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 진짜.."
김종대가 올 시간이 됐는데,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병실로 김종대가 목을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인상을 잔뜩 쓰고 들어와. 내가 손을 들어 반겨도 여전히 똥씹은 얼굴.
"왜, 잠 잘못잤어?"
"잘못자긴. 니 남편한테 책임추궁 당하다가 이제야 풀려났는데."
"책임추궁?"
"호박죽 한 그릇 먹였다가 아주 내가 골로 가겠다."
아, 호박죽. 그럴만하지. 내가 미안하다고 김종대 어깨를 톡톡 쳐주면서 손에 들린 종이봉투를 낚아챘어. 김종대는 넌 내가 반가운게 아니라 간식이 반갑지!? 하고 씩씩대고 나는 아니라며 가식에 찬 웃음을 지어보였지.
"찬열아, 넘어와. 같이 먹자."
"아, 잠시만.."
"왜? 몇신데? 아직 초롱이 안와."
"아니 이거, 호출..눌렀는데."
목이 빠져라 병실 문앞을 바라보는 찬열이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더니 호출벨을 눌렀다며 안절부절해.
"호출? 그 침대 위에 있는 벨?"
"네, 잘못눌러서.."
"아이구, 오면 미안하다고 해."
그래서 저렇게 안절부절 침대 위에 앉아있었던거구나. 가끔 저 벨 잘못누르는 환자들이 있긴 한데 찬열이도 그런 실수를 한 모양이었어. 아무래도 바쁠 때 벨을 누르면 일이 많이 밀리긴 하지..
"어디 불편하신 곳 있으세요?"
결국 초롱이가 살짝 내려온 앞머리를 흩날리며 뛰어왔고 찬열이는 굽혔던 허리까지 바짝 피며 잔뜩 울상을 지었어.
"저, 제가 잘못눌러서.. 죄송해요.."
수액을 갈아주러 가던 길이었는지 한 손에는 수액병을 들고 한 손에는 수액줄을 들고 있던 초롱이를 보고 찬열이는 더 미안한 표정이 되었어.
그래도 착한 초롱이는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괜찮다며 웃어보였지.
"아, 괜찮아요. 저 버튼이 원래 좀 잘 눌려서..어, 잠시만.."
그렇게 천사같은 말을 하던 초롱이는 찬열이 침대 옆에 걸려있던 수액팩을 보고 어어, 하면서 침대로 가까이 다가갔어. 그러고보니 찬열이 수액팩에 있던 약물이 거의 다 들어가고 바짝 말라가는중이었어.
"이게 다 들어갔네..제가 갈아드렸어야 했는데. 버튼 잘 누르셨어요."
"아, 제가 미리 얘기를 했어야했는데.."
"아니에요, 제가 해야되는 일인,"
어! 내 짧은 비명과 함께 초롱이가 보조침대에 발이 걸려 앞으로 기우뚱했고 찬열이가 순간적으로 튀어나와 초롱이 팔을 낚아챘는데,
쨍그랑하면서 초롱이가 들고 있던 수액병이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버렸어.
"위험..!"
초롱이가 놀랐는지 바로 손을 뻗어 산산조각 난 수액병을 잡으려 했고 찬열이는 그걸 또 빠르게 막아 초롱이 손목을 잡았어. 아이고, 우리 초롱이.
"둘 다 만지지마. 다쳐. 초롱이가 스테이션 가서 빗자루랑 들고 와. 울지 말고."
내 말에 초롱이가 쏜살같이 달려갔는데..
"무슨 일.."
종인이야. 초롱이는 또 눈물이 났던 건지 고개를 숙인 채로 뛰어가다가 병실 문 앞에서 종인이 가슴팍에 머리를 퍽 박았지. 병실에서 나는 소리에 뛰어온 건지 종인이도 앞머리가 엉망진창이었어.
"아니, 제가..저걸 깨서.."
