"
"...응"
"...나 내일 회사 일찍가야하니까 버스타고 오고"
"...응"
"..갈게"
"잘가요"
같이 차 타고 오는 내내 창 밖만 보며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다, 집 근처 와서야 겨우 추스리고 태연하게 인사했어
집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머리도 안 말린채로 침대에 널브러지는데, 다시 우울해지더라
얼굴을 파뭍고 눈물을 다시 뚝뚝 흘려대다, 손에 끼워진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신경질적으로 빼냈어
그럼, 같이 살자.
술에 떡이되서 찾아온 그 날, 한참을 품에 안겨 숨 넘어갈정도로 울고나자 눈물을 닦아주면서 손에 끼워줬었지, 아마.
마냥 행복하기만했던 그 날 다시 떠올리는데, 오히려 지금 상황과 겹쳐지면서 내 자신이 너무 쳐량해졌어
엄지와 검지 사이로 동그란 원 하나를 쥐고 이리저리 돌려보고, 빛에 비춰도 보고.
멍하게 반지만 손 안에서 굴리면서 뒤척거리다, 답답함에 가둬져 겨우 잠이 들었어
"수정씨, 일찍 오네요"
"어, 부장님!"
"박찬열은 어디갔어요? 매너없는 자식, 수정씨 혼자 보내고"
하하하. 새벽에 잠들었지만 스트레스에 잠이 줄어들어서 일찍 회사에 왔는데, 부장님이랑 엘레베이터에서 딱 마주쳤어
웃으면서 오빠 얘기하는데, 티 나게 억지로 웃으니까 이상하신지 내 눈치보면서 무슨 일 있냐고 물으시더라
아니, 아무일도 없어요. 그냥 요즘 결혼준비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서...
말 끝을 흐리면서 대답하니까 알겠다는듯이 아...하고 어색하게 웃으시더니 그래도 청첩장은 나 먼저줘요. 하고 엘레베이터 도착하자마자 내리시더라
나도 따라서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순간 아찔해지는거야
부서 사람들이 전부 오빠랑 나랑 무슨사이인지 아는데, 우리 이러다 제대로 틀어지면 어떡하지.
모든 사람들 입에 오르락 내리락하겠지.
한 번 헤어짐아닌 헤어짐이 있었지만, 그 때랑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였어
그 때는 내 투정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지끈지끈, 또 다른 스트레스에 생각이 많아진채로 부서에 들어갔는데, 너무 선명하게 들리는 대화에 속으로 눈물을 다시 삼켜냈어
"민하씨, 고마워요"
"박대리님, 너무 열심히 일하시는거 아니에요?"
"...민하씨도 열심히 하잖아요"
"...제가 무슨- 대리님이 더 수고 많으시죠-"
징어 회사 그만두고 나서, 새로 여직원이 왔는데 정말 여우가 따로 없단 말이야?
처음에는 부장님한테 치근대던데, 부장님이야 알아주는 철벽남이니까. 오히려 일 못한다고 눈물 쏙 빼게 매일을 부장실에서 혼내셨어
다른 사람들도 유부남한테 그러는거 아니라고 핀잔주고하니까 처음엔 그런말들도 신경 안쓰더니 결국엔 사람들 눈치 보이는지 그만두더라
그래도 제 성격 남은 못주는지, 여러 남자 동료들한테 치근대던데, 오빠한테 그러는 모습은 처음봤거든
나랑 오빠 사이도 부서안에서는 유멍하니까, 사람들 눈치 보이는지 오빠는 리스트에서 빼놓더니 갑자기 왜 저러는지.
그리고 더 화가 끓어오르게 하는건, 나는 너무 오랜만에 보는 오빠 활짝 웃는 모습이였어
커피 건네주는게 그리 고마운일인지, 환하게 웃는데 나는 입안에 바늘이 돋치는 기분이더라
계속 하하호호 이야기하는 두 사람 애써 모른척하면서 내 자리에 앉으니까 오빠가 무표정으로 살짝 보더니 다시 그 여자랑 이야기하는거야
그래도 우리 아직 헤어진것도 아닌데.
너무해, 진짜.
박찬열 개새끼.
씨발, 둘이서 잘먹고 잘살아라.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으로 가득차서 문서 작성하는데, 뒤에서 갑자기 야,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뭘 둘이서 잘먹고 잘살아"
"........"
