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아빠32
[EXO/백도]백현아빠32
w.샐리비
ㅡ그만 좀 오라니깐?
결국 짜증이 폭발해버린 민석이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보자 살금살금 민석의 뒤를 따라오던 루한이 머쓱한 표정으로 전봇대 뒤에서 나왔다. 이게 대체 몇일 째인지 모르겠다. 따라오려면 정말 완벽하게 위장을 해서 쫓아오던지. 어딜가던 튀는 그 정돈 되어있는 노란머리와 오늘 세탁한 것 마냥 새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루한은 어설프게 민석의 뒤를 밟았다. 모르는 척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루한은.
ㅡ또 들켰네. 에이, 오늘은 안 들킬 줄 알았는데.
말이나 하지 않으면 밉지도 않을 것이다. 중국인이면서 한국말은 또 얼마나 유창하게 잘하는 건지. 회사 사람들은 그런 루한을 보며 ‘김루한’ 이라는 별명도 하나 지어주었다. 그런 자신의 별명을 들으며 싱글벙글 하던 루한의 모습이 다시 떠올라 민석은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런 민석의 앞에 바짝 가까이 다가온 루한이 씨익 웃어보였다. 이 미소. 우리 회사의 여직원들을 모두 홀린 그 미소였다.
ㅡ민석은
ㅡ...
ㅡ내가 싫어?
당연한거 아니야? 스토커 마냥 자꾸 따라붙는 루한이 민석은 귀찮을 지경이였다. 루한이 얼마나 따라다녔으면, 민석은 잠시라도 루한이 자신의 주변에 없으면 극한 불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다가 딴 곳에서 딴청을 부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또 안도하면서도 귀찮음 지수가 폭발했다. 하지만, 이러한 말을 면전에다 하는 건 민석의 스타일이 아니였다. 그렇다, 아니다 라는 대답 없이 루한을 지나쳐 다시 걷기 시작했다. 경준이네나 가서 치맥이나 한잔해야겠다고 다짐한 민석의 뒤로 다시 루한의 발 소리가 들려왔다.
ㅡ나는 민석 좋은데!
그 말에 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서는 민석이였다. 그러자, 무표정의 민석을 보면서 다시 한번 웃어보이는 루한의 웃음이 무척이나 해맑다. 그리고 눈치 없는 것도 정말 해맑았다. 입을 달싹여서 뭐라고 하기도 전에 민석의 그 통통한 볼살을 자신의 한쪽 손으로 살짝 잡았다 뗀 루한의 말 한마디는 결국 민석을 폭발시켰다.
ㅡ냉동 빠오즈같다!
야!!!!!!!! 라고 소리를 지르며 결국 폭발해버린 민석의 앞에 선 루한이 귀엽다는 듯이 민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을 탁 하고 쳐낸 민석이 정자세로 루한을 노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상황이 재밌다는 듯 웃어보이는 루한이였다. 저렇게 웃는 얼굴에 침을 어떻게 뱉으랴. 결국 또 다시 포기한 민석이 루한을 실컷 노려보고는 뒤를 돌아섰다. 그냥 무시하고 말아야지. 진짜 내가 이 나이먹고 대체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니깐.
ㅡ민석!
ㅡ...
ㅡ아! 김민석!!
민석의 이름을 부르는 루한의 말에 다시 걸음을 멈춘 민석이 다시 뒤를 돌아 루한을 쳐다보았다. 아까의 그 웃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내심 진지해진 얼굴로 루한이 민석에게 다가갔다.
ㅡ민석. 난 네가 좋아.
ㅡ미친놈. 나 남자거든?
ㅡ나도 남잔데.
ㅡ알고 있으면 다행이네. 난 별로 이 쪽으로는 취미가 없어서.
그대로 민석은 뒤를 돌았다. 가차없이 뒤를 도는 민석의 뒤로 루한이 어떠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지는 민석도 잘 몰랐다. 그리고 민석이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자꾸 등을 돌리기 전에 상처받은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루한이 생각이 나는 걸까. 아, 아. 하도 루한이 나를 쫓아 다니니깐 나도 아마 미쳤나보다.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민석이였다.
* * * * *
절대 놓지 않겠다며 자신의 손을 꽈악 쥔 경수가 백현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경수와 백현을 보며 지들끼리 수군거리는 소리가 언뜻 들려왔지만, 백현과 경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걷고 또 걸었다. 자신들에게만 충실하기로 결심한 경수와 그런 경수를 절대 상처입히지 않을 꺼라는 결심을 한 백현의 마주잡은 두 손으로 찬란한 가을 햇살이 비쳤다.
ㅡ집가서 꼭 전화하고.
ㅡ알겠다니깐 자꾸 그러네
ㅡ씻고 좀 자. 저녁먹으러 가자.
ㅡ으응.
말꼬리를 조금 늘린 경수가 귀엽다는 듯 백현이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경수도 기분이 좋은 듯 백현을 향해 웃어보였다. 이렇게 맘 편하게 웃어본 적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ㅡ오랜만에 백현아빠나 되볼까.
경수의 기분좋은 웃음이 백현의 귓가를 타고 흘러왔다. 잠시나마 모든게 자리를 찾는 듯 했다.