"제가 치울게요. 병 새거 가져다가 갈아주세요."
"제가 치울게요, 쌤..그, 아까 보니까 바쁘신 것 같은데.."
"가서 눈물 닦고 와요. 치울테니까."
뭐야..이 분위기 뭐야..나랑 김종대는 흥미진진하게 이 셋을 바라보고 있었어. 초롱이랑 종인이는 분명 엄청나게 어색한 사이가 되어있었고 찬열이는 그런 초롱이랑 종인이를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고 있었지. 초롱이랑 종인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둘이 저 정도로 어색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무튼 둘이 같이 병실을 나갔고 곧 종인이가 빗자루랑 쓰레받이를 들고 들어왔어. 그 뒤를 따라 찬열이의 수액팩을 들고 초롱이가 들어왔고. 종인이가 조용히 깨진 유리병을 치우는 동안 병실은 침묵에 휩싸였어. 뭐야, 이런 흥미로운 분위기..김종대랑 나는 눈을 마주치고 숨을 죽여 웃었어.
"저, 죄송해요. 놀라셨을텐데.."
"네? 아, 아니요! 괜찮아요. 진짜로!"
초롱이가 찬열이에게 소심하게 사과를 전했고 찬열이는 아니라며 고개를 내저었어. 조용히 종인이가 치우던 유리조각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자 초롱이가 찬열이 침대로 바싹 다가가 수액팩을 새걸로 바꾸어 매달았어. 잘못했으면 피 역류할 뻔했네.
"손 좀.."
"네? 손이요? 바늘 다시 끼워야해요?"
"아니요. 갈진 않고 꼬였나 확인 좀 하려구요."
원래 초롱이 말에 태클을 걸지 않던 앤데. 더더욱이 찬열이는 바늘을 무서워하는 애가 아니라서. 주사도 눈 하나 꿈쩍안하고 맞는 애거든. 근데 얘가 바늘 갈아야되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가리고 있는데, 초롱이도 당황한 듯 싶었어. 그냥 피 역류했는지랑 줄 꼬인 것만 보려는 것 같은데 찬열이가 저렇게 손을 가리고 되려 물어보니.
"어, 잘 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한 번 확인을.."
"괜찮은데, 정말로.."
끝까지 안보여주려는 찬열이와 확인을 하겠다는 초롱이 사이에서 실랑이가 펼쳐지는데 그 사이 유리조각을 전부 치운 종인이가 허리를 펴서 일어선 다음 찬열이에게 손을 내밀었어.
"확인 한 번만 할게요."
"어.."
"손 좀 보여주세요."
다른 손으로 초롱이를 살짝 밀어내는 종인이의 손길, 난 봤어. 저거 저거 뭐야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라고 환자랑 실랑이 붙는 게 싫다는 거야, 뭐야. 찬열이 편이었던 나는 괜히 애가 동동 탔어. 여자들은 저런 거에 훅 넘어간단 말이야. 뭔가 보호받는 느낌이 들면서 든든한 느낌도 들고..초롱이가 저기에 반해버릴까봐 나는 애가 탔어.
무튼, 결국 찬열이는 쭈뼛쭈뼛 손을 내밀었는데, 손이 빨갛게 물들어있어.
"어, 피..!"
"아니, 이게 방금 그런게 아니라..아까 제가 혼자 다른 곳에 긇혔,"
"어떡해.."
아무래도 아까 유리조각에 긁힌 듯했어. 초롱이 손을 낚아챌 때 찬열이 인상이 살짝 구겨지긴 했는데 손을 베였을 줄은 몰랐어. 피가 철철 나는 건 아니라 찢어진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약바르고 반창고만 붙여주면 될 것 같은데..
초롱이는..울면서 뛰쳐나가버렸어. 그리고 다시 헐레벌떡 드레싱 세트를 들고와서 침대에 올려놓고 허겁지겁 소독솜을 꺼냈어. 그 동안 종인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찬열이 상처를 손으로 꼭 누른 상태였어.
