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 진짜 미쳤어. 진짜 미쳤다…"
시계를 봤는데 새벽 6시. 그렇다, 나는 밤을 샜다. 꼴딱. 물론, 새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었고….
기성용이 머리 몇번 쓰다듬어 줬다고, 무슨 내가 애완견이냐고 툴툴댈땐 언제고, 고작 그 이유때문에 설레서… 설레서 잠을 못잤다.
인생의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나 분명 쉽게 설레고 그러는거 없었던 남자였는데… 그 자식 때문에 한순간에 그냥 쉬운남자됬다, 심하게.
" 잊자, 잊어… 지금이라도 좀 더 자자, 좀있다가 예능도 나가야 되는데. "
하필 오늘은 런던올림픽이 하루 쉬는날이라 국가 대표들은 런던에서 진행하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나가야한다.
근데 내 꼴은 진짜…. 저번에 울긴 엄청 울었는지 눈 붓기도 다 안빠졌고 . 그나마 나아질뻔했는데 또 잠을 못자서 눈가는 쾡하고… 진짜 최악이다.
이 꼴로 나가면 다음날 신문에 팀내 불화라고 글이 쓰이겠지.용대야. 넌 할 수있어. … 그래, 그래. 잠이 슬슬 온다. 아 졸려……
는 개뿔 !!!!!!!!!!!!!!!! 잠은 무슨, 이미 눈은 8시간은 가뿐히 잔것같다. 얼굴이 모든 상황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아 진짜 안되겠다. 잠도 안오는데 그냥 밖에 한바퀴 돌고 오면서 피로를 푸는게 나을거 같다.
뭐, 보는 사람도 없는데 대충 나갈까 해서 입고 있던 분홍잠옷을 그대로 입고 대충 슬리퍼를 질질 끌고 숙소를 나왔다.
아, 나 진짜 백수같다…. 아는 사람 안만나겠지.
" 하하, 진짜 ? 와 대박이네. "
" 그니까, 아 맞다, 좀있다 감독님 차 타고 갈거지 ? "
" 응, 그래야지. 택시는 잘 안 잡히니까 "
" 알았어. 좀 있다보자 "
마주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랬건만… 나는 정말 , 완전 운 안좋은 몇 안되는 사람들중 한명이었나보다.
엘레베이터쪽으로 걸어가는데 누가 내리는거 같길래, 모르는 사람이겠지. 했는데. 그렇게 마주치기 싫던 기성용….
아 진짜 망했다. 빠… 빨리 내 꼴을 안들키려면 조심히 뒤로 돌아 못본척 들어가면 될거ㅇ…는무슨.헐. 정통으로 눈 마주쳤다. 아이씨 …
" 이용대 "
아… 좀 조용히 들어가주면 안되니. 난 너가 못본척 하고 그냥 가주면 좋겠는데. 너도 내 꼴보면 모든 정이 뚝뚝 떨어질걸.
" 너 또 나 모른척 하고 가려는거지"
조용히 가주길 바랬지만 역시 기성용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니가 현대판 청개구리야, 인마….
이대로 그냥 들어가면 엄청 삐질걸 알기에 뒤를 살짝돌았다. 그러니 이제야 아는척하네 - 라고 말하며 실실 웃으며 손을 흔든다.
너는 어쩜 땀을 그렇게 흘려도 멋있니…나는 하, 멀리 있어서 그런지 내 심각한 몰골이 안보이나 보다.
그래 기회는 이때야, 나는 눈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활짝 웃었다.그리로 말했다. 아주 간결하게.
" 안녕, 나 들어갈게 ! 잘가 ! "
그리고 나는 내가 제일 최대로 낼 수 있는 속력으로 숙소로 미친듯이 뛰었다. 야,야! - 저기서 날 부르는 기성용 소리가 들리지만 뒤도 쳐다보지 않았다.
뒤 돌아보면 진짜 헐크같은게 쫓아올거 같아서…미안, 근데 지금은 내 몰골이 더 먼저거든.
간발의 차로 난 먼저 문을 잠갔고 밖에서 기성용은 문을 부실듯이 쳐댄다. 물론, 크게 소리지르는 것도 잊지않고.
지금 새벽 6시 반이야…. 정신차려.
*
" 이용대 열으라니깐 !!!! 또 뭐땜에 그래 ? "
" 좀 가줘 !!!!!!!! 아,진짜 지금은 안돼. 우리 좀있다가 방송국에서 보자 ! 응 ? 제발 "
" 난 지금 봐야겠어 ! 좀 열어봐 "
" 야 !! 또 왜 쓸데없는 집착이야 ! 우리 진짜 좀있다가 보자 !제발 ! 좀 가줘 "
아, 싫다고. 열으라니깐, 나 몰래 집에 이쁜여자라도 숨겨놨어 ? 아님 먹을거 ? - 가라고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도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문을 두드린다.