* * * * *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부르며 집 안으로 들어선 백현은 현관문에서 부터 들리는 울음소리에 놀란 두 눈으로 헐레벌떡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거실에서 분홍색 레이스가 달린 공주 잠옷을 입고 있던 아윤이가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린 채 백현을 바라보았다. 아빠아! 라며 백현의 품 안에 안겨오는 아윤이의 작은 몸을 백현은 들어올렸다. 왜 울어, 아윤아. 응? 이라고 다독여주는 백현의 말에도 놀란 듯 여전히 크게 우는 아윤이였다. 아진이 들어오지 않은걸까. 어제 분명 마지막 통화를 했을 때, 오늘 아윤이와 자신이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했었는데. 미간을 찌푸린 백현이 아윤이의 등을 토닥이고 또 토닥였다.
아윤은 선천적으로 혼자가 되는 것을 무서워했다. 어렸을 적 심장의 동맥 수술을 받기 전부터 아윤은 혼자였다.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백현의 얼굴은 못 보는게 대다수였고, 그 나마 이틀에 한번 꼴로 들어오는 엄마인 아진의 품 안에서 자는 것이 어린 아윤에게는 크나큰 낙이였다. 그랬던 아윤이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혼자이기를 거부했다. 병원에서도 꼭 백현의 옆에만 붙어 있던 아윤이 안쓰러워 백현은 늘 이렇게 안아주었다.
ㅡ엄마는?
조금은 안정이 된 아윤이를 여전히 품에 안고 부엌 냉장고에 놓여있는 청심환 하나를 꺼내서 아윤의 입 안에 넣었다. 쓰다며 또 짜증을 내는 아윤이를 한번 더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러면서 왜 울었냐고 차근차근 묻자, 아윤은 일어나보니 아무도 없었다며 또 칭얼거리며 그 짧은 팔로 백현의 목을 감싸 안았다. 괜찮아, 아윤아. 라고 말하는 백현의 목소리에 아빠아 라며 다시 칭얼거려오는 아윤이였다. 그렇게 아윤이를 안은 채로 거실을 배회했다. 그리고는 다시 잠이 들어버린 아윤이를 보며 아윤이의 방 안에 아윤이를 눕히고 허리를 폈다. 시간을 보니 한 시간이나 지나있었다. 병원 예약이 2시니깐, 앞으로 4시간이나 더 남았다.
띠익.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끌러내리던 백현이 도어락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아이를 혼자 놓고 나간 아진에게 한 마디를 해야할 것 같아 끌러내리던 단추를 다시 잠그고는 거실로 나아갔다. 멍한 표정의 아진이 뭐가 그리 담긴건지 검은색의 쇼핑백을 부엌에 내려놓으며 백현과 두 눈이 마주쳤다.
ㅡ어디갔다와?
백현의 말에 아진이 말 없이 백현을 쳐다보았다.
ㅡ오늘 아윤이 정기검진일인거 알잖아.
ㅡ...
ㅡ안그래도 혼자 있는거 무서워 하는 앤데. 차라리 아윤이를 깨워서 같이 데리고 나가지.
ㅡ...
ㅡ혼자 또 일하다가 온거야? 너, 어제 집 들어오기는 했어?
여전히 대답이 없는 아진이 계속해서 백현을 쳐다보고 또 쳐다만 보았다. 아윤이가 걱정되는 마음에 약간 언성이 높아진 백현이 여전히 가만히 있는 아진의 앞에 섰다. 아랫입술을 꽈악 깨물던 아진이 자신의 앞에 선 백현의 시선을 피했다.
ㅡ윤아진!
ㅡ...백현아
ㅡ...
ㅡ..향수바꿨어?
입을 여는 듯 싶더니 다른 말을 하는 아진을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는 백현이였다. 여전히 백현의 시선을 피한 아진이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변백현의 향수냄새가 아니였다. 역시다. 변백현, 너는 하나의 오차도 없이
ㅡ...아니면 도경수향수라도 같이 썼나?
도경수가 나타나니깐, 넌 당연하다는 듯 흔들렸다. 대답 없이 멍한 표정으로 아진을 쳐다보는 백현을 보며 다시 한 번 쓰디쓴 침을 삼켰다. 차라리 아니라고 거짓말이라도 하지. 대답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아진과 백현이였다. 그리고 억지로 끼워맞춘 퍼즐들이 하나 둘 접착력을 잃고 떨어지는 그러한 순간들이였다.
샐리비 |
메일링은 내일 오전 안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신청하시지 못하신 독자님들..ㅠ_ㅠ댓글 하나하나 확인하는 저는 암호닉신청안해주신 독자님들을 잘 알고 있지만...ㅠㅠ 완결 메일링에서는 모두 보내드릴테니깐!!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늘 애정합니다!
그나저나, 본격적인 갈등타임이 시작되겠네요.
늘 제가 사랑하는 Thanks to 암호닉 ♥ (+신청도 받아요) 텐더 / 백도러 / 볼링공 / 떡뽀끼 / 또치 / 도로시 / 미니 / 클스 / 삐약 / 수행 / 빵떡 / 커덕 / 튤립 / 배큥 / 하늘 / 숭아 / 시하로 / 잉 |