"천천히, 천천히 해요."
종인이가 찬열이 손을 초롱이 앞에 고정시켜 주면서 천천히 하라 얘기했지만 초롱이는 이미 패닉상태가 된 것 같았고 종인이는 그저 묵묵히 쳐다보기만 했어. 백현이랑 나였으면 아마 변백현이 펄쩍 뛰면서 핀셋을 빼앗았을 텐데.
초롱이가 소독솜으로 찬열이 상처를 톡톡 누르자 찬열이는 많이 따가운지 손을 움찔거리며 인상을 찡그렸어.
"아..많이 따가우세요? 어떡하지.."
원래 그거 따가운 거야, 초롱아..라고 마음속으로는 말하고 있었지만 내가 신규 때 이런일이 터졌어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 같아서 그냥 엄마미소로 쳐다보고만 있었어.
찬열이가 또 괜찮다고 손을 내젓고 초롱이가 반창고까지 붙이고 나서야 종인이가 찬열이 손을 놔주고 드레싱세트를 챙겨들었어. 아직도 초롱이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숨을 고르고 있었어. 아마 초롱이 심장이 저 유리병보다 잘 깨질거야.
"저, 선생님.."
"네?"
"네."
종인이와 초롱이가 트레이를 챙겨 나가려하는데 찬열이가 저, 선생님.하고 입을 열었어. 그 말에 의사선생님인지 간호사선생님인지의 여부가 들어있지 않은 탓에 초롱이와 종인이가 동시에 대답을 했어.
"..아, 아니에요."
뭐야, 싱거워. 김종대와 나는 얼굴을 마주보며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어. 난 또 박력있게 번호라도 물어보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종인이와 초롱이는 뒤를 돌아 나가는 듯 했어. 그런데 그 때.
"야..김종대."
"어?"
"..봤어?"
뭘? 이라는 눈빛으로 김종대가 되물었지만 난 내 앞의 찬열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느라 멍하니 입을 벌렸어.
"찬열이가.."
초롱이가 들고있던 트레이에, 쪽지를 올렸어.
"쪽지.."
그런데 종인이는 초롱이보다 앞 서 걸어나가느라 그걸 못봤어.
"쪽지 뭐?"
"와..쟤네 드라마찍어?"
그렇게 쪽지를 살며시 투척한 찬열이는 앉은 자세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쑥쓰러워 했고 나는 대학생의 풋풋함에 정신을 못차렸어.
"백현이가 대학생이었으면 좋겠다.."
"뭐래, 이 여자가. 걔 대학생 때로 돌아가라그러면 차라리 죽는다할걸."
"백현이가 연하였으면 좋겠다.."
찬열이가 저렇게 수줍어하는 걸 보니 백현이가 자기 마음 꽁꽁 숨기면서 내 주변을 맴돌았던 대학생 시절도 생각이 나고 백현이가 지금 딱 찬열이만한 연하였으면 좋겠다,하고 말도안되는 바람을 흘렸어.
"백현이도 대학생 때 귀여웠는데.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변백현이 들으면 뒤로 넘어가겠다."
"진짜야. 걔 지금은 잘생겼는데 예전엔 귀여웠어."
"변백현 대학생 때 삶이 얼마나 피폐했는지 알기는 해?"
"알지. 걔 시험기간에 일주일 내내 코피 쏟은 적도 있었잖아."
"그 시험기간에 너한테 피 뽑히다가 쓰러진 얘기는 왜 쏙 빼냐?"
