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CherryBaby : 세상에서 가장 예쁜 너에게.
Written by. 베브
BGM : f(x) - Summer Lover
(자타공인 함수더쿠 김베브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노래임다. 레드라이트 앨범 명반이에여.. 제 기준 핑텦보다 죠음. 다 들어봐요 ㅠㅠㅠㅠ)
초능력이 내게 있다면
태양의 두 발을 묶고 하루 종일 너와 둘이
파도의 노랠 듣고 여름에 빠진 우리
팔을 활짝 벌린 하늘처럼 나를 안아줄 수 있니
# 스물 네 번째 이야기. 아직 우리의 여름은 뜨거운걸
☆★☆★☆★
아이들만 격리된 테이블에서 나, 혜미, 찬열이랑 김종대는 멍하니 컵에 꽂힌 빨대나 씹고 있었다.
여길 왜, 아니 우리를 왜 여기에 데려온 거지?
앞에 놓인 피자 판은 이미 비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러니까, 아니 그래서 정님아 미국에서 어땠다고?"
문어여자고등학교 제17기 졸업생 동창회에 왜 자기 애들을 데려오는지 우리로선 알 수가 없었다.
각자의 애들을 다 이렇게 구석에 처박아놓으신 채 해맑게 웃고 계신 엄마를 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답답한 마음에 얼음이 다 녹아 새끼손톱만 해진 스프라이트를 빨대로 휙 저었다.
"후…."
"…샐러드 바 한 번 더 갔다 올래?"
찬열이가 눈치를 살살 살피며 그렇게 물었지만 머리를 푹 숙이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분위기 너무 싫어, 진짜.
"자아, 아그들아. 일어서라."
"어디 가요?"
"2차. 카페로."
네 엄마들은 다른 분들에게 밝게 인사하시고는 팔짱을 끼고 나가셨다.
네 분이 저렇게 친했어? 아니 근데 김종대 엄마는 대체 언제부터?
높게 틀어묶은 머리가 저려 살짝살짝 빼주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하늘색 숄더백ㅡ이라고 읽고 엄마의 장바구니라고 읽는다ㅡ 에 핸드폰과 틴트, 지갑을 던져넣었다.
요즘 화장이고 뭐고 다 귀찮아서 머리는 무조건 묶고 앞머리는 가르마를 타 넘겨버렸다.
못 볼 꼴이지만 어쨌든 이래도 더우니까 딱히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생각은 없었다.
표혜미는 김종대 뒤에서 스냅백을 고쳐 쓰며 자기 핸드폰이랑 틴트, 꼬리빗을 내 숄더백에 쏙 넣고 도망갔다.
나는 자포자기한 상태로 반스 끈을 다시 묶었다.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
카페에서도 엄마들은 정말 쪽팔리기 짝이 없는 데시벨로 와하하 웃으셨다.
물론 그 주축은 우리 엄마였고, 가끔 혜미 엄마가 등장하시는?
종대 엄마와 정님이 아줌마는 빙그레 웃고만 계셨다.
나는 아이스 체리에이드를 쪽쪽 빨아들이며 팔목에 있는 머리끈을 만지작거렸다.
찬열이는 내 옆에서 모자를 덧쓰고 있었다.
얘도 어지간히 덥겠지? 싶어 손을 동그랗게 모아 팔랑팔랑 부채질하듯 움직였다.
물론 요만큼도 바람이 가지는 않았지만, 찬열이는 나를 쳐다보다 빵 웃었다.
"지금 뭐 한 거야?"
"덥잖아. 덥지 말라고."
찬열이가 아이스 카페라떼와 사투를 벌일 동안, 표혜미는 종대의 무릎 위에 누워버렸다.
쟤넨 정말 신기하게 사귄다. 일주일에 몇 번씩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가.
둘다 너무너무 잘 삐져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사이가 좋을 땐 허벌나게 좋으니 뭐.
뽀로록- 소리와 함께 에이드가 바닥이 나고 나는 다시 더위먹은 강아지 모드로 돌변했다.
테이블에 볼을 대고 푹 쓰러지자, 찬열이가 팔을 쭉 뻗어서 내 볼을 쿡 찌른다. 그러더니 말을 거는데,
"말랑말랑해."
"내가 좀 모찌하지."
"모찌?"
"떡 같다고. 말캉말캉."
"말캉말캉은 어감이 별로야. 말랑말랑이 나은데."
