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어물남 + 초식남 = 이성열 002 |
[수열] 건어물남+초식남=이성열
* 건어물남 : 남성인데 직장에선 일도 잘하고 똑똑한 남자지만 퇴근하면 후줄근하고 머리도 안감도 맥주에 오징어를 즐기는 싱글 남성들을 뜻하는 말, 주말에도 피곤해서 잠만 자느라 연애 세포가 말라버려 건어물처럼 됐다고 해서 건어물남이라고 불린다. * 초식남: '풀만 뜯어먹고 살 것 같은 여린 남자'를 의미한다. 이쁘장하게 생기고 아껴주고 싶은 남자를 초식남이라고 부른다.
02.
명수는 먹던 캔맥주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뻗어있는 성열의 어깨를 툭툭쳤다. 음음, 하는가 싶더니 다시 뻗어버린다. 결국 뻗어있는 성열의 팔을 제 목에두르고 힘겹게 성열을 업었다. 키가 큰 탓일까 다리가 질질끌리는데도 불구하고 명수는 성열을 업는건지 끌고 가는건지 구분이 안가게 성열을 방으로 이끌었다. 방문을 열려는데 열리지가 않는다, 아마도 옷더미가 쌓여 방문을 막은듯했다. 조그마한 틈사이로 대충 발로 옷가지들을 휘저어 놓곤 성열을 옷더미들위에 내팽겨치듯 눕혔다. 손을 탁탁 털곤 명수는 성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뭐고 할거없이 성열의 방을 나왔다. 오늘도 역시 이성열에게 적응하기란 틀려먹은듯 했다. 큰 한숨과 함께 그대로 침대로 몸을 골인시켰다.
오늘 아침도 전쟁이다. 분명 명수가 먼저 일어나 씻으려 하는데 또 명수를 밀치곤 성열이 칫솔질을 하는것이였다. 한번이면 봐주려고 했는데 계속 이러니 명수도 화가났다.
"?"
"내가 먼저 들어와서 씻었잖아요, 한번도 아니고 왜이래요?"
"제가 쫌 늦어서!!.."
"너만 늦었냐고요, 나도 늦었어요,"
"미안해요, 명수씨 화났어요?"
"그럼 내가 지금 즐거운걸로 보여요?"
"명수씨..미안.."
"미안하면 미안할 짓을 하질 말던가,"
명수가 칫솔을 내던지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가버렸다. 내동댕이 쳐진 칫솔에 성열은 시선을 두었고 이내 방으로 다다다 가버리는 명수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이곤 머리를 긁적거렸다. 한편, 명수는 방으로 들어와 씻는건 가게 화장실에서 하기로 하곤 당장에 늦었으니 옷을 대충 갈아입곤 성열을 볼것도 없이 먼저 나가버렸다. 몇초동안 잠깐 훑은 성열의 표정은 상당히 죽어있었다. 어쩌라는거야, 지가 잘못해놓고 명수는 신경을 쓰지 않으려 머리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성열!!와서 이것좀 들어봐, 무거워서 죽겠네!"
생긴건 야리야리하게 생겨선 힘도 없게 생긴 성규는 이 커피가게내에서 사장다음으로 직책이 높았다. 요즘따라 자주 늦는 성열이 눈에 거슬려서 일까, 때마침 호원과 걸어가는 성열을 붙잡아 발옆에 있는 박스를 발로 툭툭차며 들라고 시켰다. 호원이 같이 들까?하면서 성열을 도와주려 하면 성규는 고개를 저으며 호원에게 니할일이나 하라며 성열이 혼자들게 만들었다. 성열을 아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늦어도 웃음으로 떼우려는 녀석이 얄미워 주는 벌이랄까,
뭐가 이렇게 많이 든것인지 성열은 다리를 후들후들 떨며 박스를 어거지로 들어올렸다. 성규가 많이 무겁니? 라며 약올리듯이 말하자 성열은 표정을 바꾸며 아니요, 괜찮습니다. 라며 성규를 받아쳤다. 성규는 작은 미소를 띄웠다. 창고방에 가져다놔, 성규는 성열이 들고 있는 박스를 손으로 탕탕치며 제자리도 돌아갔다. 별 생각이 없는 성열은 성규를 욕할것도 없이 조용히 박스를 옮겼다. 박스떄문에 시야가 계속 가려져 직원들을 칠때마다 직원들은 아, 짜증내는 소리를 냈고 성열은 미안하다며 웃어댔다. 그것도 잠시 또 박스로 누군가를 쳐버렸다.
"죄송해요! 앞이 지금 잘 안보여서.."
"도와줄까요?"
짜증내는 소리가 아닌, 도와준다는 소리가 나와 박스옆으로 얼굴을 빼꼼히 빼서 보면, 자신과 비슷하게 슬며시 웃음을 띄며 박스사이로 튀어나온 성열의 얼굴을 보며 웃는 우현이다. 성열은 그 웃음에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 절레 들었다.
