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남태현이 내게 타로밀크티를 사준 날 이후로 타로밀크티를 못 마신거 같다.
아니 못마셨다기 보단 안마셨다는게 맞으려나, 마시면서 남태현 생각이 날 듯해서 안마셨다.
그 날 이후로 남태현 얼굴도 못 본거 같기도 하고
평소 자주 봤던 얼굴이 갑자기 안보여서 그런지 내심 보고싶기도 했나보다
보고싶은 마음에 유튜브에 위너, 남태현을 검색해서 동영상을 줄곧 찾아봤다.
WIN 이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서 남태현이 끝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가슴이 찡해온다
팬들의 모습을 보니 또 그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진짜 남태현이 보고싶었다 모니터 안의 남태현이 아닌 얼굴을 맞댄채로
그래도 남태현은 바쁘겠지, 감정과 이성이 나를 휘감았다.
그래 뭐, 같은 아파트 사니까 언젠간 보겠지 라는 생각에 나는 이성을 따른 것 같다
*
"김이너"
남태현이다. 남태현이 내 이름을 불렀다. 핫바가 아닌 내 이름을
쌀쌀맞은 목소리에 조금은 애정을 담아서 불러주지 생각했다. 날 핫바라고 부를 땐 참 다정했는데.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는데 말이 안나온다. 왜 안나와, 할 말 많은데
"김이너"
남태현이 나를 한번 더 부른다. 조금 더 차가워진 말투.
남태현이 내게 다가오며 손을 뻗는다. 그리고
"일어나 김이너 개간;년아"
아, 꿈이었어? 그게 꿈이어서 다행이다
꿈에서 남태현 얼굴을 봐서 그런지 더 보고싶다 으,
*
학교에서 친구가 또 호들갑을 떤다. 그때 그 갈비맛 핫바는 잊은지 오래.
아니 오히려 친구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싶었다. 남태현을 알게해줘서 고맙다고
"야야야야야야 김이너"
평소보다 더 유난을 떠는 친구
"왜"
"나 위너 팬미팅 티켓팅 성공했거든?"
뭐? 위너 팬미팅이면 남태현도 있을텐데. 저번처럼 데려가주면 안되나.
"그런데 그게 동반자 한명까지 되는.."
"나 갈래!!"
헉,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다. 어마어마하구나 남태현 효과.
친구는 벙쪄선 날 바라보더니 안그래도 널 데리고 가려했다며 말한다.
"그런데 니가 간다고 한거니까 갈비 안사줘도 되지?"
언젠 사줄 생각이었나, 또 갈비맛 핫바라면 거절이고.
남태현 볼 생각에 그저 설렌다.
*
친구따라 팬미팅 가는 당일. 이번엔 친구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내가먼저 화장대에 앉았다.
그저 멀리서 보는건데도, 예쁘게 보이고 싶었는지 나를 꾸미고 있었다.
이번엔 친구도 조금 길을 헤메는 듯 보였다. 아무렴 어때 가기만 하면 되지.
오늘만큼은 친구가 그 무엇을 해도 용서가 될것 만 같다
우여곡절 끝에 팬미팅 장소에 도착했다. 우와- 보자마자 함성부터 나온다.
팬들의 수도 많았고, 팬미팅 장소에 걸린 위너의 큰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남태현이.
친구가 늦었다며 멈춰 서 있는 나를 잡아끌었다. 놀라서 그저 친구를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서 얼마를 기다렸나 갑자기 모든 조명이 다 꺼지더니 노래가 흘러나왔다.
곧이어 불이 켜지고
남태현만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귀에 맴돌면서 온몸에 전율이 찌르르했다.
노래 서너곡 정도가 지나는 동안 남태현만 바라봤다.
사람은 자기 일 할때가 가장 잘 어울린다더니, 남태현은 무대 위에서 가장 아름답다
노래가 끝나고 위너의 토크가 시작됬다.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남태현
으, 씹귀 포텐 터진다. 여자인 나보다 예뻐 어째?
사회자의 말에 하나하나 리액션 하는게 귀엽다.
"자, 우리 태현씨가 막내죠? 그럼 태현씨 질문 받겠습니다. 소녀팬이 작성한 질문 같은데요,
태현오빠 라디오에서 핫바같은 여자가 좋다고 했는데 핫바는 무슨 맛이 좋으세요? 오빠도 남자다보니 매운맛?"
음, 뭔가 질문이 의미심장한데?