옆 숙소에 계신 분에게 죄송하지만 난 진짜 심각했기에 귀를 막고 눈을 감고 노래를 불렀다. 떴다 떴다 비행기 -
1절을 한 50번 반복했을까. 귀를 떼니까 밖이 조용하다. 갔나 ? 겁나 끈질기네.
이제야 갔구나. 좀 안도가 되서 물이나 마실까, 하고 뒤를 돌았는데….
" 으아아아아악 , 너 뭐야 ? 너 어… 어떻게 들어왔어 ? "
" 내가 빨리 문 열으랬지 "
놀랍게도, 기성용이 진짜 자기가 공포영화 주인공인지 아는지 엄청 무섭게 날 노려보고 있었다. 사람 하나 죽이겠다, 아주…
얘 이제 초능력도 배우나. 근데 문도 잠갔는데 진짜 어떻게 들어왔지 ?
" 너 어떻게 들어왔냐니깐 , 너 진짜 초능력… "
" 또 혼자 상상한다. 너랑 나랑 마음이 통해서 내가 그 힘으로 열었지 "
아주 소설을 써라… 무슨 1980년대 한참 인기많은 로맨스 드라마에 나올법한 드립이야. 어이없어서 헛웃음 지었더니
지도 머쓱한지 헛기침을 해댄다. 어쭈,빨리 말하라니깐 - 노려보자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이게 뭔데…
헐 ? 이거 비상용키인데. 이거 우리 감독님껀데 ? 너가 왜…혹시 또 저번처럼 훔친거야 ?
" 또 ! 또 그렇게 보네. 그런거 아니야, 감독님한테 부탁했더니 주시더라. "
감독님… 진짜 실망. 내 꼴을 들키게 만들다니….
" 근데 너 잠 못잤어?하하, 꼴이 말이 아니네 "
" 야 ! 너 꼭 그렇게 아픈곳을 찔러야 막 잠이잘와 ?어쩐지 ! 너 맨날 엄청 컨디션 좋아보더라 "
" 어떻게 알았대, 진짜 우리 운명인가 보다 "
" 야 !!!!!!!!!!!!!!!!! 아오 ,너 가 진짜 "
" 근데, 너 설마 너 초췌한거 들키기 싫어서 그렇게 도망간거야 ? "
" 어…어 ? 아니. 그런게 아니라…"
" 맞네, 너 나한테 그렇게 잘보이고 싶냐 ? 나한테 단단히 빠졌구만 "
" 아니거든 ! 너가 나한테 맞으려고 용을 쓰는구나 ! "
또또, 거만한 자세로 앉아서 실실 웃는것좀 봐. 떄려도 이제 아퍼하지도 않고. 난 도대체 어떻게 이 거친 세계에서 살아남지…
문득 내 인생이 너무 슬퍼서 울적해 하는대 기성용은 또 뭐가 그렇게 좋은건지 손뼉까지 쳐대면서 웃어댄다, 너 진짜 간질환자 아니야 ?
나는 울적하고 넌 기쁘구나. 정색하고 노려봤더니 내 잠옷을 보면서 미친듯이 웃는다.
그렇지, 너가 그냥 넘어가나 했다… 이제 뭐라고 놀릴지 참 기대가 되네.
" 잠옷 귀여운것도 입네,하하. 누가 용강아지 아니랄까봐 분홍색 강아지 잠옷입냐 "
" 너, 또 나 무시하지 ? 용강아지 ? 내가 니네집 개야 ? "
" 아 왜, 귀엽네. 귀엽다 진짜 "
얘는 날 정말 강아지 뽀삐로 생각하는지 머리 쓰다듬고 이리와 드립을 쳐댄다. 쇼파를 팡팡 쳐대면서 고작 하는말이
용강아지, 여기 앉아 -……. 랜다.맞고 숙소로 갈래, 아님 조용히 바람처럼 사라질래.
*
기성용은 결국 나가지 않았다. 내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립까지 쳐대면서 무섭게 말했으나 눈 깜짝 하나 하지 않았다.
아니 ! 어차피 안나갈거면 좀 쫄은척이라도 ,아니면 나가는 시늉이라도 해주지… 소멸직전이었던 자존심은 이미 다 소멸했다. 완전 깨끗히.
