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님 너무너무 예쁜 표지 선물~ 두번 세번 자랑~ 맨날 자랑~♡
♡키보드♡님 이주신 소듕한 표지! 이것두 매번 자랑! 항상 자랑!♡
악덕사장 김루한 7
츤데레의 정석
플라스틱 - 강남역 4번 출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찬열이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왜 매번 학점을 따겠다고 계절을 신청해서 남들은 잉여로운 방학을 즐길 동안 과제에 시달리길 자처하는 걸까.
그리고 하다못해 꿀 계절들을 놔두고 고생길이 훤한.
팀플의 문을 두드리는 걸까.
나는 팀플과제 포비아에 가까운 사람이기에 이런 찬열일 졸업 때까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 나는 , 늦은 시각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에서 다음날 24시까지 제출인 과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찬열이에게.
위키피디아 복사, 붙여넣기일게 뻔한 미참석자의 자료가 담긴 USB를 가져다주러 가는 중이다.
매번 이렇지 뭐.
원래 재주는 하나가 부리고 박수는 다 같이 받는 게 팀플이지.
다행히 조원들 중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 있어 절반만큼의 고생을 한다고 했다.
가는 길에 입이 심심하니까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도 하나 샀다.
손 안에서 달랑거리는 USB가 이토록 가볍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알바라고 해야 할지 잘 확신이 서지 않는 알바를 한지도 2주일이 다 되어간다.
사장님께 알바로 써달라고 조른 걸 합하면 1.5개월 정도?
비록 오늘 더위를 먹는 아마추어적인 실수가 있긴 했지만 나름대로 잘해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내가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은 이유는 뭘까.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고 차근차근 짚어 봐도 별 특별한 것은 없는데.
CCTV?
삼계탕?
“그냥 잘생긴 알바 와서 그런 거 아니야?”
“그런가?”
“너 잘생긴 사람이면 사족을 못 쓰잖아.”
그런가. 전공 서적에서 눈도 못 떼고 대충 대답하는듯한 찬열이의 말에서 뼈가 느껴진다.
찬열이의 맞은편에 앉은 선배라는 분도 노트북 화면에서 눈동자를 잠시도 떼지 못한다.
이렇게 급한 거였나, 나는 새삼 둘의 집중력에 감탄한다.
“그리고 잘해준다고 다 착한 사람 아니다. 넌 너무 곱게 컸어.”
나는 혓바닥을 죽 내밀고 카페를 나섰다. 물론 내 소심한 복수를 찬열이는 보지 못했다.
지가 키워 놓고.
- 누나 뭐해요?
- 우린 감자 까는 중.
- (사진)
학연이에게 때마침 셀카 한 장이 도착한다.
잔뜩 울상을 짓고서 찍은 셀카를 통해 지금 가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감자를 깐다니.
아, 생각해보니 얼핏 들었던 것도 같은데.
내일 어마어마한 단체 손님이 온다고.
한 중소기업의 전 직원이 출동하는 행사라고 했으니 그 규모가 어떨지 감이 대충 잡힌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메뉴들.
속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이끌려 가게는 점점 더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이렇게 큰 규모의 예약은 처음이라 그제부터 사장님의 신경이 곤두서 있기도 했고.
학연이는 많이 힘드냐고 묻는 나의 메시지에 말도 마라며 너스레를 떤다.
감자 까는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도 갈까?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가게로 오라는 학연이의 답이 온다.
별로 늦은 시각도 아니고. 서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나는 빠르게 걸음을 옮긴다.
가게 밖의 조명은 모두 꺼져 있었지만, 가게 안은 반짝반짝 낮처럼 빛나고 있었다.
모든 직원들이 퇴근하지 못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듯 보였다.
이젠 익숙해진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학연이를 찾기 위해 복도 모퉁이를 돌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라고 힘껏 소리 지르는 학연이는 내가 항상 루야, 열매와 놀아주던 마당 한복판에 대야를 깔고 쪼그려 앉아 감자 껍질을 까고 있었다.
오늘 들어온 신입, 성재와 함께.
메인메뉴 네 개에 감자가 들어갈 게 뭐람. 고무 대야 안에는 꽤나 많은 양의 껍질들이 담겨 있었는데
그에 반해 옆에 있는 감자가 담긴 포대의 위엄이 어마어마했다.
지금 일손이 너무나도 부족해서 사장님도 예민함이 극에 달했고,
직원들도 1차 조리가 가능한 메뉴들에 밤새 매달릴 것 같다고.