"나랑 결혼하는건 너 아니야?"
"....박찬열 너랑 결혼 안해"
"........."
"...솔직히 말해봐, 나 질려 죽겠지? 억지로 만나기도 역겹잖아, 지금"
".....누가 그래"
"...다 티나. 나 귀찮아하고 만나기 싫어하는거"
"...내가 말 함부로 하지 말라 했지"
"...맞잖아"
"........."
"...억지로 결혼하라는 말은 아니였어. 나중에 오빠 인생망쳤다는 말 나는 듣기 싫어"
".....야,"
"........."
"소리줄여. 다들 들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가득하니까 문서 중간중간에 적어 놓았더라
당황도 잠시, 오빠가 내 몸 자기쪽으로 돌리고 말하는데 얼굴보자마자 그냥 짜증이 확 났어
회사고, 뭐고. 서운한 감정 다 드러내면서 말 뱉어내는데, 인상 잔뜩 쓴 채로 듣고 있더니 마지막에 소리줄여. 다들 들어. 하는데 실망감이 몰려오더라
나보다 사람들한테 보여지는게 중요하다, 이거잖아.
순간 머리를 뭘로 한 대 맞은것 같이 멍, 해지는데 내가 얼굴을 바라보자 더 깊어지는 미간에 눈물 꾹 참고 손에 반지빼서 오빠 손에 쥐어줬어
"...이걸 왜 나한테 줘"
"...가치가 없으니까"
"...뭐?"
"내 손에 있을 이유도 없고. 가치도 없잖아"
"...너 자꾸 그럴래"
"...평생 결혼 안할거야. 한다해도 오빠랑은 안해"
"...야,"
"......."
"분명히 니가 하자고 했어. 근데 지금 이런식으로 나오면 어쩌자는거야"
"......."
"...나도 최선 다 하고 있어. 너만 힘들어?"
"...나 사랑하지도 않는데 무슨 최선이야"
"......"
"그래서, 이렇게 결혼하면 행복해? 모양만 부부면 다야?"
"......"
"...나는 돈 많은거 바란적도 없고, 오빠한테 그런 부담 주고싶은 마음도 없었어"
"......"
"그냥 평범하게 오빠랑 아이낳고 살고 싶다고. 내가 다이아반지 끼워달래?"
".....그만하자"
"...뭘 그만해, 헤어지자고?"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그렇게 들려. 요즘 오빠 모습보면"
내가 아무말없이 손에 쥐어주니까 멍하게 보더니 휴게실로 다짜고짜 끌고와서 화부터 내는데, 나도 안지려고 꼬박꼬박 말 받아쳤어
지치는지 고개 돌려서 한숨 쉬더니 이마짚으면서 그만하자. 하는데 헤어지자고? 하는데 표정굳어져서 나 다시 보더라
오빠는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그렇게 들렸어.
그만하자. 헤어지자.
솔직히 오빠가 나 붙잡아 둘 이유도 없잖아.
결혼이야 깨면 그만이야. 아직 도장도 안찍은 사이인데.
이미 끊어진 인연 나만 붙잡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나만 좋아하고 있었구나.
결국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까 모든게 허무해지더라
아무말없이 오빠 얼굴만 보다, 밖으로 나가려니까 붙잡으면서 어디가. 하는데 분명 같은 손인데. 싫어도 느껴지는 이질적인느낌에 무시하고 나와버렸어
자리에서 일만하는 내 모습 힐끗힐끗보는 오빠 시선 느껴지는데, 솔직히 먼저 다가와주지않는게 더 미웠어
생각할수록 밉고, 화나는 마음에 더 오빠 시선무시하면서 일하는데 점심시간되니까 조용히 내 옆으로 오더라
"...밥 안먹어?"
"........."
"....수정아"
옆에서 몇번을 나 부르는데, 오히려 그 목소리가 더 신경을 돋게 만들었어
오빠도 한숨쉬면서 참는거 티내면서 말을 해야 풀 거 아니야. 하는데 순간 여자목소리도 섞여서 들리는거야
박대리님, 점심 안드세요?