김종대의 마지막 말에 내가 찬열이 눈치를 슬쩍 보며 김종대를 흘겨봤어. 변백현이 시험기간일 때는 나도 시험기간이었으니까, 그 때가 아마 내 실습시험을 앞두고 있었을 거야. 그 때 변백현은 전공시험범위에 레포트 폭탄을 맞고 일주일 내내 코피를 쏟아가며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었대. 김종대 말로는 볼 때마다 코피 쏟고 있었다고 했으니까. 근데 나는 그 상황을 알 리가 없었고 당장 다음 날이 실습 시험이라는 부담감에 김종대 팔뚝 세번 정도 찌르고 마지막 연습을 하겠다며 손수 변백현 자취방까지 찾아가 팔뚝을 찔러댔지. 나는 그 떄 변백현이 피곤했는지 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두번 째 피를 뽑아내고 한 번만 더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변백현을 설득했고 변백현은 그러라며 반대 쪽 팔뚝을 내밀었는데, 그 때 얘가 갑자기 눈꺼풀을 살짝 떨더니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었어. 일주일을 코피를 쏟았는데 내가 피까지 주욱주욱 뽑아댔으니 빈혈이 올 만도 했지. 그 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아찔한데, 김종대는 그 때 일을 결혼식 때까지 얘기하면서 변백현 피 쪽쪽 빨아먹는 나쁜년이라고 나를 칭했었어.
"변백현이 응급실에서 철분제 맞으면서 간호사한테 했던 말은 기억나냐?"
"이거 맞았으니까 피 한 번만 더 뽑아도 되죠?"
"캬, 나는 그게 진짜 변백현의 인생 명대사라고 생각해."
"명대사는 무슨."
"그 때 내가 생각했거든. 사람이 누구를 심각하게 좋아하면 저렇게까지 병신이 되는구나."
김종대가 지금 생각해도 또라이가 따로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어. 그 때 생각하면..변백현 말에 간호사는 경악을 했고 절대 안된다며 손을 내저었어. 거기다가 나를 보며 절대 절대 피를 뽑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지. 내가 뽑으래도 안 뽑는다고 변백현 팔을 붙들고 울었던 기억이 나.
"야, 찬열인가 뭔가 저거 저렇게 냅둬도 돼?"
나의 아픈 과거를 되짚는 사이 김종대가 나를 툭툭 쳤고 그제야 바라본 찬열이는 멍하니 병실 문만 쳐다보고 있었어.
"야, 박찬열."
내 말에 대답도 않고, 침대에 얌전히 앉아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는지.
"어, 초롱아?"
박찬열 정신을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초롱이를 불렀더니 찬열이가 어, 어디요? 하면서 나를 쳐다봐.
"내 말은 싸그리 무시하더니 초롱이라고 반응해? 너무하다, 박찬열."
"아니..그게 아니라, 딴 생각하느라.."
"초롱이 생각이겠지."
이리 넘어와, 하는 내 손짓에 찬열이가 폴대를 질질 끌고 넘어왔어.
"쪽지에 번호는 적었어?"
"당연하죠. 저 이틀 뒤에 퇴원한단 말이에요. 말도 못 붙이고 갈까봐.."
"내용은?"
"친해지고 싶다고."
"뭐야, 마음에 든다고 적어야지."
찬열이가 이겨야한단 말이야.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길 바랬는데 친해지고 싶다고 적은 게 다라니. 순수한 초롱이는 정말 찬열이가 저랑 친해지고 싶어서 번호를 준 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단 말야.
"어, 친구 도착했대요."
그렇게 골머리를 썩히던 찬열이는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친구가 놀러왔다며 자리에서 일어섰어. 자기가 환자면서 친구가 놀러올 때마다 찬열이는 밖으로 나가. 병원 공기가 답답하다나 뭐라나. 나는 매일 일해서 답답한지도 모르겠는데. 무튼 찬열이가 그렇게 나가고 김종대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간식을 까먹는데 병실로 백현이가 들어왔어.
"모찌가 바람쐬면 바람떡이 되려나.."
"허.."
"바람 쐬러가자."