감자를 깎다가 해가 뜨는 것을 보지 않겠냐며 허탈함이 가득 담긴 웃음을 짓는 학연이에게,
난 구석에서 놀고 있는 감자 칼을 드는 것으로 위로를 던진다.
감자 칼로 슥슥 밀어내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에게 큰 오산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싶다.
깊숙이 박힌 돌 같은 것을 파내는 것을 비롯해서 생각보다 까다로운 점이 많았다.
왜 이렇게 굴곡이 많은 거야, 여기 감자들은.
“원래 감자가 이렇게 생겼던가.”
“시장에서 파는 감자랑 우리 감자랑 비교하면 안 되죠.”
“왜?”
역시 ‘뜰’의 막내지만, 가장 애정도가 깊은 학연이답게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는다.
이 감자로 말할 것 같으면, 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사장님이 감자밭 아저씨들과 막걸리를 마시다가 잔뜩 취해 대리운전을 콜했다는 에피소드로 마무리가 됐다.
그렇게 고생해서 데려온 감자를 내가 이렇게 나쁜 감자 취급을 했으니.
감자야 미안해. 나는 대답 없는 감자의 매끄러운 피부를 쓰다듬는다.
“오- 차학연 못 보던 사이에 완전,”
“뭐, 잘생겨졌어?”
“시끄러워졌어.”
학연이가 감자 칼을 들고 성재에게 덤벼들었다.
그나저나 둘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사장님이 단번에 알바생으로 써줬던 것도 그렇고.
나의 궁금증은 드디어 폭발한다.
학연이와 성재가 투닥거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성재와 학연이는 중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어느 학교에서나 다 하는 장래희망 조사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요리사, 라고 적어낸 학연이가 있었다면.
세계 최고의 요리사, 라고 적어낸 성재가 있었다.
소문을 듣고 졌다는 생각에 분해진 학연이가 성재를 찾아갔고 둘은 어쩌다보니 친한 친구가 되어 있더랬다.
둘 다 학교에서 시끌시끌하기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에
둘만 지나가면 선생님들이 귀를 막았다고.
그리고 둘은 나란히 그 중학교와 연결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고 했다.
그 고등학교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선배가 있는데 너무나 시끄러워 ‘콩알탄’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고.
둘은 그 전설을 이길 만큼 시끄러워보자고 입학식 날 결의에 찬 약속을 했다.
함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할 수 있는 모든 악동 짓은 다 해봤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성재의 뒤통수를 학연이가 퍽 소리 나게 때렸다.
근데 니가 배신했잖아.
부들거리는 학연이를 성재가 헤헤 웃으며 끌어안았다.
학연이는 온몸으로 거부하고.
“네덜란드에 갔었어요.”
“한식당을 할 거라던 놈이 네덜란드에는 왜 가. 가기는.”
“내가 가고 싶어서 갔냐.”
아버지 근무 사정상 갈 수밖에 없었다던 네덜란드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왔다고.
그렇지만 윗사람들의 생각은 알 수가 없는 게 근무자들의 고충 아닐까.
근무지를 발령받은 지 2년도 되지 않은, 그러니까 성재와 학연이가 고3이 된 올해 초.
다시 한국지사로 발령받게 된 성재의 아버지를 비롯한 성재의 가족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성재가 네덜란드에서 열심히 좋은 경관을 보며 경험을 기를 동안 학연이는
배신자보다 잘 되겠다는 일념 하에 죽어라 요리공부를 했다고 한다.
좋은 대회는 나이제약이 있어 관람자 신분으로밖에 가지 못했는데, 그때 만난 게 사장님이었다고.
상을 휩쓸던 소문의 중국인을 제 눈으로 본 학연이는 곧장 달려가 제자로 키워달라고 매달렸다.
우리 사장님이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나는 학연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됐다.
“그래도 누난 진짜 이례적인 케이스죠.”
“왜?”
“성재도 엄청 고생 많이 했는데.”
지난번, 새로운 레시피를 소개해주던 자리에서 학연이가 얼핏 말했었다.
‘뜰’에 있는 모든 직원들은 ‘뜰’에 자신의 인생을 바칠 생각으로 온다고.
처음 가게를 차릴 때부터 사장님은 직원 선별에 있어 심혈을 기울였고 어쩌면 학연이도 함께하지 못할 뻔 했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한국에 귀국하고, 학연이를 따라 처음 ‘뜰’에 온 성재는 요리와 사장님의 언행에 반해 학연이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나도 걸었던.