남태현은 마이크를 건네받곤 뭔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대답한다.
"음, 갈비맛 핫바가 제일 맛있지 않나요?"
쿵. 어디서 소리 안들려요? 내 심장 터지는 소리?
사회자는 하하 웃더니 이제 태현씨 선물은 전부 갈비맛 핫바겠네요, 라고 말하고 남태현은
"아, 그런데 전 요즘 핫바도 괜찮은데 보라색 우유가 더 끌리더라고요"
한번 더 쿵. 사회자는 "네? 보라색 우유요?" 라고 되물었고 남태현은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얼마전에 먹어봤는데 그냥 보라색 우유로만 알지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막 웃는데 그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그런데 남태현 그때 맛 이상하다고 했는데..
그 뒤에도 멤버들끼리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하더니 팬미팅은 끝이났다,
팬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친구는 누구를 또 만나야 한다며 먼저 가버렸다.
남태현의 여운을 느끼려고 계속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앞 스테이지에 누가 나온다.
어, 남태현이다.
남태현은 내쪽을 뚫어지게 응시하더니 점점 다가온다.
내 자리쪽이 조금 멀리 있었지만 얼굴은 확실하게 보인다. 몇천 대 하나가 아닌 하나 대 하나로 보니까 기분이 또 오묘했다.
"핫바?"
남태현이 나를 불렀다. 뭔가 모를 표정을 짓고서는
"저 오빠 보고싶었나봐요"
내 말이 들리려나, 부끄러워 조금 작은 소리로 말하니까 남태현이 "안들려" 대답한다.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자 남태현이 올라오라고 손짓한다.
가까이 가면 진짜 설렐지도 몰라서 그냥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남태현이 내려온다
내려와서 내가 있는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오는데 점점 기분이 나도 모르게 뭔가 달아올랐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는데
"핫바야"
대답 안했다. 목소리가 떨릴까봐
"여기 왔었어?"
나한테 물어놓곤, 왔으니까 여기있겠지. 하면서 웃는다.
갑자기 놀란 듯 허, 하더니
"그러면 내가 한 말 다 들었겠네?"
남태현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남태현은 눈을 맞춰왔고 이어 내 옆자리에 앉았다.
"있잖아요,"
용기를 내어 부르자 응, 하고 대답하는 남태현
"보고싶었어요"
아무 말이 없다. 나는 엄청 용기내서 말한건데,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남태현이 날 바라보고 있다. 엄청 놀란 표정을 하고선.
"그쪽은 저 안보고 싶었나봐요"
내심 기대했는데 아무 말 없어서 기분이 상했다.
나를 보던 남태현은 갑자기 베실베실 웃더니
"나도 보고싶었는데. 며칠 동안 죽는줄 알았어. 얼굴 못봐서"
"왜 못봤어요?"
"일정이 빡빡해서, 좀 바빴거든."
하긴, 남태현은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고,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니까.
"저 오빠때문에 보라색 우유도 못마셨는데"
남태현이 궁금하단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그리고 왜? 라고 묻는데 얼굴도 그렇고 목소리도 귀엽다.
"오빠 생각날까봐요"
남태현이 피식 웃는다. 뭐야, 김새게.
"그럼 내생각 안했나봐? 난 핫바생각 많이 했는데"
그러고는 장난스럽게 웃는데, 이봐요. 그렇게 웃으면 내가...설레잖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보고싶긴 했어요"
갑자기 남태현이 내 손을 잡아온다.
"핫바야 너 지금 몇살이라고했지?"
"열여덟이요"
남태현은 내 말을 듣더니 아이씨, 하고 한숨을 쉰다. 그러더니
"스무살 되면 오빠한테 와. 그 전까진 손만잡고 살자."
잡은 손을 흔들어보이며 말하더니 "아냐, 뽀뽀까진 괜찮나?" 중얼거린다.
내가 당황해서 네? 대답하자 남태현은
"오빠랑 만나자고 이너야. 너라면 도둑놈 소리들어도 괜찮겠다."
그리곤 나에게 대답! 이라고 외친다.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보라색 우유 사주면요"
하고 웃었다. 남태현은 자리에서 슥, 일어나더니
"나가자, 보라색 우유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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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왔습니다!! 음, 그제썼는지 어제썼는지 모르겠네요ㅠㅠ
이놈의 기억력... 이제 한두편이면 완결이에요! 전개 되게 빠르죠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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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워더♥님, ♥남래련♥님, ♥자바봉봉♥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