"아니요, 제가하겠...어 우현씨!"
"완전 무거워서 땀 삐질삐질나네,"
"..."
"솔직히 이거 무겁죠?"
"...네.."
"김성규가 시켰구나, 나도 저번에 잘못걸려서 이런거 했는데.."
"김성규라니..이 안에선 호칭을 써야.."
"우리 둘이 있는데 뭐가 어때요, 풉. 얼른가요 좀 무겁긴한데 들만하네,"
가슴팍에 달려있는 명찰엔 '남우현' 이라는 이름이 박혀있었다. 성열은 잠시 스캔한뒤 저가 들겠다며 우현의 옆에서 손으로 살짝 받쳐주며 말했지만 우현은 됐다며 나중에 밥이나 쏘라며 웃음으로 넘겼다. 창고방까지 와선 우현은 박스를 내려놓고 손을 탁탁털었다. 성열은 제 바지주머니에 있는 손수건을 꺼내 먼지묻고 땀이 묻은 우현의 손을 조용히 쓸어주었다.
"내가 닦아도되는데"
"아?..그럼 닦으세요, 제가 괜히 시덥지 않은 행동을.."
"남이 닦아주는게 나쁘진 않았는데, 준비성이 철저하네요..이름이..성열씨!"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미리미리..준비하는 뭐 그런..센스..?"
"풉..나가요, 여기 너무 쾌쾌해서 싫다."
"네, 우현씨도 열심히하세요!"
우현에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엄지손가락을 내밀면 우현역시 같이 내밀어 바보같이 씨익 웃었다. 우현은 등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고, 대걸레질을 하던 명수는 여전히 걸레질을 하는척 성열의 앞에 섰다. 성열은 의아하게 명수를 쳐다보았다.
"사과안할꺼야?"
"무슨사과요,? 나 지금 여기서 잘못한거없는데요.."
"집에서 말이야,"
"집일은 집에가서 얘기해요, 여기서 꺼내봤자 명수씨 더 화날꺼같은데"
"그걸 왜 여기있는 사람들이 알아야되요?, 그리고 내가 뭘 바뀐다고.."
"많이 다르거든요, 그냥 집에서 하는것처럼 떼쓰고 졸라보고 하지 왜안해?"
"저도 사람인지라 가려서 할줄은 알거든요?, 집에서 이야기는 왠만하면 하지말죠, 청소나해요,"
"야 이성열,"
"여기선 야 이성열이 아니고, 이성열씨 라고 하는거에요 김명수씨,"
"성열씨 내가 만든 아메리카노인데, 먹어볼래요?"
"아메리카노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커피인데,"
"와 다행이네요, 안먹고 싶어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마셔볼게요, 제가 아메리카노 맛은 정말 잘알거든요!"
성열은 아메리카노를 홀짝 홀짝 들이켰다. 역시 쓰디쓴게 자동으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성열에게 아메리카노는 매일 퇴근하고 저를 기다리는 냉장고안 캔맥주와 같았다. 회사에서는 아메리카노를, 집에서는 캔맥주를, 성열은 내심 씩 웃으며 컵을 입에서 떼곤 박수를 살짝 치며 웃었다.
"오, 맛좀 아는 성열씨가 말해줬으니까 이제 제가 만들어서 내놔도 되겠네요,"
"맛있어요, 당장에 내놔도 인기만점일꺼같은데!"
"제가 만든 커피를 제일 처음으로 먹어준게 성열씨여서 기뻐요,"
"네? 제가 처음이에요? 기쁘기 까지야.."
"기뻐요, 성열씨랑 나랑은 뭔가 통하는게 있는거같아요,"
우현은 웃으며 성열과 쇼파에서 노닥거렸다. 때마침 명수는 대걸레를 다 빨고 나왔는지 어두운 표정으로 화장실을 나왔다. 시선을 들어올리면 쇼파에서 우현과 웃으며 노닥거리는 성열이 눈에 띄었다. 저 웃음은 집에서 캔맥주를 들이키며 '퇴근하고 먹는 캔맥주가 짱이죠!'라며 웃는 웃음과 똑같았다. 새삼 내가 캔맥주와, 남우현보다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가보겠습니다,"
"명수씨 나 용서하는거에요?"
"봐요, 이성열, 너는 이게 문제에요,"
"뭐가요?"
"직장에선 쎈척에 재수없는짓 다하면서 이제와서 아양부려요?"
"어떻게 일하는데 아양을 피고 그래요 그것도 김명수씨한테,"
"지금은 하잖아요,"
"에이 일이 끝났으니까 그렇죠! 명수씨 나용서해주는거에요? 용서해주는거면 같이 갈.."
"내일부터는 그러지말아요"
"알았어요!!명수씨 우리얼른 집에가요!!!오늘도..퇴..!!"
"퇴근하고 먹는 캔맥주가 먹고싶다고요?"