사장님의 철벽을 뚫기 위한 무한 노력의 길.
그런데 왜 여태 보이지 않았냐고 묻자, 학연이가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무언가 물어서는 안 될 것을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재는 대답 없이 방긋 예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눈만 이리저리 굴리다가 숨도 쉬기 힘든 무거운 분위기에 억눌려 숨도 꾹 참는다.
“누나 지금 바늘로 찌르면 터질 것 같지.”
“응.”
정작 당사자들은 나를 놀리기에 급급한데.
“누우가 얘 불렀어. 자수해.”
우리가 이렇게 대화에 집중하고 있던 동안 어둠의 그림자가 살살 우리를 덮쳐왔다. 아야, 사장님 아파요. 내 말은 씹혀야 제 맛이다.
내 목덜미는 남아날 날이 없지. 나는 돕겠다고 왔는데 왜 매번 이렇게 사장님은 나를 쫓아내는지 모르겠다.
이번엔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겨우겨우 몸을 돌려 사장님에게서 벗어났다.
어쭈, 이게? 하는 표정의 사장님에게 질끈 눈을 감고 소리 질렀다.
“나도 감자 잘 깎거든요!”
“이게 이제 큰소리도 치네. 더위 먹으면서 아주,”
“왜 나만 못살게 구는데요! 잘생겼다고 뭐 좀 착각, 아. 착각이 아닌가. 아무튼 자만하시나본데!”
사람이 선을 벗어나기 시작하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잊고 막나갈 때가 있다.
내가 그랬고.
“어-. 그러니까, 응 그치. 맞아. 성재! 성재랑 나랑 연애할 수도 있고!”
“뭐?”
“무튼, 감자 깎게 해주세요!”
누가 보면 감자에 깊은 사연이라도 있는 줄 알았겠다.
마당에 테이블 설치를 위해 의자를 나르던 다른 알바생들이 옳소, 옳소. 거들어주니까 나는 더 신나서 말을 이어나갔다.
나도 여기에서 나름 일하는 사람인데 왜 함께 준비하는 일에 동참하지 못하게 하냐고.
그나저나 나는 여기 알바생이 맞긴 한 건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 보니 말은 요점 없이 산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날 지켜보던 사장님은 갑자기 나를 가리키며
“얼음.”
이라고 말했다.
나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말도, 손짓도, 숨도 멈춰버렸다.
진짜 냉동고에 들어온 것 마냥.
그나저나 방금 내가 뱉어놓은 말을 되짚어보니 부끄러울 발언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누가 방금 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뒀다면 제발 보여 달라고 사정하고 싶을 정도로 나는 멘탈 없는 발언들을 했다.
숨을 참고 있는 나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쉰 사장님이 볼을 톡톡 두드렸다.
나는 그제야 내가 숨을 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푸하, 갇혀있던 공기들이 한 번에 쏟아져 나왔다.
사장님은 이마를 여러 번 매만지더니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의자를 나르던, 감자를 깎던 직원들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고정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뭘요?”
“내가 널, 여기에 정식으로 채용하려면. 너는 나한테 니 계좌번호도 줬어야 했고,
보건증도 냈어야 했고. 뭐 이런 저런 테스트도 했어야 했고. 저기 조무래기 두 명이 했던 것처럼.”
“그럼 제가 여태,”
“끝까지 들어. 쫌. 그럼 지금 저놈들이 나르고 있는 의자보다 세배는 무거운 뚝배기랑 철판들 들고 서빙을 하거나,
불 앞에서 땀 닦으면서 일하거나. 주구장창 접시만 닦거나. 그랬어야 하는데. 애초에 니가 여기 온 목적이 뭔데.”
“지난번에 말씀 드렸는데.”
“한번 보자고. 얼마나 자신 있길래 그렇게 호언장담을 하는지. 그게 내 생각이었고.”
사장님 꼬시려고 왔다고.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일 시켜 달라 매달린 내게 사장님이 주셨던 미션이 루야와 열매였고.
나 혼자서 그걸 알바라고 생각했던 거니 이건 순전히 내 잘못이었다.
갑자기 확 부끄러워졌다.
성재랑 학연이한테도 정직원은 아니어도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얘기했는데, 나를 뭘로 볼.
“근데, 주먹만 한 기집애가 나를 이겨먹어.”
“저 주먹보다는 큰데!”
“시끄러.”
사장님의 손이 내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잡아 죽 당긴다.
진작 입을 다물걸 그랬다.
