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Down 14
부제: 설거지
#걸리기만_해
순영씨의 북극곰 일대기와 나무의 일기 덕에
탕비실에서 종이컵을 쓰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덕분에 부득이하게 종이컵을 쓰기도 매우 껄끄럽게 됐다는 거였다.
뿌듯한 순영씨와 놀릴 사람이 없어 심심하다는 지훈씨는
새로운 놀림 거리를 찾기 시작했는데,
"봐봐. 누가 호두 잔을 맨날 쓴다니까? 심지어 안 씻어 놔."
"x월 x일 오전 11시 28분. 날씨 맑음. 호두의 일기."
바로 호두의 일기였다.
후... 그놈의 호두.
이게 다 윤정한 때문이야.
"저기요. 전 00입니다만?"
"오늘도 어김없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탕비실에 들어왔어요."
"하...."
"그런데, 누가 제 잔으로 뭔가를 마셔놓고 설거지도 안 해놓고 튄 거 아니겠어요?!"
"저는 그 새끼를 잡아서 죽일 거예요."
"아니야, 그렇게 되면 동심이 안 살잖아."
"네가 여태까지 했던 삐약이와 북극곰들도 딱히 동심은 아니었어. 제 이름은 네네예요!"
알겠으니까 좀 꺼져요, 제발.
#건의사항
바로 사장실로 올라갔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니 사장님이 으레 그렇듯 해사한 얼굴로 날 맞이해주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일단 앉으세요."
"사장님, 저희 탕비실에도 CCTV 하나 다는 거 어떠세요?"
"...거긴 왭니까?"
"누가 자꾸 제 잔으로 먹고 설거지 안 해놔요."
"아, 윤정한이 하도 사생활 어쩌고 해가지고 그건 어렵겠고 오늘은 일 하지 마시고 범인 잡으시죠."
"...정말요?"
"네. 그게 신경쓰여 일의 능률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냥 편하게 잡으세요. 잡고 데려오시면 혼내드리겠습니다."
"후... 사장님. 결혼하자고 돌려말하시면 곤란합니다."
"장난 그쯤 하시고, 어서 가서 범인 잡으시죠."
아, 아쉽다. 다 넘어온건데.
아무튼 걸려봐.
20분간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지.
#딱_걸렸네
사장님께서 찬이씨께 잘 말씀드린 덕분에 탕비실 안에서 잠복할 수 있게 되었다.
탕비실 열린 문으로 호두 찾는 윤정한씨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아예 라커 안으로 숨어버렸다.
라커의 좁은 틈 사이로 탕비실 문이 열리는 것이 보였다.
곧 윤정한씨가 들어오며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는 거였다.
어쩜, 사람이 항상 밝으실까...
저러기도 힘든데..
순간 유리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설마, 하는 마음에 라커 문을 열고 나가니 내 커피잔을 들고 있는 윤정한씨와 마주쳤다.
".....뭐해요?"
"뭐야. 너 왜 거기 숨어있어?"
"뭐하냐고 물었어요."
"....아, 이거. 잠깐만, 내 말 좀 들어봐."
"딱 걸렸어, 나랑 갈 데 있어요."
"어디? 카페? 휴게실? 난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잔말 말고 따라오시죠."
윤정한씨 팔뚝 잡고 그대로 사장실로 올라갔다.
넌 끝났다.
#걱정
사장님이 정한씨에게 20분간 로비에 손들고 서 있으라고 명했다.
"최승철 너는 후회하게 될 거야."
"사장님 건들지 마세요."
"그거랑 뭔 상관이에요."
"잘했다는 거예요?"
"걱정된다는 거지. 잠 못자면 피곤하잖아. 너 지금도 다크서클,"
"그만, 그만. 줄일 테니까 그러지 마세요."
그리고 내가 안 자는 건 다 윤정한씨 때문인데...
왜 너만 몰라...
***
호두러버 정한이와 정한뻬고 다 좋은(? 호두의 앙숙 관계를 중심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아 승철이 너무 멋진데요...
큰일이네요... 우리 총리...
보시다시피 터치다운 아이들의 캐릭터가 너무 잘 뽑혀서(자랑)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예쁜 아이들 가지고 단편 쓰는 건 매우 불편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전 천천히 재밌게 풀어나갈 생각이니
그대들도 천천히 조금씩 같이 걸읍시다!^0^/
암호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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