그리고 지금 남의 숙소 와서는 염치없게 밥 해달라고 난리다. 내가 무슨 니 셔틀이냐 !
" 밥 해달라니까 "
" 내가 이 아침부터 정성껏 요리를 해야겠어 ? 니가 좋아하는 햄버거나 먹고 와 "
" 와…. 완전 매정하네. 나 어제 경기도 이겼는데 좀 해주지 . "
아 맞다, 얘 어제 이겼지…. 그러고보니까 일어나서 잘했다 라는 소리도 안해줬네.
괜시리 미안해줘서 군말없이 부엌으로 향하니까 미안하긴 한가보지 ? 당연히 미안해야지 - 랜다. 넌 그냥 조용히 있으면 참 좋을거 같아.
아 나 요리못하는데… 할줄 아는건 라면 김치찌개 계란말이뿐이라 고민했는데 냉장고에 다행히 요리할 재료는 있었다.
그런데 요리가 하려고 하면 짜증나는데 또 막상 하면 재밌어서 아줌마처럼 신나게 요리를 하는데 뒤에서 끈적한 시선이 느껴진다.
계란말이를 자르다말고 뒤를 돌아보니까 기성용은 관음증 환자처럼 실실웃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주, 끈적하게.
아… 진짜 요리할맛 떨어지게 만드네, 저자식이.
" 뭘 그렇게 벼…변태처럼 흝어봐. 좀 딴데 봐 "
" 너 앞치마 완전 어울린다. 나한테 시집오면 딱이겠네. "
그래 ? 나 어울려 ? 그래, 너 한테 시집가지뭐. 기성용의 말에 난 기분좋아 외쳤다.
… 이럴리가 없잖아 ! 쟨 진짜 내가 자기네집 강아지이자 친한동생이자, 여자라고 생각하는건가. 이건 또 뭔소리야….
내가 장가를 가야지 . 시집을 왜가 - 노려보니까 뒷모습이 이쁘댄다. 아니 얜 뭘 먹었길래 이렇게 능글맞아졌어 ?
" 이상한말 짓껄이지 말고, 얼른와. 밥 다됬어."
" 푸하하 , 알았어. 잘먹을게 "
기성용이 잘 먹던 말던 난 내 배고픈게 먼저였기 때문에 그릇에 얼굴 박듯이 하고 밥을 흡수하는데
기성용이 왠일로 조용하다 ? 내 밥이 맛있어서 먹는데 바쁘구나… 괜한 뿌듯함에 엄마미소로 쳐다봐줄까 하고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기성용은 밥은 먹기는 개뿔, 한입 정도 밖에 안 먹어놓고선 나를 웃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똑같이 쳐다봐주는데 왜, 밥먹어- 랜다.
너라면 누가 그렇게 강렬히 쳐다보는데 밥이 잘도 넘어 가겠냐…. 자기 일 아니라고….
" 왜 맛이 없어 ? "
" 아니야, 근데 내가 저번부터 느낀건데 너 엄청 잘먹는다. 뱃속에 거지 키우냐 ? "
" 밥 먹을땐 개도 건드리는거 아니랬지.조용히 하고 너꺼나 먹어. 식사예절이란것도 모르냐. 인마 "
저번에 햄버거 먹을때부터 거지드립을 쳐댄다. 니가 아무리 그래도 난 꿋꿋히 내 밥을 먹을거야.
한그릇을 비웠는데도 배가 고픈거 같아서 밥솥을 열었는데 …완전 비극이다. 밥이 없다. 아 충분할지 알고 밥 안했는데.
지금 밥하면 최소한 30분을 넘을텐데…. …. 상실감에 빠져있는 내 표정을 본건지 기성용은 웃더니 내 밥그릇에 자기 밥을 넘겨주었다.
얼레…. 좋긴한데 너 배 안고프니 ?
"너 먹어. 나 그렇게 돼지는 아니거든, 그렇게 불쌍한 표정으로 안봐도 되 "
" 아니야. 나 아까 토스트 먹었어.너 먹어. "
아니 ,그럴거면 밥은 왜 해주라고 한거야 . 아 아니지, 얜 나한테 무려 밥을 넘겨준 착한애지…. 내 밥그릇에 밥이 한가득 있으니까 진짜 행복하다.
배 안고픈거면 사양안하고 먹을게 - 웃으면서 얘기 했더니 눈웃음을 친다. 그래, 뭐 밥도 줬는데 태클안걸게. 너 운 좋은지 알아라 !