사장님 안 그렇게 생겨서 손아귀 힘이 엄청 세다.
얼얼해진 입술에 후하후하 숨을 불어넣는데 사장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니가 궁금해. 그게 다야.”
“네?”
“고생하는 꼬라지는 보기가 싫어. 일단 하는 것마다 다 어디 하나 나사가 빠져있어서 사람이 눈을 못 떼게 만들어.
쪼끄만 게 파급력은 어찌나 큰지. 아마 조만간 큰 사고하나 내지 싶어서 그랬나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사장님 저 되게 멍청해서 지금 무슨 말 하시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래 보여. 결론은.”
사장님은 말하다 말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빽 소리를 질렀다. 일하러 안 가냐!
불호령이 떨어지자 분주하게 직원들이 움직였다.
그렇지만 감자를 깎던 두 고등학생은 손만 움직일 뿐, 시선은 그대로 고정된 상태였다.
의자를 열심히 나르던 직원들도 사실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육성재랑 친하게 지내지 마. 쟤 맘에 안 들어. 채용하지 말 걸 그랬어.”
“…. 그게 다에요?”
“차학연도.”
“사장님?”
“마당에서 루야랑 열매랑 짝짝하고 놀면 잘 맞겠다 싶었는데 왜 더위를 먹어.”
“그건 제가 먹고 싶어서 먹은 게 아니걸랑요.”
“내일부턴 육성재한테 배워.”
“뭘 말입니까?”
어느 순간부터인지 내 말은 점점 시골 촌장님 내지 구멍가게 아저씨가 되어가고 있었다.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빙빙 돌려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듣냔 말이야.
내가 궁금하고, 나는 사고를 칠 것 같은 위험요소라 마당에 놔뒀는데. 더위를 먹는 사고를 쳤고?
“요리도, 설거지도 못한다매. 자리 안내라도 하라고.”
“대박.”
“글씨는 읽을 줄 알겠지. 힘들다고 찡찡대기만 해.”
“저 진짜 하나도 안 찡찡댈게요!”
“육성재랑 친하게 지내지 마. 왜 걔를 거기다 뒀지 내가, 바꿔버릴까.”
“성재 왜요?”
“됐다. 말을 말자.”
사장님은 아까부터 계속 만지작거리던 이마를 탁, 치더니 뒤를 돌았다.
나는 사장님의 뒤통수에 대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근데 그래서 감자를 깎으라는 거야, 깎지 말라는 거야.
사장님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2층으로 올라가고, 나는 본래 있던 마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나 내일부터 너랑 카운터 보래 성재야! 내가 방방 뛰며 이야기하자,
의자를 다 옮기고 이젠 테이블을 다 같이 낑낑 옮기던 직원들이 모두 입박수를 쳐준다.
여기 직원들은 모두 한 마음 한 뜻, 가족 같은 느낌이라.
내일부터 유니폼을 입고 정말 가족이 된다는 사실에 잔뜩 들뜬 마음을 끌어안고 다시 감자 칼을 잡았다.
아까보다 훨씬 더, 쑥쑥 되는 느낌은 착각일까.
“그래서 사장님 결론은 뭐래요? 누나 좋대요?”
“에? 뭔 소리야.”
“누나 바보에요? 완전 방금껀 대놓고 나 니 좋아한다! 이 안에 너 있다! 이거잖아요. 눈치가 없었구나. 이 사람.”
학연이가 갑자기 불쌍한 사장님. 이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내가 궁금하다던데.”
“그럼 말 다 했네. 둘이 잘 해봐요.”
학연이는 사장님이 불쌍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다른 말을 덧붙이진 않았다.
테이블을 다 옮기고 손이 놀고 있던 다른 직원들이 합세해 감자에 달려들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감자 까기도 끝을 보였다.
성재와 학연이가 대야를 1차 조리팀에게 넘기고, 우리는 집에 가도 좋다는 사장님의 허락을 받았다.
둘 다 남아서 다른 작업을 돕겠다고 했고,
나는 요리의 ‘요’자도 모르는 무능력자이기 때문에 집에 가는 쪽을 택한다.
루야와 열매도 잠에 들었고.
집이 근처라는 나를 성재가 데려다 주기로 결정하고, 나와 성재는 가게 문을 나섰다.
딱히 별다른 말없이 길을 걸으며, 나는 사장님의 말을 두 번. 세 번 곱씹어본다.
내가 궁금하다고, 그럼 말을 다 한거라고. 내가 사장님을 이겨먹는다고 했다.