한참 뜸을 들이다 내가 다시 말을 걸었다.
"근데 내가 있잖아 그저께-"
"응 그저께?"
"그저께 썬크림 바르는 게 너무 싫어서 안 발랐다가 완전 까매졌어."
"별로?"
"그리구 맨날 체육복 바지 입고 집 가는 바람에 무릎만 새카매."
"겨울 되면 다시 하얘지겠지."
"그렇겠지이?"
테이블 위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톡, 토독, 토도독, 탁. 그러자 찬열이가 내 손가락을 꾹 잡아버렸다.
나는 찬열이 손바닥 안에서 손가락을 조금 꿈질거려보다가 힘을 푹 풀어 버렸다.
"손 봐봐. 완전 커. 나 잡아먹힌 거 봐."
말하고 의미없이 헤헹 웃어버리자 열이도 푹 웃어버렸다.
혜미랑 종대는 각자 핸드폰을 만지는데, 내 생각엔 쟤네 저러고 카톡하는 것 같다.
요즘 날씨가 너무 이상하게 끈적거리고 습도가 너무너무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높다.
이럴 때 얼른 방학 안 하려나, 아닌가 고등학교는 방학 해도 학교 나와야 된다고 했던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는데 그 때 엄마가 우리 테이블을 툭툭 쳤다.
"얘, 방학 언제니?"
"몰라. 한 21일?"
"그래 그럼 정님아 너 한 달 있을 거랬지. 그리고 너랑 나는 휴가가 8월 첫째 주고, 너는 일 안 하니까. 그럼 그 때 휴가 가자."
"어?"
"너네 뭐 학교 가니? 엄마가 전화해 줄게. 너희 오빠도 요즘 이래저래 바쁘던데, 둘이 가긴 좀 우울하니까 다 끼워서 같이 가자."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얘네랑 휴가를 같이 간단 거지? 이 멤버로?
"어디루 가는데?"
"계곡. 계곡 있는 데로."
-
혹시나 다시 한 번 열이 목소리를 기억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위의 비지엠을 정지시켜주시고 이걸 틀어주세여.
방학을 했고 나는 정말 엄마의 지시 하에 짐을 챙겼다.
이따시만한 배낭 속에 3일 있다 올 거니까 옷 네 벌 그리고 혹시 몰라서 한 벌 더 넣었다가 엄마한테 맞았다.
패션쇼 하러 가냐고.
얌전히 한 벌 뺐다. 물에는 안 들어가겠지.
수건도 엄청나게 챙기고 이것저것 바디워시나 샴푸 린스도 마구 챙겼다.
칫솔, 치약 그리고 샤워할 때 거품내는 스펀지와 핸드폰 충전기도 챙기고 약도 챙겼다.
책도 하나 넣었는데 엄마한테 딱밤을 맞았다. 이박삼일 가는데 무슨 이민 가냐고 하는 말에 또 순순히 뺐다.
언제나 그랬듯, 여행 전 날은 잠이 잘 오지를 않는다.
얼마 전 하늘하늘한 모기장을 단 침대 속에 갇혀서, 천장에 붙혀진 야광별만 반짝반짝 쳐다보다 어느덧 자정이 되었다.
왜 잠이 안 오지. 다섯 시에는 일어나야 된다는데.
한참을 망설이던 나는 찬열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자?"
- 아니. 잠이 안 와.
"나두. 지금 잠이 너무너무 안 와서 천장에 별만 보고 있어."
- 천장에 별이 있어?
"으응, 나 초등학생 때 붙여놨던 거. 오빠가 나 막 목마태워줘서 겨우 붙였던 건데."
- 뭐야, 난 또 진짜 별인 줄 알았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는 헤헤, 하고 가볍게 웃은 뒤 눈을 돌려 대화할 거리를 샅샅이 찾았다.
"그러고 보니까, 있잖아."
- 응.
"너 물 좋아해?"
- 어?
"계곡 간다고 하잖아. 물에 들어가는 거 좋아하냐고."
- 어… 그냥. 그 때 그 때 다른데? 내가 맘 잡고 더울 때 들어가는 건 좋지.
"나는 물 되게 무서워 해."
나는 돌아누우며 옆에 놓인 인형을 손에 꼭 쥐었다.
"어렸을 때, 물에 한 번 빠진 적이 있어서, 무서워서 잘 못 들어가. 지금도."
- …그렇구나. 그럼 수영장도 못 가?