얼굴을 보자마자 모찌, 모찌하면서 근본없는 드립을 날린 변백현은 휠체어를 달달 끌고 들어왔어. 일은 끝나고 온 건지 물어보기도 전에 나를 번쩍 들어서 휠체어에 앉히고 옷을 둘둘 말아 입혀. 옆에서 패딩을 껴입은 김종대가 내 양 손에 도넛을 하나씩 쥐어줬어. 누굴 돼지로 아나..
그렇게 김종대가 내 휠체어를 끌고 백현이는 내 옆에서 속도를 맞춰 걸었어. 병원 앞 카페를 가려고 그러나, 어딜 가려그러지.
내가 손에 들린 도넛을 베어먹었더니 백현이가 그걸 보고 소매를 걷어주며 물었어.
"도넛 먹고 있었어? 속은 안 쓰리고?"
응, 괜찮아.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했더니 그제야 김종대가 기억났다는 듯 아, 하고 탄성을 흘려.
"맞다, 너네 어제 또 한바탕 했지."
"스케일 크게 한바탕했다, 왜."
"무슨 여자애가 장군처럼 싸우냐. 좀 져 주라니까."
"계속 져 줬거든. 야, 변백현. 내 잘못이야?"
생각하니까 또 화딱지 나려그러네. 변백현이 어제 싸우기 직전에 나한테 얼마나 짜증을 낸 지는 알고나 하는 소리야? 또 다시 속을 부글부글 끓이며 변백현에게 답정너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변백현은 고개를 내저어. 아니, 다 내 잘못이지. 하는 대답에 나는 고개를 만족스럽게 끄덕였고 김종대는 변백현을 한심하게 쳐다봐.
"너도 연애해봐. 똑같아지지."
그런 김종대의 표정에 변백현이 한껏 웃으며 내 머리에 손을 올렸어. 내가 슬쩍 고개를 끄덕였지. 김종대는 아마 더했으면 더했지, 싸우기도 더 싸울거야. 변백현이 나한테만 다정한 스타일이라면 김종대는 두루두루 다정한 스타일이라. 나 같은 여자 만나면 하루에도 머리채를 열두번은 그러잡힐걸. 너, 방금 저 여자한테 웃어줬어? 하고.
"빵 이리줘. 주머니에 손 넣고."
"도넛 왜? 먹을거야."
"손 시렵잖아. 내가 줄게."
아, 고개를 끄덕인 내가 한입씩 먹었던 빵을 변백현 손에 넘기고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어. 안 그래도 오랜만에 찬 바람을 맞는 손이 살짝 시려우려 했었어. 도넛을 가져간 변백현은 내 입가에 도넛을 대주었고 나는 입만 벌려 빵을 베어먹었어. 내가 우물우물 거리면서 다 먹었다 싶으면 다시 도넛을 입가에 가져다 대 주고,
"손이 없어요, 손이. 이 병원 간호사는 손이 없어요. 네?"
김종대가 그걸 보고 이게 이십대 후반이 나이먹고 할 짓이냐며 혀를 내둘렀어. 그러는 사이 우리는 병원 앞 카페에 도착했고 병원이랑 딱 붙어있는 곳이라 환자복을 입은 환자들이 많아 민망하지 않아서 좋았어.
"차가운 거 말고. 초코 먹을래?"
차가운 거 먹고 싶은데..변백현이 절대 안된다 할 것 같아 그냥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계산 전에 손가락으로 내가 가르킨 케이크도 하나 추가하고.
휘핑크림이 가득 올라온 핫초코를 빨대로 퍼서 입에 마구마구 넣었어. 오랜만에 먹는 휘핑크림은 정말 꿀맛이었지. 열심히 먹어대는 날 보고 백현이가 휘핑크림 더 달라할까? 하고 물었지만 고개를 저었어. 안 그래도 요즘 누워만 있어서 살 찌는 것 같은데..안돼. 김종대가 맨날 아줌마라고 놀린단 말야.
"야, 뭘 또 먹이냐. 쟤 저러다 진짜 아줌마돼."