사장님은 내게서 눈을 뗄 수 없다고 했고.
그 사실은 CCTV로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이야기.
사장님이 나를, 좋아해?
“누나.”
“응.”
“사장님이 왜 나랑 친하게 지내지 말래요?”
“그게 들렸어?”
“대충 찍어본 건데, 맞았다.”
세상에나, 능력도 좋다. 이런 찍기 능력이라면 시험에서 100점은 못 되어도 7-80점은 거뜬히 받아내지 않나 싶다.
“왜 나랑 연애한다고 해서,”
“그건 미안. 급하게 말을 하느라고….”
“누나,”
집 앞에 거의 다 와 가는데 성재가 나를 멈춰 세웠다.
방긋 웃고 있던 얼굴에서는 미소가 잠깐 사라졌다.
성재가 잡은 오른쪽 팔을 아래위로 크게 휘저으며 응답하니, 다시 성재는 크게 웃는다.
“나는 누나가 궁금해요.”
그리고 나는 휘젓던 팔을 멈춘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오늘 잘 생각해봐요.”
아까 학연이가 했던 말이 스쳐지나간다. 그럼 말 다했지 뭐.
나는 몇 살이나 어린 남자애를 보며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어쩌면 사장님보다 내가 더 많이, 누날 궁금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적 처음인데.”
우리에게 있어 궁금하다는 말은 뭘 가리키는 거고.
“오늘보다, 내일 더 궁금해질 것 같은데. 어떤가 볼래요?”
+
상속자들에 ' 나 니 좋아하냐' 가 있었다면. 악덕사장에는 '난 니가 궁금해' 가 있읍니다 .후후
12시 이전에 올려보자는 제 노력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고, 저는 또 새벽에 글을 업로드 하고야 맙니다. 허허..
저 글잡담 초록글 1등은 처음 해봤는데, 보고싶다고 외쳐주시는 비회원분이 계셔서 좀 무리해서 와봤어요.
하루 보고 안 봐도 보고싶은 사랑들이라. 일주일의 반이 지났는데 다들 어떻게 지내요?
이번 여름은 정말 더운 것 같은데. 제가 더위를 워낙 많이 타는 것도 있고.
요새 쪽지를 많이 받는데, 지난 글에 대한 스크랩, 추천 수 를 축하하는(?) 쪽지가 많이 와요.
정주행 해주시면서도 계속 추천버튼 꾹꾹 .. 스크랩 꾹꾹.. 우리 꾹꾹이들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사랑들 부르는 명칭이 이렇게 많아져서야. 콩덕들 개구리들 꾹꾹이들.
뭔들 사랑스럽지 않은 단어가 없어 ㅎㅎㅎ
음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넌씨눈, 그리고 고답이 기질은 그냥 나온 성격이 아닙니다.
초반에 말했던 아버님 사건도 있고, 오늘 '찬열이 네가 키웠다'고 말한 부분을 포함한 여러 부분에서 암시를 했는데.
자꾸 안좋은 뉘앙스의 댓글을 발견하니 마음이 좋질 않아요.
악덕사장 안에서 제일 안쓰럽고, 미안하고 아픈 손가락을 꼽자면 여주입니다 ㅠㅠ 제게 소중한 여주입니다 ㅠㅠㅠㅠ으ㅠㅠ
더 이상 말씀드리면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서 말은 아끼지만, 제게 소중한 여주이니만큼 아껴주세요.
마이웨이라고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면 기계지 사람인가여 (먼산)
제목은 성재의 비중이 아무래도 큰 것 같아서, 성재를 넣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하는 방식이면 다 좋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후후..
학연이도 성재나 사장님만큼 많이 나오긴 하지만, 우리는 이제 '행쇼'를 향해 달릴거잖아요? 허허
학연이 근데 여기서 너무 꾸엽지 않아요? 진짜 너무 꾸여움.. (납치)
오늘 셀카를 제공해주신 빅스 독방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내일 하루도,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하루 되세요! ♡
물론 콩알탄도 함께.
+
그리고.. 괜찮으시다면..
루한이 예쁜 짤좀 던져주세요..
회원공개 짱시룸..
암호닉 신청은 여기 에서 신청해주세요! 본편 댓글에서 신청은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먼산)
링크 타고 들어가시는 수고를 조금만 해주세요 ㅠㅠ!
제가 아직 확인을 하지 못했더라도, 일단 신청을 해주셨다면 그 암호닉 그대로 댓글 달아주시면 됩니당! 헤헤
잘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