눈치가 없는건지, 정말 일부러 그러는건지. 눈웃음이랑 콧소리 섞인 목소리로 묻는데, 그 바보는 얼버무리다 결국 그 여자한테 잡혀가더라
...씨발 새끼
나도 모르게 욕을 뱉으며 엎드렸어
짜증나, 진짜 짜증나.
중얼거리면서 죄없는 연필만 힘줘 부러뜨리곤 눈을 감고 찬찬히 생각해봤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분명히 둘 다 좋아서 시작한일이였는데. 왜 이렇게 된거지?
징어는 잘만 결혼하던데. 나는 왜 이럴까.
얼마나 더 그랬을까, 조금씩 시끄러워지는 내부에 눈을 슬며시 뜨니까 샌드위치랑 음료수가 보이더라
놀래서 벌떡 일어났는데, 내 앞에는 더 놀란듯한 오빠 모습이 보였어
안그래도 큰 눈이 더 동그래져서는 꿈뻑꿈뻑하더니 내가 안먹어. 하고 차갑게 말하니까 인상쓰면서 왜. 하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주는 건 안 먹어"
"....내가 언제부터 니가 싫어하는 사람이야"
"....몰라"
"....야, 너 진짜"
"....박대리님, 다들 보잖아요"
".........."
"....나중에 얘기해, 아무튼 안 먹어"
오빠쪽으로 밀어내면서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리니까 한숨 깊게 쉬고 자기자리로 돌아가더라
오후 내내 잡생각 떨치려고 오히려 미친듯이 일만하고, 나중에 얘기하자는 말 해놓고도 일부러 먼저 피해버렸어
핸드폰도 꺼두고 버스타고 집에가서 몇번을 생각해봐도, 그저 복잡하기만하더라
이런 상황이 몇번이나 반복된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다 그만두고 싶다.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에 또 다시 어둑한 방에서 혼자 울음이 터지는데, 그 순간 문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거야
추스르지도 못하고 거실로 조심조심나가서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두 시에 가까워져 가고 있는데, 이 시간에 누가오겠어
아, 요즘 동네에 무슨 소문 있었나. 뉴스 좀 자세히 볼 걸.
혼자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현관에 가까이가지도 못하고 망설이는데, 한번 더 두드리는소리 들리더니 익숙한 목소리도 들리더라
"...왜 왔어"
".....진짜 헤어지고 싶어?"
"....그 말 하려고 왔어? 이 시간에?"
"....진짜 헤어지고 싶냐고"
".........."
"....그만큼 힘들었냐고 묻잖아"
"...어, 엄청 힘들었어. 오빠도 피곤하고 지친거 아는데, 나 싫다는게 눈에 보여서 더 힘들었어"
"..........."
"...또 헤어지자고 하면 싫대, 나보고 어쩌라고"
"........."
"....나도 질린다, 진짜"
문 열자마자 확 끼쳐오는 술냄새에, 오빠 모습에. 다시 머리가 아파왔어
진짜 헤어지고싶냐고 묻는데 어이가 없더라. 그 말을하려고 지금 이 시간에, 새벽 두시에. 술마시고 찾아와?
인상쓰고 문 닫으려고하는데, 자기 손이랑 발로 막더니 그만큼 힘들었냐고 묻잖아. 하는데 순간 감정이 확 터지더라
내가 뭐라고 하는지도 모를만큼 막 뱉고나서 눈 마주치면서 질린다, 진짜. 하는데 갑자기 눈빛변해서 집 안으로 성큼성큼들어오는거야
당황해서 뒷걸음만치는데, 얼굴 가까이와서 다시 말해봐. 하고 낮게 말하더라
나도 지겹다고.
보란듯이 눈 똑바로 마주치고 꾹꾹 눌러담아서 말하는데, 갑자기 더 가까이오더니 나는 너 질린적도 없고, 싫은적도 없어. 하고 말하는거야
"...거짓말 하지마"
"......."
"...티 난다고. 개새끼야"
"...개새끼?"
그래 개새끼야. 씨발 새끼. 나쁜 놈아.
혼자 울음이 터져서 욕뱉어내면서 엉엉 우는데, 아무말없이 보기만하다 눈물닦아주면서 울지마. 하는거야
오히려 그 손길에 더 눈물이 흘러내렸어
너무도 오랜만에 온정이 느껴지는 손길이라서.