"어..어떻게 알았어요?!"
"그놈의 캔맥주타령, 귀에 이제 맴돌아요,"
"가요 얼른! 캔맥주가 절 기다리고 있다고요!!"
명수는 캔맥주를 갈구하는 성열의 옆모습을 보며 성열이 보이지 않게 살짝 웃어보였다. 하튼간 봐도 모르겠다니까,
"성열씨 아무리 그래도 옷은 좀 제대로 가져다놔요,"
"내일 입을껀데 어떄요!"
"내일 입을게 신발밑에 깔려있고 막 그래요?"
"물로 깨끗히 닦아서 입으면 되죠!"
"이런 짓을 하는 이성열씨를 직원들이 모른다는게 정말 안타까울뿐이네요,"
"자꾸 제 프라이버시 그사람들에게 알릴려고 하지말아요!"
"꼴에 프라이버시도 있어요?"
"나도 사람인데,"
"그놈의 사람타령, 또 귀에 맴돌겠네요,"
오늘은 엉덩이에 구멍이 뚫린 검은 츄리닝이 아닌 파란츄리닝이였다. 자신이 두번째로 아낀다며 츄리닝 저지를 목까지 끌어올리곤 캔맥주를 꿀꺽꿀꺽 잘도 흘리면서 먹는다. 저도 모르게 제 손에 잡고있는 캔맥주를 내려보다 아까 물만난 고기마냥 싱글싱글 웃고 있는 성열이 떠올라 옆에 있는 오징어를 입에 씹으며 성열에게 물었다.
"네?"
"남우현씨랑 친한가봐요,"
"오늘 처음봤는데?"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처음봤다고요? 성열씨 일한지 오래된거 아니에요?"
"아니요? 저도 명수씨 들어오기 이주일전에 그 회사 들어간건데 헤-"
"그럼 뭐 못볼수도 있었구나,"
"근데 왜요?"
"그냥 친해보여서요,"
"그냥 회사 동료사이밖에 안되요!, 아까 짐들어준것도 있고 고마운 동료사이라고나 할까!?"
"그럼 뭐 됐어요,"
"성열씨,"
"네?"
"사진 한번만 찍어도되요?"
"푸하하하하하 한번만 찍을게요!!!이거 개인소장할께요 아무도 안보여줄게!!!!!"
"미쳤어요!!!!!!!!!!? 내가 명수씨 말을 어떻게 믿어요오오!!!안되요 찍지말라니까!!!"
"앗싸 찍었다!!!!!"
"개인 소장한다니까요? 나 못믿어요?"
"내가 같이 산지 이틀밖에 안된 명수씨를 어떻게 믿어요오!!!!!!!!"
"나 못믿어요? 그럼 사진 뿌ㄹ..."
"믿어요!!!!!!!명수씨 찬양해요!!!!!!!!!!!!!!명수씨 제발지워죠요..네!!!?엉엉.."
"알았어요 지울게요, 지우면되잖아"
"진짜요? 명수씨 진짜 천사에요!!!!!!!!"
"뻥이에요,"
"명수씨!!!!!!"
무섭게 테이블을 내리치며 당장이라도 괴물이 될듯한 눈빛으로 명수를 노려보며 고함을 질러대는 성열을 보고 순간 식겁했다. 그래도 여전히 핸드폰을 꾸욱 쥐었다. 근데 식겁한 이 순간에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웃지말고 지워줘요, 명수씨 제발..으응?"
"진짜 혼자만 가지고있을게요,"
"진짜에요? 또 뻥이라고 할꺼죠!?"
"아니요 진짜에요, 이번말은 진짜에요,"
"그럼 나랑 약속해요.."
"무슨..?"
"이거 다른사람한테 보여주지마요! 진짜에요! 명수씨만 봐요!"
"새끼손가락 걸어요! 약속, 옛날에 이런거 안해봤어요!?"
"알았어요 약속,"
"명수씨 진짜, 나빴지만 믿어볼게요,"
"진짜 아무도 안보여줄게요,"
"보여주면 죽일꺼에요!"
|
그대들 안녕하세요ㅠ_ㅠ제가 왔어요!!!!!!!!
역시 저는 심심할때마다 쓰는ㅇ..☆★... 네 온르도 상당히 심심해서 이것만 붙잡고 있었어요!!알바갓다와서 헤헿
어떤분이 알려주셔서 봤는데 첫편부터 초록글을 먹엇더라구요ㅠㅠ 뭐 우연이겠쬬ㅠㅠ
고맙습니다 그대들!!!!!!!!!!!!!!!!!!!!!!!끼야아아아아악...전 그대들만 봐주신다면야 진짜진짜조아요
첫편부터 반응 좋게 해주셔서 진짜 금스흔드-!
저 진짜 열심히 쓸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어어어엉...건어물 성열아 사랑해,.,♡
그대들도 사랑해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