" 그렇게 행복하냐. "
" 응, 당연하지.사람이 밥을 먹어야 하루도 기분좋게 보내는거야 "
" 참나, 이게 엄마의 마음인가봐. 너 보니까 막 모성애 같은게 끓어올라 "
" 또 동생취급하지, 가려면 가. 방송국 가려면 좀 씻고 준비해야 될거 아니야 "
기성용은 쳐다보지도 않고 밥 먹으면서 얘기하니까 얘도 어이가 없긴 없다보다. 어이없다는 웃음을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려는건가 - 아무래도 가려는거 같아서 손을 흔들어 줬더니 아주 날 보내려고 안달을 쓰는구만 - 이랜다. 아니, 너가 일어났으니깐 가려는줄 알았지….
" 물 가져다 주고 가려고. 너 그러다가 체하겠다 "
" 어….고마워 "
너무 오랜만에 보는, 아니 한번도 본적없는 다정한 모습에 소름이 돋았지만 그래도 티는 안냈다. 오, 은근 자상한 구석이 있구만.
기성용은 친절하게 컵에다 물을 따라주고는 나를 쳐다봤다. 칭찬해달라는건가… 뭘 해야되지. 뭘 원하는건지 몰라서 그냥 웃었더니
자기도 똑같이 씩 웃는다. 한참 그렇게 쳐다보는데 부담스럽다…. 지금 밥 먹다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리니까 시원하게 웃고선
좀있다 보자 - 라는 말과 함께 현관물을 열고 나갔다. 아니, 뭐 어쩌라는 거지….
*
밥을 빨리 먹고, 오랜만에 머리에 신경도 쓰고 프로그램에서 나눠준 수트를 입었더니 이제야 예전의 나로 돌아온것같다.
그리웠어 과거의 이용대야…. 한참 내 얼굴을 보면서 자화자찬을 해대는데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징징 - 어 문자다, 누구지
[용대야, 얼른 나와. 감독님 기다리셔]
재성형의 문자였다. 9시까지 나가는건데 너무 내 얼굴에 감탄을 하고 있었던건지, 시계를 보니 9시 10분이었다.
아, 진짜 너무 나대고 있었네 - 부리나케 시계와 핸드폰을 챙기고 현관문을 벌컥 열었더니 우리집 현관문 앞에서 박주영 선수와
얘기하던 기성용은 엄청 놀란것 처럼 보였다. … 왜 남의 숙소 앞에서 이러고 죽치고 있어…. 나도 깜짝 놀랬네.
뭔가 이런상황에서 기성용에게 친근하게 말 걸면 안될거 같아서 슬쩍 웃었더니 기성용은 놀란 표정을 지우고 나를 노려본다.
또 인사 안해줬다고 삐졌냐. 그럼 여기서 욕하면서 친한척 해줄까. 쟤는 꼭 멋있게 앞머리도 까고 수트도 입어놓고는 적응안되게 저런다니깐.
짜증나서 같이 노려봐줬더니 옆에 있던 박주영 선수가 안녕하세요 - 하며 인사를 건낸다. 어 !
" 아, 안녕하세요. "
웃으며 대답을 해줬더니 기성용은 더 심통난 표정으로 날 노려봤다. 뭐 어쩌라고 인마, 아침에 인사 제대로 해놓고선.
" 이용대 선수시죠 ? 저번에 금메달 딴거 잘봤습니다 "
" 아, 감사합니다. 꼭 금메달 따시길 바랄게요. 응원할게요 "
" 하하, 감사합니다. 그럼 바쁘신거 같은데 얼른 가보세요 "
박주영 선수와 살갑게 얘기를 하는데, 기성용은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검은 오로라까지 풍기면서 나를 쳐다본다.
아 몰라, 지금 늦었는데 나중에 만나서 풀어주지 , 뭐 - 정말 바쁜지라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 하며 박주영 선수에게 인사를 건냈다.
바빠서 막 뛰는데 기성용이 신경이 쓰여서 뒤를 돌아보는데 기성용은 끝까지 날 노려보고 있는다. 그럼 어쩌라고 나한테 !
*
" 자,지금까지 영상을 보셨는데요.이제 우리 자랑스러운 국가대표분들의 춤을 안볼수가 없죠 "
방송은 그냥 뻔했다. 우리가 경기하는거 틀어주고 , 국민분들 응원메세지 읽어주고. 뭐 익숙해서 다 괜찮은데
안 괜찮은건 기성용이다. 반대편에 앉아 있는데 나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야…. 무서워… 옆에서 재성형이 말을 거는데도 말도 제대로 못하겠다.