꺽꺽 못나게 울면서도 내 얼굴에 머무는 손위로 내 손 겹치니까 볼 쓸어주면서도 한 팔로 내 허리 감싸더니 미안해. 하는데 순간 갑자기 너무 미워서 발목을 콱 찼어
자기 발목 감싸쥐고 몇번 동동거리더니 여전히 눈물만 흘러내리는 내 얼굴보고 오히려 더 때리라고 하는데, 그냥 째려보기만했어
울면서도 씩씩대는 내 모습보고 눈치만 보다, 슬금슬금와서 내 손 쥐더니 손가락에 다시 반지 끼워주는거야
"....실망만 시켜서 미안해"
"........."
"....나도 내 생각만 했어. 괜히 열등감에 사로잡혀서..우리 둘만 좋으면 되는건데"
"...바보같아, 진짜"
"..응, 나 바보야"
반지 만지작거리면서 숨 고르니까 나랑 눈높이 맞춰서 이야기하는데, 바보같이 금새 마음이 풀려버렸어
술 좀 마시지마. 화해아닌 화해한지 얼마나 됐다고 잔소리부터 하니까 환하게 웃더니 그래야 여기서 자고간다해도 뭐라안하지. 하고 갑자기 안아들더라
.....뭐지, 이게.
허공에 있는 몸에도 멍하게 있다 다리 막 흔들면서 내려놓으라 하는데, 싫어. 하고 장난스럽게 웃어버리더라
님과 남은 한끗차이야, 그치.
*
"....어?"
어, 이거 이러면...안되는데. 이거 아닌데.
화해하고나서도 안 싸웠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서로 한발자국씩 물러나는 법을 배워서, 전보다는 훨씬 잘 지내고 있었어
갑자기 예전같지 않은 몸상태에, 혹시나. 하고 스치는 육감에 날짜 확인해보고 조심히 확인해봤는데, 역시나. 더라
이게 두줄이면...안되는것 같은데. 두줄이였어. 너무도 선명하게 두 줄.
순간 아무생각도 안들고 멍, 해지는데 테스트기 세개나 들고 갑자기 불안해지는거야
기뻐해야하는 일인지, 아닌지.
결혼이라는것도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고있는데, 아기는 더 큰 부담이 아닌지.
이 아기가 사랑만 받으며 자랄 수 있을지.
무엇보다도, 오빠가 기뻐할지가 더 의문이였어
오빠가 아기 좋아한다고 말을 했었나, 안했었나. 너무 벅찬 혼수가 되는건 아닌가.
여러 생각으로 복잡해지는데 일단 가방에 넣어놓고, 아무렇지않게 오빠랑 회사 출근하고, 일도 했어
하루종일 불안해하니까 오빠가 왜, 또. 무슨일있어? 하는데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그냥..하고 얼버무렸어
괜히 망설여지더라. 오빠, 나 임신했어. 이 말이 뭐라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겨우 잠들고, 다음날도 태연하게 일하는데 징어가 점심 같이먹자고 연락이 왔더라
한창 바쁜 때라, 점심시간에 나오는것도 눈치보면서 나왔는데 카페에 앉아있는 징어모습이 영락없는 아기 엄마더라
꽤 차분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배 쓰다듬고 있는데, 내 기분이 이상해졌어
나도, 저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
행복해보이는 징어 모습보면서 아무렇지않게 다가가니까 금방 제 모습 그대로 밥 먹으러 가자고 하길래 걸어가는데, 뒤뚱뒤뚱 걷는모습이 너무 웃긴거야
나도 모르게 깔깔대면서 웃으니까 얼굴이 조금 붉어져서 나한테 짜증내는데, 사실 이제 남 일만은 아닌 모습같고해서 금방관뒀어
"....어디 아파?"
"...아니, 속이 안좋아서"
"병원 가야하는거 아니야?"
"...병원 안가도 돼"
"야, 그래도 몸 안좋으면 병원 빨리빨리 가야해. 참다가 큰 병 된다, 너"
"...아픈거 아니야"
징어랑 자리잡고 앉아서 도란도란 못다한 얘기하다, 음식이 나왔는데 나도모르게 살짝 울렁거리는 속에 인상쓰면서 내려놓았어
그러니까 징어가 놀랬는지 걱정하는 말투로 말하는데, 아니라고. 혹시 부장님은 너 니니 가진거 알았을때 어떠셨냐고 묻는데 되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더라
그러니까, 나도 저렇게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급하게 말고, 여유롭고 안정적일때 아기 갖고 싶었는데.