"웬만하면 안 가려고 하는데, 막 들어가도 파도풀 이런 데는 좀 무섭지."
- 계곡도 무서워?
"그냥 다리만 담그고 있는 건 괜찮은데 표혜미는 분명히 나 막 던진단 말이야."
- 에이.
"진짜야. 걔 맨날 그래. 걔 수영 디게 잘 하거든. 근데 맨날 튜브라도 끼고 있었는데, 계곡에선 튜브 못 끼잖아."
찬열이가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웃음소리는 들을 때마다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것 같다. 차분한 웃음소리.
빠르게 콩닥콩닥 뛰던 가슴 위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얼른 자고 싶다. 얼른 얌전해졌으면 좋겠는데.
- 귀여워. 튜브 끼고 있는 거 상상했어.
아 안 돼. 찬열이가 '귀엽다'는 단어를 입에 담으면 엄청나게 콩콩콩콩 심장이 빨리 뛴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심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뿅뿅 뛰고.
"야아, 내가 너랑 전화하면서 얼른 자려고 전화한건데!"
- 왜?
"귀엽다고 하면… 막 설레서… 잠 막 깨잖아."
찬열이는 와하하 웃다가 곧이어 밤이란 걸 깨달았는지 숨을 참아가며 쿡쿡 웃었다.
난 내가 무슨 소리를 한 건지 깨닫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 그럼 노래 불러줄까?
"노래 잘 해? 그 목소리로?"
- 음, 잘하는 지는 모르겠는데, 기타랑 같이 하면 들어줄 만 하대.
"지금 밤인데 기타 쳐도 돼?"
- 어. 지금 생각해보니 안 되겠다. 그럼 노래만 부를게. 못 해도 괜찮지?
아, 나도 기타 배우려고 했었는데.
대답은 하지 않았다. 찬열이가 건너편에서 헛기침 몇 번으로 목을 푸는 소리가 들렸다.
Oh oh, lonely night
생각에 잠기네.
애타는 마음은
눈물만 삼키네
슬픔은 커지네 everyday
"진짜 들어줄 만큼만 하네."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고 베개 옆에 내려놓고 통화음을 올렸다.
귀에 대지 않아도 찬열이의 노래가 들렸다.
"나… 이제 잘래. 잘 자."
노래는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딱 한 마디를 더 하고 눈을 꼭 감았다.
"내 새끼 노래도 잘 해… 꼭 나랑 결혼하자. 맨날 불러줘."
그러자 찬열이가 푸흐, 웃어버렸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입꼬리를 한껏 끌어당기고 베개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
찬녀라 사랑해... (주금)
그냥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여 찬녀리가 나한테 론리나잇 불러주면서 잘자라고 하면 얼마나 조으까...
이제 저는 허니체리베이비 완결까지 이야기를 다 짜 놓았어여.
한결 쓰는 게 편해질 예정이니 ㅋㅋㅋ 연재텀도 쪼끔 줄어들겠죠!
너무너무너무너ㅓㅓㅓ무 늦게 와서 미안하구.. 앞으로는 열심히 빠릿하게 올게욧.
이제 허니체리베이비는 서사 상 3분의 1? 정도 왔나요. 제 인생에서 제일 길게 쓰는 것 같아여 사실 20편도 넘긴 적이 없는뎅...
그래서 허니체리베이비는 텍스트파일로 만들 계획이 없습니당. ㅠㅠ
완결이 나면 포인트를 모두 해제시킬 예정이니 고민해서 고른 비지엠과 함께 들어주세여!
오늘도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3
//// 암호닉 ////
소문 / 푸우곰 / 비타민 / 망고 / 준짱맨 / 챠밍 / 홈마 / 눈두덩 / 러팝 / 판다 / 지안 / 이리오세훈 / 길라잡이 / 호두
/ 심장 / 비회원앙대여 / 빛 / 여름 / 솜사탕 / 연 / 위아원 / 소금 / 콩알 / 긴가민가 / 헤운 / 젤컹젤컹 / 하루 / 애니 / 앰브로시아
/ 씽씽카 / 두부콩 / 테라피 / 배터리 / 보라색 / 사과나무 / 투열 / 콩나물 / 군만두 / 윤아얌 / 잇치 / 원주민 / 피글렛 / 체리 / 푸딩
열이 / 모찌 / 기린뿡뿡이 / 일반의약품 / 마름달
신청 : [암호닉]과 같은 양식. ex) [베브]
가장 최신 편에서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