눈을 어디다 둬야 될지 몰라서 바닥만 쳐다보는데 갑자기 이용대 선수 , 나와주세요 - 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나와 기성용은 다같이 고개를 돌렸고, 여자 사회자 분이 내가 나오기를 바라는듯 보였다.
제발…. 또 윙크 시키는건 아니겠지….
"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이시네요. 실물이 훨씬 잘생기셨어요 "
" 하하, 감사합니다. "
" 그럼, 기념으로 4년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보여주셨던 윙크있잖아요, 다시 한번 시청자분들께 보여주실수 있으세요 ? 지금 보여달라고 난리가 났어요 "
제발…. 윙크는 아니길 바랬는데. 진짜 눈에 경련날거 같은데…. 짜증은 낼 수 없어서 어색하게 웃었더니 보여달라고 난리다.
지금까지 천번은 한거 같은데 하하, 꼭 해야하나요 - 라고 물으니 당연하다는듯이 끄덕이는 사회자 분이 보인다. 덤으로 뒤에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기성용도….
해야 하긴 하는데 , 망설이니까 이번엔 애교까지 부리면서 보여달란다. 미치겠네… 어차피 해야하는거니까 눈 꼭감고 한번하자.카메라를 쳐다보고 윙크를 하니까
사회자분들이 멋있다, 잘생겼다 - 라고 말씀해주신다. 감사한데 이제 그만 진짜…. 저 죽을지도 몰라요
" 윙크만 보면 또 섭섭하죠 . 이용대 선수의 댄스타임 가겠습니다 ! "
사회자분은 내 마음은 전혀 모르시는지 원망스럽게도 나에게 춤을 시켰다. 파트너로 기성용 나와라…. 그럼 차라리 맘이라도 편할텐데.
하지만 그럴리가 있나, 사회자분은 나를 정말 두번 죽이려는건지 파트너로 정은 누나를 선택했다.
아… 진짜 최악이다. 기성용 표정은 진짜 꾸겨진 종이가 된거같다. 정은누나 춤 추는거 좋아해서 엄청 들이댈텐데….
" 하하, 벌써 하정은 선수는 춤 추실 준비가 된거 같은데요. 이용대 선수 긴장 푸시고 노래 주세요 ! "
아니…. 노래라도 상큼한거 틀어주던가. 다들 나를 물 맥일 심산인지 노래도 엄청 끈적거리는걸 틀어준다.
진짜 망했다… 이거 어떻게 해야되.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냥 웃으면서 손뼉을 치는데 오마이갓…. 정은누나 시동걸렸다.
정은누나는 노래에 심취했는지 , 내 몸에 기대서 웨이브도 하고 내 얼굴을 쓸고…. 아 진짜 미치겠다.누나 정신좀 차려 진짜. 누가 누나 때릴지도 몰라.
*
" 수고하셨습니다 ! "
PD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옆에 있던 스태프분들이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내오셨다. 웃으면서 수고하셨어요 -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기성용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얘 진짜 단단히 삐진거 같은데…. 아무리 둘러봤는데도 없길래 숙소로 돌아갔나 싶어
감독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숙소로 갔다. 불을 다 꺼서 그런가, 숙소 복도가 엄청 어두컴컴 하길래 주위를 더듬어가면서 내 방을 찾는데.
내 손은 누군가에 의해 잡혀졌다. 누…. 누구세요
그 누군가는 내 손을 잡고 어딘가 끌고갔고, 마침내는 어떤 방에 들어갔다. 아 너무 환해…. 어두운 곳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저절로 찡그려지는 눈을
비비고 누군가 싶어서 얼굴을 보니까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화가난 표정으로 한참을 보더니 입을 떼었다.
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달달분위기로 가려니까
무슨ㅋㅋㅋㅋㅋㅋㅋ별 소재가 다 나오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미치겠다 별들아...ㅁ7ㅁ8
정녕 진짜 그만쓸때가 왔나봨영 ㅠㅠㅠㅠ저 그냥 때려치우고 산으로 들어갈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달달하지도 않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성용찡 이상한 캐릭터로 만들고 ㅠㅠ한 편에 내용이 기니까 더 질질 끌어지는거 같고 ㅠㅠ
헝 내가 국가대표 2명 망쳐놔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내용을 뭐라고 써야될지 모르겠다그영
여기까지 썼는데 다음내용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 망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좀 알콩달콩 다투는것도 좋을거같아
끝 씬 삽입했는데 ㅠㅠㅠ죄송해요 망했네요...ㅁ7ㅁ8 ㅠㅠㅠㅠㅠㅠ 슬슬 접을때가 된듯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