뭔가 틀어져버린 계획에 한숨쉬고 나 어떡하냐, 진짜. 하고 울상지으니까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애라도 생겼어? 하는데 할말이 없어졌어
내가 아무말이 없으니까 자기도 표정관리 못하고 어색하게 보는데, 그냥 머리 손으로 베베꼬면서 테스트기가 세번이나 불량일순 없잖아. 하고 누구한테도 못했던 말 꺼냈어
오빠는 아냐고 묻는데, 모른다고 하니까 더 애가 조심스러워져서 어쩔줄 몰라하더라
괜히 내가 더 불편하고, 미안해져서 밥이나 먹으라니까 아무말없이 먹는데, 내 속은 정말 복잡했어
점심시간도 끝나고 회사 돌아와서 일하는데, 오빠가 갑자기 나한테서 유에스비를 찾는거야
"수정아, 어디있어?"
"오빠 책상위에 없어? 내가 거기 안 뒀나?"
"...없는데?"
"그럼 내 가방 뒤져봐요. 거기 있을거야"
"알았어"
나도 문서 정리하기 바빠서 던지듯이 가방 건네주고 일에 집중하는데, 오빠가 갑자기 내 근처로 오더니 정수정. 이거 뭐야. 하고 딱딱한 목소리로 말하는거야
아, 가방.
순간 내가 가방안에 뭐 넣어놓았는지 생각이나서 고개도 못돌리고 어쩔줄몰라하고 있으니까 내 손목끌더니 휴게실로 가더라
"...이게 뭔데"
"........"
"...내가 알고 있는거 맞지?"
"........."
"....두 줄이면 뭔데, 왜 이런거 넣어다녀?"
"....임신이야"
"....어?"
"...임신이라고. 오빠 애 아빠라고, 이제"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부담이잖아, 일단"
"...너는 내가 그런놈으로 밖에 안보여?"
".........."
"...부담이 되든 안되든, 책임은 나한테 있는거잖아. 내가 설마 애 지우라고 하겠어?"
무슨생각을 하는건지, 다짜고짜 몰아붙이는데 내가 아무말 안하다, 결국엔 알게될 일이다. 싶어서 작게 말하니까 잠시 멍해져있다 다시 딱딱하게 말하더라
내가 괜히 서운해지기도 하고. 오빠 절대 그런식으로 생각한건 아닌데. 싶어서 미안해지기도하고.
아무말도 안하고 땅만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한숨쉬더니 병원은, 가봤어? 하는거야
도리도리. 고개만 저으니까 나 봐. 하고 고개들게하더니 눈 마주치다 다시 두 줄인 테스트기만 바라보는데, 표정없는 얼굴에 어쩔수없이 눈치보게 되더라
오빠 표정만 살피는데 갑자기 피식피식 웃더니 나 한번 보고 내 배도 보고. 결국엔 환하게 웃는표정으로 나한테 뽀뽀하는거야
병원도 맨날 같이가고, 아기 옷도 같이 사고. 내가 진짜 열심히 일할게
김종인한테 승진시켜달라고 할까?
태명은 뭐라하지, 다 예쁠것 같은데. 그치?
신나서 얘기하는데...부질없는 걱정이였구나. 식장에 세명이서 들어가는건 더 좋은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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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청하셨는데 오타가 있으셔도 일단 그대로 적어 놓을게요. 확인 꼭꼭 해주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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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오랜만이에요 |
아아, 여러분. 지독한 감기는 저를 너무 좋아하는것 같네요 나은듯 싶었는데 다시 또 걸려버렸어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ㅠㅠㅠㅠㅠㅠ 정!말! 안낫네요ㅠㅠㅠㅠㅠㅠㅠ 보고싶었는데...ㅠㅠㅠㅠ이제서야 오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루에 30시간이였으면 좋겠어요...정말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들 3월이라 수고 많으세요ㅠㅠㅠㅠㅠ 모두에게 박수를 짝짝짝! |
암호닉 정리했어요! http://instiz.net/writing/443798여기로 다시 신청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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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나 표현 지적은 거침없이 박력넘치게 해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