"야, 아줌마는 무슨 아줌마야."
역시나. 오늘도 빠지지 않는 아줌마 소리가 나왔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현이가 쉴드를 쳐줬어. 나는 백현이의 쉴드 뒤에 숨어 김종대를 노려보기만 했어. 지는 연애도 못하는 주제에.
"아줌마지, 결혼 했으면 아줌마 맞지."
"결혼했으면 뭐 다 아줌마냐? 그러는 넌 아줌마 만들 여자도 없잖아?"
"야, 애 있는 사람만 아줌마냐? 유부녀는 다 아줌마야."
"그러니까 너는 유부녀 만들 여자도 없지 않느냐고."
"변백현 미니미까지 생기면 진짜 아줌마로 거듭나는거지."
"변백현 미니미같은 거 안 만들거거든?"
"원래 첫째는 아빠닮아. 그리고 너 닮은 애 보다는 변백현 닮는 게 나아. 외모나 성격이나."
"첫째고 뭐고. 애 안 만들건데?"
내 말에 변백현이 빨대로 죽죽 음료를 들이키다가 컥,하고 기침을 해댔어. 순간 아차 싶었지만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지. 변백현이 아기를 끔찍하게 기다린단 사실을 내가 잠시 잊고 있었어.
"변백현은 자기 미니미 언제 만드나 손꼽아 기다리는데.."
김종대가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지만 변백현은 내 눈치만 슬쩍슬쩍 보고 있어.
"변백현, 진짜 그래?"
"아니, 뭐..나는 자기가 싫으면 굳이.."
"거봐. 아니래잖아. 너는 변백현 생각 왜곡을 좀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내 말에 김종대는 야, 저게 어딜봐서 아니라는 의사표시야!?라며 어이없다는 듯 이야기했지만 나는 애써 변백현의 시선을 피했어. 아직 네 미니미는 좀 아니야..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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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이요..저거 엄청 오래전거라..사실 저기 적힌 사람들 중에 안보인지 꽤 된 분들도 많아용 ! 사실 제가 다 외울 순 없고.....저기 있는 분들 중에 요즘 오는 분들은 다 외웠음! 진짜임! 메모장에 박아놨던 암호닉 오랜만에 읽어보니까 막 추억돋구 막ㅎ
저 암호닉 목록으로 여러번 확인을 받아서 신청을 했는데 없는 사람들은 없을거예요! 그리고 ㅈㅔ가 며칠 전에 쓴 사담에서 암호닉 신청 따로하지말고 그냥 말하라고 했는데..그게 신청을 받는다는 말은 아니었어요ㅠ_ㅠ..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셔서 신청!!하고 막 이야기하시던데..요번 편이 정말정말 신청이에요!
그러니까 저의 암호닉 마지막 신청은 괴앵장히 오래되었다는 말입니당!!!!며칠전에 쓴거 그거 아니야!! 그러니까 요 목록에 없으면 그냥 신청해주세용!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쉬운걸로 해달라는 바람....타자치기 힘드러 (징징)
사실 저는 매번 오는 분들은 다 외우는 편이라...이걸 꼭 받아야하나 싶었지만..!!!! 60편 정도에는 하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게을러서 이제야 받음)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게 추가하게쯥니당!
아 그리고 초롱이=신규=여주학교후배=백현이가 예전에 승질내서 상처받았던 애=백현이 싫어하는 애=예에전에 종인이랑 썸탔던 애=지금도 타는 지는 비밀인 애=찬열이가 좋아하는 애 맞아요! 똑같은 애구!!보미는!!초롱이랑 성격 정 반대인애! 여주보다 더 또라이같은 캐릭으로 넣고 싶어서..쪼꼼만 기다려주세여! 초롱이를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고 보미초롱 헷갈리는 분들도 많아서..오늘도 즐겁게 읽고 댓글 달아줄 여러분......고맙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